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쟁이, 루쉰
왕시룽 엮음, 김태성 옮김 / 일빛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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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쉽게 생각했다. [그림쟁이, 루쉰]이라는 표지에 혹하여, 그래, 그림이라면 그냥 만나보기만 하여도 좋은 그런 대상이 아닌가, 하는 맘으로 선뜻 손에 든 책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이 책은 내가 기대하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간간이 만나 오던 문인화신영복 선생님의 글과 그림을 생각하던 내게 루쉰의 작품들은 다가서기 힘든 무엇이었다.
 
 그 가장 큰 까닭은 그림이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수묵화'는 1점뿐이고 '전각', '평면 디자인', '선묘', '책과 잡지 디자인'이 나머지 111편, 전부였기 때문이다. 아는 바가 거의 없어도 느낌만으로도 상대!할 수 있는 일반적인 그림/회화가 아니기에, 어떻게 읽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가 막막했다. 솔직히 지금도 그러하다.
 
 그 풍격은 여전히 수수하고 간략하면서도 눈에 확 띄는 <분류>의 디자인적 특성을 계승하고 있다.  ( '[맹아 월간 표지]해설'에서 ) (209)
 
 다만 '루쉰'이라는 작가이자 사상가에 대하여 조금은 아는 바가 있기에 거기서부터 썰!을 풀어 보련다. '사회비판적인' 작품들을 통하여 중국인들을 일깨우던 소설가, 사상가였던 루쉰을 거칠게나마 비유하자면 현재의 신영복 선생님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어떤 형태의 작품으로든 암울한 시대의 굴레를 뚫고, 깨우침을 건네주는 선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삶 자체가 만인의 모범이 되는 인물은 그리 흔치 않다. 게다가 마침 신영복 선생님께서도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하고 계시니 말이다.
 
 루쉰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 맞게 문예지와 여러 책의 표지까지, 편집 및 도안을 하였고 그 작품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물론 작품 그 자체로서는 나 같은 문외한이 보기에는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이 '그림(표지 등)' - '루쉰 자술(自述)' - '관련 기록' - '해설'로 차근차근 잘 짜여 있어 사전지식이 없어도 개별 작품을 만나보고 이해할 수는 있다. 즐기고 좋아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고. ^^
 
 "이렇게 인쇄하여 문학과 예술을 공부하지 않는 일반 대중들에게 공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225)
 
 대중적인 관점의 견지는 인민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것이지만 제대로 해내는 이는 드물다. 루쉰은 그런 면에서 행복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밥벌이를 위하여 행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작품들 덕분에 당시 중국의 문화예술계는 더 많이 풍요로워졌으리라. 지금의 우리에게도 만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사람들을 일깨우는 작가들이 늘어나면 좋을텐데…. 
 
 책에 실린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느낌이나 평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고 다만, 독자로서 루쉰의 글을 그림과 함께 오랜만에 만나본 것은 적지 않은 기쁨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문인화처럼 글과 그림을 함께 아우르는 젊은 작가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시대의 변화인지, 관심의 축소 혹은 집중인지 모르겠다. 자신의 작품을 글과 그림으로 함께 보여주는 제2의 루쉰, 신영복 선생님 같은 분들이 여럿이라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언젠가는 루쉰을 다시 한 번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책장을 덮는다.  
 
 혁명에는 피가 있고 더럽고 추잡한 행위들이 있지만, 어린 아기도 있다. 이 '궤멸(潰滅)'은 바로 신생 이전의 한 방울 피요, 실제 전투자가 현대인들에게 주는 커다란 교훈이다. …… 그렇기 때문에 신생의 영아가 있는 한 '궤멸'은 곧 '신생'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다.  ( [훼멸] 제 2부 제 1~3장 번역 후기'에서) (228)
 
 
2010. 4. 19. 늦은 밤, 50년 전 그날처럼, 거리에 서 있고픈….
 
 
들풀처럼
*2010-044-04-06
 
 

*책에서 옮겨 둡니다.

