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 [초특가판]
씨네코리아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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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 지 도    못 하 면 서   : 






/관계는 없다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이름'에서 " - cock " 은 누구네 아들'이라는 의미로 종합하면 히치콕은 " 히치네 아들 " 혹은 " 히치 2세 " 라는 뜻이다.  훗날,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알프레드 히치콕은 청과상으로 부를 쌓은 상인 히치 씨의 아들'이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히치라고 합니다  _  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는 익살스럽게 뒷말을 덧붙이곤 했다. " 하지만....... 좆은 없습니다. ㅋㅋㅋ " 정확히 기술하자면 " 히치라고 합니다.

콕(cock)은 없습니다만 ! " 인데, cock이 속어로 페니스를 뜻하는 단어이니 말장난인 셈이다. 히치콕은 자신을 거세된 남자'로 소개하는 것이다. 이 농담은 가볍게 웃고 넘어갈 일이기는 하나 공교롭게도 히치콕이 영화에서 주로 다루던 주제가 < 거세될 위기에 놓인 남성 > 이다. 나는 항상 히치콕은 양성애자라기보다는 동성애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는 비록 영화적 동지인 알마와 결혼해서 외동딸을 낳았으나 트뤼포와의 대화에서 결혼해서 아내와 섹스를 한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고 그것도 어디까지나 애를 가지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 고백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영화 <<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내 The Man Who Knew Too Much, 1956 >> 에서 제임스 스튜어트가 연기하는 미국인 의사는 제목과는 달리 똑똑이가 아니라 헛똑똑이'이다. 미국인 의사 부부 가족을 지배하는 것은 아내'이다. 일종의 모계 중심 가족인 셈이다. 이 가족은 해외 여행 도중 아들이 유괴를 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 균열을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 가장은 미국인 의사는 동분서주하며 악당과 싸우지만 먼저 선빵을 날린 적은 없고 악당이 훅을 칠 때 잽만 날리니 타격감마저 낮다.  조금 더 흉을 보자면  : 목 마르다고 우물에 가서 숭늉 찾는 성격이어서 겁은 많아 새 가슴을 간직했으나

고집만큼은 황소'여서 자존심은 높다. 그리고 속은 뒤틀려서 아내에 대한 자격지심이 크고 질투심이 강하다.  잘난 척은 다 하지만 하는 일마다 실투투성이'이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 맨스플레인 " 의 전형이다. 요약하자면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남자 구실을 못하는, 거세 위기에 놓인 남자는 과연 남근을 되찾을 수 있을까 ? 에 있다.  남자는 우여곡절 끝에 아들을 되찾아 집으로 귀환한다. 영화는 스릴러에 촛점을 맞췄다기보다는 분열된 가족이 어떻게 다시 복원되었는가를 중심에 둔 가족극이다.  해체된 가족이 재난으로 인해 다시 뭉친다는 의미에서  이 영화는 < 스릴러 > 가 아니라 차라리 < 재난영화 > 에 가깝다.

내가 이 영화에서 주목하는 대목은 음악 연주회 홀에서 외국 대사를 암살하려는 암살자를 연기한 무명 배우 레지 날더의 얼굴이었다. 그는 내가 무수히 목격한 영화 속 얼굴 중에서 손에 뽑힐 만한 압도적 아우라를 가진 절대적 얼굴이었다. 아, 이 남자 정말 맬랑꼴리하며 야리꾸리한 눈빛의 소유자로구나 ~  그가 등장하는 엘버트 홀 시퀸스는 매우 흥미롭다.


