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은빛 숲에 머물고 세트 - 전2권
소하 지음 / 예원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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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물을 어렵고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 베스트 작품은 판타지물이다. 소하 작가님의 바람은 은빛 숲에 머물고 역시 어려울 듯하지만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마법사와 기사, 과연 어떤 에피소드로 날 즐겁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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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 앤 디퍼
이해진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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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으로 출장을 떠나 연락이 되질 않는 애인을 찾으러 스페인으로 떠나는 여주인공 자하. 태양의 도시라 불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사랑을 찾으러 온 그곳에서 애인과는 연락이 닿질 않고, 그가 다른 여자와 함께 호텔을 체크아웃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 사실을 믿기 힘든 자하는 애인이 떠났다는 바르셀로나로 향하는데..

  스페인 W 호텔의 오너인 남주인공 로메오. 호텔 경영자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 아만다는 수시로 로메오에게 유언장을 빌미로 그를 괴롭힌다. 건강상태가 썩 좋지 못한 아만다, 그날도 역시 호텔 상속이 걸린 유언장으로 로메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한다. 그런 로메오 앞에 나타나 어지러운 머리를 더 아프게 하는 여자, 자하. 호텔 로비에 앉아 무작정 애인을 기다린다는 그녀를 다른 때라면 무시하고 지나쳤을 텐데, 한시라도 빨리 눈앞에서 사라져 줬으면 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사라진 애인의 행적을 알려 준다.

 로메오의 쓸데없는 참견이 불러온 일. 자하와 로메오는 뜻하지않게 함께 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새로운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낯선 도시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이어지는 로맨스라기에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다. 연락두절인 애인을 찾아 스페인으로 온 여주인공 자하. 스페인에 도착하면 애인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신의 애인이 다른 여자와 함께 호텔을 체크아웃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그녀에게 그 소식을 전해준 외국 남자. 연락없이 해외출장까지 찾아온 여자친구를 반기는 남자는 없을거라 쓸데없는 참견을 하는 남자, 로메오. 하지만 그 쓸데없는 참견으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

 

자하는 사라진 애인의 연락을 받기 위해서, 로메오는 자하가 잃어버린 자신의 휴대폰 속 메시지를 알게 위해서 두 사람은 달갑지 않은 만남을 이어가야 했다. 길지 않은 시간. 두 사람이 공유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 떠나왔던 스페인에서 다른 남자에게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는 것. 자하의 심경 변화가 나를 설득시키기엔 조금 부족했던 부분이 존재한다. 애인과 만났던 지난 2년이란 시간, 그리고 애인과 연락이 되지 않았던 2달. 그 안에서 느꼈을 혹시모를 감정, 어느정도 감은 잡히지만 쉽게 로메오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은 역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혁은 왜 그랬을까? 작가님이 친절하게 좀 더 설명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자하 이야기에 반해 로메오의 이야기는 친절한 편이다. 그가 왜 그토록 사랑에 회의적이고, 어머니를 미워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자하에게 급속도로 빠지게 되는 점은 역시나 이해 부족. 사랑에 빠지는 것에 장황한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나 1,2,3,4 천천히 흘렀으면 하는데 어느순간 1에서 4로 건너뛴 것 같았다. 그리곤 해피엔딩. 읽는 내내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을 읽기전에 내가 가보지 못했던 낯선 도시에서 국적이 다른 남녀가 만나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의 나이가 30대임에도 불구하고 20대 초반의 어리숙한 이미지의 자하와 자하에게 마음을 표현한 후 180도 바뀌어버린 로메오는 나를 조금 당황하게 만들었다. 자하와 로메오 두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춰 그 주변의 이야기와는 좀처럼 잘 섞이지 못해 아쉽다. 다만 하나는 맞다. 일주일도 안되어 사랑에 빠져 버린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자하와 로메오도 그 못지않게 극적인 사랑을 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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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 블랙잭 1
레이디벅 스튜디오 지음 / 청어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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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을 다닌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당한 여주인공 지윤서. 술에 취해 길을 걷다 쓰레기 더미에 쓰러져 잠이 든다. 그런 윤서를 퇴근하며 발견한 남주인공 히가시. 청담동 고급 회원제 bar 블랙잭의 사장인 히가시는 쓰레기 더미에 쓰러진 윤서를 깨워 보내려 하지만 히가시를 치한으로 오해한 윤서는 히가시의 뺨을 날리는데..
 졸지에 구해주려다 치한 취급 당한 히가시.  길 잃은 새끼 고양이 같은 윤서를 히가시는 블랙잭에 데려온다. 자신을 때린 피해 보상 조로 블랙잭에서 일을 하라는 건데, 윤서 입장에서 한 푼이 아쉽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고급 회원제 Bar 블랙잭. 회원권이 천만 원이고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
사장 유타카 히가시, 바텐더 료와 인영, 주방을 책임지는 민호, 그리고 지윤서. 그들은 어딘가 상처가 있어 조금씩 아픈 사람들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보듬어주면서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

