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스크래치
이종신(쉴만한물가)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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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때에도 간간히 읽었던 스크래치. 그런데 종이책으로 출간되었을 때 사 볼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전자책으로 출간되어서 얼른 사서 읽었더랬죠.
 
송채아 (27) - JB그룹 비서
안수혁 (31) - JB그룹 사장
 
신데렐라가 되어 왕궁에 입성해야겠다는 채아는 선배들 중 팜므파탈로 유명한 세희를 찾아가 남자를 요리하는 비법을 배우고 싶다 말한다.
사랑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남자를 유혹하고 조정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채아.
초반의 이런 채아의 모습에 조금은 속물적인 여주인공이구나 생각했다. 남자들의 시선을 끌고자 계산 끝에 옷을 입고, 향수를 고르고 행동을 하는 채아.
채아가 그렇게 상류사회에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얼까?
 
몇 년 후, 채아는 JB그룹의 안 회장의 비서로 일하던 중, 안 회장이 건강의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 뒤를 이을 후계자 안수혁이 찾아오게 된다.
채아를 만나기도 전에 그의 가족들에게 그녀를 조심하라는 말을 듣게 된 수혁은 처음부터 색안경을 끼고 채아를 경계하게 된다.
안 회장의 지시로 수혁의 비서로 일하게 된 채아. 첫만남에서부터 자신의 정체를 꿰뚫는 수혁이 흥미로웠던 채아는 자신을 상류층으로 데리고 갈 왕자로 낙점한다.
그 왕자를 어떻게 구워 삶을까? 생각보다 쉬웠다.
수혁의 비서로 일하게 된지 약 두 달, 그 사이 채아는 수혁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고 할까나?
수혁이 일하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더록 옆에서 완벽하게 오피스 와이프가 되어주었기 때문!
매일같이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챙겨주던 여자가 단 하루 자리를 비웠다. 그러면 이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처음은 별거 있겠어 하겠지만, 어느덧 그녀가 해주던 것에 익숙해졌던 남자는 그녀의 빈자리를 여실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채아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자다.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다던 수혁은 조금씩 그녀에게 끌리게 되는데..
미묘한 줄다리기를 하던 그들은 술이라는 미약으로 하룻밤을 함께하게 되고, 어쩌다 결혼을 하기로 한다.
 
초반에는 조금 지루했다. 채아가 어떤 목적으로 상류층에게 들어가고 싶어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수혁을 만나고는 회사에서는 완벽한 비서로써 업무를 처리하고, 수혁과 결혼을 약속하고 나서부터는 성적 매력을 마구마구 발산하는 여자로 변신하는 채아에게 박수를 짝짝짝.
결혼을 결심하고 나서부터 서서히 드러나는 그녀의 상처, 그리고 그의 상처.
남들은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고 있는 수혁이지만 그라고 완벽할 순 없다. 부유한 가정환경이지만 그 속에서 결핍된 것은 있었다. 바로 사랑.
기쁠 때에 함께 할 사람이 없었고, 아파서 누워있을 때도 자신의 곁을 지켜준 이는 가족이 아닌 도우미들이었다. 커서 첫사랑을 만났고, 힘든 시간을 거쳐야겠지만 그녀와 행복한 삶을 꿈꿨던 수혁이었지만 첫사랑은 그를 배신했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애정을 갈구하는 수혁은 채아를 만나 조금씩 그녀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한다.
 
상류사회에게 들어가고자 각고의 노력을 했던 채아의 속내는 그녀 역시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았던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버렸던 그 사람이 자신을 버리고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도 이렇게 잘 살고 있음을 복수하고 싶었던 걸까?
이 부분이 이 책의 핵심인 듯 한데, 끝에서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린 게 아닌가 싶다.
복수를 위해 그저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던 수혁이었지만, 어느샌가 그의 상처에 마음이 쓰이고, 그가 실망하고 아파하지 않기를 바라게 되면서 복수에 대한 마음이 희미해진게 아닌가 생각된다.
끝에 빵 터져야 하는데, 그 한 방이 너무 약했다. 그것말고는 19금 소설답게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들의 러브씬은 좋았고, 그들을 응원하는 가족들도 괜찮았던 책이었다.
 
