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5 ()     12:33~     날씨: 흐림

 

 

오늘은 토요일. 날씨가 흐리다.

어제도 흐리다가 오후에 개어 노을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기도 했는데, 오늘 날씨가 흐리니 가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

 

어제 처남이 다니러 왔다.

월 마감 후 팀회식을 했는데 식사를 마치고 바로 동생과 함께 집으로 내려갔다. 귀가하니 아직 처남이 집에 와 있지는 않았다. 다 와서 통닭을 튀겨온다고 했다. 간발의 차이로 마을 버스를 놓쳐서 걸어 들어왔는데, 처남에게 전화를 해보았더라면 만나서 같이 들어올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간만에 소주잔을 기울였다. 처남은 장인 어른이 투병중이라 힘들 텐데도 내색 않고 아들 노릇을 한다. 그런 처남이 대견스럽다. 술한잔 하고 취미 얘기를 했다. 올해 들어 낚시를 배웠다는데 재미 있다고 했다. 또 주식을 배우고 있는데 공부를 하면서 한단다. 내 책장을 쭉 살펴보더니 주식 관련 책을 2권이나 빼놓는다. 빌려가려고 그런단다. 책은 절대 빌려줄 수 없다고 해도, 들은 척도 안하고 막무가내로 빌려갈 태세다. 할 수 없이 허락을 하고 말았는데 이러다 처남에게 책 다 빼앗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아침 일찍부터 친구들과 영화 본다고 집을 나섰다.

먼저 예지가 나가더니 잠시 후엔 성준이가 나간다. 아내는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친구들과 놀 생각만 한다고 한마디 하지만 아이들이야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은 때가 아닌가. 아이들은 친구들과 노는 게 최고의 행복이 아닌가.

 

처남 내외도 병원에 간다고 떠나고, 잠시 아내와 오붓하게 지내다가 출근길에 올랐다.

마을 버스를 탔는데 뒤에서 누가 어깨띠를 바로잡아 주길래 뒤돌아 보았더니 인사를 하고 다니는 사모님이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바깥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시냐고 물었는데 바로 곁에 앉아 계시는 것이 아닌가. 처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사모님께서 전에 말씀해주시길, 책을 너무나 좋아하신다고 했다. 책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잠깐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금정역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의미있는 만남의 시간이었다. 김 준재 선생님이셨다. 그동안 가리지 않고 책을 읽으셨는데, 역사쪽에 관심이 깊으시단다. 또 대그룹 외자부에 일하셨는데 젊어서는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셨다고 했다. 올해 연세가 69세이신데 등산과 독서가 취미라고 하신다. 독서가 취미라 무료하지 않게 보내시고 계신단다. 그렇지 않겠는가.

 

지난 한 주는 마감주라 무척 바빴다.

몸보다는 마음이 훨씬 더 바빴지만 말이다.

 

지난 토요일 오전에 독서일지를 써 놓고 오후에는 로타리 클럽 모임이 있어 외출을 했다.

클럽 창립 준비 모임을 지구대 총재님 자택에서 가졌다. 정찬을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회원 중 성악을 하시는 분이 있어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가을날 느린 오후를 보냈다.

 

<전망이 좋은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아담한 저택이다!>



 

<고지도를 수집을 많이 하셨다!>



 

일요일에는 매실 개봉식을 거행했다.

담근 100일 후 개봉하면 되는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개봉했다. 4통을 담갔는데 2통은 제대로 담근 것 같고 한통은 좀 수상쩍었고, 다른 한 통은 그저 그랬다. 반은 성공한 셈이니 충분하지 않은가. 고루 나눠먹어야겠다. 어제 처남이 와서 제일 먼저 좀 얻어갔다.

 

<올해는 4통이나 담갔다!>



 

<매실 진액>



 

<진액이 진한 게 좋아 보인다!>



 

일요일에도 늦게나마 출근을 했다.