아픔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루하루 사는 게 다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이런 험한 세상에 자기 몸 하나는 자기가 지켜야죠. - 윤서 said."

 

Bar 블랙잭. 히가시와 윤서의 로맨스보다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해서 드라마 같다. 주인공에만 치중하기보다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보여줘서 말이다. Bar 블랙잭의 중심에는 주인공 유타카 히가시가 있다. 일본 태생에 국제 변호사였던 히가시는 블랙잭을 운영하며 바텐더 일도 함께 한다. 그를 중심으로 모이게 된 인영, , 민호. 이 세 사람은 히가시로부터 구원? 도움을 받게 되어 지금까지 함께 한다고 한다. 그리고 히가시의 도움을 받게 되는 사람, 지윤서. 히가시를 제외한 네 사람은 히가시가 주워왔다고 책에서 표현한다.

'BAR 블랙잭' 1권은 블랙잭에서 일하면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히가시를 비롯한 다섯 사람이 어떻게 블랙잭까지 오게 되었는지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가면서 진행된다.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끈끈한 유대관계가 왜 생겼는지 알 수 있다. 각자의 사정을 보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어두운 과거에서 이제는 벗어났지만 아직까지도 과거의 상처로 인해 힘들어 가는 사람들. 그런 그들을 서로가 각자의 방법으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블랙잭 사람들.

  그중 지윤서는 비타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블랙잭에 함께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몇 년을 함께 한 사람들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그녀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힘을 얻고 즐거워한다. 특히나 히가시가 윤서의 등장으로 크게 동요한다. 여자에겐 관심이라곤 없었던 그가 윤서에게 유독 약하다. 힘든 시기를 보내며 이것저것 다 해봤다던 윤서가 안타까우면서 장하구나 생각하면서 이성으로서 마음이 흔들린다. 생애 처음으로 느끼는 설렘. 이제 막 사춘기를 보내는 남자아이처럼 윤서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제 막 첫사랑을 시작하는 히가시와 윤서.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람에서 지고 갈 무게라는 게 있어. 내게 부여된 무게는 그만큼이었던 거지. -히가시 said."

 

'BAR 블랙잭' 2권은 히가시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1권의 배경이 한국이었다면 2권은 배경은 히가시의 본가가 있는 일본이다. 일본에서 유명한 집안인 유타카 가하가시가 왜 그렇게 집안과 엮이길 꺼려하는지 알 수 있다. 히가시를 다시 집안으로 불러들이려는 사람들과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히가시. 그리고 우르르 밝혀지는 유타카 집안의 비밀들.


 2권은 히가시보다 히가시 부모 대에서의 일들로 조금 이야기가 늘어지는 분위기다. 히가시와 윤서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여주려 하니 잘 집중되지 않았다. 블랙잭 가족들의 이야기로도 충분했는데 유타카 집안의 이야기까지 다 보여주려 하니 이야기가 어수선했다. 수많은 일들을 해피엔딩으로 이끌려고 하니 읽는 나도 버거웠다.
 각자의 일로 상처받았던 그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각자의 짝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끝을 맺는다. 블랙잭 가족들 말고 누군가를 믿기가 어려웠던 그들이 각자의 짝을 만난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믿음을 다시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진실한 사랑으로 그들의 마음이 열렸다.


 

 책 두 권에 작가님이 보여주려고 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특히나 2권. 다양한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어 하셨지만 그로 인해 집중하기가 어려웠지만 처음 만나는 작가님의 책이 난 좋았다. 책에 등장하는 노래들을 찾아 듣는 재미가 쏠쏠하고, 히가시와 인영, 료가 만드는 다양한 칵테일이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상처받았던 그들이 조금씩 상처를 회복하고 믿음과 사랑을 찾는 과정이 좋았다.

