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독서의 힘은 세다

 

 



 

 

 

책을 읽고 꿈을 꾸고, 문제를 해결하다

 

 

꿈은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라고 했던가. 국민학교 때 일찍이 장군이 된다는 꿈을 꾸었다가 연좌제 때문에 육군 사관학교를 갈 수 없다고 하여 꿈을 포기하게 되었다. 꿈은 사람을 열정적으로 만들고, 활기차게 만들며 열심히 살게 만들어준다. 그래서일까 꿈을 포기하고 나서는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으며, 공교롭게도 책까지 읽지 않게 되었다. 취미생활을 하거나 특별히 하는 것도 하는 것도 없이 중학교 3, 고등학교 3년을 허송세월을 하면서 보냈던 것이다.

 

누군가 조언을 해 줄 사람이 있었더라면 다른 꿈을 꾸게 되었을 텐데 다른 꿈을 꿀 생각도 못하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러 보냈다. 그 때 선생님과 가까이 지내면서 상담을 하거나, 좋은 책을 읽어서 다른 목표를 갖게 되었더라면 참 좋았을 것이다. 역시 우리 인생에는 스승과의 만남이나 책과의 만남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그런 만큼 더욱 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아이들을 꿈을 꾸게 하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공부가 필요하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고, 운동을 잘 하거나, 음악 . 미술을 잘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꾸게 하고 미래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소를 물가까지는 데려갈 수가 있지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할 수 없듯이 공부를 억지로 하게는 할 수 있지만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 교육을 시킬 때 어떻게든 꿈을 꾸게끔 안내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시험 성적에 맞춰서 대학과 과를 선택하였다. 하지만 관심이 그곳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았다. 물론 책도 열심히 보지 않았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술도  많이 마시면서 자포자기 상태로 지냈다. 대학교까지의 삶을 돌이켜 보면 뚜렷한 인생의 목표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다. 도피하다시피 군대를 가게 되었다. 제대를 하고 복학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느냐, 지금부터라도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노력하느냐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었다.

 

나는 마침내 인생의 목표를 세워나가기 시작했다. 3학년 때 복학해서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무역회사를 세운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래서 3학년 때부터 그 준비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4학년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였다. 4학년 때 경영정책이라는 과목을 수강할 때 부교재로 한 권의 책이 정해졌다. 얇은 책에 불과했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참 좋은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으며, 확고한 인생의 목표를 세울 수가 있었다. 책이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은 바로 나의 경우를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책은 공생경영의 사상과 실천 (손시영저/우성문화사)이란 책으로 혁명적인 경영원리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서로 도우며 자기 회사처럼 일할 수 있는 무역회사를 세운다는 꿈을 꾸게 되었던 것이다. 그 꿈을 위해서 나는 열심히 공부를 했으며, 회사에 취직을 해서도 무역 업무를 배우려고 노력했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내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꿈을 이루기 위한 연습장이 되었다. 꿈을 꾸게 된 이후로 정말 열심히 살았다. 결국 무역회사를 세우게 되었다. 비록 IMF로 인하여 날개 짓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주저 앉게 되었으나 나는 참으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결과를 두고 보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삶은 꿈과 희망에 차 참으로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IMF로 인하여 사업에 실패하고 좌절하고 낙망하였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책을 통해서였다.

 

책을 읽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책은 나처럼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어렵고 힘든 시절에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인생의 목표를 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고, 모든 사람들이 역경에 봉착하게 되어 책을 읽고 도움을 받아 고난을 딛고 일어서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윤택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인생의 목표를 확고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그 때 한 권의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긴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는 모두 이런 저런 위험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그런 만약의 경우에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독서의 힘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고, 지식 획득의 기쁨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책을 통해서 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은 적도 있다.

 

아버님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다가 퇴원해 집에 계실 때였다. 재수가 없어서 그랬을까 당시에 몇 년 전에 집을 샀는데 준공검사를 마칠 수가 없어서 큰 걱정이었다. 관할 구청이 바뀌는 바람에 빨리 준공을 마치라는 독촉장을 계속 보내왔다. 반신불수가 되어 말씀도 못하시는 상태에서 당신 잘못으로 그런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고 생각하셔서인지 아버님께서 무척 힘들어 하셨다.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자니 너무 안돼 보이셨다. 그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아버님께 효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돌아다녔다. 하지만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허사였다. 도저히 어쩔 수가 없어서 포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되면 금전적인 손해는 또 얼마나 컸을지도 모른다.

 

화가 나기도 하여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어, 서점에 가서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책을 구입하였다. 93년도 무렵이라 지금보다 책값이 훨씬 쌌을 텐데 그 때 한꺼번에 이십몇만원어치의 책을 샀다. 그리고는 가장 관계가 깊은 것부터 차근차근 공부를 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던 차에 해결의 실마리가 될만한 법조문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담당공무원에게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담당공무원이 직권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그 조항을 보여주면서 항의를 하였다. 그랬더니 바로 처리가 되었다. 아는 게 힘이라고 했나, 이렇게 책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우리는 풀기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험으로 독서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이상의 예처럼 책을 잘 읽다 보면 이해력이 커지고 문제해결 능력도 배양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처음에는 취미 삼아 재미있는 책을 골라서 읽으면 된다. 한권 두권 읽다 보면 습관이 들게 되고, 점차 다양한 책을 읽어나간다면 어떤 책이라도 읽을 수가 있을 것이다. 독서습관을 기를 수가 있다면 언제 어느 때고 독서의 힘이 발휘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보다 의미있고 보람있는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얼마나 좋은 책이었길래 그 때 그렇게 크게 감동을 받고 인생의 목표를 정하는데 참고하게 되었나 알고 싶어서 몇 년 전에 그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그런데 역시나 좋은 책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또 어떤 계기가 되면 한번 더 읽어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20만원이나 주고 샀던 책들이 그 때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금도 내 서가에 꼽혀있다. 까만 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말이다. 책은 썩지 않는 한 언제까지고 우리들의 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책으로 인해 인생의 기로에서 방향을 정할 수 있었고, 책을 통해 효도를 다할 수도 있었으니 내게 있어 책만한 벗이 또 있겠는가. 독서의 힘은 참으로 세다 할 수 있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