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로 아이들 교육을 지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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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No, 책읽기 Yes
우리 아이들은 과외를 하지 않는다. 학원에도 다니지 않는다. 대신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 학교 공부가 뒤떨어지는 과목이 있으면 그 과목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다. 독서를 통해서 학교 공부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큰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이고, 작은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중학생인 딸 아이는 학원에도 다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외도 전혀 하지 않는다. 6학년 아들은 학습지를 하나 하고 있다. 수학 과목을 하고 있는데, 그만 두라고 종용을 하고 있다. 학원과 과외의 완전한 추방에 유일한 오점이다. 아들은 깊게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서 학습지에 의존하려고 하는 것 같다.
<베컴 한국 방문시 축구게임 구경을 가며 전철에서 책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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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무슨 배짱으로 아이들을 학원에도 보내지 않고 과외도 시키지 않냐고 궁금해 할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공부만 잘 하는 기계로 키우고 싶지가 않다. 비록 공부를 좀 못하더라도 감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해 주고 싶다. 시험을 잘 못 봐도 좋으니 책 읽는 것은 빼먹지 말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제 매일 조금씩 책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시험기간 중에도 책을 읽는다. 아이들이 동의하기만 하면 고등학교 때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읽게 해주고 싶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한 것도 오래 되지는 않았다. 딸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책을 본격적으로 읽게 했다. 초등학교 때에는 공부를 하라거나 책을 읽으라고 간섭하지 않았다. 마음껏 뛰어 놀게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에게 책을 몇 권 선물했다. 책을 좀 읽게 해 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선물한 책도 빨리 읽지를 않았다. 그래도 좋았다.
어느 날 집에서 가만히 아이들을 살펴보니 TV를 너무 많이 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TV 보는 시간을 줄여주려고 책을 1시간 읽어야만 TV를 30분 볼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이 하루에 한 시간씩 책을 읽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1시간씩 책을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TV보는 시간이 줄었다. 그러다가 일주일에 책을 1권씩 읽는 것이 어떠냐고 권하게 되었다. 사실 하루에 1시간씩 책을 읽는 것이나 1주일에 책을 한 권씩 읽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하루에 1시간씩 책을 읽는 것이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다. 대개 아이들이 읽는 책은 얇아서 일주일에 나눠서 읽으면 30분만 읽어도 되는 책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흔쾌히 동의를 했다.
<책에 기대어 tv를 보는 딸 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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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로는 독후감을 쓰도록 권유했다. 모든 것이 조금씩 야금야금 진행되었다. 나 자신도 책을 읽고 나서 독후감을 쓰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무슨 책을 읽었는지조차 모르게 되어 그때의 느낌이나마 써두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 독후감을 써오고 있다. 기록으로 남겨두면 유익할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도 권했다. 다만 이번에는 좀 치사한 방법을 동원했다. 독후감을 쓰면 1,000원씩 준다고 했다. 토요일까지 쓰면 1,000원, 일요일까지 쓰면 500원씩 주겠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준다고 생각하고 돈으로 꼬셨다. 그래서 아이들이 작년 5월부터 독후감을 쓰고 있다. 나중에도 읽어 볼 수 있게끔 노트에 독후감을 쓰게 하고 있다.
<사무실에 놀러와서 독후감을 타이핑 하고 있는 성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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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딸 아이가 중학교 중간고사 시험을 보았는데 시험성적이 형편이 없었다. 시험을 못 보았다고 전혀 야단을 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이 되자 시험공부를 조금 했지만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시험 성적을 잘 못 받아와서는 속이 상했는지 딸 아이는 울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딸에게 공부를 잘 하고 싶으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아빠가 도와 줄 테니 같이 해 보겠냐고 물어보았다. 선뜻 그렇게 해 달라고 하여 딸아이와 대화를 나눴다.