 웹 소설로 시작했던 책이라고 한다. 웹 소설에 대한 작은 편견이 있었지만 그 편견을 없애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작가님의 다른 이야기가 보고 싶어졌다. 전자책으로 나온 책도 한번 찾아 읽고 싶고, 다음에 나올 종이책도 기대된다. 작가님의 블로그에 가면 이 이야기를 쓰면서 참고하셨던 노래와 칵테일 등을 만날 수 있으니 참고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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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 세트 - 전2권
남궁현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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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헌책방에서, 밤에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스물여덟의 남편 있는 여자, 이자온.
왼쪽 중지에 심플한 반지를 끼고 남편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이 여자는 참으로 미스터리 하다.
2년여 시간 동안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그녀의 삶. 어떠한 이유로 이런 일상을 보내는지 잘 모르겠다.

별 볼일 없는 그녀의 곁을 맴도는 남자, 지건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자온과 다르게 그는 잘 나가는 변호사다. 잘빠진 외모에, 24간이 모자랄 만큼 일들에 파묻혀 지내는 고액 연봉의 변호사인 그가 애닳아 하는 것은 바로 자온이다. 자온과 건영은 8년이란 시간 동안 미적지근한 사이로 지내왔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자온에게 성큼 다가가지도 못한 채로 말이다. 이제 좀 더 용기 내어 자온을 잡으려 하지만 자온은 그를 떠나고 만다.

 

맡은 광고마다 잭팟을 터트리는 아트디렉터이자 네이미스트 최운. 현재 친한 작가인 김두겸과 팟캐스트 '비 오는 날의 초대'를 진행 중이다. 일 열심히 하고 자기 관리 철저한 어떻게 보면 약간 초식남? 어린 시절 행복했던 부모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전원주택을 구매했다. 최근 그가 신경 쓰이는 건 사촌 형이 운영하는 헌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남편 있는 여자 자온이다. 갈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주며 이야기도 통하는 그 여자, 그런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집 옥탑방에서 4주만 지내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결국 운과 자온은 집을 공유하게 되는데..


남궁현 작가님의 책을 읽기 전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뭔가 읽는데 엄청난 기운을 쏟을 것 같은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심호흡을 하고 어젯밤 늦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첫 시작부터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영화와 책 이야기가 마구마구 쏟아진다. 한숨이 쏟아졌지만 최운과 김두겸이 나누는 영화와 책에 관한 이야기들은 나를 즐겁게 했다. 책을 읽으며 읽어야 할 책들과 봐야 할 영화들의 목록이 늘었다는 안 비밀. '더 원'과 '새우깡과 추파춥스'를 읽을 때도 느낀 거지만 작가님은 정말 영화와 문학 부분에서 스펙트럼이 넓으신 것 같다. 또 다른 직업이 혹시 영화평론가가 아닌가 할 정도로!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면서도 진행되는데, 과거에서 현재로 바뀔 때 가끔씩 행간이 붙어져서 헷갈리기도 했다. 소개 글을 읽고는 삼각관계구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인물들이 매력적이다. 스물여덟의 자온은 남자에 대한 불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건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음에도 그의 마음을 받아들지 못했고 장시간을 힘들어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음에도 솔직하게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남자들이 자신에게 못 다가오도록 철벽을 두른 여자지만, 나는 이 여자가 말 못 하게 예쁘게 느껴졌다. 멋진 남자들이 등장하지만 여주인공인 자온이 좋았다.

최고로 운이 좋은 남자, 최운. 어린 시절의 짧은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어릴 적 살던 집을 구매한 운은 사랑에 냉소적인 남자다. 생에 처음으로 좋아했던 여자가 떠나고 상처가 많았기 때문에 감정 소비가 많은 사랑에 냉소적일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 그런데 그에게도 또다시 사랑은 찾아오는데 하필 상대가 유부녀다. 그녀에게 자꾸만 시선이 가고,  마음이 뻗어나간다.  자온과 함께한 한 달도 안된 짧은 시간 동안 운은 자온에게 길들여졌나 보다. 입맛을 길들이면 끝 아닌가. 수년 동안 따뜻한 집 밥을 챙겨 먹지 못한 운에게 맛있는 밥과 반찬을 해주는 자온. 함부로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누군갈 들이지 않는 운이지만 자온에겐 한없이 관대하다. 

