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사회사 - 근대 동아시아 의학의 재발견 살림지식총서 258
신규환 지음 / 살림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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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쓴 시간: 08년 8월 24 14시 57분 30 ~ 08년 8월 24 17시 27분 44

 

(동아시아 의학의 재발견 질병의 사회사 / 신규환 / 살림)

 

: 2008. 8. 12. (화) 16:02 (삼성역사거리/버스 안)~

: 2008. 8. 21. (수) 07:14 (강남역)

 

과거를 알면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무엇인가 큰 것을 기대했지만

역시 질병의 역사를 배우는 작은 효과 밖에 얻지 못했다.

적어도 동아시아 의학의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라면

한의학 혹은 동양의학의 재발견을

기대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서양의학이 어떻게 동아시아 3국에서

자리잡아 가는가를 고찰해 볼 수 있었을 뿐이었다.

물론 학구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서양의 시각에서 바라본 일방적인 관점을

비판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아마 2005년 봄의 일일 것이다, 내가 살림출판사의 문고판 책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이. 그 때 읽은 한 권의 책이 얇으면서도 내용이 알차서 살림지식총서의 책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모든 문고판 책이 다 알차지는 않을 것이리라. 하지만 그 첫인상 때문에 살림의 문고판 책을 찾게 되었다.

 

나는 고객에게 그리고 어떨 때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책 선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독서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책을 선물했는데, 위에서 언급한 책을 발견하고는 그 책으로 대체했다. 그 책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참 잘 쓴 책임에 틀림이 없다. 이숙영씨가 쓴 성공의 길은 내 안에 있다」라는 책이다.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 문고판 책들은 얇아서 양복 상의에 넣어갖고 다니면서도 읽을 수 있다. 아니면 작은 손가방에라도 넣어갖고 다니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늘 휴대하고 다니다가 잠깐잠깐 틈이 나면 꺼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한때 이 문고판 책을 갖고 다녔다. 흔들리는 버스에서처럼 다른 두꺼운 책을 읽을 상황이 못되면 꺼내 읽었다. 잠깐의 시간이라도 헛되이 흘러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문고판 책을 모두 읽어보자고 마음을 먹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다가 그만두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문고판 책들을 다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모조리 읽다보면 또 좋은 책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좋은 책은 독자가 결정합니다라는 모토로 독자를 위한 열린 공간, 소통하는 공간을 지향하는 도서포털, 리더스가이드(www.readersguide.co.kr)에 살림출판사의 문고판 책들이 리뷰용으로 올라와서 이번에 신청해서 읽게 되었다. 건강에 관심이 깊기 때문에 건강 관련 책들을 모두 읽어볼 심산으로 이 책을 먼저 선택한 것이다.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고민인 사람이라면 문고판 책을 한번 손에 잡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루에 15분씩만 책을 읽어도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버스나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 혹은 차례나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 등 그냥 두면 막연히 흘러가거나 버리게 되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15분은 될 것이다. 그런 자투리 시간을 아껴서 휴대하기도 편한 이런 문고판 책을 읽어보자. 15분이 늘어나 30분도 되고, 1시간 될 수 있을 것이고 점점 책을 가까이 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운명이 바뀌게 되고 인생이 변하게 될 것이다.

 

두께도 얇고 무게도 가벼우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문고판 책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세상 지식에 관한 모든 내용을 문고판으로 출판하려는지 계속해서 새로운 책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 한권 관심을 끄는 책을 골라 지식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그러면 우리 정신의 지성 세계는 점점 더 넓어지지 않겠는가.

 

(동아시아 의학의 재발견 질병의 사회사 / 신규환 / 살림)

 

<책 읽은 시간>

: 2008. 8. 12. (화) 16:02 (삼성역사거리/버스 안)~

: 2008. 8. 21. (수) 07:14 (강남역)

 

<책 읽은 계기>

건강과 질병 연구 차원에서 읽게 되었다.

 

 

모든 책은 책이다. 그 책이 나의 기호에 맞지 않더라도 다른 이에게는 유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생각없이 함부로 책을 비판할 수 없다. 더구나 저자들은 심혈을 기울여 책을 썼을 것이 아닌가. 그 노고만은 충분히 치하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책이든 제대로 읽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의식 수준과 지적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어떤 일정한 의식과 지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 수준 이상의 책은 이해할 수가 없다. 이해하지 못하는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자신의 지적 능력부족으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어떤 사람들은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없으면 좋은 책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해 버리고 만다. 위험한 판단이다.

