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키스 (흰색표지)
두상달.김영숙 지음 / 가정문화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KBS 아침마당에서 500만 시청자를 감동시켰다고는 하지만, 난 아침마당을 보지않는 아줌마라서 두상달과 김영숙이라는 이름은 낯설었다. 하지만 말잘하는 사람이 글도 잘쓴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책 표지에 있는 사진속의 부부는 나이가 제법 많으신 것 같은데, 글은 참 유쾌하고 재미있게 쓰신다. 글만 가지고서는 나이를 전혀 가듬할 수 없을 정도이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목차를 살피던 중 '잘 싸우며 삽시다'라는 4장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서 한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데 다툼이 전혀 없다면 차라리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피할수 없는 이 숙명적인 다툼을 어떻게 대처하는냐에 따라서 부부의 운명은 결정되는데, 나도 신혼초 보다는 덜하지만 아직도 싸움을 하게 된다. 부부 싸움은 늘 유치하고, 답이 없고, 하기 싫은 전쟁이다.
어떻게 잘 싸우면서 살 수 있을까. 싸우는 데도 잘 싸우는 방법이 있다니, 부부싸움의 신기원을 발견한 듯 하다. 부부 싸움을 하게 되면 정말 불같이 싸우게 되는 우리 부부에게 '부부 싸움 규칙 20가지'는 꼭 필요한 조언들이였다. 신사적으로 공정하게 싸우고,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상처를 주는 말은 삼가라부터 큰소리치지 말라, 화장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싸워라까지 많이 들어온 말도 있고, 새로운 조언도 있었다. 특히 상대가 예뻐 보이면 싸움이 되지 않는다고 화장을 하고 싸우라니 정말 기발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아침키스가 연봉을 높인다고 한다. 이 말을 강조하고 싶어서 이 책의 제목도 아마 <아침 키스>일 것이다. 사실 책 제목만 보고 일어나자 말자 키스하는 건 입냄새 때문에 꺼려진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아침 키스'는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인사와 함께 가벼운 볼키스 정도를 나누라는 말이였다. 물론 프렌치 키스라면 더욱 좋다고 하지만 평소에 하지 않다가 갑자기 시도하기에는 많이 쑥스럽다.
<아침 키스> 이 책에는 행복한 부부로 살아갈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말이 참 많다. 그 중에 가장 내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있는 건 무조건 자신이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고 단정짓고 뜯어 고칠려 하지 말고, 배우자의 마음속에 자리한 상처와 분노를 파악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이 부부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고 변화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이혼율은 물론 무늬만 부부인 집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