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세레모니
바나 지음 / 스칼렛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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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님의 신작 '핫 세레모니'
박샛별님의 블루밍에 이어 이번에도 운동선수의 이야기네요.
블루밍보다 유쾌했던 핫 세레모니. 유쾌해서 한번에 훅 읽었네요.

 

이도란(23) - 유학생, 축덕녀. 엘튼 FC의 미드필더 다니엘의 열혈 팬. 

레이 블레어 - 축구선수, 엘튼 FC의 스트라이커.

 

유학생활 2년 반, 축덕녀 이도란 씨.

오늘도 어김없이 축덕녀 생활. 영국의 명문 팀 엘튼 FC의 경기가 있는 날.

이도란 양의 경기 응원 복장이라함은 그녀가 좋아하는 다니엘의 백넘버 8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 얼굴에는 선글라스를, 우리나라 롯데 팬들처럼 머리에는 노란 봉지를 착용.

경기에 몰입, 몰입, 몰입하던 나머지 다니엘의 골인에 흥분하여 경기장 밑으로 추락. 그녀의 팬티가 전 세계로 생중계 되고.. 그녀는 일명 엘튼 엉덩이녀로 통하게 되었다.

엘튼FC 구단주인 헨리의 눈에 들어온 도란은 엘튼 마스코트 걸이 되고, 헨리가 가는 파티마다, 엘튼 선수들이 가는 곳마다 함께 하게 되었다.

 

세계 탑 스트라이커, 엘튼 FC의 간판, 백넘버 9, 레이 블레어.

현재 그는 부상 이후 재활 훈련을 마치고 복귀했다. 그러나 예전의 폼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상태. 연이어 부진한 경기 모습을 보여주는 자신의 상태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헨리의 파티에 온 다니엘의 팬이라는 엘튼 엉덩이녀 도란의 코피 분수를 보고 빵 터진 레이. 그 이후 도란을 보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리는 레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자신의 폼때문에 불면증까지 시달리던 레이었는데 우연치 않게 도란과 함께 한 밤, 푹 잠을 잘 수 있었고, 그 이후부터는 도란을 자꾸 찾게 되는데..

 

사실 내용은 좀 유치한 편이에요. 그런데도 유쾌하더라고요.

지극히 평범한 여주인공 도란과 세계에서 유명한 탑 클래스 축구선수의 만남이라... 더구나 레이의 팬도 아닌 다른 선수의 열혈 팬. 그런 그녀에게 집착하는 레이.

 

여주인공 도란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엉뚱깽뚱한 모습은 좀 귀엽지만 그것 이외의 매력이 무언지.. 잘 모르겠다.

다니엘 말고는 관심도 없었던 레이에게 한순간에 넘어가 찐한 밤을 보내게 되는 도란. 좀 억지스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레이의 가벼움도 조금은 아쉬워요. 조금은 무거운 모습을 보여줬음 했는데, 그 기대는 와장창 깨지고 말았으니, 질투심에 눈이 멀어 경기도 망치고..

 

주인공 이외에 눈에 띄는 캐릭터는 당연 엘튼 구단주인 헨리가 아닐까요?

매번 새롭고 특이한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헨리.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만화책 '스킵비트'의  로리 사장이 떠오른다.

로리도 만화책에서 항상 요상한 의상과 함께 등장했는데.. 둘 다 엉뚱하긴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한 남자.

 

초반의 내용은 흥미로웠으나, 19금 소설 답게 후반으로 갈수록 씬 위주라 아쉬웠어요.

서로 오해하고 잠시 헤어졌던 부분도 조금은 진부했고요. 뭔가 그 조연들에게 어퍼컷을 날려줬으면 했는데 그냥저냥 넘어가고 다시 둘만의 러브러브에 집중.

 블루밍은 진중한 남주인공 승하와 조용하고 단아한 모습의 여주인공 효영의 이야기라 잔잔했던 반면 이 책은 엉뚱하고 귀여운 도란과 때로는 질투심 활활, 때로는 페로몬 풀풀 풍기는 레이의 이야기가 좀 더 가벼워서 유쾌하게 읽지 않았나 생각되요.

