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작 22가지 - Best
세상모든책 편집부 엮음, 이태경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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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무척 마음에 드는 세계명작책을 만났다. 무려 22가지를 한권에 엮어서 더욱 값어치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도 심심찮게 만나게 되는 문학작품이라고 불릴만한 별, 목걸이, 마지막 수업을 비롯해서 제목 정도는 누구나 아는 그런 대표적인 이야기들이다. 제목만 알고 내용을 알지 못한채로 넘어간다면 많이 아쉬울 작품들이다. 내아이가 꼭 읽었으면 하는 명작, 이 정도는 마땅히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주연령층을 초등학교 3~4학년으로 잡았기 때문에 내용뿐 아니라 일러스트에도 무척 신경 쓴 것이 보인다. 만화처럼 귀엽고 깜찍한 동화속 주인공들 때문에 책 읽기가 더욱 즐거워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용과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잘 살렸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림을 그리신 이태경 선생님의 약력을 살펴보니 현재 만화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인걸 알 수 있었다. 만화가의 역량이 느껴진다. 

 '나비'는 학창시절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작품인데 이번에 다시 읽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교과서에서 만났을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서, 좀 놀라웠다. 교과서로 읽을때는 괜히 좀 지겨운 느낌이였는데, 귀여운 일러스트가 함께인 이책으로 읽으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 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내가 어렸을때 읽은 책중에는 번역이 메끄럽지 못해서 무슨 내용인가 한참 헤매게 만든 책도 있었는데, 번역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내용도 마음에 들고, 작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까지 어느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없다. 곧 어린이날이 다가오는데, 아이들 선물로 강추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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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방귀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30
이상교 지음, 나현정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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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원초적인 걸 좋아한다. 방귀라던지 똥이라던지, 방귀 뿡~ 하면서 방귀소리를 내면 아이는 하루 종일 웃고 있다. 며느리 방귀라고 제목을 읽어 주었더니 무슨 내용이냐며 아이가 무척 궁금해한다. 며느리라는 말의 뜻도 모르면서 방귀라고 하니 막연히 웃긴가 보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누가 이야기 하느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다. 글자 그대로 따라 읽기만 해도 구연동화가 된다. 특히 며느리의 엄청난 방귀소리의 표현은 아이가 너무 너무 좋아한다. 풍풍, 방방! 뿌르르릉 뿌릉! 피식피식 피시식! 삐이익!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 할 수 있는 우리말이 좋다.

일러스트도 너무 재미있다. 전통적이면서도 해학적인 얼굴의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활짝 핀 모란꽃처럼 고운 며느리의 얼굴은 특히 많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데, 이렇게 참한 며느리가 엄청난 방귀를 뀔 것이라고는 식구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일 새로운 그림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름있는 그림책상을 받은 책도 있고,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책도 있고, 외국의 인기있는 그림책을 번역한 책도 많다. 이렇게 많은 책들이 있지만 우리가 아이에게 전래동화를 읽히는 이유는 전래동화야 말로 모든 이야기들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을 걸쳐 전해내려오면서 다듬어졌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다.

전래동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띄고 있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전래동화는 시공간을 분리시켜서 아이에게 환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이 나는 패턴들에 아이는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다고 한다.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제쳐두고라도 내가 전래동화를 아이에게 읽어주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우리 고유의 정서가 묻어나는 이야기다 보니 웃음의 코드가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와 함께 실컷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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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우리나의 버스놀이
채인선 글, 최은주 그림 / 한림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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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의 작가 채인선님의 새로운 그림책이 나왔다. 악어 우리나와 나나니의 버스 놀이를 관한 그림책이다. 

귀여운 악어 우리나와 나나니는 바람불어 언덕에서 버스 놀이를 하기로 약속한다. 버스놀이를 하기로 한 것은 비밀인데 친구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손님들이 자꾸만 늘어간다. 우리나는 정신을 바짝 차려서 운전을 해야 해요. 목적지인 솜사탕 섬을 향해 부릉부릉~ 



아이들은 상상하기를 즐긴다. 상상속에서는 버스도 운전하고,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기도 하고, 엄마가 되어 식사 준비를 하기도 하고, 소방수 아저씨가 되어 불을 끄기도 한다. 악어 우리나의 버스 놀이를 읽고 우리딸도 의자를 꺼내와 둘째와 함께 버스 놀이를 한다. 우리나처럼 핸들을 꺾기도 하고, 신호를 기다리기도 하고, 손님인 둘째에게 어디까지 갈거냐고 묻기도 하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

우리나라 작가가 그린 그림책이라서 바람불어 언덕, 솜사탕 섬, 잔물결 호수 등 지명과 기리니, 누구니, 싱싱이 등 친구들의 이름에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잘 살아 있다. 외국의 그림책들은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번역서여서 외국이름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 것이 아쉬웠는데, 예쁜 우리말을 잘 살려 주어서 좋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역시 재미있다는 것이다. 단순화된 캐릭터를 보면서 약간 심심한 내용이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재미있다. '비밀인데'라고 말하면서 친구에게 말하는 모양이 실제 아이들의 모습이라서 너무 귀여웠다. 

