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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나무 숲 ㅣ Nobless Club 1
하지은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바보-난 이책을 읽기 전까지 아니 초반부까지는 환타지 소설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만화는 좋아하지만 환타지 소설은 왠지 허무맹랑하다는 느낌 때문에 꺼려했던 것이다. 그 유명한 '반지의 제왕'을 읽으면서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다. 차라리 영화를 보면서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전혀 해 보지 못했다. 물론 영화는 극장이 아닌 영화채널을 통해서 봤다.
환타지 소설에 관한 새로운 견해를 가지게 한 책이다. 하지은이라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무명작가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놀랍다. 명망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신인작가에게서도 이런 느낌까지는 아니였는데 정말 즐거웠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그런데 사실 다 읽은 것은 아니다. 아직 뒷부분이 조금 남아 있다. 하지만 벌써 서평을 쓰는 이유는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잊기전에 남겨두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 찾아보니 서평이 무진장 많이 올라와 있다. 그래서 내가 가진 책을 펼쳐보니 5쇄본이다. 1년만에 5쇄까지나, 대단히 인기있는 책인가 보다. 하긴 나같은 아줌마까지도 책 읽는 중간에 글을 쓰고 있을 정도니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그냥 일반소설이라고 생각했을때는 우리나라 작가가 쓴 작품 속의 외국 이름들이 어색 했었는데 판타지라고 하니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천재 바이올린리스트 아나토제 바엘, 영원한 드 모토베르토는 멋지지만 대신 우리이름을 넣는다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처럼 어색하다. 물론 세계적인 바이올린리스트 장영주가 있긴하지만, 그녀는 장영주가 아닌 사라 장으로 활동하는 미국국적의 한민족일 뿐이다.
난 천재들의 이야기가 좋다. 세상에는 많은 천재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적인 천재들이 가장 끌린다. 멋지게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경지의 악기연주는 언제나 정신을 쏙 빼놓기 때문이다. 공인된 천재 바엘과 그늘에 숨어 있던 천재 고요. 그 둘의 관계속에서 어떤 이들은 커풀의 포스를 느끼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난 절대 H물은 사양한다고 밝히는 바다. 음악에 대해서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우정'정도 쯤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표지의 가지가 앙상한 하얀 나무들은 어쩌면 좀 섬뜩한 느낌이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유령들이 사는 계곡이나 나무 귀신이 살고 있는 숲을 떠올린다. 이 얼음나무 숲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을때 쯤에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갑자기 로크 미디어의 <노블레스 클럽>에 관심이 많이 간다. 일반 대중문학의 하위개념으로 치부되어 침체 되어온 장르문학을 새로운 주류로 만들고자 기획된 <노블레스 클럽>에서 앞으로 어떤 책들을 계속 나올지 기대가 된다. 작품의 질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들이 쭉 이어지길 바라며 이만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