 

바나님의 책은 이게 처음인데 괜찮았네요. 그래서 전작들도 찾아보려고요. 축구 이야기, 월드컵 시즌 때 읽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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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
박샛별 지음 / 로코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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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하 (26) - 야구선수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즈 투수)
전효영 (29) - GBS 방송국 아나운서
​너무 무더웠던 오늘, 땀 삐질삐질 흘리며 읽은 박샛별님의 신작 '블루밍'
로코코에서 나오는 운동선수 시리즈(친구네의 축구선수 유승우)이고, 박샛별님의 글루미 선데이를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기대하고 있었던 책이었어요.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야구선수 이야기보다는 수영선수 이야기가 더 어울리겠는 걸?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목이 Blooming이다. 활짝 꽃 핀, 만발한 요런 뜻.
목차를 보니, 죄다 꽃 이름이네. 책을 읽다보니 왜 블루밍인지 알겠더라고요.
고교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망주였던 승하. 그때, 승하와 같은 학교를 다니며 야구를 했던 친구가 선배들의 질투와 시기로 부당하게 폭행을 당해 야구를 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다치고, 사건을 쉬쉬하는 학교와 코치진들에게 분개한 승우는 선배들을 폭행하고 학교를 뒤엎어버린다. 그리하여 퇴학과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오고, 마침 미국에서 승하에게 러브콜을 보내 미련없이 한국을 떠났다.
9년 후,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다시 찾은 한국. 한국에 미련이 없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 나갈 필요가 없으나, 오로지 친구때문에 아시안 게임에 나가기로 한 승하.
윤승하란 이 남자, only 야구밖에 모르는 남자, 파티, 술, 담배, 여자 이런거 모른다. 오로지 야구만 보고 살아온 남자. 그렇기때문에 언론이 그를 두고 뭐라고 지껄이던 상관하지 않는 쿨한 남자. 9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 그리고 가장 보고 싶었던 아버지를 뵙기 위해 납골당에 찾아간 승하는 그곳에서 한 여자와 마주친다.
방송국 아나운서인 효영. 처음부터 어딘가 우울하게 느껴지는 여자. 집안에서는 손자만을 귀히 여기는 조모와 그를 방관하는 부모로부터 외롭게 자란 여자. 고교시절부터 의지하고 지냈던 친한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고,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여자. 친구에게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지 못했었구나 하며 괴로워하고, 결국 몽유병 증상까지 나타난다.
다소 어두운 성격의 효영, 그러나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똑바로 하는 담백하고 당찬 여주인공이에요.
우연히 마주친 여자에게 점점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가는 한 남자.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은 하지 않았던 승하였는데, 단지 효영이 진행한다는 이유로 그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심.
only 야구. 야구 이외에 다른 것에 관심도 없었던 승하에게 가슴이 두근대게 만드는 존재가 생겼으니, 그 이름하여 전효영이란 여자다.
이 책은 남주인공인 윤승하때문에 매력적이다.
야구밖에 모르고, 야구, 운동하는 시간 이외에는 집에 쳐밖혀 야구관련 된 것만 하던 은둔형 외톨이인 승하. 첫사랑조차 하지 않는 순수남이다.
그런 남자가 효영을 만나고, 좋아하는 감정때문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사랑이 처음이어서 효영에게 서투르게 다가가는 이 남자, 참 사랑스럽다.
사랑도 야구처럼하는 승하. 효영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다가가는 승하. 변화구처럼.
그러나 당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돌직구처럼. 그러면서 효영이 부담갖지않도록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절제한다.
사랑 앞에 솔직한 승하가 참 좋다.
결국 승하의 마음을 받아준 효영. 친구의 죽음으로 힘들어하고 우울했던 그녀에게 조금씩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승하.
승하와 효영 두 사람 다 서로가 첫사랑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풋풋함이 느껴진다.
​얼토당토 않는 스캔들로 효영에게 힘든 일이 생기자 미국에서 바로 건너와 사랑하는 여자를 보호하는 승하는 아, 멋져 멋져. 이럴 때는 연하의 냄새가 전혀 안나.
초반에는 순수한 모습때문에 귀엽기도 했는데, 후반 무섭게 몰아치는 그에게서는 나이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성의 매력남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 그렇다가 야구에 소홀하지도 않다. 그 전보다 더 잘 나가는 야구선수다. 그래서 좀 현실적이게 다가오지 않는다.
마성의 매력남 승하에 비해 효영의 매력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의지했던 친구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이해가 되지만,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스캔들이 터졌을 때, 미국에서 열심히 경기하는 승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것은 별로.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야구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블루밍에 등장하는 야구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너무나 승승장구하고 퍼펙트한 경기를 보여주는 승하는 좀 현실적이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챕터마다 다른 꽃이름이 등장한다. 익숙한 꽃이름도 있고, 처음 접하는 꽃이름도 있다. 챕터가 끝날 때, 꽃이름에 관한 꽃말이 등장한다. 그 꽃말이 그 챕터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나중에는 챕터를 다 읽어갈 때쯤 꽃말을 내심 생각해보고 맞춰보는 재미가 있었다.
작가님이 후기에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윤승하를 위한, 윤승하에 의한, 윤승하의 첫사랑 사수 궐기 소설' 이라고, 작가님의 말에 동감!
윤승하란 마성의 매력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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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어느 사이에
염원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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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님의 글을 읽고 바로 잡은 염원님의 글.
시놉을 읽었을 때, 친구에서 연인물이라는 것을 캐치했었다.
첫장을 읽는데 어? 뭔가 로맨틱 코미디물같은 냄새가 솔솔 풍겼는데... 페이크였던가..
사실 조금은 묵직한 이야기였다.
 