딸아이에게 사실을 얘기해줬다. 초등학교 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아서 중학교에 올라가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고, 그리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라고 했다. 공부라는 게 조금 열심히 한다고 금방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효과가 나타난다고 얘기해줬다. 열심히 하면 3학년 때쯤에서야 잘 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같이 한번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한마음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산책을 나갔다. 두 발을 묶고 뛰기를 해 보았다. 잘 따르고 협조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그때까지 아이는 영어학원엘 다니고 있었다. 영어학원엘 다니고는 있었지만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 학원 가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집에 와서 공부하는 걸 보지 못했다. 학원에서 한시간 공부하기 위해서 왔다갔다 하는 시간까지 2시간이나 들어가는 것이었다. 내가 보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차리리 집에서 공부하고 오가는 시간은 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학원을 그만 두는 게 어떻느냐고 물어보았다. 아이는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그 뒤 어느날인가 딸아이는 마침내 학원을 그만두었다. 내가 영어공부를 할 때 들었던 회화 테이프를 꺼내서 매일 듣게 했다. 그리고 매일 단어를 10개 정도를 외우라고 했다. 이것도 시험기간 중에도 꼭 해야 되는 일과였다.
딸아이는 공부습관을 들이지 못했다. 일찍 일어나지도 못했다. 시험 성적은 잘 받고 싶은데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으니 성적이 잘 나올 리가 없었다. 나는 딸 아이에게 시험공부를 하지 말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이는 아직 노는 것을 좋아했고,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 꿈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지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아이를 동기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을 고민했다. 꾸준하게 꿈에 관한 책을 사다가 주었다.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게 금방 생기지 않았다. 그저 조금씩 관심을 갖다가 말 뿐이었다. 그렇다고 억지로 무얼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묵묵히 괜찮다 싶은 책을 사다가 줄 수 밖에.
1학년 동안 성적은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책은 꾸준하게 읽었다. 수학 과목이 어렵다고 할 때는 수학에 관한 여러 가지 책을 사다 주어 읽게 했다. 그 결과 수학 실력이 월등하게 향상된 것은 아니지만 1학년 2학기 때는 100점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책을 읽는 능력을 활용하니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되었다. 1학년 겨울 방학 때는 성적이 저조한 과목을 2과목 선정해서 2학년 교과서를 10번씩 읽게 했다.
<책을 읽는 딸 예지> 책 읽는 사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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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이 된 지금도 딸 아이는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앞으로도 절대 과외를 시키거나 학원에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성적은 중위권밖에 되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부하라고 등을 떠밀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스스로 공부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설령 공부에 취미가 없어서 공부를 하지 못한다 해도 할 수 없지 않은가.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져야 하니깐 말이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확고한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있어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책읽기를 권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일주일에 1권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있다.
나는 책이 정신적인 성장과 진리 추구에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길을 보여주고 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승다운 스승을 찾기 어려운 오늘날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책인 것만은 분명하다. 매와 같이 날카로운 눈을 갖고 대한다면 책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인생에 도움이 되는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가까이 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다. 가능하면 내가 읽은 책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줄 생각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언제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때 책에서 가야 할 길의 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니깐 말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열심히 긋고 있다. 밑줄 긋는 남자라는 책에서처럼 주인공인 밑줄 친 부분을 따라가다가 연인을 발견하듯 아이들이 밑줄 쳐진 책을 읽으면서 인생의 나침반이 될 정신의 징검다리를 발견하기를 희망하면서 말이다.
내가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여주고 싶은 이유는 정신적인 성장이라는 보다 큰 목적이나, 지식을 많이 습득하여 인생에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세속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얻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여타의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큰 기쁨이나 환희처럼 큰 쾌락이 아닐지라도 작은 발견, 가벼운 동감에서 빙그레 미소 지을 수 있는 잔잔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과 존재의 이유를 찾거나 정신적인 성장을 도모하거나 진리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다 의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책을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큰 꿈이 있어도 좋겠지만,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기쁘게 사는 가운데 늘 책을 읽으며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산다면 얼마든지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니깐 말이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는 경제적인 풍요나 명예 혹은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성장과 발전에 있지 않은가.
