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 - 어느 경제학자의 미 대륙 탐방기
마이클 D. 예이츠 지음, 추선영 옮김 / 이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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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미국)는 아름다운 나라지만, 방문한 지역의 경제적·정치적·환경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말할 수 없다. ("프롤로그"에서) (25)
 
 '어느 경제학자의 미 대륙 탐방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아주 색다른 여행기이다. 그리고 새롭고 참신한 기획이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미국 땅의 현실을 현미경으로 들이댄 듯 자세히 만나볼 수 있는 그네들, 자신의 목소리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하여 미 대륙을 여행하면서 부딪히는 현실중 '불평등','노동','환경'에 중점을 두고 사물과 주변을 바라보고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대학교수이던 그가 은퇴한 뒤 아내랑 찾아 나가며 만들어가며 부딪혀가며 들려주는 이야기들이라 생생하게 와닿는다.
 
 노동을 분석하는 일과 실제로 노동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77) // 날이 저물면 나는 자유로웠지만 너무 지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 책을 읽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89)
 
 교수라는 직업에서 노동자라는 임금노동자가 되었을 때 지은이는 '자유로웠지만 너무 지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고백하는데 이것이 노동계의 현실이다. 미국이든 우리나라든…똑같은 현실에 잠시 놀라기도 하면서 그의 긴 여행을 따라가본다.
 
 이 책을 혹, 잠시라도 만나보거나 꾸준히 읽어볼 요량이면 다른부분은 대충 넘어가더라도 지은이가 별도의 항목으로 정리해둔 '노동 1~5','불평등 1~8','환경 1~7' 꼭지는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지은이의 분석과 사례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이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사회과학서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다면 지은이의 서술적인 경험담과 이 별도의 담론 덕분일 것이다. 다만 출판사에 대한 불만은 이 중요한 꼭지들을 여행기와는 다른다고 판단하여서인지 작은글자로 몰아서 구분 편집해 놓았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큰 글자로 도드라지게 나타내었어야 되는 부분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여행기에 중점을 두고 책이 편집되었다면 컬러사진에 좀 더 선명한 일정표와 지도로 포장되었으리라. 아마도 지은이는 그것을 원한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만나는 수준의 작은 흑백사진으로만 그를 볼 수 있는 것이리라. 그래도 자료가 있다면 미국에 관한 여행이야기는 오히려 만나본 적이 없기에 분책을 하더라도 사진이 제대로 배경으로 깔리는 여행기로 만나본다면 광활한 자연의 풍광과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그 훼손의 현장, 노동과 불평등으로 지친 노동자들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대비될 수 있을 것이다.
 
 곳곳에 등장하는 노동의 현실과 불평등의 심화 문제, 공무원들의 부정과 무능함은 우리의 현실과도 다르지 않기에 사람살이가 어디든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하였다. 국립공원에서 뉴욕의 중심가까지, 마이애미의 해변에서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포틀랜드까지 미국 대륙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다닌 지은이의 모텔 이야기는 우리식 배낭여행의 또다른 모습이다. 휴대용 전열기는 모텔을 이용할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도 유용한 취사도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이야기중 특히 국립공원 관리의 방향에 대한 제언을 담은 '환경 5 '(268~273)는 우리네 환경관련 공무원 및 환경운동가들이 꼭 보았으면 하는 좋은 내용들이다.
 
 별다른 목적도 없고 정해진 시간표도 없이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일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254)  // 등산과 경관 감상이 우리의 새 "일거리"가 되었다. 이 경험은 우리가 매일 나누는  대화,독서,정보 수집,인생'관"의 밑거름이 되었다.  (259)
 
 책의 내용을 통하여 얻는 미국의 현실과 읽을거리도 매력적이지만 위 글처럼 장거리 여행을 통하여 얻는 자유로움과 그로 인한 만족감이 글을 읽는 내내 부러웠다. 나는 10여년 뒤면 이 책의 지은이처럼 먼길을 떠날 수 있을까? 문득 생각하니 아득하고 아득한 현실이다.
 
2008. 6. 29. 밤, "날씨는 맑지만 노동은 우울하다" (335)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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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 - 미국을 제대로 보기 위한 가치 있는 가정들 라면 교양 1
김준형 지음 / 뜨인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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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변하긴 변하였나보다. 이런 책이 나오다니. 아니, 이제서야 이런 책이 우리 손으로 가능해지다니. "미국"이라는 입에 담기조차 버거웠던 초강대국, 패권주의, 제국주의 국가에 대하여 이처럼 차근차근 적절한 표현으로 보여주고 들려준 적이 있었던지.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미국이 ~ 라면?' 이라는 가정을 통하여 실제 미국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면서 현재 미국이 보여주는 세계정책과 우리와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진실에 다가가는 의심하기'라는 말에 똑맞는 이야기들이다. 
 