크래파스나 유화 물감 따위를 색칠한 위에 다른 색을 덧칠한 다음 송곳, 칼 따위로 긁어서 바탕색을 나타내는 미술 기법인 스크래치, 이 책에서는 복수심을 안고 상류층으로 들어가려는 채아의 상처로 얼룩진 모습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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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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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홍수연 작가님의 눈꽃 개정판.
출간되기 전부터 제 가슴이 빠운스 빠운스 했더랬죠. 표지 좀 보세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오묘한 스타일~
구판과 개정판 무엇이 다를까? 제이어드와 서영의 사이에 달달한 에피소드가 더해졌을까 하며 읽기 시작했네요.
 
제이어드 에이드리언 ♡ 에너벨. S. 유  (서영)
 
스무 살의 제이어드.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던 중 낡은 포드 차 안에서 해맑은 웃음을 짓는 단발머리의 소녀를 보았다.
그 이후 소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제이어드. 어린아이였기에, 지켜보는 것에만 만족해야 했던 제이어드 앞에 그 어린 소녀를 꼭 닮은 여자가 나타나고, 어린 소녀를 갈망하는 마음에, 이제는 소녀를 잊어야겠다는 마음에 소녀를 닮은 여자를 안게 된다.
 
열여덟의 서영은 언니와 함께 집을 찾은 검은 머리, 은회색 눈동자를 한 제이어드와 눈이 마주친 순간 서영은 세상이 멈춘 듯 한 느낌을 받았다.
그날 이후, 언니와 헤어진 제이어드를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서영.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우산도 없이 하교를 해야 했던 서영 앞에 나타는 제이어드. 그날을 포함해 그 겨울, 제이어드가 서영에게 찾아온 것은 세 번.
그 세 번의 만남 이후, 제이어드가 서영의 가슴 안에 들어왔다.
 
그리고 몇 년 후, 센트럴파크 근처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
두 사람 사이에 사적인 말은 없었지만, 제이어드는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30분 조깅을 하고 들러 커피와 오렌지 샐러드를 먹는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두 사람이라고 할까?
그리고 서영은 꿈에 그리던 에이드리언 그룹 계열사에 입사하게 된다. 언젠가는 제이어드와 함께 같은 곳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3년 후, 은행 실적 발표 때문에 뉴욕을 방문한 제이어드는 회사 정문 앞에서 서영과 조우하게 된다.
그날 이후, 서영은 혹시나 제이어드와 같은 곳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은행 쪽으로 전배 신청을 하는데, 우연이었을까?
에이드리언뱅크 경영관리 본부장 산하 기획팀에 발령받은 서영은 같은 곳에서 제이어드와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
십여 년을 참고 참았던 제이어드가 드디어 서영을 찾기 시작했다.
끝이는 보이는 그들의 사랑, 시한부 사랑.
제이어드와 서영, 두 사람 다 알고 있는 그들의 사랑, 그렇기에 더 아프고, 애틋했다.
 
**
 
구판과 개정판의 차이를 알아볼까요?
사실 크게 변한건 없어요. 읽으며 달라진 점이 거의 없어서 제가 당황했을 정도에요.
디테일한 부분들이 조금씩 바뀌었네요
거기에 제이어드가 서영을 생각하는 장면이 하나 추가되었어요. 아무도 없는 새벽, 회사 내 서영의 자리를 찾아가 서있는 장면이요.
또 하나, 에드리언뱅크 내 임원 한 사람이 제이어드와 서영의 데이트하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이 등장해요. 구판에서는 데이트하는 것을 봤다라고만 나왔는데, 개정판에서는 그 장면의 상세한 내용이 나와요. 그러나 역시 묵언수행 커플답게.... 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향한 눈길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애틋했어요~
개정판이라서 뭔가 달달함을 기대하셨더라면... 저처럼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에필 하나쯤은 추가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는데... 어흑... 작가님이 조금 얄미워졌어요.
후기를 보니, 개정판을 출간하시게 된 이유가 눈꽃을 출간하던 당시, 바람을 완성하시느라 조금 소홀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삭제했던 몇 부분을 다시 넣은 것이 개정의 이유라고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작가님을 미워하지 맙시다. 구판을 꺼내 놓고 비교하면서 읽었는데요. 이야기는 같으나 문장을 다듬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구판을 읽을 때와 똑같이 같은 부분에서 울컥했고, 애틋했고, 좋았어요.
여러분들은 개정판을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
 
이제 제가 좋아하는 부분을 봐볼까요?
 
