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적 관계
김희진 지음 / 청어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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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만난 김희진 작가님의 글이었어요.
예전에 시원의 선택, 애인이 되어주실래요?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신작이 나온다고 기대했었더랬죠.
요즘 날이 무더워서 자꾸만 미루다가 어제서야 보기 시작했는데 훅 읽기더라고요.
 
강성하(33) - 한강그룹의 장남, 현 리버스 호텔 대표.
최서현(29) - (주)미림의 장녀, 뷔페식 레스토랑 '오렌지 가든'의 대표.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사업적 관계는 정략결혼으로 시작해 서로가 사랑하는 이야기에요.
4살 차이의 성하와 서현은 사실 어릴 적부터 집안끼리 왕래가 있어 잘 알던 사이.
서현이 중2 겨울 발렌타인 데이, 초등학교때부터 봐오던 성하를 마음에 두고 짝사랑하고 있다가 발렌타인 데이를 맞이하여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건네주며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자 했죠. 그러나 성하로부터 돌아온 반응은 서현을 실망케 만들었죠.
사실, 서현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사고로 죽자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재혼을 하여 젊은 새엄마가 있어요. 새엄마와 사이가 좋았으면 좋을 텐데, 새엄마는 서현을 못마땅해하고 서현의 동생을 낳자마자 아버지 앞에서만 서현을 챙기고, 뒤에서는 서현을 못 살게 굴어요. 그런 일을 아버지에게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다가 결혼 이 집을 나가버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죠.
그러나 가출을 결심하고 집을 나오는데 때마침 성하와 마주치고, 그 일 이후로 성하와는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어버려요. 아니, 서현이 성하를 피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네요.
 
시간이 흘러 결혼 적령기가 된 두 사람.
서현은 그 사이 사귀었던 남자는 돈에 눈이 멀어 서현을 배신했고, 사업으로 아버지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성하와 결혼을 결정합니다.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성하의 힘이 필요해 정략결혼을 하게 되고, 둘은 오로지 사업적 거래를 위해서 결혼을 한 것이라,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어요. 이건 지극히 서현의 입장이었고, 성하는 아니었죠. 모로 가도 서현과 결혼하면 된다는 것이었나봐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여느 부부처럼 생활할 것이라 생각했던 성하였는데, 사업적 파트너의 관계는 5개월이 지나도록 계속되버리고..
 
초반은 진부한 내용이었어요.
표면상으론 철저히 사업적 관계이며, 서로의 사생활은 터치하지 않았으나 서로를 신경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예전부터 서로를 짝사랑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의 관계에 불은 지핀 결정적인 사건은 서현의 어머니 유산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져요.
지지부진한 두 사람의 관계가 갑작스레 확 가까워지니 조금은 당황스럽더라고요. 뭐 그 사이 과거의 오해를 풀기는 하지만요.
이렇게 끝나버리면 재미가 없죠.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고 나니, 서현이 그토록 사업에 몰두하고 가족들에게 까칠했는가를 알게 된 성하.
그리고 수면 위로 정체를 드러내는 서현의 새 엄마. 그렇게 알리고 싶지 았던 새엄마의 정체를 아버지에게 밝히고는 평화를 맞이하는 서현이네요.
 
이 책은 여주인공 서현의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해요. 성하의 이야기는 별로 등장하지 않더라고요. 과거 서현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한 성하의 마음이 일기장 내용으로 잠깐 등장하지만 그 이후론 그닥.. 그래서인지 남주의 매력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후반부 서현의 가족사는 재미있게 풀었던 것 같아요. 재미있던 서현의 가족사때문에 두 사람의 사랑이 별로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듯 하지만요. 또 아쉬운 점은 서현의 전 애인이었던 찌질이 박형준과 성하를 호시탐탐 노렸던 배우 이진주는 뭔가 어영부영하며 붕 떠버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서로의 과거의 내용이 좀 더 나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정략결혼이라는 소재이고, 19금 딱지를 달고 나왔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의 수위는 아니고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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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쓰는 남자, 드라마 찍는 여자
변정완 지음 / 청어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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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현(30) - 드라마 PD.

류민(32) - 톱 드라마 작가.

 

드라마 '수상한 연인'의 종방연. 애국가 시청율이라는 3.5% 일명 '망드'의 PD 명수현.

