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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적 관계
김희진 지음 / 청어람 / 2014년 6월
평점 :
정말 오랜만에
만난 김희진 작가님의 글이었어요.
예전에 시원의 선택, 애인이 되어주실래요?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신작이 나온다고
기대했었더랬죠.
요즘 날이 무더워서 자꾸만 미루다가 어제서야 보기 시작했는데 훅 읽기더라고요.
강성하(33) - 한강그룹의 장남, 현 리버스 호텔 대표.
최서현(29) - (주)미림의 장녀,
뷔페식 레스토랑 '오렌지
가든'의 대표.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사업적 관계는 정략결혼으로 시작해 서로가 사랑하는
이야기에요.
4살 차이의 성하와 서현은 사실 어릴 적부터 집안끼리 왕래가 있어
잘 알던 사이.
서현이 중2 겨울 발렌타인 데이, 초등학교때부터 봐오던 성하를 마음에 두고 짝사랑하고 있다가 발렌타인 데이를 맞이하여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건네주며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자 했죠. 그러나 성하로부터 돌아온 반응은 서현을 실망케
만들었죠.
사실, 서현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사고로 죽자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재혼을 하여 젊은 새엄마가 있어요. 새엄마와
사이가 좋았으면 좋을 텐데, 새엄마는 서현을 못마땅해하고 서현의 동생을 낳자마자 아버지 앞에서만 서현을 챙기고, 뒤에서는 서현을 못 살게
굴어요. 그런 일을 아버지에게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다가 결혼 이 집을 나가버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죠.
그러나 가출을 결심하고 집을 나오는데 때마침 성하와 마주치고, 그 일 이후로 성하와는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어버려요.
아니, 서현이 성하를 피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네요.
시간이 흘러 결혼 적령기가 된 두 사람.
서현은 그 사이 사귀었던 남자는 돈에 눈이 멀어
서현을 배신했고, 사업으로
아버지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성하와 결혼을 결정합니다.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성하의 힘이 필요해 정략결혼을 하게 되고, 둘은 오로지 사업적 거래를 위해서 결혼을 한
것이라,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어요. 이건 지극히 서현의 입장이었고, 성하는 아니었죠. 모로 가도 서현과 결혼하면 된다는
것이었나봐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여느 부부처럼 생활할 것이라 생각했던 성하였는데, 사업적 파트너의 관계는 5개월이 지나도록
계속되버리고..
초반은 진부한 내용이었어요.
표면상으론 철저히 사업적 관계이며, 서로의 사생활은 터치하지 않았으나 서로를 신경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예전부터 서로를
짝사랑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의 관계에 불은 지핀 결정적인 사건은 서현의 어머니 유산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져요.
지지부진한 두 사람의 관계가 갑작스레 확 가까워지니 조금은 당황스럽더라고요. 뭐 그 사이 과거의 오해를 풀기는
하지만요.
이렇게 끝나버리면 재미가 없죠.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고 나니, 서현이 그토록 사업에 몰두하고 가족들에게 까칠했는가를
알게 된 성하.
그리고 수면 위로 정체를 드러내는 서현의 새 엄마. 그렇게 알리고 싶지 았던 새엄마의 정체를 아버지에게 밝히고는 평화를
맞이하는 서현이네요.
이 책은 여주인공 서현의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해요.
성하의 이야기는 별로 등장하지 않더라고요. 과거 서현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한 성하의 마음이 일기장 내용으로 잠깐 등장하지만 그 이후론 그닥..
그래서인지 남주의 매력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후반부 서현의 가족사는 재미있게 풀었던 것 같아요. 재미있던 서현의 가족사때문에 두 사람의 사랑이
별로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듯 하지만요. 또 아쉬운 점은 서현의 전 애인이었던 찌질이 박형준과 성하를 호시탐탐
노렸던 배우 이진주는 뭔가 어영부영하며 붕 떠버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서로의 과거의 내용이 좀 더 나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정략결혼이라는 소재이고, 19금 딱지를 달고 나왔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의 수위는 아니고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