이 장면에서 암살자는 붉은 커튼 뒤에 숨어서 권총을 꺼낸다. 이때 화면은 권총 총부리 때문에 불쑥 튀어나온 커튼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모든 현상을 성(性)과 연결을 시키는 내가 보기에 이 장면은 양복 바지 입은 남자가 발기했을 때 바지 천 위로 불쑥 솟는, 민망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다음 장면은 총부리가 천을 뚫고 그 모습을 드러낸다. 거짓말을 한 피노키오의 코처럼 총부리는 점점 길어지는데 이 장면은 누가 봐도 남근이 발기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모습을 목격한 미국인 의사의 부인이 놀라는 장면은 마치 바바리맨이 박쥐처럼 날개를 펼쳤을 때와 유사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암살자와 표적(정치인)이 둘 다 남자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장면은 동성애적 성적 함의로 읽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감독은 이 장면을 찍기에 앞서 암살자 역을 연기할 배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자네가 죽일 표적을 말이야. 아름다운 여인을 황홀하게 바라볼 때의 표정으로 바라보라고, 사랑스럽게 ! " 그의 주문대로라면 히치콕이 연출한 엘버트홀 시퀸스는 명백하게 성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동성애가 이성과의 섹스에 실패하는 서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영화 내내 흐르는 야리꾸리한 갬성은 " 섹스리스 " 이다.

 

암살자가 쏜 사랑의 큐피트 총, 얼마나 남근적인 오브제인가 !     는 빗나가고, 의사 부부 또한 내내 섹스리스 상태였다. 아내는 여행 도중에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남편에게 우리 애는 언제 가질 것이냐고 묻는다. 첫째 아이 출산 이후로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읽히는 대목이다. 영화의 결말은 히치콕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이 급조된 해피엔딩이다. 그것은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고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미국인 의사가 되찾은 것은 잃어버린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남근이었지만, 부부의 섹스리스가 과연 해소될지는 모르겠다. 라캉의 경구를 빌리면 성관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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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 초특가판
빅터 플레밍 감독 / 기타 (DVD)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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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형 의    집 으 로    오 세 요  :




 

 


 a friend of Dorothy


 

                                                                                                                   빅터 플레밍 감독이 1939년에 연출한 << 오즈의 마법사 >> 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다가 그만 " 풀잠1) " 을 잔 모양이었다. 눈을 뜨니 방안은 온통 짙은 어둠이 깔린 터라 마치 무성영화 흑백 화면을 보고 있는 듯했다.  런닝타임이 길지 않은 꿈이었으나 꿈자리는 사나웠다.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꿈에서 나는 쫓기고 있었나 보다. 꿈을 깨고 나니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눈을 뜨고 나서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침대 옆에 놓인 노트북을 끌고와 모니터에 입력된 글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 저자는 죽고 독자는 탄생 " 한다는 롤랑 바르트의 입장을 받아들인다면 이 원작은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다시 해석될 수도 있다.  원작자의 작품 의도가 무엇이든, 그가 손을 뗀 이상 그 텍스트에 대한 해석은 독자에게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작자인 라이먼 프랭크 바움은 자신이 쓰던 서류용 선반 첫 칸이 A부터 N까지고 두 번째 칸이 O부터 Z인 것을 보고 마법사 이름을 오즈 OZ 로 지었다(라는 " -카더라 일화 " 가 있다)고 해도 독자들은 얼마든지 시대 상황에 맞는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 마법사 오즈 OZ  > 에서 " OZ " 가 금과 은의 단위인 온스(Ounce)의 약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 같은 범성론자는 오즈를 팔루스( = 돈 권력 욕망 )로 환유할 수 있다. 오즈 나라 사람들은 유한계급이다. 그들은 " 12시에 일어나 1시부터 일을 하고, 1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면 2시에 일이 끝난다 "  12시에 일어나 1시부터 일을 하는데 그때부터 한 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면, 이거..... 결국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  발기한 남근 >  을 뜻하는  팔루스 Phallus 가 지배하는 에메랄드 캐슬 시티는 성공한 남성 자본가 중심인 유한계급 사회인 것이다.  반면에 금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은구두를 신은 도로시와 도로시의 친구들 a friend of Dorothy 은 모두 남근이 거세된 이들이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 a friend of Dorothy >> 라는 표현의 사전적 의미'가 " 남자 동성애자 " 를 뜻하기 때문이다1-1). 허수아비는 뇌가 없고, 양철나무꾼은 심장이 없고, 사자는 용기가 없다. 이 결핍 - 들은 곧 거세를 의미한다.  하지만 원작에서도 밝혀졌듯이 오즈는 " 아무것도 아닌 것 " 에 불과하다. 좆도 아닌 것이 좆도 있는 척을 했으니 헛것이다. 이 결말은 남근의 무능을 폭로하는 것이다. 결국, 도로시와 친구들은 팔루스의 도움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을 돕는 이가 수호천사가 아니라 착한 마녀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오전 03 : 36