자신의 입봉작이나 마찬가지인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율로 막을 내렸다는 것에 좌절하지만 앞으로 잘하면 되지 생각했던 수현이지만

수현의 삼촌이자 망드 '수상한 연인'의 제작사 명 프로덕션의 대표자 명태호는 그렇지 않았다. 드라마 제작과 연기자들 출연료 지급을 위해서 무리한 대출을 받았던 것. 그리고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15억이라는 큰 빚뿐. 그리하여 수현의 삼촌은 자신의 생을 마감하려 하는데..

삼촌을 위해서, 그리고 수현 자신의 재기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드라마계 마이더스 손, 톱 작가 류민과 일하는 것 뿐!

그리하여 얼굴도 모르고, 소문만 무성한 류민에 대해 여기저기 정보를 입수하고 류민을 찾아나선다.

강원도 화암동굴 근처 별장.

드라마 '연기의 신'을 끝내고 휴식기를 갖고 있던 류민. 하나롭게 매니저와 동굴을 걷고 있던 그 앞에 갑툭튀한 여자.

다짜고짜 자신 앞에 기획안을 내미는 여자. 그 자리에서 휘리릭 기획안을 읽고는 류민은 그녀에게 독설 아닌 독설을 날린다.

류민이라는 작가는 일개 감독이 찾와어서 만나달라고 해서 만나주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수현에게 일갈하고 수현은 굴욕을 느낀다.

항상 류민의 드라마를 보며 인간적이다라고 생각했던 수현, 그런 드라마와는 정반대인 류민.

류민에게 까인 수현은 그 자리에 철퍼덕 앉아 통곡을 하게 되는데..

며칠 후, 사극 세트 촬영장에서 재회한 두 사람.

귀찮게 자신의 일에 끼어는 수현이 못마땅한 류민. 그런 류민이 수현에게 제안을 하나 한다.

"당신, 나와 일하지?"

뭐지? 이 사람 나 놀리는건가? 생각하던 수현.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냉큼 제안을 받아들인다.

자신과 일하기 위해서 테스트를 거쳐야한다고 말하는 류민. 그 어떤 테스트라도 거뜬히 통과해주겠다는 의지의 수현.

일련의 테스트를 통해 수현이 어중이 떠중이 감독이 아니란 것을 알게된 류민. 그러나 테스트 후 그녀와 일을 할 수 없다 말하는 류민.

수현은 죽어라 열심히 테스트에 임했어요. 류민에게 자신의 역량이 이 정도다 알려주고 싶어했거든요.

그를 만나기 위해서 사전에 그의 드라마를 다 챙겨보고, 씬마다 분석했던 그녀였는데 그런 그녀를 놀려먹는 류민이 미웠어요.

그런 그에게 놀아났다는 것을 알게된 수현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그리하여 이번엔 그에게 수현이 독설을 날리고 사라져버리죠.

매니저를 통해 수현의 사정을 알게된 류민. 그리고 그녀가 자신에게 퍼부었던 말들을 되새겨 보는 류민입니다.

그리고 그녀를 찾아가 이번엔 진짜로 자신과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말하죠. 미니시리즈가 아닌 4부작 특집극을요.

그전에 류민이 수현에게 했던 행태가 있던지라 그의 말을 믿지 않았던 수현이에요. 그러나 끝내는 같이 일을 하기로 하죠.

그리고 시작된 두 사람의 합숙생활.

수현이 준비했던 기획안을 토대로 4부작 특집극을 준비하는데...

뭐 이때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합숙생활을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데요.

갑작스럽게 진전되는 두 사람의 사이가 좀 이상했어요. 어라? 갑자기 왜 그러지?

그전까지 별 관심도 없었던 두 사람인데, 술이라는 것이 이렇게 엄청난 힘을 불러오는 것인가요?

좀 뜬금없었네요. 적절한 씬들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앞뒤 안맞는 건 별로인 저입니다.

그리고 이 뒤 이야기부터는 별로였어요. 본격적인 드라마 작업을 위해서 서울로 올라오는 수현.

그 사이 아이돌 가수와 스캔들이 터지고,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오른 수현.

그 시각 류민은 대본 작업을 거의 완료하고 서울로 올라오고 있던 중이었고요.

