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그날의 기억
차크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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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크님의 <목요일, 그날의 기억>.

올라오는 리뷰들마다 평이 좋아서 기대가 됐어요.

작가님의 선물로 받은 책. 소풍으로 온몸이 경직되어있었는데 어젯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스튜디오 SOO의 팀장을 맡고 있는 서른 살의 이서현 씨.

팀장이란 직함처럼 똑부저리게 일도 잘하고, 예쁜 얼굴에, 착하기까지 한 그녀.

그러나 그녀는 시간이 부족해요.

회사 일을 하고, 퇴근 후에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병행 중이죠.

그건 모두 가족이라는 이유때문이에요. 어릴 적 빚만 잔뜩 남기고 사라져버린 아버지때문에 어릴 때부터 엄마와 서현은 닥치는대로 일을 했었죠. 빚을 거의 다 갚고 연립 주택을 장만했을 때쯤, 이제는 쉬어도 되겠구나 싶었던 그들의 가족에게 어머니의 페암선고가 내려졌죠.

사는 내내 고생고생만 하던 어머니를 이대로 보낼 수가 없어 치료를 진행하는 서현. 어머니의 병원비로 집을 월세로 돌리고, 잠을 줄이고 이것저것 안해본 일이 없어요. 아무리 일을 해봐도 밑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일까요? 이제는 조금씩 지쳐가는 서현 씨.

여느때와 같이 퇴근 후 대리운전 알바를 하는 중, 마지막 손님을 받았죠.

이 손님만 보내고 병원에 들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쯤 아는 척을 해오는 손님, 최지환.

 

유원그룹의 막내 아들, '유진'의 대표, 이혼남인 최지환.

죽마고우인 SOO의 조희수 이사를 만나러 갔던 스튜디오에서 서현을 보고는 관심을 보이는 지환.

자신의 친동생같은 서현에게 행여나 귀찮게 할까봐 지환에게 서현을 건들지말라는 경고를 하는 희수였지만,

생전 친구인 희수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던 지환은 그날 이후로 여러 개의 일들을 SOO에 맡기게 되요.

그리고 그 일을 맡게 된 서현. 공적으로 만나게 된 서현은 다른 여자들처럼 자신에게 추파를 보내지도 않으며, 항상 똑부러지게 일을 처리하고,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게끔 철벽수비를 하고 있는 여자였죠.

그러던 어느 날, 술자리를 파하고돌아가는 길, 대리운전을 하겠다고 온 한 여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운전을 하는 그 여자가 눈길이 가고, 헤드라이트 불빛에 밝혀진 얼굴, 요즘 들어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는 여자, 이서현.

 

그렇게 공적으로만 만났던 두 사람은 사적인 일로 만나게 되죠.

회사에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고 있는 서현의 상황을 알게 되고, 계약을 제시하는 지환.

그녀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지환은 서현을 갖는다.

달콤하 제안이라 할 수 있었죠. 힘든 상황, 지환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어머니와의 시간을 갖는다는 거.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얻는 게약. 비밀엄수라는 조건.

그리하여 매주 목요일은 계약의 조건으로 그들이 만나는 날.

이 계약 지속된지 어느 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그저 경제적인 도움을 받겠다고 시작했던 그들의 계약, 그러나 1년이란 시간동안 일주일 중 하루의 시간을 공유했던 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동생을 유학 보내고 여유가 생기자 서현의 마음에 저도 모르는 사이 지환이 조금씩 들어왔던가 봅니다.

지환 역시 처음의 시작은 서현을 보며 다른 사람을 찾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오로지 이서현만을 생각하며 일주일 중 목요일 단 하루가 아닌 매시간을 공유하고 싶었던 거겠죠.

그런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거.

그 동안 두 사람을 방해하는 요인들도 등장하지만 서현 특유의 무심함과 의연함으로 위기를 넘기지만, 지환 전처의 얼굴과 닮았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지환을 사로잡았다는 말도 안되는 악담 등에 힘들어하다 결국 지환의 곁을 떠나게 되죠.

 

이제서야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여 같은 길을 가려나 했는데, 서현이 상처를 받고 미국으로 떠났을 때, 그 서현을 잡지 못하는 지환에게 분통이 터졌어요. 아니 처음부터 말을 했었야지.. 왜 바로잡지 못했었나.. 지환이 참 미웠더랬죠. 미국으로 서현이 떠난 후 좀 더 빡세게 굴려줬었으면 했는데 작가님 마음이 약하셨는지 금방 풀어주더라구요.