 


 
 독자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누군가 우연히 한가한 시간을 얻게 되어 우연히 외국 작품을 읽게 되었도, 우연히 기쁜 마음으로 이를 번역하여 한데 엮게 되었으며, 우연히 이 '잡지년(雜誌年)'에 뜨거운 열기를 더하게 되었고, 마침내 우연 중의 우연으로 동지 몇 명을 찾게 되었으며, 자신을 인정해주는 출판사를 만나게 된 것을, 그리하여 이 작은 [역문(譯文)]이 태어나게 된 것을 충분히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역문] 창간호 서문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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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
최하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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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너무 많이 보았는가 보다. '러시아', '기행'이란 두 낱말이 들어간 책임에도 제대로 된 사진 하나 없다. 요즘 출간되는 여행서적들과 비교하면 심심할 지경이다. 지은이인, 시인 최하림도, 책을 펴낸 출판사도, 이 점을 모르지 않았으리라. 그럼에도, 이렇게 책을 펴낸 까닭이 어딘가 있으리라. 
 
 못 보았다고 유감스러울 것도 없었다. 오늘 나는 너무 많이 본 셈이었다. '너무'가 들어가면 체할 수도, 탈이 날 수도 있다.  (37)
 

 과연…  우리는 요즘 '너무 많이 본' 여행들만 기억한다. 나 자신도 그렇다. 두 해 전 봄날, 브루나이를 가족들이랑 다녀와서도, 쓴 글은 세 쪽도 되지 않으면서, 여러 곳에 퍼뜨린 사진은 수 백 장이었다. 그렇게 우리네 삶의 모습이 변해가고 여행 記도 맞춰져서 글에서 사진으로 바뀌나 보다.

 

 


               (2008년 봄, 브루나이)
 
 그런데 이 책은 고집스럽게도 지은이의 발자취와 소소한 이야기들을 끌고 넓고 거칠고 황량한 시베리아를 건너간다. 그 벌판에 흩뿌려진 러시아 역사와 예술 이야기는 당연히 우리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게다가 지은이는 시인이다. 시인이기에 가능한 문장들이 읽는 이를 더 설레게 한다. 아니, 어쩌면 일반 여행자들이라면 더 흥분하고 찬탄해 마지않았을 일들은 건너뛰고 문학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오히려 강조한다. [최하림의 러시아 예술 기행]이라 이름붙이고, 사진 한 장 제대로 더하지 않아도, 그 이름값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다시 한 잔을 더 입에 부어 넣고, 육개장이 나오자 빨간 육개장 국물을 들이마셨다. 속이 따끈따끈하면서도 기분이 풀어져갔다. 소주를 한 잔 더 마셨다. 붉은 육개장 국물도 마셨다. 나는 붉은 국물을 마시며 붉은 광장을 떠올렸고 바실리 사원을 떠올렸고 레닌을 떠올렸다. 레닌은 말했다. "톨스토이의 모든 것을 영구히 보존토록 하라"고. 레닌이 야스나야폴랴나에 처음 갔을 때, 한 말이었다.  (104)
 

 비록 실패한 도전으로 끝나버렸지만 이러한 문화에 대한 원칙이 있었기에 그 많은 문화유산이 살아남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 엄청난 문화유산을 잃어버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역사이기도 하고. 게다가 시인의 눈에 들어온, 여행객들을 실어나르는 차량의 운전기사 이야기도 새롭다. 오래전 중국에 짧은 여행을 갔을 때에도 놀랐던 일이, 운전기사님께서 틈만 나면 책을 보는 모습이었는데 러시아에도 비슷한 풍경이라니…. 물론 러시아의 운전기사는 지식인이 몰락한 뒤의 모습이라 조금 씁쓸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에르미타슈 박물관 전경)
              
 
 나는 기사의 책 읽던 모습과 그의 넓은 이마와 눈이 떠올랐다. ~ 그는 우리들에게서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 미국의 꼭두각시거나,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라는 데는, 나는 관심이 없었다. 나는 현재가, 이 순간이 가장 중요했다. 어제나 내일은, 오늘의 시점에서 보자면 무의미한 것인지도 몰랐다.  (68)
 
 러시아의 역사가 그러하듯 그들의 예술도 찬란하게 피어났지만 지금은 주변부로 밀려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많은 작품 하나하나에 묻어있는 이야기들 만으로도 소설 수 백 권은 족히 가능하리라. 지은이는 두 번의 러시아 기행 이야기 속을 걸어가며 러시아 예술에 대한 너른 관심과 애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어쩌랴, 러시아의 역사가 아프게 저물었듯, 그곳의 예술가들 역시 저물어 갔으니….
 