참고] 윗글은 작년 봄에 쓴 글이다. 아래 글은 오늘 덧붙여 쓴 글이다.
2008-05-25 (일) 17:19 ~ 17:41
요즘도 아이들은 꾸준하게 책을 읽고 있다. 물론 독후감도 쓴다. 하지만 용돈은 주지 않고 있다. 이제 아이들은 용돈을 주지 않아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 습관이 되었다. 책도 집에 있는 것 중에서 자기들이 알아서 골라 읽는다. 어른들이 읽는 책도 잘만 읽는다. 가끔은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싶은 책을 사주지만 그 동안 내가 읽었던 책이나 사다 놓은 책들이 많은데 그것들 중에서 골라서 읽고 있다.
<책상 위에 수북히 쌓여가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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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 성준이는 학습지 마저 끊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학교 공부만 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번 중간고사를 보았는데 성적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더 잘 하라고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해주었다.
이제 우리 집 아이들은 학원에도 가지 않고 과외도 전혀 하지 않는다. 과외나 학원이 없는 청정지역이 되었다. 참으로 행복하다. 나는 아직도 변함없이 아이들에게 공부 잘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꿈을 갖게 해 줄까를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이 꿈을 갖는다면, 필요하다면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에 관한 책들을 사다 주곤 했다.
얼마 전에 우연히 2008 서울국제도서전을 관람하게 되었다. 관람을 마치고 막 나오려는데 한 출판사 앞을 지나다가 아가씨의 권유로 아이들의 책을 샀다. 2권을 사서 한권씩 선물했다. 그 책을 아이들이 읽고 독후감을 썼다. 아직 마음에 들 정도로 썩 잘 쓰진 못해도 군말없이 책 읽고 독후감 쓰는 아이들이 한편으로 대견스럽고 또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공부는 조금 못해도 말이다. 아이들이 쓴 따끈따끈한 독후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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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아이들이 쓴 독후감을 읽어보았다.
늦은 저녁을 먹고 노트북을 켜서 딸 예지에게 타이핑을 하라고 했다. 오늘 휴일 일기를 쓰는데 덧붙이고, 독서에 관한 글에도 추가를 하려고 그런 것이다. 지난번 2008 서울국제도서전을 관람하다가 뜨인돌 출판사에서 책 2권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는데 지난주에 읽은 것이다. 다들 책이 좋았나 보다. 새삼 책을 권해준 아가씨가 고마웠다.
<좌측이 예지, 우측이 성준이 독후감 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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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예지는 중학교 3학년이다. 공부하기 보다는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하며, 유머있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책 제목: 노트 한 권으로 대학가기 지은이: 이지은
출판사: 뜨인돌 페이지: 148
읽기 시작한 날: 2008.05.19 다 읽은 날: 2008.05.23
작성자: 김예지
‘노트 한 권으로 대학가기’를 읽고나서
아빠가 사온 책인데 재미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노트 한 권으로 대학을 간다니! 정말 안 읽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역시 공짜로 대학에 갈 수는 없다. 필기를 절대 대충해서는 안된다. 보통의 노트정리가 아닌 위대한 노트가 되도록……!
필기의 위력은 대단하다. 필기는 수행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실력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 또 우리 학생들이 아는 잘못된 필기 습관 3가지는? 첫 번째, 작년에 쓰던 노트는 버린다? 두 번째, 시험 때 친구 노트를 빌린다고? 세 번째, 필기는 학교에서만 한다고? 난 이 세 가지를 모두 해왔다. 그리고 예습할 땐 연필로 하는 것이 좋고, 복습은 색깔 펜으로 하는 것이 좋고, 수업은 볼펜으로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한다. 오답노트를 제출하기만 한다면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오답 노트에 아무거나 쓰지 말고 자신있게 풀었는데 어이없게 틀린 문제를 쓰는 것이 좋다. 또 오답 노트는 시험 직후에 만들 것! 각 과목에 맞는 특성 대로 노트 필기를 하는 것이 좋다. 영단어 암기 노트는 나만의 단어장을 만들어라. 수학 노트를 만들려면 하루 30분으로 수학과 친구가 되고, 연습장엔 문제 풀이의 흐름을 적고, 취약한 부분은 개념 노트에 정리하고, 공식 노트로 공식과 단위를 한번에 정리하자. 탐구 과목은(사회, 과학) 비교 노트로 기억력을 강화하고, 이미지 노트로 쉽고 빠르게 이해하는 것이 좋다.