2019-01-23

  

 

 

 

모니터 속 커서가 깜박깜박 점멸하며 문자 입력을 강요했다. 일어나서 불을 켰다.  방안 인테리어는 온통 흑백 모노톤이었다. 마치 흑백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황급히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오소리보다 약간, 조금 더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2).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은 짙은 회색이었다 ! 문득, 몇 달 전에 김시선 안과에서 시력 검사를 받았던 때가 떠올랐다. 의사가 말했다. " 선생님은 현재 망막 색소 결핍증이라는 희귀 병'을 앓고 계십니다.  망막 색소를 잃음으로써 서서히 일상 속에서 색깔을 하나하나 잃어가는 무서운 병이죠. 

처음에는 붉은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무지개색 전체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결국에는 전체 화면에 흑백으로 보이게 되죠. 세상이 흑백영화처럼 보이는 겁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 거울 속 내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 페루애, 이 박복한 인간 ! 살아생전에 그토록 색을 밝히더니. 아이구야. 이 못난 화상아 ~ " 거실을 향하기 위해 방문을 열었을 때였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거실이 아니라 총천연색 먼치킨 마을3)이었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  도로시는 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나뭇꾼, 용기가 없는 사자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도로시가 나를 발견하더니 말했다. " 페루애, 우리와 같이 안 갈래 ?   마법사 오즈 님이 계신 에메랄드 캐슬에 가자.  전지전능한 오즈 님은 우리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실 수 있어. 우리 함께 가자 ~ "  허수아비는 뇌가 없고, 양철나무꾼은 심장이 없고, 사자는 용기가 없는데......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이 없다는 것일까 ?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 도로시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 페루애, 넌 불알이 없잖아 !!! "   불알이 없다고, 내가 ?  미쳤어, 정말.  하, 어이가 없네. 불알이 없다고, 내가 ????!!!!!!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던가. 나는 어느새 그들과 함께 마법사 오즈가 사는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고 있었다.

마법사 오즈는 허수아비에게는 학위 수여증을, 양철나무꾼에게는 하트 모양 시계를, 사자에게는 훈장을 달아주었다. 그리고 오즈는 내게 당구공 두 개를 선물로 주었다. 오즈가 말했다 : 이보게 ! 이 당구공은 다이아몬드로 만들었다네. 가치로 따지자면 100억이 넘지.  최고 상품이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남근 = 권력이지. 곧 불알 = 돈'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네. 지상에 내려가거든 당구공을 팔아서 인공 불알을 만들게나.  나는 손안에 잡힌 당구공을 만지작거렸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여기까지가 간밤에 꾸었던 꿈이다. 사나운 꿈자리 때문에 늦잠을 자서 헐레벌떡 씻고 집을 나왔다. 오늘따라 유난히 어깨가 무거웠다.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주머니 속에는 당구공 두 개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다이아몬드로 세공한 당구공이 아니라 싸구려 페놀수지 재질로 만든 평범한 당구공이었다. 나는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괄약근에 힘을 주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속으로 외쳤다. " 아 !  오즈4), 이 시발새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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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풀잠은 꽃잠의 반대말이다.

1-1) dorothy의 애칭이 doll(인형)이다. 그러니까 a friend of Dorothy 는 인형 친구들이라는 뜻으로 인형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의미한다.

2) 오소리보다 조금 더 소스라치게 놀라다 _ 라는 표현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상투어'다.

