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 사랑이야기? 학생과 여선생의 사랑이야기라면, 언뜻, 아슬한 느낌이 따라오지만, 이 책 속의 주인공은 독일의 13학년(우리나이로는 성인인 20살?) 학생과 여선생이기에 그 위험함은 덜해진다. 그리고 어쩌면 쪼금은 뻔한 사랑이야기, 너무도 자연스레 사랑하고 성장하는 모습들…. 이리라 생각하겠지만, 이야기는 선생님의 죽음부터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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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눈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추모식은 교내 합창단의 노래로 시작되었다.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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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컥, 이야기의 시작이다. 주인공, 크리스티안, 나는 내가 사랑하던 선생님, 슈텔라 페테르젠의 장례식장에 서 있다. 그리고 흘러가는 추모식의 장면들, 선생님과 나만의 추억들도 함께 흘러간다. 그렇게 시간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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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한 만남과 우연 혹은 필연 적인 사랑, 그리고 급작스런 죽음과 떠남, 고작 150 여 쪽에 담겨있는 이야기의 전부이다. 아니, 일부이다. 그리고 남겨진 시간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그 사랑 이야기, 기나긴 '침묵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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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들 가슴 아린 첫사랑이 없으랴'라고 입을 열자, 그러는 너는 있는가라고 스스로 돌아오는 물음. 그렇다. 모두들 알다시피 사랑은, 특히 이루지못한 첫사랑은, 사랑의 강도?나 깊이? 혹은 기간? 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우리에게서 떠나지 않는다. 결코. 다만 그 사랑은 머무른다. 조용히 가라앉아 가슴 속 한 켠에서 잠들어 있을 뿐이다. 그게 사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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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어느날, 문득, 크리스티안의 얘기를 읽다가, 지나가다 귓가를 스치는 "광화문 연가" 한자락에 뭉클뭉클 샘솟아 오는 것이다. 이런 감정은 현재 살아가며 사랑하는 사람과는 아무런 연관 없이 그저 일렁임 그 자제로 몸으로 느껴진다. 그 출렁임이 심해지면 우리는 울컥!하고 옛사랑에 젖어들고 말리라. 하여 크리스티안의 사랑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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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리라 생각하던 믿음이 사라져버린 그 순간부터 그의, 나의, 우리의 모든 첫사랑은 시작된다. '침묵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사랑도 깊숙히, 더 깊숙히 가라앉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련한 그리움을 때때로 떠올리며 '내게도 사랑이' 있었음을 추억하리라. '하필 그 때' 우리가 그 자리에 함께 있었음을 그리워하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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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나는 깨달았다. 저기 떠가는 꽃들이 내 젊음의 영원한 비극으로 기억되는 동시에,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크나큰 위안이 되리라는 것을. (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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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4. 13. 어울리지 않는 이 봄날처럼 젖어있는 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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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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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2-0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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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옮겨 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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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이 소냐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내 마음을 움직인 그 부드러움을 실어서.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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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 일이라는 게 그래. 어떤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냥 무방비 상태로 받아들여야 하기도 해." (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