혈기 왕성하던 그때 방탕한 시간의 대가는 혹독했다. 뒤늦게 자온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건영은 자온의 마음을 얻지 못 했다. 항상 자온 곁을 맴돌지만 자온은 어느 선 이상으로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만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자온이 봐주지 않을까 하지만 결국 자온 곁에 자신이 함께 하지 못함에 절망하고 괴로워한다. 쾌락을 좇았던 그 시간이 무척이도 후회되는 건영이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자책뿐이다. 건영이 안쓰러웠다. 물론 그를 보는 자온도 괴로웠을 거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안쓰러운 캐릭터다.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은 취향 탈 수 있는 책이에요. 로맨스라 불릴만한 이야기가 2권에서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권은 인물들 각장의 이야기를 전하는 부분이 많다. 인물 간의 겹치는 부분의 적은 편이고, 뭔가 영화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게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조금만 읽고 자야지 했었는데 손에서 놓지 못하고 결국 1권을 다 읽고 잠이 들었다. 로맨스도 좋지만 나는 두겸과 운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좋겠다 할 정도로 말이다. 그럼 지금보다 더 많은 영화를 보고 책을 읽지 않을까 생각하니까. 1권 중후반쯤에 두겸과 운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모든 책에는 운명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이 나에게 온 건 진짜 운명이었구나. 안 읽었으면 큰일 날뻔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 사랑한다는 거짓말'은 로맨스 소설이라 지나치기엔 좋은 책이다.

남녀 간에 보여주는 사랑뿐만 아니라 모성애,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책이고, 수많은 영화와 책, 그리고 맛있는 음식으로 인해 오감을 자극하는 책이어서, 책을 읽는 중에도 궁금해서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고, 책에 등장하는 맛있는 음식들로 군침을 흘리며 주린 배를 부여잡게 했다. 운과 자온의 사랑은 어떤 엄청난 장애를 극복하는 사랑은 아니지만 따뜻하다. 어두운 골목을 지나쳐 오는 상대를 기다려주고, 직접 키운 채소로 밥을 지어 식탁을 공유하고, 이야기 곳곳에 따뜻함이 묻어난다.

후기에 '어리석은 나의 첫사랑', '엇갈린 우리의 20대', '누군가에게 한 번도 일등이 되어보지 못한 당신에게'라는 문구로 탄생한 것이 이 책이라고 작가님이 언급했다. 세 가지 모두를 내가 느꼈다는 것은 책을 잘 읽었다는 것이겠지? 어느 것 하나 거슬리지 않고 책장이 줄어들수록 아쉽기만 했던 책이다. 읽고 나서도 계속해서 그들의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가볍고, 진한 이야기에 물렸을 때 이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이것저것 많이 생각해 봤는데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어. 우리 사이에 조미료나 장식이 첨가되는 것도 별로야. 난 무한정 사랑을 베풀 대상이 필요하고. 그 사람이 꼭 너였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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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하소서 1~2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23
박희영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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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 창녀의 딸로 태어난 여주인공 로자벨라. 하나뿐인 가족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이웃사촌인 칼리아네와 함께 지내게 된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을 시작으로 칼리아네 가족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칼리와 단둘이 남게 된 로자벨라. 칼리아는 어느새 로자벨라에게 크나큰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어린 로자벨라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칼리아는 자신을 희생한다. 그런 칼리아 곁에서 어린 로자벨라가 해줄 수 있는 건 언니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는 일 뿐. 칼리아와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로자벨라의 바람은 한순간 무너지고 칼리아와 헤어지게 된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칼리아에게 속죄하기 위해, 언니를 그리워하며 부르기 시작한 오페라. 오페라는 어느새 로자벨라의 꿈이 된다. 그리고 멋진 프리마돈나가 되어 칼리아를 찾기를 소망한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남자, 최고의 오페라 극장 '시에갈'의 극장주, 하인켈. 그를 만나고 서서히 성장하는 로자벨라의 이야기.