유고은(32) - 보컬 트레이너 겸 가수 지망생.
고은기(32) - 고급 회원제 레스토랑 '청담 paris'의 셰프 겸 대표.
 
고등학교 동창인 고은과 은기.
그들의 이름은 하나로 연결된다 유고은+고은기 = 유고은기!
고등학교 2학년 같은 반이 되고, 첫날부터 유고은기로 엮어 임시반장과 부반장을 했던 두사람.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싫어했었다, 아니 싫어하는 척 했던 것.
교내에서 고은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항상 활발하며 인기가 좋았던 고은과 달리, 고은이 누군지 몰랐고, 무미건조한 학교생활을 하던 은기.
그렇게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가진 유고은기. 재미있을 것 같았던 고등학교 2학년, 그러나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 32살의 두 사람을 보여준다.
 
어릴적부터 가족 앞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고은은 가수가 되고 싶었다.
아니 이미 남들이 들으면 알 만한 드라마 OST도 몇 곡 부른 가수. 가수이지만 무대에 한번도 서보지 못한 가수인 듯, 가수 아닌, 가수 같은 고은.
데뷔도 못하고 회사에서 보컬 트레이너를 하면서 가수가 되고자 노력하는 고은이네요.
그러던 어느 날, 십여년 동안 자신과 함께한 매니저 대훈의 소개로 고급 회원제 레스토랑 '청담 paris' 무대 면접을 위해 '청담 paris'에 갔는데,
그곳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은기를 만나게 된다. 한 눈에 서로를 알아 본 두 사람.
어릴 적 성격 그대로 깐깐한 은기과 무한 긍정의 소유자 고은.
 
가수라고 하기도 그런 고은을 자신의 레스토랑 무대에 세울 수 없다고 정확하게 말하는 은기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넘기는 고은.
그러나 매주 월요일 '청담 paris' 휴일, 고은은 은기의 레스토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서로 친해진다.
이렇게 큰 임팩트 없이 흘러갈 것 같았던 그들 사이에, 서로의 가족이 얽힌 사연이 존재했으니.
그로 인해 고은은 십여 년동안 데뷔도 못했던 것이다. 그 오랜 시간동안 찰떡같이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고은.
항상 웃는 얼굴로 무한 긍정의 에너지를 보여주던 그녀의 얼굴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마는데..
은기도 알고면 불쌍한 캐릭터더라고요. 가족 누구에게도 축복 받지 못한 그의 탄생, 열 살 이전의 기억이 없으며, 그 이후로도 그의 집안에서 없는 존재처럼 여겨졌던 은기, 그로 인해 일찍 철이 들었고, 그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만난 고은은 무미건조한 그의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다시 만난 후, 조금씩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속에 들어온 고은.
위기한 처한 고은을 이제 은기 자신이 지켜야겠다고 생각한다.
 