이때부터 삼각관계? 아니 사각관계가 시작된 건가요?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된거죠. 류민의 전 연인이자 유명한 작가인 가을까지 합세.

류민은 아이돌 가수에게 질투를 하고, 수현은 자신이 몰랐던 오랜 시간동안 류민의 곁을 지켰던 가을을 질투하고요.

이 부분은 좀 허술(?)했던 것 같아요. 그다지 큰 매력을 못 느끼겠더라고요. 차라리 초반이 좋았어요ㅠ

아이돌 가수와 가을이 떨어져나가고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러브러브가 시작될 것 같았는데 끝나버린 이 책.

음, 초반의 재미를 끝까지 못 끌고 나간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만든 4부작 드라마에 대해서 후반 뭔가 짱짱한 스토리를 기대했는데 그저 몇줄로 훅 지나가버리고 조연들과 엉켜 재미가 떨어져버렸다.

작가님이 드라마 작가시더라고요. 드라마와 로맨스 소설은 좀 간극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을 드라마로 만나면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드라마 작가시라 그런지 주인공들의 직업적인 내용이 물흐르듯 흐른 듯해요. 그러나 로맨스는 좀 약했구요.

작가님의 첫 로맨스소설이니 앞으로 기대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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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피다
우지혜 지음 / 청어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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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우지혜 작가님의 3번째 이야기. 책이 나올때마다 점점 작가님의 글에 매료되고, 작가님의 글이 진화하는 듯 해요.

'여름, 찬란한 그들' 보다 '경계를 넘다'가 좋았고, 이번에 읽은 '해바라기, 피다'가 정점을 찍은 듯 하다.

해바라기, 피다'의 두 주인공은 요근래 만난 캐릭터들 중 완소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여주인공 심서연 - 태산 그룹 심건택 회장의 무남독녀, 현직 검사

남주인공 차강준 - 경호학과 학생

 

고교시절 돌아가신 어머니,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 새 여자를 데리고 들어온 아버지.

하나뿐인 자식인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아버지. 한창 예민한 시기 몸에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있던 서연은 어머니의 유품 정리 중 발견한 편지로부터 웃음을 되찾았다고 할까요? 어머니가 생전에 후원한 고아원 아이들로부터 받은 편지. 상처 받아 지친 그녀가 눈속을 헤쳐 찾아간 고아원에서 서연은 순수함을 간지한 아이들로부터 위로를 얻게 된 서연.

천사원 아이들 중 한명이었던 차강준. 서연이 고아원을 두번째 찾았을 때, 자신에게 달려와 해맑은 웃음으로 '고맙습니다. 누나'라 말하는 강준.

그 이후로 세상과 아버지로부터 반항심이 생길 때마다 왜인지 모르게 강준의 얼굴이 떠​오르게되고 마음 속 어지럽고 날 선 마음이 가라앉고 힘든 시기를 보낸 후 대한민국 검사가 된 서연.

 

'고맙습니다. 누나'라고 해맑게 웃던 열두살의 강준도 시간이 흘러 듬직한 대학생이 되었어요. 경호학과에 재학 중인 강준.

​서연이 처음 천사원을 찾았을 때처럼 눈이 내리던 날, 서연이 오랜만에 천사원을 찾았어요. 그런데 보통때라면 제일 먼저 나와 그녀의 손에 들린 짐을 들어주며, 쫓아 나오는 아이들로부터 든든한 가림막이 되어 줄 강준이 보이지 않네요. 항상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팍팍한 대학 생활을 해오던 강준이 오랜만에 MT를 떠났다는 말에, 잘했다는 생각과 반대로 서운한 기분이 드는 서연이에요.

천사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떠나려는 그 때, 멀리서 다가오는 인영. 바로 강준이었어요. 서연은 반가운 마음과 한편으론 열두살의 그 어린 아이가 이렇게 멋진 남자로 성장했구나하며 가슴 떨려하네요.

 

스물 다섯의 대학생, 강준. 그 또래라면 술도 마시고, 여행도 다니며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지만 강준은 잠 잘 시간도 줄이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도 장학금 받으며 다니는 성실한 학생이에요. 왜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버는지 이유를 모르는 친구와 서연.

강준은 돈을 모아야하는 목표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서연때문이었어요.