1. 3년 만에 회사 정문에서 조우하게 된 제이어드와 서영.
 
그렇게 습기가 가득한 뉴욕 하늘 아래서, 그들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센트럴파크가 10분 거리에 있는 맨해튼 한가운데에서, 흩뿌리는 그 빗방울 사이로 그들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제이어드를 보며 우산이 떨어진지도 모르고 모른 채, 제이어드의 존재를 느끼던 서영과, 서영을 이곳에서 마주한 것이 놀랍고 반가웠던 제이어드. 그러나 모르는 사람처럼 스쳐갔던 두 사람.
이 문장이 참 좋습니다. 그 장면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요.
 
2. 제이어드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
 
그 어떤 순간에도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그런데 그 순간, 오랫동안 서영의 머릿속에서 떠돌던 모든 고민들도 함께 사라졌다.
가벼워지자고, 그렇게 결정해 버렸다.
어떤 것도 결정하지 말자고, 그렇게 결정해 버렸다.
어떤 것도 마음에 담지 말고, 어떤 것도 주지 말고, 어떤 것도 받지 말자고, 그렇게 결정해 버렸다.  다가오는 시간과 시간들이 무엇인지 그냥 알고만 싶을 뿐이라고.
.
.
이렇게 그냥…… 시간을 나누고, 이야기를 하고, 가까이서 그를 보고, 그의 옆에 잠깐 있는 일. 그게 오랜 시간 서영이 막연하게 꿈꾸던 것들이었다. 이 정도라면, 나중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서영이 안쓰러웠다. 마음에 담지 말고, 어떤 것도 주지 않고, 받지도 않겠다던 그녀의 결심처럼 되지 않아서..
제이어드를 가득 마음에 담아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었던 서영이.. 몹시도 안쓰러웠다.
 
3. 제이어드와 서영이 첫 밤을 나누던 장면.
 
잊지 말라고. 후에 모든 걸 다 잊어도, 함께 했던 모든 순간, 아픔들 다 잊어버려도.
내가 너에게 낙인을 찍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네가 한순간이라도 내게 속해 있었던 이 순간만큼은.
너는 절대 잊지 말라고.
다른 것들은 다 거짓이어도, 이 한 가지만큼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고.
.
.
이제, 돌아갈 곳은 없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조부의 바람이자 제이어드의 최종 목표는 행장.. 그러나 그 길을 함께 하기엔 서영은 평범한 여자이다. 평범한 여자로서 사는 것이 가장 예쁜 그녀이지만.. 더 이상 그녀를 보낼 수 없는 제이어드.
 
4. 제이어드의 생일, 경비행기를 타는 제이어드와 서영.
 
같이 죽어도 행복할 거라고 그날 서영은 생각했다.
어둡고 까만 뉴욕의 여름 밤하늘을 그와 단둘이 날던 시간.
시원하고 약간 축축했던 바람, 쏟아지던 별, 계기판.
아래에 보이는 뉴욕의 반짝이는 네온들, 작은 집들.
앞 좌석에 보이던 그의 어깨, 그의 팔, 그의 손가락.
중간에 정말로 비행기가 들썩거리자, 그 위험 속에서 함께 나누던 즐거운 웃음.
저기, 불빛 속에 있는 뉴욕 사람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어떤 홀가분함.
또는……, 아쉬움 같은 것.
숨 막히게 아름다웠던 그들의……, 야간 비행.
이렇게 여기 있으면 어쩌면 우린, 계속 함께 있어도 될지 몰라.
 
오직 단둘이 함께 한 시간이 좋았던 서영. 그 순간에는 그의 꿈에 걸림돌이 아니고, 후에 그와 이별했을 때, 그와 함께한 소중한 기억이므로..
 
5. 출장을 위해 뉴욕을 떠나는 제이어드.
 
제이어드는 주머니를 뒤져 버릇처럼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그 행복이 곧 그의 손에 닿을 듯 말듯 했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정말 조금만 기다리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터였다. 반지는 다시 꼭 돌려줄 거였다. 이번엔 이 반지와 어울리는 말과 함께.
끝까지 곁에 있어 달라고 무릎을 꿇고 이야기할 터였다. 다른 남자들이, 자신ㄴ의 여자들에게 그러는 것처럼, 이제 그도.
그 긴 시간을 거쳐 이제야 청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자 기대와도 같은 떨림이 그의 가슴을 채웠다.
 