'은기를 알고 고은을 아는 이들에게 당당하게 내세울 거다. 유고은을 고은기 옆에 두겠노라고.'
 
은기는 슈퍼맨같은 남주다. 아니다, 슈퍼맨 맞다! 고은을 위해서 뭐든 다 하니까. 고은을 위해서 허울뿐이었던 가족들마저도 버려버리는 은기다.
깐깐하기만 하던 은기가 고은을 다시 만나고 난 후에는 다른 남자들처럼 고은의 주변에 있는 남자를 향해 질투도 하고, 조금씩 사람다워지는데 조금은 귀엽다, 이 남자.
고은 또한 참 좋은 여주인공이다. 선척적 유창성 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스물 한 살때에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로 3년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데 어머니의 사고 이후, 힘들어하는 가족들과 으쌰으쌰 힘내서 살아왔고, 데뷔도 못한 채 십여 년을 보내고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발성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무한 긍정으로 생활하는 그녀가 참 좋아다. 씩씩한 여주인공!
 
어찌보면 로맨스 부분이 부족한 듯 하나? 아니다 끝에 포텐 터지듯 하는 로맨스다.
부족했던 듯 느꼈던 이유는 고은과 은기, 어느 사이에 연인이 되어있었으니까.
어느샌가 레스토랑에 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하는 고은이, 자신의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고은이, 노래 부르다 지쳐 잠이든 고은이 좋았던 은기.
어릴 적 못된 말을 했던 은기가, 힘겨웠던 자신의 손을 잡아줬던 은기가, 다시 만났던 순간까지 깐깐했던 은기가, 사람냄새 하나 풍기지 않았던 은기의 공간이, 휴식시간마저 자신에게 내어준 은기가,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사과하는 은기가 좋아져버린 고은.
고은과 은기가 자신도 몰랐던 사이 서로를 채워주는 시간들.. 참 좋다.
 
고은과 은기 외에 등장하는 인물들. 무턱대고 미워할 수 없었다. 그들도 무언가 하나가 결핍된 사람들 같았기 때문이다.
대훈도, 여경도, 은기의 어머니도, 은기의 형도.. 조금은 불쌍하고 이해가 됐었기 때문에 그냥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은기 아버지는 예외!
믿었던 사람들로 인해 뒤통수 맞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던 고은,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은기가 점차 서로의 상처를 껴안고 나아가는 후반부, 그와 더불어 농익어(?)가는 두 사람의 로맨스로 이야기는 끝난다.
첫번째 에필에 등장하는 그들의 귀여운 고등학교 생활, 참 좋다.
두번째 에필도 좋았다. 그들의 2세를 보며 자신의 닮을 구석을 찾아내는 은기란... 뜻밖이었지만 귀엽더라고요.
 
기대가 많았던 작품, 기대에 조금 못미쳤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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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람이 너로 가득해서
이노 지음 / 마루&마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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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할 때에도 재미있게 읽었고, 종이책으로 나오길 기다렸던 작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고 섬세하게 풀어나가는 이노님의 글.
이번에도 나의 가슴 한가운데를 퍽! 명중시키네요.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후회남의 글이라는 '그 바람이 너로 가득해서'
그래서 그런지 대체로 밝지는 않고, 다소 우울하고 먹먹했던 것 같아요.
때로는 남주인공 태서에 감정이입하고, 대부분 여주인공 해이에 감정이입해 긴 글을 읽었어요.
 