3) 영화 < 오즈의 마법사 > 에 나오는 마을 이름

4) 원작 < 오즈의 마법사 > 를 경제적 관점에서 이해하면 다음과 같다.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는 디플레를 무찌르러 갔다


    사스 외딴 시골집에서 어느 날 잠을 자고 있을 때 무서운 회오리바람 타고서 끝없는 모험이 시작됐지요.  프랭크 바움이 1900년 발표한 아동문학 '오즈의 마법사'는 발표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골 소녀가 허수아비와 사자를 만나 기상천외한 모험을 한다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제1편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후 열세 편의 후속작들이 나왔다. 1903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1939년 MGM 영화로도 상영됐다.  하지만 이 작품이 19세기 말 디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미국 농민과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표현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경제학자인 휴 록오프가 1990년 발표한 논문 '금융의 은유로 보는 오즈의 마법사', 헨리 리틀필드가 1964년 쓴 '오즈의 마법사:인민주의에 빗대어' 서적은 오즈의 마법사에 담긴 정치 경제적 은유를 상세히 담고 있다. 시대적 배경부터 살펴보자. 미국은 1873년 금ㆍ은본위제에서 은을 뺀 금본위제로 돌아선다. 금본위제도는 통화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아 중앙은행이 함부로 돈을 찍어내 화폐경제에 교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금본위제도에서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내는 양만큼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했다. 중앙은행이 만 원을 찍어내려면 만 원어치의 금도 갖고 있어야 했다. 돈을 금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언제라도 금을 내줄 수 있는 '금태환'이 가능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세기 말 금 생산량이 부족해 화폐를 원하는 만큼 찍어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1880년부터 1896년 사이 미국은 물가가 20%대로 떨어지는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겪게 된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득을 봤지만 농민이나 근로자는 부채의 실질 부담이 커져 큰 고통을 받았다. 당시 금본위제와 금ㆍ은본위제를 주장하는 미국 정당들은 치열한 투쟁을 벌였다. 미국 북동부의 윌리엄 매킨리 공화당 후보와 자본가 계층은 금본위제를 지지했고, 남서부의 농민 노동자 계층은 금ㆍ은 본위제를 지지했다. 결국 1896년 대통령선거에서 금본위제를 지지하는 공화당이 이겼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되는데, 알래스카ㆍ호주ㆍ남아프리카 등에서 금광이 발견됐고 원석에서 금을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청화법'이 발명돼 미국으로 유입되는 금의 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통화공급이 증가하면 자연히 물가는 오르게 된다.  다시 '오즈의 마법사'로 돌아가 보자. 도로시는 여행길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생각할 수 있는 뇌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어 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얻고 싶어 하는 겁쟁이 사자다. 이들은 천신만고 끝에 에메랄드 시에 도착하지만 오즈의 마법사는 서쪽나라의 악한 마녀를 죽이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도로시는 악한 마녀를 처치했지만 마법사 오즈는 가짜이며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러나 도로시가 신고 있는 은구두를 툭툭 치면서 소원을 빌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다.   경제학자 록오프는 우선 주인공 도로시는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허수아비는 가난한 농민, 양철 나무꾼은 산업 노동자, 사자는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왔던 윌리암 제닝스 브라이언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동부의 은행들은 변장한 마법사, 서쪽에서 불어닥친 회오리바람은 금본위제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을 뜻한다고 봤다. 특히 도로시가 은 구두를 신고 노란 벽돌 길을 걷는 장면에서 은구두는 모든 소원을 이뤄주는 은본위제, 노란 벽돌 길은 금본위제를 가리킨다. 도로시와 친구들은 화폐를 의미하는 초록색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는 에메랄드 시에 도착하는데 마법사 오즈를 만나기 위한 험난한 여행길은 금본위제로 겪는 디플레이션의 폐해를 상징한다. 금이 귀해 디플레이션이 유발됐기 때문에 당시 보유량이 많았던 은본위제를 병행하면 통화량이 늘어나 인플레이션이 촉진되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는다.  (구채은 기자 )

 

ㅡ 아시아 경제 [금융뒷談 ]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는 디플레를 무찌르러 갔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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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01-23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왜 페미니스트들이 < 오즈의 마법사 > 를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해석하지 않는지가 궁금하다. 이 작품은 명백하게 페미니즘적이다.

