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하 (26) - 야구선수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즈
투수)
전효영 (29) - GBS 방송국
아나운서
너무 무더웠던 오늘, 땀
삐질삐질 흘리며 읽은 박샛별님의 신작 '블루밍'
로코코에서 나오는 운동선수
시리즈(친구네의 축구선수 유승우)이고, 박샛별님의 글루미 선데이를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기대하고 있었던 책이었어요.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야구선수 이야기보다는 수영선수 이야기가 더 어울리겠는 걸?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목이 Blooming이다. 활짝 꽃 핀, 만발한 요런
뜻.
목차를 보니, 죄다 꽃 이름이네.
책을 읽다보니 왜 블루밍인지 알겠더라고요.
고교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망주였던 승하. 그때, 승하와 같은 학교를 다니며 야구를 했던 친구가 선배들의 질투와 시기로 부당하게 폭행을 당해
야구를 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다치고, 사건을 쉬쉬하는 학교와 코치진들에게 분개한 승우는 선배들을 폭행하고 학교를 뒤엎어버린다. 그리하여
퇴학과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오고, 마침 미국에서 승하에게 러브콜을 보내 미련없이 한국을 떠났다.
9년 후,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다시 찾은 한국. 한국에 미련이 없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 나갈 필요가 없으나, 오로지 친구때문에 아시안 게임에 나가기로 한
승하.
윤승하란 이 남자, only
야구밖에 모르는 남자, 파티, 술, 담배, 여자 이런거 모른다. 오로지 야구만 보고 살아온 남자. 그렇기때문에 언론이 그를 두고 뭐라고 지껄이던
상관하지 않는 쿨한 남자. 9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 그리고 가장 보고 싶었던 아버지를 뵙기 위해 납골당에 찾아간 승하는 그곳에서 한 여자와
마주친다.
방송국 아나운서인 효영. 처음부터
어딘가 우울하게 느껴지는 여자. 집안에서는 손자만을 귀히 여기는 조모와 그를 방관하는 부모로부터 외롭게 자란 여자. 고교시절부터 의지하고 지냈던
친한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고,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여자. 친구에게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지 못했었구나 하며 괴로워하고,
결국 몽유병 증상까지 나타난다.
다소 어두운 성격의 효영, 그러나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똑바로 하는 담백하고 당찬 여주인공이에요.
우연히 마주친 여자에게 점점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가는 한 남자.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은 하지 않았던 승하였는데, 단지 효영이 진행한다는 이유로 그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심.
only 야구. 야구 이외에 다른
것에 관심도 없었던 승하에게 가슴이 두근대게 만드는 존재가 생겼으니, 그 이름하여 전효영이란 여자다.
이 책은 남주인공인 윤승하때문에
매력적이다.
야구밖에 모르고, 야구, 운동하는
시간 이외에는 집에 쳐밖혀 야구관련 된 것만 하던 은둔형 외톨이인 승하. 첫사랑조차 하지 않는 순수남이다.
그런 남자가 효영을 만나고,
좋아하는 감정때문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사랑이 처음이어서 효영에게
서투르게 다가가는 이 남자, 참 사랑스럽다.
사랑도 야구처럼하는 승하. 효영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다가가는 승하. 변화구처럼.
그러나 당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돌직구처럼. 그러면서 효영이 부담갖지않도록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절제한다.
사랑 앞에 솔직한 승하가 참
좋다.
결국 승하의 마음을 받아준 효영.
친구의 죽음으로 힘들어하고 우울했던 그녀에게 조금씩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승하.
승하와 효영 두 사람 다 서로가
첫사랑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풋풋함이 느껴진다.
얼토당토 않는 스캔들로 효영에게
힘든 일이 생기자 미국에서 바로 건너와 사랑하는 여자를 보호하는 승하는 아, 멋져 멋져. 이럴 때는 연하의 냄새가 전혀
안나.
초반에는 순수한 모습때문에
귀엽기도 했는데, 후반 무섭게 몰아치는 그에게서는 나이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성의 매력남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 그렇다가
야구에 소홀하지도 않다. 그 전보다 더 잘 나가는 야구선수다. 그래서 좀 현실적이게 다가오지 않는다.
마성의 매력남 승하에 비해 효영의
매력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의지했던 친구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이해가 되지만,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스캔들이 터졌을 때, 미국에서 열심히 경기하는 승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것은 별로.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야구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블루밍에 등장하는
야구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너무나 승승장구하고 퍼펙트한 경기를 보여주는 승하는 좀 현실적이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챕터마다 다른 꽃이름이 등장한다.
익숙한 꽃이름도 있고, 처음 접하는 꽃이름도 있다. 챕터가 끝날 때, 꽃이름에 관한 꽃말이 등장한다. 그 꽃말이 그 챕터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나중에는 챕터를 다 읽어갈 때쯤 꽃말을 내심 생각해보고 맞춰보는 재미가 있었다.
작가님이 후기에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윤승하를 위한, 윤승하에 의한, 윤승하의 첫사랑 사수 궐기 소설' 이라고, 작가님의 말에 동감!
윤승하란 마성의 매력남을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