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정한 몸가짐으로 뜻을 밝히고 고요하게 앉아 먼 곳을 내다본다 (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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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가 제갈량을 찾으러 '삼고초려'를 마다 않았을 때 공명의 집에 걸려있던 글귀이다. 때를 기다리고 웅크리고 앉아있던 '와룡'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공명은 드디어 유비의 간곡한 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세상으로 나선다. 이 장면의 묘사가 세세하게 그려져 있어 당시, 유비가 얼마만큼 공명을 갈구하였는지, 그런 유비에게 공명이 얼마나 맘을 다하여 감복하였는지가 잘 느껴진다. 예전에는 미처 못느끼던 감정들이다. 그리고 공명이 유비와 함께 세상에 나서면서 조조의 헛점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말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말이 있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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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용유회(亢龍有悔)' - '하늘을 높이 오른 용은 후회할 일이 있다'(207)라는 이 말은 몇 년전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통하여도 만난 말인데 '스스로를 자중장애하지 않고 자만하거나 과욕을 부릴 때에는 반드시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옴'을 일컫는 내용이다. 굳이 안분,자족의 소극적인 뜻이 아니라도 '정도'를 지키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모든 경우의 사건에 대한 자제를 당부하는 말이리라. 조조가 북방 평정을 한 뒤 기고만장하여 '천자'가 되려는 욕심을 부릴 것이고 그 중에 '항용유회'가 있을 것이라고 공명은 이야기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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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어디 이 부분 뿐이랴, [삼국지] 전편에 흐르는 지모와 계략간의 싸움에서 항상 패하는 쪽은 상대방의 능력을 과소평가 하거나 스스로의 능력을 과신하는 이들이었다. 이 말은 결국 적절하고 적확한 판단이 없는 분석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고 그 중심에 '항용유회'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이다. 무릇 삶의 지혜란 멀리 있지 않는 법, 곁에서 착실히 따라가며 제 분수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잘 살아가는 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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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의롭지 못한 일을 할 수는 없소. ( '유비'가 '서서'를 '조조'품에 보내며 ) (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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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삼국지 4권은 조조의 성장과 공명의 등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그 속에서 유비가 보여주는 끊임없는 덕치(德治)- 그저 먹을(!) 수도 있는 형주를 미련없이 포기하는, 어리석기까지 한 - 에는 다시 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159)(292) 허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유비로서는 그 길만이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방법이었으리라. 왜냐면 '덕(德)'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무너져 버리면 유비가 다른 제후들과 비교하여 갖고 있는 장점이자 강점은 사라져 버렸을테니까. 그는 그만의 길을 고집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그리고 그 길이 영원히 오래사는 방법이었으리라. 명분과 원칙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그 싸움은 이미 이기고 들어가는 셈이므로, 우리는 난세를 사는 그들뿐만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명분없는,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은 반드시 삼가해야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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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드디어, 4권에서 [장정일 삼국지]만의 도드라진 특색이 나오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우리 겨레와 관련된 최신 연구결과들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옛 중국사서에서 이야기하던 오랑캐에 해당하는 말갈,숙신,저,선비,동호, 그리고 동이.. 이 모든 부족들이 '대쥬신족'의 한 갈래였음이 이야기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남아있는 쥬신족은 몽고족,(만주족),우리 겨레,일본인들이라는 사실까지 논의되는데 이 책에 그 일정부분이 등장한다. '중원을 평정한 조조'편 중 47~48쪽, '형주에서 쫓겨나는 유비'중 278쪽에서 '동호,동이,주신족,숙신'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반갑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이야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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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 이 책에서 중요한 가르침을 가려뽑는다면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들려주는 '명장'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는 공명의 '명장론'을 통하여 우리 시대의 리더십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핵심만을 정리하여 옮겨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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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장이란? (260~261) |
| 1. 전쟁뿐만 아니라 그 전쟁과 관련된 정치·사회·경제적인 요소를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들 - 가후,순욱,조조 |
| 2. 하나같이 병사들의 심리에 능통한 사람들 - 조조 |
| 3.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하고 어떤 환경이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상태로 전쟁을 이끌고 유도할 수 있어야 함 - 아직 없슴 |
| 4. 그 동안의 전쟁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매우 다양하게 작전과 전략을 구사하는 인물 - 아직 없슴 |
| 5. 준비를 철저히 하여 이미 승리한 전쟁을 하는 사람 |
| 6. 병력의 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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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량은 위 '명장론'을 이야기하며 아직 전례가 없는 명장의 단계(3,4,5,6단계)에서 전쟁을 할 것임을 유비에게 천명하는데…. 자, 그럼 '적벽'으로 달려가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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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8. '기쁨이 극에 이르면 슬플 일이 남아 있고, 위기가 극에 이르면 그것은 새로운 기회가 되는 법'!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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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