임모르텔 2019-01-23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진짜!
꿈이야기 ㅎㅎㅎㅎㅎ 제가 단기기억상실이 좀 있으나 기억나날때마다 키득댈것 같습니다.
별 웃을 일 없는 나이에,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1-24 15:28   좋아요 0 | URL
웃을 일 없을 때 더 웃으셔야 합니다..
 

 

 

 

 

 

 

 

 

 


타투이스트



 




나는 문화 예술계 쪽 사람들과 친한 편이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사람은 H인데 직업은 타투이스트'다. 내가 그를 안 지도 횟수로 어언 10년이 넘는다. 그는 전공이 " 개념미술 " 이었는데, 대한민국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은 배고픈 일이어서, 부업으로 타투를 시작했다가 그것이 밥벌이가 된 경우'였다. 그는 야망이 큰 편이어서 남의 피부에 바늘이나 찌르는 일을 매우 부끄러워했다. 그는 스스로를 약쟁이라며 자조 섞인 말을 내뱉곤 했으나 타투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래퍼 도끼의 문신도 그가 뽐낸 솜씨였다. 그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계기는 돼지에게 문신을 새기면서였다. 아래는 그의 인스타그램에서 발췌한 사진이다.

그는 돼지 몸에다가 루이비통 로고, 기독교 성화, 박근혜와 이명박 초상화, 트럼프 얼굴 따위를 새겨 넣었는데 이 행위가 개념미술로 평가를 받으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하지만 명성도 잠시였다. 이 행위는 명백하게 동물법 위반이었다. 그래서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 아트 팜 > 이라는 돼지 농장을 지어 돼지 피부에 문신을 새기는 작업을 계속했다. 이 작품 시리즈는 명성을 얻어서 문신이 새겨진 돼지가 죽으면 가족을 벗겨서 판매를 했는데 8000만 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그가 명성을 쌓고 있는 동안 나는 몰락을 거듭했다. 하던 일을 접었을 때 내 손에 남겨진 재산은 빚만 수 억이었다. 설상가상 공황장애가 생겨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많은 불편이 발생했다.  현실을 비관하여 죽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 내 손을 잡아준 이가 H였다. 그는 악마의 속삭임을 제안했다. 돼지에게 새겼던 문신 작업을 내 몸에 하는 조건으로 자신이 빚을 청산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단, 조건이 있었다. 일 년에 세 달 정도는 세계를 순회하며 미술관에서 내 몸을 전시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에 따른 비용도 지불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어. 네가 죽으면 네 피부는 도려내서 액자에 걸려 판매를 할 거야. 잔인한 거래처럼 보이지만 어차피 죽으면 썩어 문드러질 몸이잖아. 살아생전에 사후의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빚쟁이에게 쫓겨 장기매매꾼들에게 장기를 적출당하느니 차라리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했다.  내 몸에 새겨진 전신 문신은 한 여자의 초상이었다. 그림 속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녀는 누군가를 원망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그림은 보면 볼수록 기시감이 들었다. 저 여자를 어디서 봤더라 ?  내가 타투이스트에게 작품 제목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

