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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자장 엄마 품에
임동권 글, 류재수 그림 / 한림출판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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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줄만한 그림책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집어넣는 책이 바로 <자장자장 엄마 품에>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자장노래를 모아서 류재수님이 그림을 그린 책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강렬한 색상과 유화물감을 여러번 덧발라 만든 것 같은 재질, 붓자국 등이 엉켜서 이루는 화면이 정신없게 느껴졌고, 글이 첫 눈에 잘 들어오질 않았다.

그런데 아이에게 여러번 읽어주다보니 강렬한 그림이 오히려 아이에겐 눈에 확 띈다는 것을 알았다. 또 엄마와 아기, 잠자는 여러 동물들, 울타리 안의 초가집 등의 그림이 자장노래의 분위기에 잘 맞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4.4조로 이루어진 노래들은 흥얼흥얼 읽다보면 한번도 이런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음에도 가락을 붙여서 읽게 된다.

우리나라 그림책만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책으로 꼽고 싶다.
 

199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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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문학> 과제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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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은 첫 눈에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자신감이 가득 찬 얼굴로 옆을 보고 있는 수탉의 표지그림부터 그 이전에 나왔던 우리나라 그림책과는 다른 맛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인생과 가족의 의미를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어서 어른들이라면 모르지만 과연 아이들도 이 책을 좋아할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이 책을 대하는 아이들은 화려한 그림에 반하는 듯 하다.

사실 나는 <세상에서...>의 글(이호백)보다는 그림(이억배)에 훨씬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힘'으로 세상에서 1인자가 된다는 내용이나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을 젊은 암탉들이 졸졸 따라다닌다는 표현은 가부장주의적인 냄새를 짙게 풍기고 있어서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사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고민하게 했다. 또 아들 딸 손주가 잘 자랐으니 지금도 세상에서 제일 힘센 -물론 행복할 수는 있지만- 수탉이라는 대목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이 책의 줄거리가 마치 IMF 이후에 직장에서 밀려난 우리 사회의 아버지들 이야기 같다며 매우 마음에 들어하기도 하지만, 내게는 반대로 여기저기서 들고 일어난 '아버지/남자 기 살리기' 캠페인 같은 느낌이 들어서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글에서 이처럼 상반되는 두 가지 생각(가족사랑 대 가부장주의)이 드는 반면 이억배님의 그림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우리나라 단청이나 민화의 느낌이 짙게 풍기는 색채나 힘과 멋을 풍기는- 특히 닭벼슬이나 꼬리털을 볼 때 느껴지는 - 수탉의 그림은 글 없이 그림만 봐도 흡족하다. 또, 수평아리가 친구들과 싸움을 하는 장면이나 수탉의 손주들이 말타기를 하는 장면, 기차놀이를 하는 장면은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수탉이 술꾼이 되어 곤드레만드레 하는 장면이나 마지막의 환갑장치 장면에서는 줄거리와 관계없이 구석구석을 찾아보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런 재미는 이후 작품인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이억배님 특유의 유머감각이랄까?

이 책에서 또 한 가지 특기할만한 것은 대부분의 그림책에 쓰이는 하드커버 제본이 아니라 소프트커버 제본이라는 점이다. 사실 어른들은 책을 사 줄 때 오랫동안 보았으면 하는 생각에 하드커버 제본을 선호하는 편이지만(나 또한 예외가 아님), 우리 아이부터가 가볍고 펼치기 쉬운 이 책을 훨씬 좋아한다.

어쨌든 <세상에서...>는 '정성스럽게 만든 우리 그림책'이라는 말에 부끄럽지 않은, 멋진 그림책이다.


