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 4 :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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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을 해도 잘생긴 사람이 하면 얼굴값 한다고 하고 못생긴 사람이 하면 꼴값한다고 하지 않는가. 꼴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어감이 참 거시기하다. 그런 단어를 제목으로 할때는 뭔가 그 속에서 어떤 철학같은 것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믿고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꼴은 DAUM에서 연재분을 보았던 적이 있다. 몇번 챙겨보다 귀찮아서 그냥 책으로 사 봐야 겠다 싶었는데 내용이 모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성형을 해도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는 운명 순응적 발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얼굴이 관상학적으로 별로 좋지 못한 것도 한 몫했을 것이다.

 MBC의 무르팍도사에 허영만씨가 나온 것을 본적이 있다. 지독한 메모광인 그의 모습을 보니 장인정신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 후 그의 만화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항상 만화계의 중심에 있고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작품들도 많았지만 이전까지는 내 취향이 아닐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단한번도 관심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 

난 운명이라느니 사주나 관상, 수상 이런 것들에 열광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냥 가끔 궁금할 때도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었던 적은 없었다. 읽으면서 사고로 코가 약간 휜 남편에게 당신 코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난 보톡스가 필요하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남의 관상을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을 엿보는 듯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변하는 얼굴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많이 웃다보면 웃는 상이 되어서 복도 들어오지 않겠는가. 아직 웃는 상의 불행한 사람은 보지 못한 듯 하다.

보통 얼굴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보는 부위가 눈일 것이다. 4편에서는 눈과 눈썹에 관한 부분을 다뤘었는데 재미있었다. 내남편이 나들이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에 내 배꼽이 너무 깊다고 놀리던 남편에게 이게 바로 돈복이라고 거드름 피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더욱 기뻤다.

꼴을 읽었다고 다른 사람의 관상을 볼 수는 없겠지만 내 꼴을 좀 더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꼴을 하고 그 꼴값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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