앞으로 일요일에는 시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서 시 공부에 관한 책과 시집을 챙겼다. 올라올 때는 공부 책을, 내려갈 때는 시집을 읽었다. 아주 사연이 있는 책이었다. 일요일 밤 퇴근할 때, 삶에 지친 노인 두 분을 뵙고 시제로 삼아야겠다 싶었다. 얼마나 피곤한지, 전철에서 주무시다가 내릴 역을 놓칠까봐 내게 다가와 신림역에서 깨워주셨으면 하신다. 나는 사당역에 환승을 하여 못한다니, 옆에옆에 앉아계시던 분이 그렇게 해주시겠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시고는 자리에 쓰러지듯 가서 눕더니 잠을 주무셨다. 얼마나 피곤하시면 저럴까 싶었다. 삶이 참 고달파 보였다.

 

<시 공부에 관한 책이다!>



 

<금정역에서 시집을 읽으며...>



 

월요일에 서울역 쪽으로 활동을 나갔다.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아름다운 가게 서울역점에 들렸다. 서울역 광장을 지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역사 안에서 광장으로 나가기도 전에 골퀴한 냄새가 났다. 잘 씻지 않을 때 몸에서 나는 냄새가 역하게 풍겨왔다. 광장 입구에 올라서니 느티나무 아래 수많은 노숙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거나 외따로 떨어져 있는데 놀랬다. 오래 전에 한두번 지나가 본 뒤로 오랜만에 가서인지 우글우글 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한참을 잊고 지냈던 기억이 떠올라 당황스러웠다. 나는 오래 전부터 노숙인들의 정신을 살리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기 위해 전인교육센터를 만들어 노숙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싶었다. 우선 그들이 몸 편히 지내면서 쉬다가 정신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제대로 갱생의 길을 걷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내가 이런 꿈과 목표를 갖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도 했었는데, 그런 결심을 잊고 지냈던 것이다. 정말 많은 반성을 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작은 책 한권을 샀을 뿐이다. 아마 오늘 지난 주 삶을 되돌아보지 않았으면 또 잊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기다리며 책 읽는 아름다운 모습!>



 

<아, 그리운 남대문~!>  



 

<서울역 앞 광장>에 많은 분들이 모여 있다!



 

<아름다운 가게 서울역점에서>



 

<편견일까 지나다니기가 무서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역 안으로 들어가며...>



 

 

시청 앞에서는 무우수 도인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속 깊은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전에 그분에 대한 글을 쓴 적도 있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남을 도우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정말 내 가슴에 와 꽂히는 얘기였다. 당신은 장애인인데도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있는데,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뭐하는 것인 것 모르겠다고 야단을 치신다. 반성을 많이 했다. 사지 멀쩡한 내가 사람들을 위해서 위대한 일을 하지 못한대서야 말이 되겠는가고 말이다. 많은 이야기를 듣다가 건강에 관한 조언을 해 드렸다. 드시려고 준비했던 밤을 나눠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반성을 많이 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잤다.

 

<무우수 도인의 일터>



 

<사명감을 갖고 일하시는 무우수 도인>



 

<존경하는 분들의 성함이 적힌 명판을 곁에 두고 마음을 다 잡으며 일하고 계신다고>



 

<새벽에 사무실에서 한컷~!> 



 

화요일에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했다.

저녁 늦게 퇴근길에 올랐다. 앞으로는 치열하게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많이도 했다. 사람을 살리고 도와주는 일을 하려면 몸을 바쳐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는 무우수 도인의 가르침을 실천궁행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진지하게 TA를 했던 회의실의 흐트러진 모습>



 







수요일에는 직접 합정역쪽으로 갔다.

9시에 약속이 있어서 늦으막 하게 집을 나섰다. 이렇게 늦게 출근하기는 드물어서 좀 어색했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탔는데 사람이 무척이나 많았다. 9 5분전에 도착했으나 늦게 오시는 바람에 책을 읽으면서 기다렸다. 역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상대방이 약속이 못 지켜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어 좋다. 책 출판 관련 미팅을 했다. 좀 더 잘 만들자며 내용을 좀 수정하자고 하신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지만 전향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미팅을 마치고 근처에 계신 선배님을 만나 뵈었다. 오랜만에 만나 뵙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점심식사도 했다. 젊은 시절 잘 나갈 때 나중을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해 뒤떨어진 삶을 살게 되었다며 무척 아쉬워하셨다. 하지만 내 눈엔 새로운 삶을 열어 위기를 잘 극복하시며 살고 계신 것처럼 보였다. 글로 써도 많은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다. 언젠가 차분하게 한번 글로 옮겨보고 싶다.