재벌 3세 미남이지만 이혼남인 지환, 그에 비해 가난하지만 유능하고 예쁜 서현. 세상은 참 불공평해요. 역시나 돈이 최고인가봐요.

서현으 입장에서 책을 읽으니 지환이 참 미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거.

서현에 대한 감정을 깨닫고는 서현을 괴롭히는 악의 무리들을 깔끔하게 제압하는 이 남자.

역시 남자는 박력이 있어야해..

 

19금 꼬리표가 달리지 않았지만 비교적 많은 씬들, 그러나 거슬리지 않고 그 장면들로 지환과 서현의 심리와 서로를 향한 감정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잔잔하지만 조근조근 제 마음을 자극하는 책이었어요.

차크님 책은 처음인데, 어떤 글에서 차크님 작품 중 목요일, 그날의 기억이 최고라는 문구를 봤던 것 같아요.

저도 좋았어요. 그래서 작가님의 전작을 찾아볼까 하는데 이 말이 좀 걸리네요.

그래도 궁금하니까 찾아봐야겠지요? 

역시나 저는 무심하지만 똑부러지는 성격의 여주인공을 좋아하는가봐요. 서현의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어디 이런 여주인공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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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닉스
비연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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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님의 신작 <오닉스>

사실 비연님 작품은 로맨스를 시작했을 때쯤 읽었던 메두사라는 작품이다.

그 당시 소유욕의 끝을 보여주는 남주인공으로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제대로 읽은게 없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현대물이라는 반가운 소식과 책을 받고 곧바로 읽기 시작했죠.

 

밤새 읽었던 오닉스.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렸음에도 다시 그녀를 보고 반하게 되는 남자.

기억을 잃은 남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사뭇 기대가 되었는데요.

 

미로 리조트 그룹의 후계자인 32살의 한재혁. 그룹 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경주에 내려오게 된 그는 자신이 예약한 룸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로 호텔 측에 컴플레인을 걸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라온 객실 담당 매니저인 여주인공 라은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들의 첫 만남, 아니, 재회.

28살의 호텔 객실 담당 매니저로 4년동안 일해온 라은은 룸에서 재혁을 보고 놀라 기절을 하고 말아요.

그런 그녀를 자신의 룸에서 정신을 차릴 동안 옆을 지키는 재혁.

처음 보는 그녀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자신을 피하는 라은에게 예전 자신과 어떤 관계였는지 궁금증과 함께 그녀에 대한 호기심? 아니, 욕망을 느낀 재혁.

그 후, 걸핏하면 컴플레인으로 그녀를 자꾸만 불러들이는 재혁.

 

라은은 재혁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8년 전, 모진 말로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버렸던 재혁과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거죠.

아무리 피하려 해도 그는 고객이고, 그의 호텔 생활에 불편함을 없애주는 호텔리어로써 매번 그에게 가는 라은.

8년 전, 자신을 모질게 내치며 다시는 아는 척 하지 말라고 했던 그가 적극적으로 아는 척을 해오며 못된 방법으로 자신을 자극하는 재혁이 너무나 미운 라은.

결국 호텔에 사표를 내는데요.

그러나 재혁은 8년 전, 라은이 알던 그 재혁이 아니에요.

재혁은 교통사고로 사고 전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 재혁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과거의 다정한 재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는 아무 기억도 할 수가 없어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자신의 예전의 모습.

재혁은 결국 거울을 볼 수가 없게 되었어요.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바라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기에.

현재 재혁은 정말 못된 사람이에요. 자꾸만 못된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고, 화를 내게 만들고, 라은의 주변 사람을 괴롭혀 결국은 라은을 자신의 곁에 두게 되죠.

 

재혁의 상황이 이해가 되요. 아무런 기억이 없는 백지 상태. 25살에 어린 아이처럼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가야하는 상황, 주변 사람들의 기대. 재혁은 참 많이 힘들었을 거에요. 그 결과 여러 종류의 약을 소지하면서 때때로 자신을 엄습하는 두려움과 고토을 이겨내고 있었어요. 제가 만약 모든 기억을 잃었다면, 재혁처럼 다시 재기할 수 있었을까? 아니, 아마도 나약하게 무너져버렸을 거에요.

재혁이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까웠어요.

 

다시 함께하는 두 사람. 그러나 쉽지는 않아요.