 이 책은 러시아 여행을 앞 둔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입문서이다. 구체적인 일정도 요약되어 있지 않고 찾아갈 여행의 팁 Tip도 없지만 가장 중요한 감상법을 일러주고 그 사례를 스스로 보여주고 있으니, 마땅히 한 번씩 만나보고 러시아로 떠나야 하리라. 여행은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만나서 보고 느끼는 것일지니….
 
 나는 외국 여행을 하려면 반드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본서들을 읽고 오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반성을 하면서 투어 버스에 올랐다.  (64)
 
 
2010. 4. 19. 50년 전 그날처럼, 붉은 진달래 함성 그리운 밤입니다.
 
 
들풀처럼
*2010-043-04-05
 
 
*책에서 옮겨 둡니다.
 상상은 언제나 사건을 확대하고 극단으로 몰아가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역사는 갈수록 무섭고 잔인해져간다.  (18)
 
 순간 나는 바이칼도 슬프고 푸른 꽃들도 슬프고 우리도 슬프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슬픈 생각들을 안고 기념 촬영을 했다. 축제라 할까, 퍼포먼스라 할까. 기억 속 깊이 바이칼이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23)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요. 내가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 민중을 알게 된 것을 생각하면 유형 생활은 결코 시간 낭비였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  (도스토옙스키) (41)
 
 내가 처음 울음과 눈물을 생각하게 된 것은 확실히 알료샤로부터였고 연민을 경험한 것은 1980년 5월 광주로부터였다.  나는 도청 앞 광장을 지나 금남로 길을 걷고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캄캄했다. 나는 붉은 꽃을 보았다. 꽃이 나르르 위로해주었다.  (45)
 
 기사는 그때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기사는 차가 멈추어 있을 때마다 책을 보고 있었던 듯했다. 얼굴도 보통 기사답지 않게 단정했다.  (61)
 
 위대한 교사보다 위대한 작가의 위대한 작품이 우리 삶에 기여하는 바는 깊고 크다. 위대한 작품은 시대가 흘러가고 가치관이 변해도 역경에 처한 사람들은 위로해주고 쓰다듬어준다. 위대한 문학 작품은 우리에게 등불이 되어주고 다친 상처를 쓰다듬어줄 수 있으되 위대한 교사는 역사로밖에 남지 못한다.  (101) 
 
 낭만주의적 여행가들은, 여행이란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고, 풍경을 보고 즐기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그 풍경을 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 긴 시간은 충족의 깊이를 가지고 온다. 그런 충족이 참 여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처럼 외국 여행길에 나선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들 앞에 나나탄 풍경을 오래 보고 있을 수 없다. 한 사원, 한 도시라도 더 보아야 한다.  (106)
 
 역사란 이렇게 아버지와 그 아들과 또 아들들이 줄지어 지나가고 떠오르는 무대이자 거울인가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110)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해요. …… 우리는 길고 계속되는 낮과 밤들을 살아가야 한단 말이에요." 라고 하는 소냐의 목소리(<바냐 아저씨>)도 들려온다.  (117)
 
 시인은 보는 자이지 혁명운동가가 아니다. 시인은 군중일 수 없다. 시인은 철저하게 개인이면서, 개인 이상의 높은 곳에 이르러야 한다.  (133)
 
 삶의 목적이나 운명은 우리가 화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화해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것이다.   (138)
 
 때문에 그 어둠은 고향이란 말이 지니고 있는 근원적인 슬픔에로 가 닿고 있으며, 삶과 죽음이 지나가고 만나 섞여 흐르는 대지(길)가 된다. 놀랍게도 그 대지는 빛과 생명을 껴안고 있다. 그 면에서 타르콥스키의 영화는 대지의 시이자 구도자의 기도다.  (151)
 
 그런데 그 순교는 세상을 구하지 못한다. 세상을 구하려면 밭으로 나가 일해야 한다. 일은 사랑이다. (그 사랑이야말로 진정 헌신을 요구한다.)  (152)
 
 나는 지나치게 많이 보고 다녔다. 목이 마르고 다리가 아팠다. 무엇을 보고 배운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161)
 