지난달에 나는 프랑스로 떠났다. 행선지는 소더비 경매장이었다. 경매 거래소 안으로 들어서자 경매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 앞에서 옷을 벗었다. 와와. 탄성의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내 몸에 새겨진 작품 때문인지 아니면 거대한 내 남근 때문인지 아리송했다.  작품을 사겠다는 경매꾼들은 경쟁적으로 손을 들어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최종 낙찰가는 600억이었다.  몸에 새겨진 내 거죽을 낙찰받은 사람은 놀랍게도 한국인이었다(경매 진행에 참여했던 사람은 그의 직원이었다). 그녀는 제 2의 장영자라 불리우는 인물로 명동에서 사채 놀이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자라고 했다. 내 몸에 새겨진 작품 소유주를 직접 만난 것은 며칠 후였다. 그녀의 사무실에 입장했을 때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내가 오래전에 알던 사람이었다. 못난이 춘자, 그래 ! 못난이 춘자였다. 그 옛날에 내가 못난이라며 무시했던 춘자가 올림머리를 한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타투이스트가 방긋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춘자가 말했다. " 페루애 오빠, 오랜만이야.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구나 ? 젊었을 땐 알랑드롱 뺨 때린 외모였는데.....  이제는 뒷방 늙은이 꼴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났네 ? "  크아아아아. 타투이스트가 크게 웃었다. 춘자가 타투이스트에게 눈을 흘기자 H는 무안한 듯 소리를 죽였다. 춘자가 말했다. " 내 파트너야, 사업 파트너. 종종 섹스 파트너이기도 해 ! " 나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 페루애 ! 당신은 내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내게 온갖 모욕을 했지. 때리기도 하고 월급날이면 찾아와서 월급봉투째 빼앗곤 했잖아. 하지만 이제는 그때의 내가 아니야. 그때의 이춘자가 아니라곳 !!!! " 그녀는 자신의 왼쪽 귀밑머리를 귀 뒤로 넘기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오빠,  죽으면 가죽을 벗겨서 내 거실에 걸어둘 거야. 지금은 후회하지 않아.  당신은 언제나 쓰레기였지만 지금은 그래도 600억짜리 몸뚱이를 가진 남자가 되었잖아. " 춘자는 그 말을 끝으로 방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타투이스트가 말했다. " 중국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춘자가 나에게 접근했지. 그리고는 차근차근 자신의 복수극에 대해서 설명하는 거야.  근사한 계획이었지. 오, 정말 근사한 계획이었지. 그녀에게는 자신을 버린 남자에 대한 완벽한 복수를 완성할 수 있는 음모였고, 나는 내 명성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왜 옛말이 그런 말이 있잖아.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말이야. "




ㅡ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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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2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23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1-22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신은 오래전부터 예술의 표현 방식의 하나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 여전히 문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문신을 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문신의 의미를 잘못 이해한 채 그걸 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 있다고 봐요. 이를테면 군 입대를 피하려고 문신을 하는 사람들이요. 이런 사람들이 화젯거리가 되니까 ‘문신하는 사람은 불량하다’는 편견이 생기는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1-23 15:25   좋아요 0 | URL
ㅎㅎ 문신이 사실은 의사만 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지금 하고 있는 문신은 모두 다 불법입니다... ㅎㅎㅎㅎ
꽤 웃긴 거죠. 아니, 문신을 의사만 할 수 있다니...

임모르텔 2019-01-23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신... 마산에 문신이라는 조각가가 있는데 문신미술관이라고 있습니다.ㅎ (관계없는 이야기지만..ㅋ)
저도 왼팔에 인디언 드림캐쳐(꿈을 걸르는 망) 문신이 있는데, 세상속으로 다이빙하기 겁날때 마법의 주문처럼 저를 구원해주었죠! 아직도 보수적인 경상도에서는 나의 문신을 보고 눈쌀찌푸리는 분들이 있더군요! 더구나 여자가 무슨? ..하는 따가운 눈초리.
오히려 여자들이 더 싫은 내색을 해서 놀라웠습니다. 경상도에서 사귀게 된 여자친구가 남들있을땐 내 옷을 슬그머니 내려주더군요. 자기남편이 보면 나와 노는걸 싫어한다고! 그래서 저는 그 여자친구를 안만납니다. 그 친구가 나를 찾았지만 제가 거절했죠. ㅎㅎ 문신때문에 에피소드가 종종 있네요^^ 쫄깃한 글 ,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1-23 15:25   좋아요 0 | URL
보수 성향이 짙은 지방일수록 더욱 그렇죠... ㅎㅎㅎㅎㅎ
임 님도 문신을 새기셨군요. ㅎㅎㅎ
 

 

 


 




자기만의 방



 