 

<한강을 건너는 동안 눈에 들어온 국회의사당> 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홍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다!>



  

목요일에도 늦게 집을 나섰다.

의왕시청으로 현지 출근을 했다. 친구이자 고객인 분을 만나 상담을 했다. 또 다른 친구를 만나 가을 정취를 바라보며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카세트 테이프를 통해 듣고 있는 좋은 곳에서 행복한 느낌으로 일해야만 한다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상담준비를 하고 다시 외근을 나갔다. 남대문 쪽에서 활동을 하다가 귀사 했다. 다시 반성하는 의미에서 고행의 길을 걸었다. 집에 들어가지 않고 사무실의 불편한 의자에 기대어 잠을 잤다. 같이 하는 분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의왕 시청에 들렸다가 버스를 기다리며...>



 

<고객상담을 마치고 나오다가...>



 

금요일엔 정말 바쁜 마음으로 일했다.

회사 근처에서 상담을 마치고, 남부터미널쪽으로 갔다. 그곳에서 신대방삼거리역까지 갔다가 사무실로 돌아왔다. 회사 근처에서 상담을 하고 한 달을 마감했다. 정말 힘들게 보낸 한 주였고, 또 하루였다. 나중에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리라. 지점 미팅을 마치고 팀 회식을 했다. 술도 몇 잔을 마셨다. 다들 2차로 노래방을 갔는데 나와 동생은 퇴근길에 올랐다. 처남과 한잔을 더 하고는 꿈나라로 갔다.

 

<회식을 마치고 나오다가..>



 

읽고 있던 책을 다 읽었다. 수요일 약속이 늦어져 기다리는 동안에 읽어서 다 읽었다.

젊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아야할 책이다. 나도 젊어서 이런 책을 읽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 서른 즈음, 다시 태어나는 나 / 김 현태 지음 / 북포스

 

수요일부터 새로운 책을 읽고 있다. 선물로 받은 책인데 좋다.

이런 책도 다 있다는 게 신기하고, 못 읽었으면 어쩔까 싶기도 하다. 책은 정말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좋은 것 같다.

 

- 부자나라 임금님의 성공 독서전략 / 사이토 에이지 지음, 김 욱 옮김 / 북포스

 

위의 책은 독서에 관한 좋은 책이다.

 

지난 주에는 책을 많이 구입하지 못했다. 겨우 헌책 2권을 구입하고, 선물을 2권 받았을 뿐이다. 바빠서 시간도 없었고, 경제적인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를 위한 용돈의 경제학


김 지룡 지음


미래에셋투자연구소


생명의 실상 제 12권 상락편, 경전편 II


곡구아춘 저, 류 응렬 역


한국교문사


부자나라 임금님의 성공 독서전략


사이토 에이지 지음, 김 욱 옮김


북포스


나에게로 떠나는 음악 여행


김 영동 지음


도서출판 명상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나라의 경제 사정이 위태롭다.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 주가가 1,000포인트 아래로 붕괴되었고, 환율은 1,400을 훌쩍 넘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욕심에 의해 잉태되었고, 탐욕에 의해 출산되었다고 하면 지나친 단순화일까. 이제라도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정직하게 살고, 성실하게 일하고, 알뜰하게 쓰고 살뜰하게 저축을 하는 근면.성실.검소한 삶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삶이다.

 

이번 주말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야겠다.

책 읽고, 글 쓰면서 말이다. 그것도 기쁘고 즐겁게

 

 

2008. 10. 25.     14:18/15:00

 

 

오래된 미래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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