 작가란 그렇게 고통스런 눈으로 세계를 보고 세계를 아파하는 자다. 아파하는 일 외에 더 할 것이 없다. 아픔이 작가의 양심이다.  (182)
 
 참다운 시는 진정성과 더불어 감상, 퇴폐, 허무가 버무려진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 ~  (196)
 
 버스에 몸을 실은 채, 이 같은 생각을 두서없이 하고 있을 때, 차는 슬픔의 종착역 같은 다다랐다. 작가들의 공동묘지였다.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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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침묵의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61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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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사랑이야기? 학생과 여선생의 사랑이야기라면, 언뜻, 아슬한 느낌이 따라오지만, 이 책 속의 주인공은 독일의 13학년(우리나이로는 성인인 20살?) 학생과 여선생이기에 그 위험함은 덜해진다. 그리고 어쩌면 쪼금은 뻔한 사랑이야기, 너무도 자연스레 사랑하고 성장하는 모습들…. 이리라 생각하겠지만, 이야기는 선생님의 죽음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눈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추모식은 교내 합창단의 노래로 시작되었다. (5)
 
 덜컥, 이야기의 시작이다. 주인공, 크리스티안, 는 내가 사랑하던 선생님, 슈텔라 페테르젠의 장례식장에 서 있다. 그리고 흘러가는 추모식의 장면들, 선생님과 나만의 추억들도 함께 흘러간다. 그렇게 시간이 간다. 
 
 우연한 만남과 우연 혹은 필연 적인 사랑, 그리고 급작스런 죽음과 떠남, 고작 150 여 쪽에 담겨있는 이야기의 전부이다. 아니, 일부이다. 그리고 남겨진 시간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그 사랑 이야기, 기나긴 '침묵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누군들 가슴 아린 첫사랑이 없으랴'라고 입을 열자, 그러는 너는 있는가라고 스스로 돌아오는 물음. 그렇다. 모두들 알다시피 사랑은, 특히 이루지못한 첫사랑은, 사랑의 강도?나 깊이? 혹은 기간? 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우리에게서 떠나지 않는다. 결코. 다만 그 사랑은 머무른다. 조용히 가라앉아 가슴 속 한 켠에서 잠들어 있을 뿐이다. 그게 사랑이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크리스티안의 얘기를 읽다가, 지나가다 귓가를 스치는 "광화문 연가" 한자락에 뭉클뭉클 샘솟아 오는 것이다. 이런 감정은 현재 살아가며 사랑하는 사람과는 아무런 연관 없이 그저 일렁임 그 자제로 몸으로 느껴진다.  그 출렁임이 심해지면 우리는 울컥!하고 옛사랑에 젖어들고 말리라. 하여 크리스티안의 사랑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이어지리라 생각하던  믿음이 사라져버린 그 순간부터 그의, 나의, 우리의 모든 첫사랑은 시작된다. '침묵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사랑도 깊숙히, 더 깊숙히 가라앉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련한 그리움을 때때로 떠올리며 '내게도 사랑이' 있었음을 추억하리라. '하필 그 때' 우리가 그 자리에 함께 있었음을 그리워하며 말이다. 
 
 순간, 나는 깨달았다. 저기 떠가는 꽃들이 내 젊음의 영원한 비극으로 기억되는 동시에,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크나큰 위안이 되리라는 것을.  (148)
 
 
2010. 4. 13. 어울리지 않는 이 봄날처럼 젖어있는 밤입니다.
 
 
들풀처럼
*2010-042-04-04
 
 
*책에서 옮겨 둡니다.
 선생님이 소냐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내 마음을 움직인 그 부드러움을 실어서.  (27)
 
 "자식 일이라는 게 그래. 어떤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무방비 상태로 받아들여야 하기도 해."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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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이야기 - 해보지 않고 두려움만 키우는
EBS대한민국성공시대 엮음 / 에이트스프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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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또 자기계발서를 손에 들었다. 좋은 말, 옳은 말씀들이 넘쳐나는 책을 지난 두 해 얼마나 많이 만나 보았던가?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또 무엇을 바랐던 것일까? 삼 년 째 달려오던 <1日 1作>의 읽고 쓰기도 주춤해진 이즈음, 왜 나는 또 '지혜를 구하는 사람'([지구인(智求人)])이 되어 이렇게 허덕이는 걸까?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 없습니다. 성공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36)
 