어머니의 반대에도 서영과 함께 하려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제이어드. 그의 마음을 오롯이 표현하지 못해서였을까? 조금은 표현해도 되었을걸.. 이렇게 혼자 가슴 떨려 하며 서영과 함께 할 나날을 꿈꾼다.
 
6. 스키장에서의 제이어드, 눈물을 펑펑 흘리게 만든 장면.
 
그 춥고 시린 새벽, 약혼자의 집에서 그를 보기 위해 뛰어나와 주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
그날 나뭇가지 사이로 반짝이던 하얀 눈꽃, 그리고 너.
그때 하지 못 했던 말들이 이제야 그의 머릿속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떨어져 있던 그 길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언제나 하고 싶었던 단 한 마디.
네가…… 보고 싶었어.
단지 네가……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어.
저도 모르게 미소가 떠올랐다. 까만 어둠 속으로 빠져들며 그는 생각했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고통도 그리움도 모두, 끝나는 거라고.
 
서영이 떠난 뒤, 불면증과 그리움, 외로움으로 힘들어하던 제이어드. 아마도 이 휴가를 떠나면서 그는 이런 끝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머니에게 '혹시 운이 좋아 기억상실이 걸릴지 어떻게 아나요?' 이렇게 말했던 이유가.. 서영이 없는 곳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었을 지도..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밀고 나갔던 제이어드.. 이 장면에서는 항상 눈물이 나요. 제이어드의 심정이 절절하게 제 마음에 와닿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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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세레모니
바나 지음 / 스칼렛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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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님의 신작 '핫 세레모니'
박샛별님의 블루밍에 이어 이번에도 운동선수의 이야기네요.
블루밍보다 유쾌했던 핫 세레모니. 유쾌해서 한번에 훅 읽었네요.

 

이도란(23) - 유학생, 축덕녀. 엘튼 FC의 미드필더 다니엘의 열혈 팬. 

레이 블레어 - 축구선수, 엘튼 FC의 스트라이커.

 

유학생활 2년 반, 축덕녀 이도란 씨.

오늘도 어김없이 축덕녀 생활. 영국의 명문 팀 엘튼 FC의 경기가 있는 날.

이도란 양의 경기 응원 복장이라함은 그녀가 좋아하는 다니엘의 백넘버 8이 새겨진 유니폼을 준비, 얼굴에는 선글라스를, 우리나라 롯데 팬들처럼 머리에는 노란 봉지를 착용.

경기에 몰입, 몰입, 몰입하던 나머지 다니엘의 골인에 흥분하여 경기장 밑으로 추락. 그녀의 팬티가 전 세계로 생중계 되고.. 그녀는 일명 엘튼 엉덩이녀로 통하게 되었다.

엘튼FC 구단주인 헨리의 눈에 들어온 도란은 엘튼 마스코트 걸이 되고, 헨리가 가는 파티마다, 엘튼 선수들이 가는 곳마다 함께 하게 되었다.

 

세계 탑 스트라이커, 엘튼 FC의 간판, 백넘버 9, 레이 블레어.

현재 그는 부상 이후 재활 훈련을 마치고 복귀했다. 그러나 예전의 폼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상태. 연이어 부진한 경기 모습을 보여주는 자신의 상태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헨리의 파티에 온 다니엘의 팬이라는 엘튼 엉덩이녀 도란의 코피 분수를 보고 빵 터진 레이. 그 이후 도란을 보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리는 레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자신의 폼때문에 불면증까지 시달리던 레이었는데 우연치 않게 도란과 함께 한 밤, 푹 잠을 잘 수 있었고, 그 이후부터는 도란을 자꾸 찾게 되는데..

 

사실 내용은 좀 유치한 편이에요. 그런데도 유쾌하더라고요.

지극히 평범한 여주인공 도란과 세계에서 유명한 탑 클래스 축구선수의 만남이라... 더구나 레이의 팬도 아닌 다른 선수의 열혈 팬. 그런 그녀에게 집착하는 레이.

 

여주인공 도란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엉뚱깽뚱한 모습은 좀 귀엽지만 그것 이외의 매력이 무언지.. 잘 모르겠다.