신영기획 광고사업부 기획 3팀 대리인 31살의 여주인공 송해이.
광고계가 그렇듯 광고 하나 들어가면 야근을 밥먹듯하고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일, 그런데 하필 이때 해이가 속해있는 3팀의 팀장이 사고를 치고 나가버리고, 남은 일은 오롯이 해이와 3팀 사원들의 몫.
회사의 명예가 걸린 광고였는데 이를 보기 좋게 말아먹은 3팀. 팀 해체 위기에 놓이는데..
팀 해체를 막을 유일한 방법, 광고계 떠오르는 신예? 빈트를 스카우트 해오라는 것.
 
빈트의 주소를 같고 매일같이 찾아가 기다리고 바람 맞길 열다섯번째.
이제는 해도 지치는지 쪽지를 붙여놓는다, 내일은 제발 아무데도 가지 않기를 빌면서, 그녀의 간절함이 통한걸까?
다음 날, 빈트로부터 답이 왔다. 집 근처 카페에서 보자는 것.
카페에 들어가 빈트를 기다리는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남자, 바로 빈트이자 주인공 박태서.
해이와 3년을 사귀었고, 5년동안 잊어보려 노력하는 남자. 두번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화창한 날이 급격히 어두워지며 그와 헤어지던 그 날처럼 비가 내렸다.
 
재회한 그들의 이야기.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그 바람의 이야기.
5년 전, 26살이었던 해이와 태서.
어머니로부터 받았던 상처로 인해 사랑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태서, 그런 그를 꽤 오랬동안 바라보고 좋아했던 해이.
비가 내리던 날, 갑작스런 해이의 고백으로 사귀게 된 두 사람. 처음부터 해이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건 없을 거라고 말했던 태서지만
3년이 지나도록 해이에게 마음 한 켠 내주지 않았던 그였다.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마치, 혼자 사랑하는 것처럼..
태서가 곁에 있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만족했던 해이었지만 가장 힘든 순간 곁에 있어주지 않았던 태서에게 크나큰 상처를 받았고 그 둘은 헤어졌다.
 
그런데 왜 5년이 흘러서야 태서는 다시 해이를 찾아왔을까?
다시 찾아온 태서로 인해 또 한번 해이의 가슴이 차디찬 바람이 부네요.
 
"애써 피했는데, 다시 부네."
"뭔지 모르지만 크게 신경 쓰지 마요. 어차피 바람이라면, 머무르지 않고 지나갈 테니까."
그는 머무르지 않고 지나갈 거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지나갈 거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 She said.
박태서에게 송해이는 이상한 여자였다. 아니, 바람 같은 여자였다. 있는 듯 없는 듯 불어오다, 가끔은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바람처럼. 그렇게 태서의 곁에 머물던 여자는 처음 그에게 다가왔던 것처럼, 소리 업이 사라졌다. - He said.
 
같은 회사, 같은 팀에서 상사와 부하로 일하게 된 태서와 해이.
좀 더 외국에서 공부하려 했던 태서가 한국에 자리를 잡은 이유, 해이다.
해이는 왜 태서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그 이유를 물었다.
 
"왜냐고 물었지."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진 그의 목소리는 단조로운 듯했으나 비에 젖은 것처럼 묵직하기도 했다.
"궁금해졌어."
그래, 그게 이유였다.
"송해이, 네가."
이별을 고하고 홀로 울어 버린 네가.
"그리고 내가."
헤어지고 5년이나 그 기억을 간직한 내가.
 
짝사랑으로 시작했던 해이의 사랑. 그와 사귀고 나서 시간이 흐르면 자신을 봐주겠지 했지만 그는 끝까지는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 하지 않는 태서였기에, 태서의 얼굴 표정 하나하나 신경을 쏟아부었던 해이. 그래서 태서가 왜 힘들어 하는지 묻질 못했고, 투정 한번 부리질 못했다.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자신에게 대해 관심을 주지 않으니 슬금슬금 지쳐버렸던 해이.
태서가 참 야속했다. 어머니에 대한 상처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알지만 곁에서 항상 자신을 바라보는 해이를 그렇게 외면해야 했을까?
5년 전, 해이가 힘들고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별을 고해을 때, '왜?'라고 한번이라도 물어봤으면 지금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건데..
읽으며 두 사람때문에 참 답답했어요.
 