199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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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문학> 과제
 
괴물들이 사는 나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
모리스 샌닥 지음,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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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이들 이야기라 하면 귀엽고 예쁜 존재로만 그리는 책이 많지만, 엄마들이라면 다 느끼는 것처럼 살아있는 아이들은 절대 예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떼쓰고 고집피우고 반항하고... 이 책의 주인공 맥스도 그런 아이들 중의 하나이다. 엄마에게 대들다 방에 갇힌 맥스는 꽉 막힌 자기 방을 벗어나서 무서운 괴물들(마음 속에 있는 나쁜 생각들의 상징일까?)과 함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즐겁게 지내지만 곧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그리워져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1963년에 출간되었을 당시, 미국의 교육학, 어린이 문학, 어린이 심리학의 권위자들은 괴상망측한 괴물들과 말 안 듣는 아이가 나오는 이 책이 예쁘고 귀여운 어린이 세계를 모반했다며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행동을 하는 맥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누구보다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데서 이 책의 진실성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현실 세계와 환상 세계를 그림의 구성으로 교묘하게 나누어 표현하고 있다. 맥스가 장난을 치는 책의 시작 부분에서는 글은 왼쪽, 그림은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림은 엽서 크기만하다.

그림의 크기는 점점 이야기 속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커지다가 맥스의 방이 세상 전체가 되는 부분, 즉 현실 세계에서 환상 세계로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그림이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운다.그리고 바다를 항해하는 부분에서는 왼쪽 페이지까지 그림이 넘어오더니 괴물들을 만나는 장면에서는 글이 양쪽 페이지의 아래쪽에 위치하고 그림 또한 양면에 걸쳐 펼쳐진다.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맥스와 괴물들이 소동을 피우며 노는 부분은 여섯 페이지(즉, 세 펼침면)에 걸쳐 글 없이 그림만 가득 그려져 있다. 그리고 다시 그림은 점점 작아져서 마지막 장에서는 그림 없이 '저녁밥은 아직도 따뜻했어.'라는 구절로 끝맺는다.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을 때 엄마 말에 반항하고 장난을 치는 맥스의 모습에 우선 즐거워하고(자기와 같다는 동질감?), 괴상망측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괴물의 생김새, 맥스와 괴물이 춤추고 나무에 매달리고 행진하며 노는 장면을 매우 재미있어 한다. 사실 '괴물'이라고는 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고, 또 소를 닮은 괴물, 새를 닮은 괴물들이 등장하여 아이들에게 친숙함을 주는 듯 하다.

환상그림책을 얘기할 때 이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책을 읽어보니 과연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환상 세계가 어색함없이 잘 연결되는 이야기에서 생활그림책이나 옛이야기 그림책과는 또다른 맛이 느껴진다. 흔히 '꿈'을 매개체로 해서 아이들이 환상 세계에서 놀다가 깨어나보니 꿈이더라는 식의, 틀에 박힌 환상그림책이 아닌, 좀 더 넓은 상상의 세계를 다룬 우리나라 그림책이 새삼 더 기다려진다.


199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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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문학> 과제
 
사이퍼 12 - 완결
나리타 미타코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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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손을 댔다가 이것저것 씹어가면서 읽게 하는 힘에 끌려서 엿새 동안이나 붙들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뉴욕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해서 10대들의 만남, 학교생활을 그린 잔잔한 학원물-마치 TV 드라마를 연상하게 하는- 같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주인공들의 심리에 푹 빠져들게 하는, 가볍지도 않지만 내내 어둡지도 않은.... 어쨌든 묘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서로에게 서로만이 존재를 허락한 단 한 명의 상대'였던 쌍둥이 형제 시바와 사이퍼가 타인들과의 부딪힘을 겪으면서 자신들 스스로를 가두어둔 껍질을 깨고 성장하는 이야기. 큰 기둥줄거리는 두 형제의 내면의 성장이다. 대인관계에서나 심리적으로나 폐쇄적인 생활을 하던 시바와 사이퍼 사이에 아니스라는 타인이 끼어들면서 쌍둥이 사이는 조금씩 분리되어가는데 서로 독립을 원하면서도 떨어져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 마음이 절묘하다. 꼭 이들과 같은 관계가 아니더라도 부모-자식간이나 부부 사이, 친한 친구 사이에서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그런 감정말이다.