다니엘 말고는 관심도 없었던 레이에게 한순간에 넘어가 찐한 밤을 보내게 되는 도란. 좀 억지스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레이의 가벼움도 조금은 아쉬워요. 조금은 무거운 모습을 보여줬음 했는데, 그 기대는 와장창 깨지고 말았으니, 질투심에 눈이 멀어 경기도 망치고..

 

주인공 이외에 눈에 띄는 캐릭터는 당연 엘튼 구단주인 헨리가 아닐까요?

매번 새롭고 특이한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헨리.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만화책 '스킵비트'의  로리 사장이 떠오른다.

로리도 만화책에서 항상 요상한 의상과 함께 등장했는데.. 둘 다 엉뚱하긴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한 남자.

 

초반의 내용은 흥미로웠으나, 19금 소설 답게 후반으로 갈수록 씬 위주라 아쉬웠어요.

서로 오해하고 잠시 헤어졌던 부분도 조금은 진부했고요. 뭔가 그 조연들에게 어퍼컷을 날려줬으면 했는데 그냥저냥 넘어가고 다시 둘만의 러브러브에 집중.

 블루밍은 진중한 남주인공 승하와 조용하고 단아한 모습의 여주인공 효영의 이야기라 잔잔했던 반면 이 책은 엉뚱하고 귀여운 도란과 때로는 질투심 활활, 때로는 페로몬 풀풀 풍기는 레이의 이야기가 좀 더 가벼워서 유쾌하게 읽지 않았나 생각되요.

 