재혁의 주변 사람들에 의해 방해를 받죠. 서윤주 씨와 박소영 씨.

사실 초반에 등장하는 서윤주 씨의 습관인 녹음하기가 이 책에서 뭔가 중요한 key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습관은 사실 특별하잖아요. 역시나, 무서운 도구였더라고요.

스무 살의 라은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어요. 제가 그 상황이었대도 저도 그렇게 당할 수밖에 없겠구나.

사람이 그렇게 잔인해 질 수도 있구나. 서윤주와 박소영의 악행에 혀를 내둘렀네요.

메두사의 남주인 류신에 비하면 집착과 소유욕에서 한참 밑인 재혁이지만, 오닉스를 통해서 라은에 대한 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정열, 부부간의 화합, 행운을 상징하는 보석인 오닉스로 만든 발찌와 팔찌. 라은에게 선물한 발찌는 자물쇠를 달았다는 점이 독특한대요.

이로써 라은을 향한 재혁의 마음을 알게 되었어요.

 

<오닉스>,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책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다 읽고 나서는 뭔가 허전하더라구요. 뭐지 뭐지?

그들의 달달함은 조금 부족했지만 임신을 한 라은의 모습에서 행복하구나 라는 해피엔딩을 맞이했지만 조금은 아쉽네요.

다시 읽기 되면 허전한 마음이 가실까요?

읽기 전부터 기대치가 높았던 터라 이런 기분이 드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메두사같은 강렬함을 원했던 걸까요?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네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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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의 품격
이아인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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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의 품격, 제목이 참 거창한 듯 하다.

소개글에 끌려 무작정 구매하게 된 책.

이아인 작가님의 3번째 책인데 저는 처음 접하는 책이었어요.

 

읽으며 S방송국에서 얼마전까지 방송됐던 '짝'이라는 프로그램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작가님 역시 후기를 보니 그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여주인공 28살의 방문 미술 교육 강사인 박선우 씨는 몇 년동안의 그 생활에 지쳐있는 상태이고, 좀 더 나은 곳에 취직을 하기를 원해요.

그 때, 이모에 의해 짝 찾기 프로그램인 '맞선의 품격(이하 '맞품')'에 지원하게 되죠.

맞품에 출연해서 커플이 되지 않아도 스펙 짱짱한 사람들과 인맥을 만든다면 좋은 곳에 취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원에 동의하게 되요. 그러나, 서울의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집안이 빵빵한 것도 아닌 그저 그런 대학을 나와 방문교사를 하는 그녀는 스펙이 짱짱하지 않아요.

그러나 담당 피디와의 면접 이후 그녀는 맞품에 출연하게 되요. 그녀는 바로 왕년에 아이돌 그룹 <포이즌>의 리드보컬이었기 때문.

 

남주인공 34살의 K&Y 의류 브랜드 미국 본사 부사장인 정수현 씨, 소위 스펙 짱짱하다는 사람이에요. 몇년간 몰아쳐 일을 하다가 한달 동안 한국에 휴식차 와있는 상태에요. 그런 그에게 사촌 형에게서 연락이 와요. 맞품에 출연해 달라고.

그러나 자신의 휴가를 방해받고 싶지 않은 그는 단호하게 거절하죠. 그런 그에게 사촌 형은 하나의 소식을 전해줍니다.

맞품에 10년 전 자신이 한동안 푹 빠져있었던 아이돌 그룹 <포이즌>의 빅토리아가 출연한다는 것! 그리하여 맞품에 출연하게 된 수현.

 

본격적인 촬영을 하기 위해 합숙을 하게 된 맞품 출연자들.

좋은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곳에 취직을 했으면하는 목적으로 맞품에 출연하게 된 선우 씨는 그저 조용하게 있다가 집에 가고 싶어하는데, 그녀의 그런 마음와 달리 그녀는 '맞품 38기'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 되고 말았네요.

조용히 이 합숙생활을 끝내고 싶은데 여자 출연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핸섬 가이 정수현이 자신에게 관심을 표하니 이거 미칠 노릇이에요.

수현은 빅토리아에 대해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합숙소에 들어왔는데 조용한 듯 남들보다 반 보 뒤에 서 있는 선우에게 눈길이 가게 되고 처음부터 선우를 콕 집어 관심을 표현하죠.

첫날부터 얼떨결에 스태프들에게 선수커플로 불리우는 두 사람.