친구에 대한 배려와 교통규범 준수
횡단보도 앞에서는 꼭 멈추고, 약속한 친구는 아니였지만, 조금 늦은 싱싱이를 기다려 주는 우리나의 마음 착한 모습을 보면서 내딸도 우리나처럼 친구를 잘 배려해 주는 아이로 자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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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나무 숲 Nobless Club 1
하지은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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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보-난 이책을 읽기 전까지 아니 초반부까지는 환타지 소설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만화는 좋아하지만 환타지 소설은 왠지 허무맹랑하다는 느낌 때문에 꺼려했던 것이다. 그 유명한 '반지의 제왕'을 읽으면서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다. 차라리 영화를 보면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전혀 해 보지 못했다. 물론 영화는 극장이 아닌 영화채널을 통해서 봤다. 

환타지 소설에 관한 새로운 견해를 가지게 한 책이다. 하지은이라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무명작가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놀랍다. 명망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신인작가에게서도 이런 느낌까지는 아니였는데 정말 즐거웠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그런데 사실 다 읽은 것은 아니다. 아직 뒷부분이 조금 남아 있다. 하지만 벌써 서평을 쓰는 이유는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잊기전에 남겨두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 찾아보니 서평이 무진장 많이 올라와 있다. 그래서 내가 가진 책을 펼쳐보니 5쇄본이다. 1년만에 5쇄까지나, 대단히 인기있는 책인가 보다. 하긴 나같은 아줌마까지도 책 읽는 중간에 글을 쓰고 있을 정도니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그냥 일반소설이라고 생각했을때는 우리나라 작가가 쓴 작품 속의 외국 이름들이 어색 했었는데 판타지라고 하니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천재 바이올린리스트 아나토제 바엘, 영원한 드 모토베르토는 멋지지만 대신 우리이름을 넣는다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처럼 어색하다. 물론 세계적인 바이올린리스트 장영주가 있긴하지만, 그녀는 장영주가 아닌 사라 장으로 활동하는 미국국적의 한민족일 뿐이다. 

난 천재들의 이야기가 좋다. 세상에는 많은 천재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적인 천재들이 가장 끌린다. 멋지게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경지의 악기연주는 언제나 정신을 쏙 빼놓기 때문이다. 공인된 천재 바엘과 그늘에 숨어 있던 천재 고요. 그 둘의 관계속에서 어떤 이들은 커풀의 포스를 느끼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난 절대 H물은 사양한다고 밝히는 바다. 음악에 대해서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우정'정도 쯤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표지의 가지가 앙상한 하얀 나무들은 어쩌면 좀 섬뜩한 느낌이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유령들이 사는 계곡이나 나무 귀신이 살고 있는 숲을 떠올린다. 이 얼음나무 숲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을때 쯤에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갑자기 로크 미디어의 <노블레스 클럽>에 관심이 많이 간다. 일반 대중문학의 하위개념으로 치부되어 침체 되어온 장르문학을 새로운 주류로 만들고자 기획된 <노블레스 클럽>에서 앞으로 어떤 책들을 계속 나올지 기대가 된다. 작품의 질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들이 쭉 이어지길 바라며 이만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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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4 :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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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을 해도 잘생긴 사람이 하면 얼굴값 한다고 하고 못생긴 사람이 하면 꼴값한다고 하지 않는가. 꼴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어감이 참 거시기하다. 그런 단어를 제목으로 할때는 뭔가 그 속에서 어떤 철학같은 것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믿고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꼴은 DAUM에서 연재분을 보았던 적이 있다. 몇번 챙겨보다 귀찮아서 그냥 책으로 사 봐야 겠다 싶었는데 내용이 모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성형을 해도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는 운명 순응적 발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얼굴이 관상학적으로 별로 좋지 못한 것도 한 몫했을 것이다.

 MBC의 무르팍도사에 허영만씨가 나온 것을 본적이 있다. 지독한 메모광인 그의 모습을 보니 장인정신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 후 그의 만화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항상 만화계의 중심에 있고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작품들도 많았지만 이전까지는 내 취향이 아닐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단한번도 관심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 

난 운명이라느니 사주나 관상, 수상 이런 것들에 열광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냥 가끔 궁금할 때도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었던 적은 없었다. 읽으면서 사고로 코가 약간 휜 남편에게 당신 코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난 보톡스가 필요하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남의 관상을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을 엿보는 듯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변하는 얼굴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많이 웃다보면 웃는 상이 되어서 복도 들어오지 않겠는가. 아직 웃는 상의 불행한 사람은 보지 못한 듯 하다.

보통 얼굴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보는 부위가 눈일 것이다. 4편에서는 눈과 눈썹에 관한 부분을 다뤘었는데 재미있었다. 내남편이 나들이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에 내 배꼽이 너무 깊다고 놀리던 남편에게 이게 바로 돈복이라고 거드름 피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더욱 기뻤다.

꼴을 읽었다고 다른 사람의 관상을 볼 수는 없겠지만 내 꼴을 좀 더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꼴을 하고 그 꼴값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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