바나님의 책은 이게 처음인데 괜찮았네요. 그래서 전작들도 찾아보려고요. 축구 이야기, 월드컵 시즌 때 읽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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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
박샛별 지음 / 로코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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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하 (26) - 야구선수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즈 투수)
전효영 (29) - GBS 방송국 아나운서
​너무 무더웠던 오늘, 땀 삐질삐질 흘리며 읽은 박샛별님의 신작 '블루밍'
로코코에서 나오는 운동선수 시리즈(친구네의 축구선수 유승우)이고, 박샛별님의 글루미 선데이를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기대하고 있었던 책이었어요.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야구선수 이야기보다는 수영선수 이야기가 더 어울리겠는 걸?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목이 Blooming이다. 활짝 꽃 핀, 만발한 요런 뜻.
목차를 보니, 죄다 꽃 이름이네. 책을 읽다보니 왜 블루밍인지 알겠더라고요.
고교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망주였던 승하. 그때, 승하와 같은 학교를 다니며 야구를 했던 친구가 선배들의 질투와 시기로 부당하게 폭행을 당해 야구를 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다치고, 사건을 쉬쉬하는 학교와 코치진들에게 분개한 승우는 선배들을 폭행하고 학교를 뒤엎어버린다. 그리하여 퇴학과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오고, 마침 미국에서 승하에게 러브콜을 보내 미련없이 한국을 떠났다.
9년 후,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다시 찾은 한국. 한국에 미련이 없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 나갈 필요가 없으나, 오로지 친구때문에 아시안 게임에 나가기로 한 승하.
윤승하란 이 남자, only 야구밖에 모르는 남자, 파티, 술, 담배, 여자 이런거 모른다. 오로지 야구만 보고 살아온 남자. 그렇기때문에 언론이 그를 두고 뭐라고 지껄이던 상관하지 않는 쿨한 남자. 9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 그리고 가장 보고 싶었던 아버지를 뵙기 위해 납골당에 찾아간 승하는 그곳에서 한 여자와 마주친다.
방송국 아나운서인 효영. 처음부터 어딘가 우울하게 느껴지는 여자. 집안에서는 손자만을 귀히 여기는 조모와 그를 방관하는 부모로부터 외롭게 자란 여자. 고교시절부터 의지하고 지냈던 친한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고,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여자. 친구에게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지 못했었구나 하며 괴로워하고, 결국 몽유병 증상까지 나타난다.
다소 어두운 성격의 효영, 그러나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똑바로 하는 담백하고 당찬 여주인공이에요.
우연히 마주친 여자에게 점점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가는 한 남자.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은 하지 않았던 승하였는데, 단지 효영이 진행한다는 이유로 그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심.
only 야구. 야구 이외에 다른 것에 관심도 없었던 승하에게 가슴이 두근대게 만드는 존재가 생겼으니, 그 이름하여 전효영이란 여자다.
이 책은 남주인공인 윤승하때문에 매력적이다.
야구밖에 모르고, 야구, 운동하는 시간 이외에는 집에 쳐밖혀 야구관련 된 것만 하던 은둔형 외톨이인 승하. 첫사랑조차 하지 않는 순수남이다.
그런 남자가 효영을 만나고, 좋아하는 감정때문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사랑이 처음이어서 효영에게 서투르게 다가가는 이 남자, 참 사랑스럽다.
사랑도 야구처럼하는 승하. 효영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다가가는 승하. 변화구처럼.
그러나 당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돌직구처럼. 그러면서 효영이 부담갖지않도록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절제한다.
사랑 앞에 솔직한 승하가 참 좋다.
결국 승하의 마음을 받아준 효영. 친구의 죽음으로 힘들어하고 우울했던 그녀에게 조금씩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승하.
승하와 효영 두 사람 다 서로가 첫사랑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풋풋함이 느껴진다.
​얼토당토 않는 스캔들로 효영에게 힘든 일이 생기자 미국에서 바로 건너와 사랑하는 여자를 보호하는 승하는 아, 멋져 멋져. 이럴 때는 연하의 냄새가 전혀 안나.
초반에는 순수한 모습때문에 귀엽기도 했는데, 후반 무섭게 몰아치는 그에게서는 나이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성의 매력남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 그렇다가 야구에 소홀하지도 않다. 그 전보다 더 잘 나가는 야구선수다. 그래서 좀 현실적이게 다가오지 않는다.
마성의 매력남 승하에 비해 효영의 매력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의지했던 친구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이해가 되지만,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스캔들이 터졌을 때, 미국에서 열심히 경기하는 승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것은 별로.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야구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블루밍에 등장하는 야구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너무나 승승장구하고 퍼펙트한 경기를 보여주는 승하는 좀 현실적이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챕터마다 다른 꽃이름이 등장한다. 익숙한 꽃이름도 있고, 처음 접하는 꽃이름도 있다. 챕터가 끝날 때, 꽃이름에 관한 꽃말이 등장한다. 그 꽃말이 그 챕터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나중에는 챕터를 다 읽어갈 때쯤 꽃말을 내심 생각해보고 맞춰보는 재미가 있었다.
작가님이 후기에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윤승하를 위한, 윤승하에 의한, 윤승하의 첫사랑 사수 궐기 소설' 이라고, 작가님의 말에 동감!
윤승하란 마성의 매력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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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어느 사이에
염원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이노님의 글을 읽고 바로 잡은 염원님의 글.
시놉을 읽었을 때, 친구에서 연인물이라는 것을 캐치했었다.
첫장을 읽는데 어? 뭔가 로맨틱 코미디물같은 냄새가 솔솔 풍겼는데... 페이크였던가..
사실 조금은 묵직한 이야기였다.
 
유고은(32) - 보컬 트레이너 겸 가수 지망생.
고은기(32) - 고급 회원제 레스토랑 '청담 paris'의 셰프 겸 대표.
 
고등학교 동창인 고은과 은기.
그들의 이름은 하나로 연결된다 유고은+고은기 = 유고은기!
고등학교 2학년 같은 반이 되고, 첫날부터 유고은기로 엮어 임시반장과 부반장을 했던 두사람.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싫어했었다, 아니 싫어하는 척 했던 것.
교내에서 고은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항상 활발하며 인기가 좋았던 고은과 달리, 고은이 누군지 몰랐고, 무미건조한 학교생활을 하던 은기.
그렇게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가진 유고은기. 재미있을 것 같았던 고등학교 2학년, 그러나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 32살의 두 사람을 보여준다.
 
어릴적부터 가족 앞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고은은 가수가 되고 싶었다.
아니 이미 남들이 들으면 알 만한 드라마 OST도 몇 곡 부른 가수. 가수이지만 무대에 한번도 서보지 못한 가수인 듯, 가수 아닌, 가수 같은 고은.
데뷔도 못하고 회사에서 보컬 트레이너를 하면서 가수가 되고자 노력하는 고은이네요.
그러던 어느 날, 십여년 동안 자신과 함께한 매니저 대훈의 소개로 고급 회원제 레스토랑 '청담 paris' 무대 면접을 위해 '청담 paris'에 갔는데,
그곳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은기를 만나게 된다. 한 눈에 서로를 알아 본 두 사람.
어릴 적 성격 그대로 깐깐한 은기과 무한 긍정의 소유자 고은.
 