선우 씨는 자꾸만 밀어대고, 수현 씨는 끊임없이 대쉬하고.

맞품 합숙소의 생활은 재미있게 읽었어요.

 

결국 수현 씨의 마음을 받아주며 맞품을 끝맺게 된 선우.

일주일 동안 자신의 스케쥴을 맞춰주며 다정다감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수현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는 한편 부담스러워하고 결국 최종선택에 안나가고 말아요.

그로 인해 끝날 것 같던 그들의 인연은 수현이 다시 연락을 하면서 이어지는데요.

이 뒤의 내용은 참 재미가 없더라고요.

중반까지는 이 책이 왜 19금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으나 후반부에는 그렇군 19금이군... 했어요.

정수현 씨 스펙도 좋고 성격도 활발해서 좋은데 너무 19금 쪽으로만 나가려는 경향이 있더군요.

선우 씨만 보면 못잡아 먹어 안달... 아 너무 이쪽으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니 몰입이 안되더라고요.

후반부에 선우 씨가 다시 가수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두 사람의 이야기보다 너무 그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지루하더라고요.

만나기만 하면 19금...

사실 초반에 과거 1년간의 연예계 생활하다가 상처 받았다고 했던 선우 씨의 말이 있었는데 그때의 그 상처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했고,

합숙소에서의 삼각로맨스도 좀 더 재미있게 진행되었으면 좋았겠다하는 생각도 들었고..

아무튼 다 읽고나니 아쉽더라고요. 초반의 흥미로움이 사라져 버려서 ㅠㅠㅠ

 

더구나 책에 오타가 좀 있어서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어요. 남자의 시점인데 여자의 이름으로 나온다던가의 그런 오타? 이런 걸 오타라고 해야하나요?

처음은 별로였던 여주인공 선우 씨가 대박 성공하고, 처음은 진중한 듯 보였던 남주인공이 가벼워도 너무 가벼워 보인다는 사실.

구매하실 분들은 여러 리뷰들을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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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결혼
해화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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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렌다, 예쁘다, 그리고 부럽다.

읽고나니 절로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을 맴돌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요조 작가님의 <낭만연애>처럼 <연애결혼>도 평범한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커플의 이야기인지라 공감도 되게 재미있었어요.

 

스물여덟의 처자, 윤자령씨.

어느 날 고모로부터 선을 보라는 연락을 받게 되요. 선이라, 썩 내키지 않았으나 자령의 약점인 할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셔서 선을 보겠다고 하죠.

자령은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아버지 손에 자랐거든요.

선 보는 날, 그날은 이슬비가 내리다가 빗줄기가 굵어진 날이었어요.

자령은 카페로 들어가 맞선 남을 기다리고 있었죠.

이윽고 등장한 남자, 바로 남자 주인공 김준필씨입니다.

준필씨는 사업을 하고 있는 한 회사의 사장으로 8살 어린 여동생에 의해 여러 차례의 맞선 경험이 있어요. 이번에도 동생의 닥달에 시달려 맞선에 나오게 되었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항상 차에 상비하고 있던 우산이 없었던 것, 주차장에 차를 받치고 가까운 편의점으로 가는 도중 흠뻑 젖어버렸네요.

우산을 사고 빗길에 도로 사정이 안좋아 약속 시간이 지나버려 서둘러 카페로 향했고, 그 곳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되요.

 

맞선이 처음인 자령씨와 여러번의 맞선 경험이 있는 준필씨.

카페에 들어와 다짜고짜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커피를 주문한 준필씨.

참으로 무뚝뚝한 준필씨에요. 사실 처음은 사람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행동하는 준필씨가 못마땅했어요.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진중한 그의 성격에 매료되고 말았죠.

준필씨는 자신의 늦은 이유에 대해 타박하지 않고 이해하는 자령에게, 직업이나 조건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려는 자령에게 좋은 감정을 느껴요.

처음부터 이 맞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자령은 준필씨와 만나며 어서 이 불편한 자리를 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맞선에 나오기 전 고모로부터 상대방의 정보를 들었으나 흘려들어서 준필씨가 자신의 대해 아무것도 모르냐의 말에 심장이 두근두근 죄책감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배가 고파하는 준필씨때문에 식사를 하는 도중 준필씨로부터 타박을 들은터라 얼른 집에 가고 싶어하는데요.

택시를 타고 가려는 순간 들리는 그의 한마디.

"만나 볼까요?"