 

박희영 작가님의 '악하소서'는 로맨스보다는 여주인공의 성장 스토리가 더 강하다. 1권은 천민으로 이름도 없었던 여주인공 로자벨라가 최악의 상황에까지 처했다가 프리마돈나라는 꿈을 가지고 실력 있는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정식으로 오페라를 배우지 못한 그녀지만 천성적으로 음악에 재능이 있었고, 그런 그녀가 오페라 황제라 불리는 시에갈 극장주 하인켈에게 후원을 받게 된다. 정식적인 오페라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 로자벨라가 잠시 잠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곧 훌륭한 스승을 만나가 날개를 단 듯 성장하게 된다. 이전보다 더 오페라 매력에 빠지고, 단역, 조연, 주연 가리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오페라를 임한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하인켈. 오페라를 우습게 알던 로자벨라에게 무자비한 독설을 날리지만 그녀의 첫 후원자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녀를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오페라를 즐기도록 방관적이다. 천방지축이던 그녀가 새로운 스승을 만나 오페라를 빠져들면서 그녀 또한 매력적인 가수로 거듭나는 걸 보며 하인켈은 그녀와 또 다른 오페라를 그린다. 최고의 오페라를 상연하기 위해 로자벨라와 그녀의 스승을 함께 무대에 세우려 계획한 하인켈. 그녀를 최고의 가수로 만들고 싶어 하던 하인켈의 계획은 역으로 그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기고 만다.

1부는 오페라를 향한 로자벨라의 기분 좋은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칼리아가 좋아하기에 부르기 시작했던 오페라, 자신의 재능을 알고 난 후, 한 푼 두 푼 모아 악보를 산 후 오페라를 익혀가는 로자벨라. 새로운 스승을 만나서 오페라의 참 매력을 깨달아가는 로자벨라. 그런 스승님과 한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벅차하던 그녀. 그런 그녀 곁을 함께 하는 하인켈. 자신에게 독설을 퍼붓는 악당 같지만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자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고 알게 모르게 그녀를 응원해주는 하인켈에게 조금씩 마음을 주게 된다.
무엇 하나 쉽게 마음에 들이지 않는 로자벨라이지만 그녀와 스승님을 대하는 모습에서 그를 믿게 되죠. 하지만 그를 믿기가 무섭게 자신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하인켈을 미워하게 된다.

 

"한철 스쳐 지나가는 열병이라고 생각해요. 알아차리기 전에 오고, 알아차리기 전에 가는 것.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알아 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긴 정을 착각하는 거라고. 그게 서로에게 최선이에요."

 

1부가 통통 튀고 열정과 활기가 넘쳤던 분위기였다면, 2부는 반대로 성숙하지만 어둡고 위험한 분위기의 글이다. 1부 마지막 무대로 진정한 프리마돈나라는 명성을 갖게 된 로자벨라지만 어머니처럼, 칼리아처럼 여기던 스승을 잃은 슬픔에 하인켈을 미워하게 된다. 자신을 스승을 죽게 했다며 하인켈을 미워하는 로자벨라. 그런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더 이상 오페라를 향한 즐거움과 행복한 마음을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하인켈을 향한 복수에 오롯이 매진하는 로자벨라가 안타깝다. 하인켈에게 복수하고자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로자벨라에게서 하인켈을 향한 미움과 동시에 스승을 지키지 못하고, 하인켈을 믿었던 자신에 대한 경멸과 증오가 함께 보인다. 복수를 통해 하인켈이 무너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막상 그를 만나면 증오와 함께 그를 향한 사랑을 느낀다. 애증의 관계. 쉽사리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바로 로자벨라와 하인켈. 자신의 극장에서 로자벨라를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만들고 싶어 했던 하인켈. 하지만 자신을 미워하고 위태롭게 변해가는 로자벨라를 이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다. 두 사람 사이에 뭔가 대화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의 말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그런 그녀를 설득하려 하지도 않는 하인켈. 그렇기에 2부가 아쉬웠다.

중세 시대 오페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그런지 이야기 내내 각종 유명한 오페라의 장면들이 등장한다. 책 두 권을 통해서 마치 수많은 오페라 작품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오페를 통해서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여주인공 로자벨라. 희로애락 중 로(怒)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아쉽지만 악하소서가 매력적인 글임은 분명하다. 여주인공에 비해 남주인공의 매력이 크게 발하지 못해서 아쉽다. 로자벨라만큼 매력적인 인물인데.. 다시 읽게 되면 또 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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