                                                                                                                 인간의 욕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 안전 욕구 > 이고, 다른 하나는 < 만족 욕구 > 이다. 그런데 만족 욕구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먼저 안전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만약에 당신이 마이클 마이어스 영화 << 할로윈 >> 에 등장하는 하키 가면 괴물   에게 쫓기고 있다면, 쫓기는 도중에 식욕이나 성욕따위가 생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의식주에서 안전에 해당되는 요소는 무엇일까 ?  당연히 住(거 공간)이다.  집은 그 사람의 안전을 책임지는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한국의 무식한 보수들은 인구 감소 문제를 여성 탓으로 돌리지만 핵심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 탓이다. 서울시 집값은 세계에서 3위에 해당될 만큼 고가의 재화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직장인이 월급 절반을 저축해서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은 25평 아파트인 경우 23.2년이란 계산이 나온다. 아파트 평수가 올라갈수록, 강남으로 한정할수록 기간은 연장된다. 강남구에서 33평 43.3년, 25평 37.3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만큼 안정 욕구 충족은 유예된다.

말머리에서도 언급했듯이 안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만족 욕구도 충족될 수 없기에 신생아 수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은 인구 감소의 원인을 여성의 이기주의로 돌린다. 보수의 스토리텔링은 기승전여(자 탓)이다. 한국 여성은 주택 문제에 있어서도 남성보다 불평등한 조건에 놓여 있다. 여성 1인 가구는 안전 문제로 남성보다 많은 돈을 안전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최근에 혼자 사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보안 시스템과 방범시스템이 갖춰진 원룸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런 곳은 대체적으로 비싼 편이어서, 안전을 고려한 여성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주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여성은 주거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월세가 저렴한 곳에 들어가려고 해도 안전 문제 때문에 입구 현관에 도어락이 있고 관리실에서 CCTV를 감시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다 보니 남성의 주거 비용보다 평균 20만 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이런 댓글을 남길 수도 있다.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성범죄는 주로 몇몇 예쁜 여자에 한정되는 것이니 일반화하지 마라 !  그런데 과연 이 주장은 사실일까 ?  박형민 범죄조사연구실장은 << 성폭력 범죄자의 피해자 선택 >> 이라는 흥미로운 주제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성범죄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를 때 선택하게 되는 조건은 외모와 옷차림 같은 성적 기호 때문이 아니라 단순하게 피해 여성이 혼자 있는 상황, 침입하기 용이한 상황, 피해자를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상황에 따라 대상을 선택한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강간을 하고 나서 나중에 피해 여성의 얼굴을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범죄자는 혼자 있는 상황 때문에 범죄를 실행하지 여자의 야한 옷차림, 성적 매력, 외모 따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즉, 피해자의 매력이 성폭력 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여자라는 성의 획득이 성폭력을 유발하는 요인인 것이다.  

1인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주거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여성은 남성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는다. 이 불평등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대한민국은 모든 것을 여자 탓으로 돌린다. 인구가 감소되는 것도 여자 탓이요, 성범죄는 여성의 행실 탓이다. 애를 낳는 순간 맘충이 되고, 집 밖으로 나오면 김치녀가 되고 차를 끌고 나오면 김여사가 되는 세상. 그리고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길빵을 당한다. 이토록 선명한 차별을 두고 남성은 오히려 여성 상위를 외치고 있다. 좆같은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저잣거리 입말로 좆으로 흥한 놈은 좆으로 망한다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한국 사회는 좆으로 흥했다가 언젠가는 좆으로 망할 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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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chap and a bitch  :  연놈의 지정학적 관계   


 

 

 

 


 



너라고 부르지 마



 

 

 

                                                                                                                    이승기가 부른 노래 << 내 여자라니까 >> 에서 1인칭 화자는 연상의 여자를 사랑한다. 누나는 화자인 < 나 > 에게 " 니가 뭘 알겠냐고 크면 알게 된다고.... " 타이르는 것으로 보아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모양이다.