 미국 역시 그 땅의 원래 주인이었던 아메리카 원주민을 7천만 명 이상이나 살해하고 세워진 국가이며, 필요할 경우 중남미,아시아,중동을 향한 무력행사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국 제국주의 단위는 식민지가 아니라, 군사기지입니다. 미국은 직접적인 지배를 하는 대신 군사기지를 만들고, 때로는 군인을 주둔시키면서 영향력을 유지합니다. (27) 
 
 결국 우리나라는 미국의 변형된 식민지라는 이야기를 여기서 또 듣는다. '정복과 팽창에 의한 국가 건설'(30)로 완성된 패권국가 미국의 참모습을 도입부인 1부에서 정확히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고마운 점이다.
 
 '적대적 공생의 원리'(93)가 동원되어 서로를 받쳐준 '미·소 냉전 체제'에 관한 이야기가 2부에서 펼쳐지며 9·11 테러가 자체 조작극일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음모론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미국 내부의 정책변화를   풀이해주고 있는 3부, 미국이 우리의 동맹이라는 사실을 뒤집어보며 그들의 이익이 주요한 동맹의 동력임을 찬찬이 설명하는 4부가 어우러져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에게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미국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결론은 암울하다. 
 
 어떤 음모론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그 행위로 인해 큰 희생을 치른 집단과 그 바로 옆에 부당한 이득을 얻은 자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121)
 
 특히 4부에서 만난 '미국의 7가지(우리나라에 대한) 배신' (166~176)은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할 필연적인 까닭을 보여주므로 이 책을 곁에 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죽지 마라! 목숨을 버리고 싸우는 건 필요 없다.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아 내 옆에 있어다오. 이것은 왕의 명령이다. " ( <태왕사신기>에서 ) (195)
 
 지은이는 우리가 미국의 패권주의와 동북아 여러 강대국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며 살아 남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당연한 말씀, 이러한 젊은 이야기들이 우리 곁에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한 우리는 결코 다시 쓰러질 수 없는 것이다. 있을법 한 가정을 통하여 '미국'이라는 나라의 참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책,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강권!하는 바이다. 우리는 함께 살아남아야 하므로….
 
 
2008. 6. 25. 밤,  비는 내려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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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두력 -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
호소야 이사오 지음, 홍성민 옮김 / 이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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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두력'= 기본적인 생각하는 힘의 토대가 되는 지적능력 / '창조적인 사고력'을 포괄하는 개념 / '결론부터','전체로','단순하게'생각하는 힘  ("프롤로그" 에서) (9)
 
 <자두력>이라는 낱말을 우리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읽는 내내 생각하였다. 처음에 언뜻 떠오른 건 '직관' 또는 '블링크=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할 때, 첫 2초 동안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순간적인 판단을 뜻함'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두력은 이 모두를 포괄하면서 창조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더 넓은 개념의 말이었다. 그냥 지은이가 쓴 대로 '지두력'을 써야할까보다하고 책을 읽어내려가다 문득 떠오른 것이 "통찰"이라는 낱말이다.
 
통찰=공공연한 시행착오의 시험행동 없이 일어나는 즉각적이고 분명한 지각이나 이해 ( "Daum 백과사전" 에서)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일본어 표현인 '지두력'이라는 말이 뜻하는 바는 "통찰력"이라는 말로 대체될 수 있을 것 같다. 굳이 "지두력"이라는 낱말을 사용함으로써 오는 어지럼증을 피하려면 "통찰력"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될 듯하다. 처음부터 책 제목이자 주제어인 낱말 "지두력"을 물고 늘어지는 까닭은 기본 개념의 정립이 이 말을 통하여 배우고자 하는 모든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마침 통찰력과 관련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지두력'이 통찰력의 다른 표현임을 짐작케한다. 자, 그럼 어쨌거나 지은이가 얘기하는 "지두력"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지두력의 토대가 되는 세가지 힘은 '문제해결에 대한 지적 호기심','논리적 사고력'과 '직관력'이며 이러한 힘을 토대로한 지두력의 고유의 구성요소는 결론부터 생각하는 '가설 사고력', 전체로 생각하는 '프레임워크 사고력',  단순히 생각하는 '추상화 사고력' 이 세가지다. (28)
 
 책은 '지두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페르미 추정'을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고 세 가지 사고력에 대한 학습방법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는 그 방법들을 단계로 삼아 하나씩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지두력'을 높여나갈 수가 있는데 여기에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다. 
 