 

나는 어떤 분의 리뷰를 읽다가 솔직한 고백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책을 읽었으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인정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진정한 독자의 길이 아닐까 싶었다. 다른 리뷰 글을 읽어보고는 깊은 이해에 고객을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독자야말로 제대로 책을 읽고 또 객관적으로 비평할 수 있을 것이리라.

 

이번에 읽은 이 책, 질병의 사회사에서 저자는 한국 . 일본 . 중국 동양 3국의 근대 질병의 역사를 연구해서 정리했다. 근세 3국에서 중요 질병의 현황을 살펴보고, 국가 혹은 지방 차원에서의 방역 과정을 알아본다. 주요 전염병을 무역의 형태와 관계 지어 전파 경로를 고찰하고 있다. 이런 모든 것을 동양의 관점에서 연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가 있다. 재미난 것은 주요 전염병에 서양의학적 치료 방법이 동양의학보다 우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하여 근세 동양의 질병과 (국가적) 치료 역사를 개괄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 우리나라에서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제도적으로 받아들여졌는지를 알게 된 것은 내게 흥미 있는 점이었다.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역사는 논외로 하고, 우리 나라 경우만 생각해 볼 때 불운했던 역사를 질병이라는 특수한 관점에서나마 되돌아본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일제 치하의 한국의 역사를 살펴보니 속이 메스꺼워졌다. 흘러간 역사이긴 하지만 세계 열강들이 앞다퉈 제국주의의 야욕을 펼치고, 그 결과 희생양이 된 한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고통을 생각하면 피가 끓어오른다. 다시는 제국주의와 같은 무식한 침략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개 드는 일본의 우경화를 극히 경계해야 마땅하다.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 어찌 용서받지 못할 과거를 함부로 청산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질병의 역사는 처음 대하는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거니와 근세의 역사까지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에 단번에 소화하기는 어려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아시아 의학의 재발견이라는 문구에 끌렸는데 동양의학 혹은 한의학의 우수성을 기대했다. 하지만 동양의 전통의학에 대한 깊이 있는 언급은 없었다. 호기심을 갖고 대한다면 나름 의미가 있는 책이다. 내게 느낌이 있었던 부분을 조금 인용해 본다.

 

- 71p: 의학 교육과는 달리 실제 임상에서는 한의학이 우위에 있었다. 대한 제국의 의학교육은 동서의학의 병존을 지향하면서 서양의학 위주였으나, 대민의료 활동에서는 한의학 위주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 74p: 대한의원이라는 명칭 역시 이토 자신이 명명한 것이었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면서 대한의원이 중앙집중적 국가의료체계의 정점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대한의원을 기념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거니와 국가의료 운운은 대한의원의 본질을 호도하는 황당한 주장이다. 대한의원은 제국주의 위생의료체제의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 75p: 이밖에 일제는 조선 및 중국 등지에서 방역을 빌미로 식민지배를 강화하거나 점령행정의 주도권을 장악하고자 하였다.

- 79p: 731부대가 실행한 주요 실험으로는 페스트.이질.콜레라를 이용한 자기 폭탄 실험, 동상실험, 여성 및 영아를 대상으로 한 매독실험, 각종 세균 및 독극물 주사실험, 독가스 실험, 장기 적출실험, 건조실험, 아사실험 등이 있었다. 이들 생체실험 대상은 마루타로 불리었는데, 마루타는 통나무, 즉 실험재료라는 뜻이었다. 생체실험을 위해 중국인.조선인.러시아인.몽골인 등 평시 200~300명 규모로 유지되었으며, 매해 600여명이 사망하였고, 총 희생자는 3,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기대했던 것은 얻지 못했지만, 두창 . 콜레라와 같은 주요 전염병과 한센병 . ()결핵 . 성병과 같은 만성전염병의 발생 과정을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의외의 소득이었다. 이런 질병들이 문명의 발달과 타국 침략의 과정에 발생했다고 하니 인류가 존속하는 한 질병들 또한 존재할 것이리라.

 

사실 깊이 공부해보면, 서양의학적 관점은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적 미신에 빠진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서양의학은 자신의 길만을 고집하고 있다. 전염병과 같은 특수한 질병을 제외하면 대부분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질병은 동양의학적 치료방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희망적이게도 서구 세계에서도 마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동양의학적 관점에 쓰여진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동생이 헌책으로 구입한 마음으로 몸을 고친다 (데비 샤피로 지음, 송순봉 옮김, 이규재 감수)와 같은 책이 바로 그런 통쾌한 예가 아닌가.  

 

한 권의 책을 읽는 만큼 지식의 두께는 늘어나고 지혜도 쌓이게 되리라. 마음의 양식, 책을 읽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2008. 8. 24.     17:19

 

 

나는야 건강 탐구자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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