 

이렇게 시작한 두 사람.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중매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자령씨.

서로의 조건에 맞춰 결혼하는 사람들이 과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연애를 하고 결혼한 사람들도 헤어지는 마당에 중매결혼 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끝까지 살 수 있을까? 불안해했는데, 준필씨를 만나고 자령은 점점 준필씨에 매력에 빠져들고 말아요.

이제껏 동생에 의해 만들어진 맞선자리에 나가도 별 감흥이 없었던 준필씨는 자령을 만나고 그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껴요.

수줍어 말도 못하고 입술을 오물오물하던 그녀가 어쩔때는 솔직하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모습에 점점 마음이 끌렸던 거죠.

자령과 만나보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생 준희는 그 여자 꽃뱀 아니냐며, 어떻게 오빠같은 사람을 꼬셨을까? 하는 물음에 그는 생각합니다.

준희가 정의한 꽃뱀이란 : 살랑살랑 거리면서 마음에 드는 말만 골라 해대면서 남자 마음 샤르르 녹여가며 사족 못 쓰게 하는, 순진한 남자 돈 빼먹는 그런 여자.

그러나 정작 준필씨의 귀에는 '살랑살랑''샤르르'만 들렸다는 거.

자령과 데이트를 하며 서로의 취향에 대해서 물었는데, 준필씨는 이렇게 대답하죠.

"내 취향은 꽃뱀입니다."

그에 당황하는 자령씨, 자기랑은 거리가 먼 단어이기에..

 

맞선이란 주선자를 통해 남녀가 만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주선자가 상대의 주선자에게 선 볼 사람을 소개하게 될 때 있는 말을 부풀려서 할 경우도 있잖아요.

여기서 자령씨의 정보를 부풀려 이야기한 부분이 나와요.

자령은 그 부분을 알게 되고 나서 고민을 하다가 솔직하게 준필씨에게 고백하고 헤어지려고하는데 우리의 준필씨, 아무렇지도 않다며 딱 한마디 합니다.

"딱 좋습니다."

아아, 이 남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 요조 작가님의 <낭만연애>의 서정우씨가 저의 이상형이었는데, 그와 쌍벽을 이루는 남자가 나타났으니 바로 김준필씨.

말로 표현하지 않을 뿐이지 자령을 생각하는 마음.

만나다 보니 겉으로 흘러 나오지 않는 그의 마음을 점점 알게되는 자령씨.

 

중간에 한번 헤어지게 되지만 헤어진 사이에 서로를 너무도 그리워하는 두 사람.

먼 거리를 날아와 자령을 낚아채는 우리의 준필씨. 안반하고 베기나요?

솔직하게 이야기를 이하며 서로를 좀 더 이해하게 되는 두 사람.

다시 처음부터 연애를 하자고하는 준필씨..

자신이 말을 하지 않아 자령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말에 다시 만나고 나서는 말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이 남자. 참 좋더라고요.

<연애결혼>이 출간된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재미있다며, 종이책으로 꼭 사야지 하는 이야기들이 많아 뭔가 했었어요.

제가 읽었던 해화님의 작품은 <당신의 체온>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구매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준필씨와 자령씨를 안만났으면 큰 일 날 뻔 했어요.

그들이 헤어지고나서 아파할때 저도 같이 아파하고, 알콩달콩 데이트를 할때는 저도 같이 즐거워하고 희노애락을 함께 했어요.

이렇게 설렘 가득한 책을 읽으니 무척이나 옆구리가 시리네요. 어서 준필씨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 동물원 소풍을 갔을 때, 준필과 자령의 러브러브 장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저도, 좋은 감정이…… 들어요."

"딱 …… 좋아요. 저도."

"누가."

"…… 준필 씨요."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얼굴이 그녀의 얼굴 앞으로 다가왔다. 놀라서 뒤로 주춤하자 그가 행동을 멈췄다. 자령이 호랑이 우리 쪽으로 눈짓을 했다.

"호…… 호랑이는 언제 보실 건지."

"아까 봤습니다."

"언제……."

그가 다시 다가왔다. 입술이 닿을 듯 가까워지자 자령의 심장이 정말 터질 것만 같아 조금 더 뒤로 물러섰다.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굳은 채로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자 그가 묻는다.

"뭐합니까?"

"뭘……요?"

"눈 감아요."

"호, 호랑이가 보는데."