"처음에는 넘칠 듯 가득 찼던 너에 대한 감정이 점차 메마르다 못해 날 말라 죽게 만들더라. 분명 행복했는데,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내 착각이었어."
"……."
"네 옆에서 사랑을 한다는 건 그래. 날 말라 죽여. 언젠가는 미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태서와 이별을 하고, 마음 줄 곳이 없었던 해이는 일로 도망을 쳤다. 그런데 지금 태서가 그녀의 일터에 함께 한다.
이젠 어디로 도망쳐야 할까요? 당장이라도 태서가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지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위해서 잠시잠깐 시간을 갖는 해이.
해이와 함께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태서입니다. 사귈때에는 생각 못했던 부분들이, 이제서야 떠오르며 해이에 대해 미안함과 사랑이 샘솟는 태서. 이제와 후회하면 뭐하나? 있을 때 잘 하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하며 태서를 나무라는 저입니다..
 
이제는 상황 역전. 그 옛날 내 곁에 있어만 주면 된다고 고백했던 해이처럼, 이제 태서가 해이에게 부탁하네요.
사랑해 달라고 안 할테니, 내 곁에만 있어주라며..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해이에게 다가가려 하는 태서.
태서의 애원에 알겠다며 더 이상 거부하지 않고 시간을 갖는 해이, 그러나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춰 버리는데..
 
아, 리뷰를 쓰면서도 태서에 대한 미움과 해이에 대한 답답함이 계속되는 것 같아요.
연인 사이였지만 남과 다를 게 없었던 두 사람. 대화가 필요했었는데.. 조금 더 노력했더라면 이러지 않았을 건데...
이야기를 읽으며 답답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이 알콩달콩하는 장면이 지극히 적고, 밀어내고 밀어내는 장면밖에 없어서요.
그러나 두 주인공 간의 감정선이 참 좋습니다. 가슴에 팍팍 와닿는 표현들이 좋아요.
읽으며 여러 감정들이 뒤죽박죽이었어요. 그래서 그 많은 감정들을 글 솜씨가 없어서 표현하지 못하겠네요.
직접 읽어보시어요. 두 사람때문에 답답하겠지만 좋을 거에요.
다 읽고나니 fly to the sky의 '너를 너를 너를' 이란 노래가 생각나더라고요.
노랫말 중에 '나의 사랑이 아직 어려서 편하게 너를 보내지 못하나봐. 어린애처럼 소리쳐 울며 보채야만 내게 돌아 올 수 있겠니.'
무뚝뚝한 태서지만 나중엔 이런 심정이 아니었을까요?
 
'그 바람이 너로 가득해서' 글 속에 유난히 비오는 날이 많이 등장해요.
비 오는 장면들이 중요하게 작용하거든요. 비 오는 날 사귀기로 하고, 비 오는 날 이별을 했고, 비 오는 날 재회를 해요.
제가 이 책을 읽은 어젯밤에도 우연찮게도 비가 내렸어요. 비가 내리니 감정이입이 더 잘 되었던 작품.
이노님 글은 저랑 잘 맞아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지만 공감하게 만드는 글.
이번 글은 알콩달콩함이 너무 부족했어요. 다음은 알콩달콩 로맨스이길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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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 (INO) - 그 바람이 너로 가득해서

 

이노 작가님의 글. 연재를 읽었다. 잔잔한 이야기.

그러나 이번에는 후회남이다.

다시 만난 그들, 이번에 그녀를 꽉 잡아야지.

태서는 어떻게 해이를 붙잡았을까?

 

 

 

 

 

 

 

 

* 염원 - 너와 나, 어느 사이에

 

내가 좋아하는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콩닥콩닥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는 염원 작가님의 새 글.

제목부터 뭔가 마구마구 궁금증을 샘솟게 한다.

재회물. 두 사람의 이름을 합치면 유고은기?

이 책은 꼭 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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