어릴 적, 가끔 찾아오는 서연이 반갑고 떠날 때는 아쉽기만 했었는데 점점 커 가면서 서연에게 다른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강준이에요.

그러나 자신의 마음은 표현지하지 못해요. 자신의 처지에 서연 같은 여자에게 고백같은 건 할 수 없다 생각하는 강준.

 

서연이 강준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강준의 친구로부터 강준의 마음을 알게된 서연. ​그리고 어느새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해요.

아, 이렇게 멋진 남주라니 오랜만이네요.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마음. 행여나 그 사람에게 짐이 돌까, 피해가 갈까 마음을 꽁꽁 묶은 채 마음 한자락 내보이지 않았던 강준. 그저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려 했던 강준. 좀 더 그녀와 가까워지기를 바라며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서연의 집 가까운 곳에 집을 얻은 강준. 긴 시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사람만을 바라보는 건 힘들지 않을까? 서연보다 어리지만 마음만은 한없이 큰 강준이에요. 그런 해바라기 사랑을 받고 있는 서연이 참 부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설레임 가득한 두 사람의 관계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말아요. 바로 서연의 아버지가 그 이유죠.

서연을 그저 사업적 도구로 이용하려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서연. ​ 이제껏 참고 참아왔던 서연이 아버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되요. 그런 서연을 위해, 서연의 뒤에서 몰래 서연의 일을 돕는 강준. 자신이 위험에 쳐하는 것보다 서연이 우선인 강준. 어느 순간부터 강준에게 존재의 이유가 되버린 서연. 서연을 도와준 일로 위험에 쳐하고 크게 다치지만 서연이 다치지 않았다는 것과 서연의 일이 끝났다는 걸로 만족하는 우리 강준 씨.

 

주인공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 후 이어지는 러브스토리에 잠깐씩 쳐지는 내용들을 많이 봐왔는데 '해바라기, 피다'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 후 급격히 진행되는 스토리에 긴장감있고, 몰입되더라고요. 서연과 아버지의 전쟁. 서연의 직업이 검사잖아요. 서연에게 배당된 기업의 비리 문제. 그걸 돕기 위해서 그 기업 보안팀에서 일하며 비리에 관한 증거를 빼오는 강준. 그 일로 서연과 강준에게 미행이 붙고, 납치가 이어지는 내용.

자칫 지루하거나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었을 내용이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와 잘 어우러져 재미있게 진행되었어요.

그 부분에서 남주인공인 강준의 존재감이 빛나더라고요. 연하남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나요? 연하라고 안느껴질정도로 신중하고, 위험을 쳐했을때도 당황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차분함을 잃지 않는 강심장의 소유자, 강준. 이때 또 한번 반했다우.

 

강준의 칭찬만 했나요? 서연 역시 멋진 여주인공이랍니다. 강준에 대한 마음을 인정한 이후론 거침없는 이 여자! 항상 가슴속에 찬 바람만 불던 서연이건만 강준의 행동 하나하나, 강준의 한마디 한마디에 서연의 가슴속에 봄바람이 부네요. 강준이 자신때문에 위기에 쳐해있자 그동안 아버지라고 함부로(?)하지 못했던 서연이지만 그 길로 당장 아버지를 찾아가 선전포고를 하는 서연을 보며 역시나 멋진녀성! 하며 엄치를 치켜세웠네요.

오랫동안 봐왔던 사이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두 사람. 서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도 흔들림없더라니. 아, 완소커플.

 

'경계를 넘다'에서 또 한번 진화한 작가님의 글.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주인공들 못지 않게 존재감을 들어내고 나의 사랑을 받았던 조연이자 두 사람의 든든한 조력자인 송인하. 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더불어 등장한 깜짝 인물. 바로 전작인 '경계를 넘다'의 남주인공 권정씨입니다. 에필에 등장해요. 우리 강준 씨가 정의 경호원으로 나오더라고요.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 정을 보니 반가웠어요.

 

원래 저는 연상연하물을 별로 안좋아해요. 그런데 '해바라기, 피다'는 강준이 연하임을 잘 못느끼겠더라고요. 아마도 서연을 향한 해바라기 같은 강준의 마음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작가 후기를 읽어보니 원래는 새드엔딩을 계획하셨던데, 새드엔딩이었으면 작가님을 참 미워했을 거에요. 로맨스는 해피엔딩을 지향합니다. 다음 작품도 해피엔딩물로 만나요.