모든 학생은 성적을 올릴 권리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말했듯이 왠지 공부를 하고 싶어진다. 빨리 이 책에 나온 내용 그대로 실행하고 싶어진다. 빨리 오답노트도 만들고 싶어지고, 수학도 개념 노트, 공식 노트 만들어서 공부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어서 공부를 해야겠다.
좋은 책을 잘 사주었나 싶었다. 책을 읽어서 행동으로까지 움직이고 싶다면 그 책은 독자를 제대로 설득한 것이 아닌가.
<2008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뜨인들 출판사에서 구입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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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성준이의 독후감도 보자. 성준이는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중학교에 새로 사귄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낸다. 책을 읽으면서 느낌을 잘 잡는 것 같다.
책 제목: 티모시의 유산 지은이: 시모도어 테일러
출판사: 뜨인돌 페이지: 180
읽기 시작한 날: 2008.05.19 다 읽은 날: 2008.05.23
작성자: 김성준
‘티모시의 유산’
필립이란 아이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 당시 독일이 전쟁을 일으켜 세상이 떠들석하였다. 필립의 가족은 미국 캘리포니아 쪽에서 살고 있는 화목한 가족이었다. 하지만 전쟁으로 필립의 가족은 카리브해 쪽으로 이사를 왔다. 그러나 몇 달을 살다가 다시 미국으로 놀러가던 중 독일군에 어뢰를 맞아 배는 부서지고, 필립은 엄마를 잃고 기절을 했다.
일어나 보니 티모시라는 까무잡잡한 인상 좋게 생긴 배불뚝이 아저씨가 있었다. 티모시는 필립에 딱한 사정을 알고 그를 보살펴 주었다. 섬에 가서 먹여주고, 사냥하는 방법을 알려주고(아참! 필립은 사고로 두눈을 잃게 됨), 앞을 볼 수 없어도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마치 친 아빠 같았다. 그리고 얼마 후 섬에 큰 폭풍이 불었는데 필립을 지켜주기 위해 칼바람을 자신의 몸을 바쳐 대신 맞아주었다. 결국 티모시는 죽고 말았다.
나는 이 장면을 볼 때 울뻔 했다. 친 아빠도 아닌데 자신의 몸을 바쳐서 필립을 살려주고, 결국 필립은 구조가 되었다. 내 생각에는 티모시는 천사인 것 같다. 길을 잃은 어린양인 필립을 구원해주기 위해서 하늘에서 내려 왔을 것이다. 앞을 볼 수 없는 필립은 티모시(천사)로 인해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성인이 되었다. 만약 내가 필립이었다면 앞을 볼 수 없다는 서러움과 막막함에 갇혀서 눈물로 밤낮을 보냈을 텐데. 어쨌든 이 책은 내게 너무나 큰 재미와 감동과 깨달음을 선사해 준 소중한 책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공부보다는 사람이 먼저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 공부야 열심히만 하면 누구든 잘 할 수 있지만, 사람다운 사람은 어려서부터 성품을 잘 기르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가 이루시루 이야기한다고 바른 도덕심과 양심을 가꾸지는 못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깨달으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늘 책을 읽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규칙을 잘 지키면서 책을 잘 읽는 아이들이 자랑스럽다. 더욱 많은 책을 읽으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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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사람은 행복하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이 예쁘다. 마음이 예쁜 사람은 외모도 예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