나이 차이 가지고 사랑의 조건을 논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기는 하나, 이 노래에서 나이 차이는 중요하다. 하여튼, 나는 누나를 사랑한다. 나는 말한다. " 누난 내 여자니까 ! " 이 용기 있는 사랑 고백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내 관심은 < 나 > 가 이 고백 후에 내뱉는 말투'다. 그는 " 누나는 내 여자 " 라고 고백한 후 " 너는 내 여자니까 ! " 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누나에서 한순간에 < 너 > 라는 반말이 진행되는 것이다. 내가 말머리에서 나이 차이를 언급한 이유이다. 만약에 이 노래를 연하남이 아니라 나이 어린 여자가 나이 차이가 많은 남자에게 사랑 고백한다면 다음과 같은 가사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사랑 고백 후에 붉은 글씨로 쓰여진 태도 변화에 유의하도록 하자) ? 역지사지, 똑같은 잣대로 개사를 해보자.



내 남자라니까

개사 페루애​

저를 여동생으로만 / 그냥 그 정도로만 / 귀엽다고 하시지만요 / 아저씨는 내게 남자이시지요 / 가시네가 뭘 알겠냐고 크면 알게 된다고 / 까분다고 하시지만요 / 아저씨는 내게 남정네이시어요 / ...... / 아저씨는 내 남자라니까욧 / 너는 내 남자니까 ???????? / 이젠 너라고 부를게 / 뭐라고 하든 상관 없어, 시바 ??????? / 놀라지 말아라잉 / 이 쨔샤, 넌 내 남자라니까 ! / 나는 그런 여자여, 알긋냐 / 얼릉 내 품에 안겨보아라잉 / 아따, 사내새끼가 나이 처먹고 뭐시 그리 부끄럽다냐 / 후딱 내 가슴이 뽀개지도록 안겨라잉

 

 

 


 

연하남과 연상녀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는 대부분 남성이 사랑을 고백하고 여성이 사랑을 받아들이는 순간 대등한 관계가 진행된다. 일종의 계급 장벽이 무너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관계에서는 사랑의 결실이 수평적 계급을 만들지는 않는다. 만약에, 나이 어린 여자가 나이 많은 남자에게 너는 내 남자요, 이젠 너라고 부를게, 짜샤 ! 라고 말한다면 남자는 사랑의 힘으로 6월의 개똥벌레처럼 방긋 웃을 수 있을까 ? 이 노래는 그런 의미에서 시대착오적이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언어 속에는 여성차별이 많다. 가장 선명한 예가 < 연놈 > 이라는 단어'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서열을 중시하는 가부장 유교 사회에서 순서는 매우 중요하다.

자리 배치에 있어서 힘을 가진 자가 항상 앞에 나열된다. 영어 " ladies and gentlemen ! " 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 신사 숙녀 여러분 ! " 이 되는 것도 바로 앞자리의 중요성 때문이다. 불온하도다, 남녀 칠세 부동산이거늘 미천한 계집이 사내 앞에서 설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외다. < 남녀 > 라는 단어도 남자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 부부 夫婦 > 라는 단어도 夫 : 사내 부' 가 핫플레이스를 차지한다. 한국어 단어의 모든 단어가 " 불타는 남정네의 자리 욕심 욕망 법칙 " 를 따른다. 그런데 딱 하나, 이 법도를 벗어나는 단어가 있다. 바로 < 연놈 > 이라는 단어다. " 년 " 이 " 놈 " 보다 앞선다. 그렇다면 이 불온한 불경은 전복적 투쟁의 결과일까 ? 

" 연놈 " 이라는 단어는 오로지 욕으로 사용될 때에만 호출되는 단어'다. 남녀가 잘못을 저지르면 연놈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도 불타는 남정네의 자리 욕식 욕망 법칙이 작동한다. 욕을 먹되 남자가 먼저 먹는 것은 위신이 서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욕을 먹을 때에는 여자가 먼저 먹어야 한다. " 이 년아, 욕은 너 먼저 처먹어 ! " 이 얼마나 꼼꼼하신 전략인가 ! 나는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는 불알후드의 욕망 앞에서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꼼꼼하시도다. 영어에도 < 연놈 > 과 비슷한 숙어가 있을까 ?   찾아보니 있다. < 연놈 > 의 영어 표현은 바로 < a chap and a bitch ! > 이다. 이 표현을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남녀라고 써야 할까, 아니면 연놈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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