은주씨 결혼식은 내게 가장 비현실적인 일이었어요.
믿기 힘들고, 믿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이 그랬어요 .. .
오후 11:27 하늘
미친듯이 춤을 추었고, 노래를 불렀다.
탁자 위의 물 잔이 쏟아져 흘러내린 물이 바닥을 적시며
맨 발바닥에 찰박거려 미끄러워 넘어지고 또 넘어지기를 반복했지만
다시금 일어나 찧은 엉덩이가, 멍이 든 무릎이 아픈 줄
모른 채 마냥 정신없이 손과 발을 흔들었다.
단 한번도 결혼을 실수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물론, 지리멸렬한 후회와 고통을 수반한 삶을
꾸역꾸역 삼키며 살아'내고' 있다고도 생각한 적은 없다.
다만, 머리로는 알지만 차마 내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지극히 낯선 세상으로
내던져졌음을 온 몸으로 자각해야만 했다.
그런 나의 부작용은 곧 현실로서 그이를 괴롭혔고
기어코, 부적을 태운 물을 내게 건네는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지 못한 채 끝 없이 .. . 몰락되어져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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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 수 있는 책 한권을 읽었다.
실로, 오랜만이었고 짓눌러진 마음을 펴기에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의 명성도 명성이지만
실은 나, 이런 책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열에 아홉은 추천한다는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도 참다 참다 던져버렸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이 책, 던져버릴 틈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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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있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으면, 진짜 사나이가 된 거다. 대학 따위 안 가도 충분히 세상과 맞설 만하지.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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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왕국의 여왕, 미오의 경호를 맡게된 사이키 부자의 발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돌진, 또 돌진한다. 예상하고 있었던 추격전이라던가 빛나는 청춘 로맨스에 방긋 웃을 준비를 하기도 전에 이야기는 득달같이 달려나간다. 애정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을 것 같은 사이키 부자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장난스런 말장난을 던지며 헛헛하며 웃게 한다. 뻔한 이야기,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동안, 읽었던 무거운 책들을 조금은 마음에서나마 내려놓을 수 있게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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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하시면 안 되지. 나야 어떻게든 자식의 사랑을 맺어주려는 마음뿐이지. 당신들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어.
융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 후회할걸. 사이키.
-안타깝게도 아들이 생긴 뒤로 후회 같은 건 안 하기로 했다오. 여한이 없으니까. p.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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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놓은 본문 내용은 진정으로 주옥같은 발췌가 아닐 수 없다. 무신경하듯 아들을 보듬는 이러한 대화들은 책 전체를 뒤져도 이 두 부분이 끝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러했기에, 스리슬쩍 입꼬리가 올라가는 즐거움은 두 배가 되었음을 나는 다시금 곱씹어 읽어도 여전했다. 사이키 부자의 돌격은 앞으로도 계속 될 듯 싶다. '아르바이트 탐정' 시리즈의 제 3탄이자 시리즈의 첫 장편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럼, 필연적으로 미오와 사이키 류를 이어주면 안되나요, 작가님?
새벽녘이 되어서야,
사이키 부자의 책을 덮고 펼쳐든 책은
앞서 읽은 분들의 평점이 좋다는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다.
짧은 입소문은 나 역시 익히 들어 알고있다.
서점에서 제공하는 본문이나 40자평이나
출판사 제공으로 쓰여진 리뷰까지 대충 훑어본 후
주문을 넣었기 때문이다. 책을 받아들고
앞 뒤, 그리고 프롤로그까지 읽고 덮었을 때
내 첫 마디는 - ' 아침에 읽자, 무섭다 '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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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급작스레 마시지 않다보니, 잠을 자기가 매번 힘들다.
그래도 대견하다고 머리 쓰다듬어주는 그이의 손길은
입을 내밀면서도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