 지적 호기심을 두 종류- 지식에 대한 호기심(What형)과 문제해결에 대한 호기심(Why형) (204)으로 나누어 지두력과 연관지어 이야기하는 부분은 내게는 꽤 신선한 부분이었다. 그러고보니 스스로 호기심이 아주 많다고 생각하였는데 나는 '지식에 대한 호기심'만 많았을 뿐 '문제해결에 대한 호기심'은 적었다. 직장생활을 하고 업무를 진행해나감에 따라 '왜?'라는 문제해결에 집중하기 시작하였지만 예전에는 전혀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이 책의 내용대로라면 '지두력'을 키우는 호기심은 턱없이 부족하였던 셈이다. 아마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렇게 열심히 '문제해결'을 찾아 헤매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더 많이 필요한 항목도 당연히 '왜?'라는 호기심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돈을 허비해야만 하였던 날들이 있는 나는 절절히 이해한다. 결국 문제의 근원을 파고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보는 눈을 가지고 이해해야만 '단순하게'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는 법이다.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어렵게 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실이다.
 
  이 책에는 '지두력 체크리스트'(63)를 포함하여 여러 사례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수월하게 '결론부터', '전체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나갈 수 있다. (앞서도 이야기하였지만 '지두력'이라는 말이 맘에 안들면 '통찰력'으로 바꿔 읽어도 큰 무리는 없다.) 또한 사물이나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은 개개인의 프레임 - 틀을 어디에다 맞추느냐에 따라 보여지는 결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결론은 오늘 만난 또 하나의 배울거리를 가슴속에 새기고 스스로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결론부터', '전체로', '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지상명제이자 작업 모토인 "대강! 철저히!"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08. 6. 22. "대강+ 철저히"로 스스로 동시만족할 때까지 읽고 쓴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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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첫 십년의 한국 - 우리시대 희망을 찾는 7인의 발언록 철수와영희 강연집 모음 2
리영희 외 지음, 박상환 엮음 / 철수와영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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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12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진행된 강연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2008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저자들의 확인을 받아 재구성한 책'('책을 내며'에서) (4) 이라는데 현재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말은 이 강의의 내용들이 지금도 바뀌지 않은 현실에 많은 부분 옳은 소리로 적용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시대를 이끌어가며 화두를 제시하고 앞장서온 7분들의 이야기를 생생한 목소리로 만날 수 있음에 우선 책을 집어들자마자 행복하다. 
 
 하지만 '반지성적이고 반이성적인 대한민국'에 대하여 리영희 교수가 내뱉는 말, 한 구절 한구절이 수십년째 지속되어오는 암울한 현실임을 깨닫는 첫 강의부터 바짝 긴장하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구체적이고 적확한 표현의 낱말로 그 사실을 대할 때 느껴지는 낭패감, 불편함은 그만큼 내가, 우리가 현실 속에서 무던하게 살아가려 하며 잊어왔던 아픈 진실의 참모습이다.
 
 한국 사람들은 소파(SOFA,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와 관련해 미국과의 법적지위 문제를 놓고 불화가 일어나면, 미국이 우리 주권을 침해한다면 마치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나 독립 국가인양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가 아닙니다. 미국의 예속 국가입니다. 그런 의식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은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해서 주권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미 방위 조약에 그렇게 결정되어 있습니다. (리영희) (25) 
 
 우리나라가 미국의 식민지라는 표현은 요즘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만 자주방위권이 없는 나라가 어떻게 주권국가일 수 있냐고 반문하는 리영희 교수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고 옳다. '조약에 의해서 미국이 한국에서 군대를 마음대로 움직인다고 해도 우리는 간섭하지 못하게 되어 있(27)'는 이런 비참한 조국의 모습에 수십년전부터 많은 이들이 국방의 자주권 쟁취를 위하여 SOFA개정을 요구하였던 것이고 이제 그 결실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어떤 이들은 우리를 미국의 식민지로 놓아두자고, 국방의 주권을 미국에게 넘겨둔채로 살아가자고 한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 에피소드) 사실 리영희 교수님은 20여년전, 2007년 봄, 사회학과 강의를 신청하여 직접 들었었는데 소박한 말투였지만 진심이 담겨있던 강의에 감탄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시절이 시절이었던지라 출석을 몇 번 하지도 못하였지만…^^
 
 강의는 계속된다. '자본주의 발달사를 간략하지만 확실하게 짚어주면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하여 잘 정리해준 손호철, 다시 한 번 한미방위조약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다가올 통일에 대비한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김삼웅, '역사는 객관적으로 보아야 합니다(131)'라며 친일파의 뿌리가 되었던 황도유학을 파헤치는 이이화,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과 의의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안병욱, 똘레랑스 개념을 한국에 전파한 홍세화,우리 고유 사상인 신명사상을 소개하며 우리 사상의 중요성과 역사성을 관통하여 우리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유초하'까지 강의는 계속된다.
 