가수라고 하기도 그런 고은을 자신의 레스토랑 무대에 세울 수 없다고 정확하게 말하는 은기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넘기는 고은.
그러나 매주 월요일 '청담 paris' 휴일, 고은은 은기의 레스토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서로 친해진다.
이렇게 큰 임팩트 없이 흘러갈 것 같았던 그들 사이에, 서로의 가족이 얽힌 사연이 존재했으니.
그로 인해 고은은 십여 년동안 데뷔도 못했던 것이다. 그 오랜 시간동안 찰떡같이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고은.
항상 웃는 얼굴로 무한 긍정의 에너지를 보여주던 그녀의 얼굴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마는데..
은기도 알고면 불쌍한 캐릭터더라고요. 가족 누구에게도 축복 받지 못한 그의 탄생, 열 살 이전의 기억이 없으며, 그 이후로도 그의 집안에서 없는 존재처럼 여겨졌던 은기, 그로 인해 일찍 철이 들었고, 그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만난 고은은 무미건조한 그의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다시 만난 후, 조금씩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속에 들어온 고은.
위기한 처한 고은을 이제 은기 자신이 지켜야겠다고 생각한다.
 
'은기를 알고 고은을 아는 이들에게 당당하게 내세울 거다. 유고은을 고은기 옆에 두겠노라고.'
 
은기는 슈퍼맨같은 남주다. 아니다, 슈퍼맨 맞다! 고은을 위해서 뭐든 다 하니까. 고은을 위해서 허울뿐이었던 가족들마저도 버려버리는 은기다.
깐깐하기만 하던 은기가 고은을 다시 만나고 난 후에는 다른 남자들처럼 고은의 주변에 있는 남자를 향해 질투도 하고, 조금씩 사람다워지는데 조금은 귀엽다, 이 남자.
고은 또한 참 좋은 여주인공이다. 선척적 유창성 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스물 한 살때에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로 3년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데 어머니의 사고 이후, 힘들어하는 가족들과 으쌰으쌰 힘내서 살아왔고, 데뷔도 못한 채 십여 년을 보내고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발성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무한 긍정으로 생활하는 그녀가 참 좋아다. 씩씩한 여주인공!
 
어찌보면 로맨스 부분이 부족한 듯 하나? 아니다 끝에 포텐 터지듯 하는 로맨스다.
부족했던 듯 느꼈던 이유는 고은과 은기, 어느 사이에 연인이 되어있었으니까.
어느샌가 레스토랑에 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하는 고은이, 자신의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고은이, 노래 부르다 지쳐 잠이든 고은이 좋았던 은기.
어릴 적 못된 말을 했던 은기가, 힘겨웠던 자신의 손을 잡아줬던 은기가, 다시 만났던 순간까지 깐깐했던 은기가, 사람냄새 하나 풍기지 않았던 은기의 공간이, 휴식시간마저 자신에게 내어준 은기가,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사과하는 은기가 좋아져버린 고은.
고은과 은기가 자신도 몰랐던 사이 서로를 채워주는 시간들.. 참 좋다.
 
고은과 은기 외에 등장하는 인물들. 무턱대고 미워할 수 없었다. 그들도 무언가 하나가 결핍된 사람들 같았기 때문이다.
대훈도, 여경도, 은기의 어머니도, 은기의 형도.. 조금은 불쌍하고 이해가 됐었기 때문에 그냥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은기 아버지는 예외!
믿었던 사람들로 인해 뒤통수 맞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던 고은,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은기가 점차 서로의 상처를 껴안고 나아가는 후반부, 그와 더불어 농익어(?)가는 두 사람의 로맨스로 이야기는 끝난다.
첫번째 에필에 등장하는 그들의 귀여운 고등학교 생활, 참 좋다.
두번째 에필도 좋았다. 그들의 2세를 보며 자신의 닮을 구석을 찾아내는 은기란... 뜻밖이었지만 귀엽더라고요.
 
기대가 많았던 작품, 기대에 조금 못미쳤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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