 역시 뻔한 이야기지만 이 말만큼 우리를 몰아세우는 말도 없으리라. 그러니까, 그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발전이 없는 이들에게는 분명히 '실천' 쪽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 역시 최근 자주 만나보던 말이라 감회가 새롭지는 않았다. 그런데 잊고 있던 뿌리를 흔드는 질문이 이 책에서 내게로 날아왔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내 꿈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가끔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조건 앞을 향해 달려만 간다면 전혀 엉뚱한 곳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53)
 
 아마도 나는 요즘 이 '방향'을 잃었던가 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읽고 쓰곤 하였지만 최근에 까닭 모르게 지쳐가던 것이 잠시 '방향'을 잃어버린 탓이리라. 바쁜 직장 생활을 마치고 밤마다 가족들의 눈총! 을 무릅써가며 읽고 쓰는 생활 속에 '왜 이렇게 살아가는가?'를 깜박했던 것이다. 좋아서 하는 일, 하고 싶어 하는 일을 겨우 찾았는데 오히려 거기에 너무 빠져버려 지치다니….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만난 것이다.
 
 고작 300여 쪽도 되지 않는 책에는 우리가 이미 아는 이야기들도 많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그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갈무리해 주고 마지막에 덧붙이는 몇 줄의 마무리로 우리를 돌이켜 다시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개인의 능력 혹은 자기계발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들을 <자전>과 <공전>으로 나누어 나, 한 사람이 아니라 내 주위의, 우리 이웃들의 삶까지 한 번 더 짚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이 책의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하여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로 랑딸! - 사랑하는 나의 딸, 올해 중1이 된 - 에게 건네준다. 녀석이 곁에 두고, 조금씩 한가지 이야기씩 만나보며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하는 욕심에서이다. 그러다 보면 랑딸도 자신이 좋아서 미치는 일을 찾는 게 조금은 수월하리라. 아빠처럼 헤매다 많은 시간을 돌아오지 않도록 말이다. 
 
 그 어떤 핑계도 필요 없는 것. 모든 역경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는 것, 그 최선의 동기는 바로 '그저 좋아서'입니다.  그저 좋아서 할 수 있는 일, 당신에게도 있습니까? 좋아하는 일이 있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43)
 
 그래, '그저 좋아서'  나는 이 밤에도 읽고 쓴다. 그러다보면 스스로 눈도 보이고 글도 나오고 입도 트이리라. 그 길은 멀어도 된다.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고, 가는 길이기에.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간다. 뚜벅뚜벅.
 
 
2010. 4. 11. '내 꿈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53) 돌아보는 밤입니다.
 
 
들풀처럼
*2010-037-03-13
 
 
*책에서 옮겨 둡니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로 성공하고 싶다면 꿈꾸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 꿈은 분명 이루어질 것입니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입니다.  (23)
 
 자투리 시간까지 활용하게 만드는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꿈이 없다면 잘게 쪼개진 시간들에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것입니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자신의 모든 시간을 투자해 그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71)
 
 그러나 우직하게 걸어가는 사람이 어느 순간 앞서 나가는 것이 또한 인생입니다.  (85)
 
 '사는 건 바람을 맞는 것과 같아요. 새로운 바람을 맞아야 하는데 지나간 바람을 붙잡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슬픔과 아픔을 잡은 채 힘들어하지 말고 버릴 것은 버리세요.' (가수 인순이)  (91) 
 
 인생을 망치는 습관과 성공을 부르는 습관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  작은 습관이 쌓이고 쌓여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갑니다.  (115)
 
 언제나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가슴이기를, 나의 심장이 언제나 타인을 향해 뜨겁기를.  (133)
 
 일을 추진함에 있어 꼭 새겨야 할 마음가짐이 세 가지 있습니다. 바로 처음에 먹은 초심과 결코 흔들리지 않는 중심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입니다. 진심은 언제든 통하기 마련입니다. 진심으로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진심을 다해야 합니다.  (157)
 
 인생도 자전거 타기와 같습니다. 숨이 차서 넘어지는 게 아니라 페달을 밟지 않아서 넘어지는 것입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느리게라도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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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1 (보급판 문고본)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 이른아침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고대문명 관련 필독서임다. 문고판은 부담없는 선물용으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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