 아직도 청산되지 않는 과거사의 문제들과 미국과의 관계, 사회문화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 그리고 현실의 개척자로서 우리의 나아갈 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앞서 얘기한 한미방위조약의 문제점, 서해안 북방 한계선의 허구성 등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무조건 만나보시라.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왜곡된 사실들과 살아왔는지 쉽고도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기본은 인간 양심과 사회 정의입니다. (안병욱) (151)
 
 모두가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되면 이런 책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그럼 우리 모두가 행복한 때가 올 것이다. 그 날까지 읽고 쓴다.
 
 
2008. 6. 21. 밤,  비는 내려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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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윤광준 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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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지 말았어야 했다. 망설이다 망설이다 책의 모양새에 끌려 손에 들고는 후다닥 사진과 글을 쫓아 읽어가다 눈길이 멈추는 몇 몇 제품들을 앞에두고 다시 망설이고 망설인다. 허, 거 참,,탐나는구만…. 스스로를 다독이며 충동구매의 흑심을 억누른다. 얼마를 더 버팅겨낼지는 자신이 없다.
 
 시비를 걸어도 책임 질 수 없다. 물건은 내가 쓰기 위해 선택했고 명품으로 인정했을 뿐이다. ("작가의 말"에서) (8)
 
 역시 그런 물건들이다. 아주 비싸거나 화려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 때가 닿은, 써보다 보니 좋아서 스스로 명품이라 불러주는 - 명품이라는 말 자체가 제'품'의 이름을 '명', 불러주는 것이 아니던가? 그래도, 남이 쓰던 물건이라고 하여도 여러 사람의 가슴을 흐르는 비슷한 정서를 타고 관심이가고 탐이나는 물건은 어디나 있기마련이다. 특히 이 책처럼 스스로 가려모은 작품집에서야 더 많지 않겠는가?
 
 구입비용과 당장의 쓰일 모를 고려하지 않고 바라보면 '필기구 파버카스텔', '명품 자전거 스톡 오가닉', '콘데사 의자', '부라이틀링 내비타이머 시계' 등이 탐이 난다. 디자인의 유려함이나 제품의 기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제품들은 대다수의 사람들도 명품으로 인정할 만한 제품들이다. 당연히 제품가격도 대부분이 상당하리라. 그러므로 나랑은 인연이 없을 것이다. 과감히 기억 속에서 지운다.
 
 다음은 소품에 가까운 제품들로 기능적인 측면에서 솔깃 해지는 제품들인데 '레더맨 공구', '트로이카 미용세트', '777 손톱깎이' 등이 이에 해당되겠다. '777 손톱깎이'는 우리 집에도 있기에 더욱 반가운 '명품'이었다. 
 
 그리고 먹고 마시는 제품들과 그와 관련된 모든 도구들을 나도 지은이처럼 사랑한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먹고 마실 것이므로 잘 먹고 잘 쓰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제품은 명품이라 불러도 마땅할 것이다. 그래도 모처럼 이런 눈요기를 하였는데 하나도 지르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섭섭한 맘을 달래려고 두가지 명품을 골라두었다. 아직도 살까말까 망설이는 까닭은 비용 문제라기보다는 한 번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는 '지름신의 강림'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제품만 콕 찝어두고 바라보기만 하는데...
 
 그 중 하나는 '헤이스 앵클 웨이트 (198)'인데 디자인,용도- 건강에 좋다잖아 ! -, 가격까지 모두 맘에 들어 즉시 구입하려고 인터넷을 뒤지다 뒤늦게 책 뒤에 첨부된 "구입가이드"를 뒤적거린다. 인터넷 사이트가 없기에 전화번호를 따로 적어두고 다시 대기중까지 와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루체풀란 스탠드 (265)'인데 지금 이 제품의 아류들이 넘쳐난다고 하니 아마 내가 그동안 써왔던 비슷한 제품들은 모두 이 제품의 모방작이었으리라. 제대로 된 작품같은 스탠드라 탐은 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일단 보류한다.
 
 당신(나)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선택된 바로 그 물건이 생활명품('뒷표지'에서) 이라는 말처럼 내게도 내놓을 수 있는 명품들이 있을까를 책을 덮으며 생각해보았다. 집안 구석구석 쌓여있는 책 말고는 다른 소품들이 거의 없기에 마땅히 일컫어 불러줄 명품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처럼 하나하나 나의 것으로 만들어가며 함께 녹슬어가며 살아가는 동안 내게도 나만의 생활명품이 생길 것임은 알 것같다. 이제는 나도 그런 나이에 접어드나보다. 물건과도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를 가다듬을 수 있는 나이...기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2008. 6. 21. 거리의 '촛불'들도 생활명품으로 자리잡지 않을까나? ^^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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