"호랑이 이런 거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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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숲으로
김윤수 지음 / 로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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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윤수 작가님의 책은 <그만의 사랑방식> 이후 처음으로 접하는데요.

두번째로 읽은 <너의 숲으로> 역시나 <그만의 사랑방식>의 남주인공이었던 재혁처럼 재벌가의 자제이며,

훌륭한 외모, 그리고 여주인공을 향한 집착적이고 소유욕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여주인공 장채은 올해 30살로 대입 단과학원 강사입니다.

TV에 나오는 재벌가 자제와 평범한 여자와의 로맨스를 보며 콧웃음을 치는, 이젠 각박한 현실에 찌든 30대입니다.

그녀가 이렇게 계속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그녀에게도 상큼발랄하고 반짝반짝하며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죠.

시간을 거슬로 20살로 돌아가 볼까요?

 

봄빛 가득한 대학의 캠퍼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황제그룹 후계자 신유찬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호기심이 동한 채은은 친구들과 함께 그를 보러 경영학과 앞으로 찾아가죠.

재벌가의 자체가 생기면 얼마나 잘생기겠어? 하고 있던 채은은 유찬을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되요.

몇날 며칠을 고민하던 채은은 유찬을 찾아가 고백을 해요. "오빠, 한눈에 반했어요."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곤란하다며 자신은 집안에서 정해준 여자와 결혼을 해야한다는 것.

그러나 당돌한 스무살의 채은은 이 나이에 무슨 결혼이냐며 그냥 사귀는 거죠 라고 반박하죠.

며칠 후, 채은은 유찬과 사귀기로 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유찬.

안하무인 성격에 냉정할 것같았던 유찬은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항상 채은을 챙겨줘요.

그래서 둘은 전혀 싸울 일이 없죠. 그러나 그들이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의견차이가 있긴 해요.

대표적인 것인 경제적인 부분이죠. 재벌가 자체답게 최고급을 선호하는 유찬, 채은과의 식사를 할때도 항상 고급 레스토랑을 가고, 골프를 배우라며 비싼 브랜드의 옷들을 사주고, 사랑의 표현으로 수천만원에 호가하는 팔찌 등을 선물하는 것.

채은은 부담스러워 거절하지만 받아드리고는 말아요.

 

이렇게 계속될 것 같았던 그들의 사이는 2만에 끝나고 말아요.

역시나 재벌가 자체답게 집안에서 태클이 들어온 것. 그에 굴하지 않고 유찬은 채은과 떠나기로 마음 먹지만 그것도 방해받고 말아요. 그 일로 인해 채은과 유찬은 이별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채은은 유찬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날의 진실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8년이란 시간이 흘러 그쪽 세계와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채은의 인생은 유찬과의 재회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요.

그녀는 그쪽 세계와 상관없는 사람이 아닌었던 것. 유찬과는 8년 전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채은은 여전히 유찬에게 속해 있었다는 거..

역시나 김윤수 작가님표 집착적이고 소유욕 강한 남주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찬씨입니다.

유찬과 헤어진 8년동안 임용고시에 떨어져, 신문사에서 떨어져, 공무원에 떨어져 되는 일이 없고, 소개팅 받아 만났던 남자들 모두 재벌가 사람과 만났다는 것을 2~3번 만에 차였던 채은.. 그러나 그것은 모두 유찬의 계략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요.

유찬과 재회로 처음은 죽어라 미워하던 채은은 아직까지도 유찬을 사랑하고 있음 알게 되고, 그의 뜻대로 하기로 하는데요.

<그만의 사랑방식>과 비슷한 전계더라고요. 집착적이고 소유욕 강한 남자와 안돼요 안돼요 되요, 되요 하는 여주.

비슷한 분위기의 이야기라고 들어서 <그만의 사랑방식>의 주인공들과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네요.

 

마지막으로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게 된 두 사람.

험난한 시월드가 예상되었는데요. 현명하게 결혼생활을 이어가는데 채은이가 장하더라고요.

본편은 채은이 시점으로 이루어지고 마지막에 유찬의 시점과 사촌인 유영의 시점이 나와요.

유찬의 심정을 이해하고, 유영의 시점으로는 그들의 결혼생활이 해피엔딩이 되었음을 엿볼 수 있었어요.

 

다 읽고나서는 역시나 김윤수 작가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집착적이고 소유욕 강한 주인공을 만나니 즐거웠네요~

잔잔한 소설만 읽어서 지겨웠다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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