쌍둥이의 한쪽에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갈라지기 시작한 사이는 이윽고 큰 사건으로 인해 시바와 사이퍼의 헤어짐으로 이어지고 둘은 그동안 반쪽씩 맡아왔던 삶을 완전하게 껴안는 새로운 경험에 허우적거린다. 시바와 사이퍼가 각각 사귀게 되는 친구 알렉산드라와 하루 또한 남들에게는 잘 보이려 하지 않는 자기만의 마음의 짐을 갖고 있다. 사이퍼의 룸메이트 하루는 친구를 가깝게 사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알렉산드라는 너무나 예쁜 외모 때문에 늘상 여자로 오인받는 것에 대한 강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다들 혼자서는 벗어버리기 힘들었던 짐을 서로 마음 속에 친구가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면서 때로는 기대고, 때로는 부딪히며 서서히 깨뜨려가는 모습에 과거의 내 모습이 겹치면서 울컥하리만큼 마음을 적셨다. 이런 심각한 이야기와 겹치는 다른 편에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해서 10대 시절에 있을 수 있는 여러가지 잔잔한 에피소드가 잔가지로의 재미를 톡톡히 준다. 단순한 친구로 생각했던 사이에서 남/녀를 의식해 가면서 생기는 미묘한 감정 변화라든가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장면들 같은.

또 작품 초반부 그림을 보면 인체비례나 균형 등은 잘 맞지만 어딘가 좀 엉성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아름다워져서 그것 또한 맘에 꼭 들었고.

성장소설, 심리묘사가 탁훨한 작품을 원하시는 분들께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200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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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텔 만사동 가입과제
 
끝없는 이야기 1
미하엘 엔데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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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책이나 거울 등을 통해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것은 동화뿐만 아니라 만화나 영화에서도 자주 쓰이는 구성이다. 그러나 이 흔한 구성을 탄탄히 붙들어 주는 것은 책과 바스티안의 관계이다. 바스티안은 평소에도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걸 즐기고 자신이 머물러 있는 시간과 장소를 잊을 정도로 책에 빠지는 아이다. 그런 그에게 책은 단순한 매개물이 아니라 만남과 동시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물건인 것이다. 우연히 만나게 된 책에 그냥 빠지는 것이 아니다.

바스티안이 처음 환상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순수하게 어린 왕녀와 환상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환상계에서 바스티안은 한 가지 소망을 이루면 또 다른 것을 소망하게 되고 아름다움이나 강함, 용기를 모두 얻고 난 후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탄 받는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를 해 주는 친구 아트레유를 버리고 끝내 환상계의 황제가 되어 모든 것을 손안에 두고 싶어한다. 이러한 바스티안의 모습은 끝없는 상승 욕망에 시달리다가 끝내는 목적과 수단이 뒤집히곤 하는 우리의 평범하고 어리석은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나 환상계에서 하나의 소망을 이룰 때마다 바스티안은 현실세계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잃는다. 모든 것을 잃고 이름마저 잃는 바스티안의 이 모습 또한 헛된 망상에 빠져서 현실을 잃어버리는 우리네 모습을 풍자하는 내용일 것이다.

어린 왕녀가 바스티안에게 건네준 표식에 씌여있는 네 뜻대로 행하라는 말은 자유를 가장한 방종을 뜻하는 게 아니며, 네 뜻은 바로 참된 의지이며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가장 깊은 비밀이다. 이것을 알기 위해 환상계에서 자신의 모든 기억을 잃었다가 다시 태어난(정신적으로) 바스티안은 이미 이전의 바스티안이 아니다. 내면적으로 한 계단 훌쩍 뛰어오른 것이고 현실 세계로 돌아와서는 아버지와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바스티안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용감하고 영리한 존재로 그려지는 아트레유는 사실 바스티안의 또다른 모습이다. 자기 내부의 참 본질을 보게 된다는 마술 거울 속에서 아트레유는 바스티안의 모습을 본다. 바스티안이 그릇된 길을 갈 때 그와 맞서게 되는 아트레유의 모습은 바로 바스티안 속에서 갈등하는 마음이다.

환상의 의미, '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 <끝없는 이야기>는 그런 책이다.


200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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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etant 2011-09-2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도연 외국동화분과 발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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