 

 

"보고 싶다, 가지 말라는 말은 우리 사이에 금기 같은말이었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조금만 사정을 이해할 만한 나이가 되면 어김없이 듣는 말이었어요.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도, 얼굴을 비추는 후견인들도 꽤 있었는데도, 왜 늘 당신이 그립고 아쉬운지 몰랐어요. 입학식, 졸업식 때 부모님이 없는 건 아무렇지 않으면서, 혹시 당신이 오진 않을까 하루 종일 목을 빼고 기다리게 되는 게 무엇 때문인지 알지 못했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지쳤을 때, 가끔 내 처지가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질 때, 왜 늘 당신이 떠오르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당신은 날 지키는 신념이 됐어요. 가야 할 길을 비춰주고, 그곳으로 나를 이끌어주는 태양처럼. 거기서 그만둘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걸."

"그럴 자격이 없다고 수도 없이 되뇌었어요. 절대 아닐 거라 부인하고 외면하려고 해도, 딱 한 번, 잠깐 당신이 눈앞에 나타나 웃기만 해도 내 의지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고 말아요. 피해지지도 않고 포기는 더더욱 안 돼. 나도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더는 욕심부리지 않을게요. 그냥, 더 이상 숨겨지지가 않아서 이야기하는 것뿐이니까, 제발…… 그냥 가지만 마세요."

"널 내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이야말로 내 이기심일지도 몰라. 난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아. 앞으로 네가 감당해야 할 일에 비하면, 네가 지금 갖고 있는 나에 대한 감정은 아주 하찮게 느껴질 수도 있어. 네 선택을 후회하고 날 원망할지도 모른다고. 그래도, 그렇다고 하더라고."

"나는 네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어쩌면 그것 때문에 네 인생이 어그러진다고 하더라도 말이야. 그럴 수 있겠니?"

"제가 가진 가장 가치 있는 건 제 미래예요. 고작 그걸 대가로, 당신의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제 생애 최고의 행운이죠."

* page 16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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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있어
홍경 지음 / 로코코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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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님의 두번째 종이책 '가고 있어'

빠른 시간에 증쇄에 들어간 인기 많은 아이랍니다.

어쩌다 보니 홍경님의 '미련'과 '가고 있어'는 제가 연재를 챙겨 읽었더라고요.

이러기 쉽지 않은데, 홍경님 제가 작가님을 많이 사랑하나봐요 ㅋㅋㅋㅋ

 

여주인공 태이경 - 인테리어 디자이너

남주인공 이강주 - 대형 법무법인 '문성'의 차기 대표자

 

 

그 옛날 CF 중에 이런 게 있었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이 책의 내용이 그래요. 이경은 대학교 1학년 때 피아노를 멋있게 치는 영재와 친구가 되었다.

영재와 친구가 되고서는 영재의 주변사람들과도 함께 어울리게 되요. 그때 만나게 된 사람이 바로 남주인 강주에요.

강주는 오랫동안 영재를 좋아했고, 결국 영재와 사귀고 있던 중이었죠. 그때부터 이경은 강주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친구의 연인이기에 마음을 감출 수박에 없었던 거에요. 그런데 영재라는 친구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이경은 항상 그래왔듯이 강주의 곁에서 친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함께 하고 있었죠.

 

졸업 이후, 로펌에 취직 한 후 강주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줄기차게 선자리에 나가요. 선 자리에 나가 몇 분 앉아있지도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강주. 여느때처럼 이경과 편안한 시간을 갖고 있던 중, 이렇게 선자리에 계속 나가느니 그냥 아무 여자하고 결혼이나 해버릴까라고 이경에게 말하죠.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이경이 강주에게 말합니다. 그런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나와 결혼하는 게 어때?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결혼 생활.

 

이경의 마음은 항상 강주를 향하고 있지만, 강주의 마음은 이경과 같은 마음이 아니에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하죠. 아니 두 사람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아니니, 이 공식이 성립되지 않죠.

강주를 사랑하는 이경, 결혼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 강주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안고 결혼을 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강주는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아요. 호기롭게 결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점점 힘들어지는 이경이에요.

그리고 결국 이경은 결혼 1년만에 강주에게 이혼을 요구합니다.

 

'짝사랑은 오리가 꽥꽥, 우는 거랑 똑같아.'

'오리?'

'응. 오리 울음소리는 메아리가 안 된대.'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오리가 아무리 꽥꽥 울어도 주위에서 그 소리를 모조리 흡수해 버린대. 돌아오지 않는 소리, 너무 슬프지 않아?'

 

사랑한다, 사랑한다, 강주야, 널 사랑해. 아무리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그의 마음.

이경의 마음이 대변되는 오리이야기는 참 슬펐다. 짝사랑은 이처럼 힘든거구나.

이경이 어떤 마음으로 이혼을 결심했는지를 읽으면서 남주인 강주가 너무나도 미웠어요.

강주가 결혼 생활 내내 이경에게 나빴던 건 아니에요. 사랑만 주지 않았던 거지, 여느 부부처럼 맛있는 게 있으면 같이 가 먹고, 함께 자전거도 타고, 영화도 보고 여가생활을 즐기고, 이경이 아플때는 살뜰히 챙겨주고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했던 거죠. 꼭 필요한 사랑이 없으니. 나머진 친구 사이에도 다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사람은 누구나 있을 때 소중함을 몰라요. 꼭 없어지면, 잃고나서야 이 소중함을 깨닫죠.

강주가 그렇습니다. 이경과 비로소 이혼을 하고서야 이경의 소중함을, 이경에 대한 마음을 깨달아요.

이제부터 시작되는 후회남의 이야기. 그렇다고 후회남의 처절한 이야기는 또 아니에요.

잘난 남자 이강주는 이혼 하고서도 뻔뻔함으로 이경에게 다가가니까요. 이런 면에서 강주가 얄밉더라고요.

이경은 왜 강주에게 모질게 대하지 못하는 걸까? 아이고, 아이고, 이경아 좀 더 냉담하게 대하렴. 제가 다 속상하더라고요.

이경에게 멋진 서브 남주를 붙여주셨지만 서브 남주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어요. 존재감 확실히 들어가게 해주시고, 강주에게 위기감을 빵빵하게 느끼도록 해주셨으면 했는데 서브 남주가 소리없이 사라져버려서 좀 아쉬웠어요.

 

이경에게 천천히 가고 있다고 말하는 강주.

처음은 서툴렀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경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난 날의 모습을 반성하고 진심으로 이경에게 고백하는 강주.

진심어린 강주의 고백이 통한 걸까요? 더 이상은 강주를 밀어내지 않는 이경.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벽.

그 벽은 진즉에 두 사람 사이에 대화로 허물 수 있었을 건데. 이경에겐 금기시 되는 대화 주제였고, 강주에겐 결혼하면서 아니 그 전부터 잊어버리고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 대화 주제였는데, 이경이 조금 더 용기를 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다, 좋다. 이 이야기도 선 결혼 후 사랑 이야기인가? 음, 이혼 후 사랑이야기.

유쾌함없지만 잔잔하지만 야금야금 내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연재 때 아쉬웠던 부분을 많이 채워준 종이책.

에필도 나름 빵빵해서 참 좋았어요. 전작인 '미련'도 좋았고, '가고 있어'는 더 좋았고, 다음 책이 기대되는 작가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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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김꽃순
정이연 지음 / 스칼렛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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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에 끌려 구매한 책.

정이연 작가님의 이번이 처음이라 두근두근했지요.

꽃순씨가 얼마나 달달할까? 그런데 기대를 너무 했나봅니다. 기대보다 못해 조금은 실망했어요.

 

대헌그룹 이 회장의 후계자이나 외동아들인 이종현.

아침 식사자리 아버지로부터 선 자리를 주선 받는다.

그러나 크게 놀라진 않는다. 그에게 결혼이란 일종의 비즈니스니까.

알았다고 선선히 수긍하며 선 자리에 나가기로 한다.

대헌 호텔 2시 선 약속.

종현은 시간 약속에 늦는 걸 싫어한다.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시간은 금이니까.

한참 기다려도 나타나질 않는 여자. 그런데 저멀리 이 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자가 나타나고 자신의 앞으로 오는데.

 

그 시각, 대헌 호텔에 나타난 한 여자.

그녀는 타임슬립을 한 걸까요? 고급스러운 한복, 주렁주렁 달려있는 예쁜 노리개, 노란 꽃신, 그리고 잘 땋아내린 머리카락.

그녀가 종현 앞에 섰다!

서울역에서 길을 잃어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말하는 그녀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 꽃순씨, 아니 김고운입니다.

 

첫 눈에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결혼 상대가 아니라 생각한 종현은 꽃순씨를 냅두고 떠나버립니다.

그리곤 이 회장으로부터의 부름에 집으로 가니 꽃순씨와 이 회장 내외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 회장과의 독대에서 이 회장은 종현에게 이 결혼을 꼭 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듣게 되고.

종현은 결국은 꽃순씨와의 결혼을 결심하는데..

 

소개글만 보고 혹해서 샀는데, 제가 생각했던 여주인공이 아니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 고운 씨, 태명이 꽃순이라 하여 이 회장 내외와 돌아가신 부모님은 고운을 꽃순이라 불렀다.

어릴 적, 도시를 떠나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사람들의 왕래도 없는, 오지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고운.

학교도 초등학교만 졸업했고, 세상이 어떤 곳인지 하나도 모르는 순진한 아가씨에요.

종갓집 손녀이거나 국악을 하는 예인이어서 조신할 줄 알았는데, 제 예상을 뒤엎었네요.

요즘 초등학생보다 더 순수한 꽃순씨.

 

그에 반해 종현은 떨떠름합니다. 저 여자와 결혼을 해야한다니, 결혼이 아니면 남매가 되어야 한다?

결혼이 아니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

아버지의 거절할 수 없는 조건때문에 고운과의 결혼을 결정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고운.

까칠하게 고운을 대하지만 점점 그녀의 순수함에 그도 손을 들 수밖에 없게 되었네요.

고운에게 노트 한권을 주며 이제부터 하고 싶은 일들을 써보라며 숙제를 내주고, 툴툴 거리며 그녀의 소원을 하나씩 같이 해나가는 종현.

 

초중반까지는 약간 유치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세상 물정을 모르는 고운과 있는 집 자제만의 오만함? 까칠함?으로 똘똘 뭉친 종현, 둘 다 마음에 안들더라고요.

그런데 두 사람이 결혼 약속을 하고, 조금씩 친해지고 이해하게 되면서 점점 괜찮아지더라고요.

중반 이후에는 그들이 잊고 있었던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중심을 잘 잡았어요.

고운이가 이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이야기. 고운이의 부모님을 생각하면 슬프더라고요.

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을 진행시킨 종현의 부모님도 이해하게 되고,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달달한 김꽃순이라는 제목처럼, 꽃순씨가 달달했을까요?

음, 달달함은 약간 부족한 느낌이네요. 티비도 보지 못했고, 아버지와 이 회장 내외 말고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없었던 꽃순씨.

세상에 나와 배울 게 너무나도 많네요. 그 중에 성(姓) 또한 꼭 배워야할 부분이었죠.

예전에 이런 말이 유행했었죠. 키스를 글로 배웠어요. 화장을 글로 배웠어요. 이런거요.

우리의 꽃순씨, 성을 비디오로 배웠습니다!

 

"고추별에서 온 그대를 편을 참고 하면 될까요? 박아사탕을 참고 하면 될까요?"

 

이렇게 그녀의 친구이자 보필하는 비서에게 물어보기 까지 하는 귀여운 꽃순씨.

꽃순씨만의 큰 무기는 바로 순수함이었던 것, 순수함을 큰 무기로 종현을 마구 휘두르는데, 참 귀엽더라고요.

 

이런 꽃순씨만의 순수함을 지키고, 그녀가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 종현은 무진장 애를 써요.

과거의 상처로부터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종현의 마음.

후반부로 갈수록 꽃순을 위하는 종현의 마음이 크게 느껴지져요.

그리고 마지막 과거의 기억을 다 찾았음에도 자신이 기억을 찾은 것에 종현이 힘들어할까 숨기는 꽃순씨.

아, 이렇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부가 된 두 사람이네요.

쳇, 에필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지만 이 정도는 참아주려고요.

정이연,달달한김꽃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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