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 돈버는 모든 원리가 숨어 있는곳
이상건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라,왠 재테크 서적이람?'하고 의아해하실 분도 있을게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렇고 그런 재테크 관련 서적중의
하나일거라는 지레짐작이 있엇으니까.
하지만 다행히도 기자 출신의 지은이는 '그 흔하고 차별없는'
재테크 관련 서적의 범주를 뛰어넘어 이 자본주의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될 부분들을 비교적 잘 
요약/정리/소개하고 있다.
하여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개인도서관"을 통하여 느낀 바를
요약/정리/소개하여 본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내용들은 세계에서 알려진 부자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책/연설/사례들을 통하여 재테크와 관련된 기본 원칙들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다.
 
1장: 자본주의의 원리,이것부터 이해하라
1장에서는 '돈버는 기본 원리'에 대하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사실 1장이 이 책의 쓸모로서는 거의 다다.
나머지 장들은 1장에서 소개하는 주요 원칙들을 실사례에 접근하여
적용하는 방법 및 그 일화들의 얘기가 주를 이룬다.
아마도 1장의 내용들만 잘 숙지한다면 이 책을 구매하고
공부한 본전!은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리뷰는 1장에 집중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열심히 공부한다는점이다.'
  '공부는 성공으로 가는 첩경이다.'
'위인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두가지,
하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고',두번째는 '독서'다.
 - 그럼 늘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생활하며 독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나도 곧 성공한다는 얘기인가라는 생각이 번쩍 든다.
그러나 공부도 순서가 있단다.
'필요'와 '관심'을 구분하여 한쪽에 집중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얘기가 
이어진다. 역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지식,즉 '필요'한 공부보다는
교양을 쌓기 위한 '관심'쪽만 디립다 파고드는 나로서는 이쯤에서 벌써
틈이 벌어진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긍정적이고 독서도 많이 하는 내가 왜 
경제적으로 부자의 길에서 멀어져 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부자들처럼 생각하는 원칙이라며 글쓴이가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것은 
"차이"이다.'남과 다른 무엇 즉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 
자본주의 사회를 잘 살아가는 방법이란다.
이어지는 '자기만의 주특기를 가질 것','차별화','크기'가 아니라면
 '틈새'를 개척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라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다지 중요시 생각하지 않는 포인트였다.
 -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는 다른 것에 대한 애정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나랑 비슷하지만 차이가 나는,좋아하는 
것들도,책이든,노래든, 뭔가 다른 것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던가.
나랑 같이 사는 사람이 나랑 똑같다면 무슨 관심이 있으랴,그가 바로 나인데.
이런 점에서도 '차이남'은 중요하리라.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점은 '경쟁을 피하라'는 얘기다.
남들이 하지 않고 가지 않은 길,'황무지를 개척하는 길'만이 이 세계에서
좀 더 쉽게 살아남는 법이라..물론 역시 맞는 말이다.
3D업종이라 피할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니 하되,
그 '3D업종을 좀 더 깨끗하고,쉽고,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
발전시키는 길이 현명한 길'이라는 얘기다.
 -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역시 큰 틀에서는 그러하다.
 유통업이라고 요즘은 그나마 업종축에 들고 있지만 옛날부터 '사농공상'이라
하여 '상(商)'은 제일 천한 취급을 받아왔었고 지금도 같은 그룹내에서도
유통업에 해당하는 회사의 임금이 대표기업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니까.
이야기는 계속된다.
 
'독점적 위치를 가진 것에 투자하라','돈버는 시스템을 만들라'라는 
원론적인 두 이야기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일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 길'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글쓴이는 친절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삶을 사는 - 대다수의 먹고살기 위하여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삶에 '경쟁과 차이의 원리'를 적용하라고 한다.
'일단 일을 선택할 때는 경쟁자가 적은 곳으로 가야 한다.',
'오히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을 기회라고 생각하라'는 얘기다.
그리고 '돈보다는 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문제는 무엇이냐가 아니고 어떻게 하느냐'이며 이 화두는 
최근 나 스스로도 회사에서 업무를 하며 계속 부딪히는 문제이고
고민거리이다. 글쓴이의 얘기처럼 "차이는 '무엇'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어떻게를 통한 업무의 '차별화',나의 위치의 '차별화'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고민해야할 과제이리라.
마지막 '관심있는 것보다 필요한 것에 먼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돈이 필요하다면 다른 것보다 돈에 관해 공부하는 시간을 먼저 할당해야
한다.업무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면 업무관련 서적을 읽고, 그 업무에 밝은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맨앞자리에 배치해야 한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관심에 투자하라.필요한 것만 하다보면 인생이 재미없어질 수도 
있으니까.'필요'에 우선순위를 두느냐 아니면 '관심'에 무게를 두느냐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
인용이 길었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내가 지금 이 책을 읽는 것은 '관심'일 수도 있고 '필요'에 의해서
일수도 있지만 '어떻게'받아들이고 '어떻게'활용할지는 전적으로 내게
달려있다. 그리고 나는 이 이야기를 '필요'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남은 이야기들….
2장 심리적인 장벽부터 넘어서라-부자들의 심리학,
3장 남들과 거구로 갈 수 있는 힘을 길러라-역발상식 인생관과 투자의 원리,
4장 돈되는 역사공부는 이런 것이다-부동산 투자의 원리,
5장 모든 것 잃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유대인과 화교의 지혜,
6장 위대한 투자가는 위대한 사상가다-세상과 인생을 보는 눈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얘기들이 여럿 포함되어 있지만
그걸 다 소개하지는 않으리라.
 
이 리뷰를 보고 이 책을 '관심'에 의해서든 '필요'에 의해서든 
읽어볼 분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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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두뇌를 위한 불량지식의 창고
멘탈 플로스 편집부 엮음, 강미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자만/탐욕/욕망/질투/식탐/분노/나태"로 나뉘어진 소제목아래 
다양한 이야기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이 책은 
혼자 감당하기에는 꽤나 벅찬 이야기들이다.
 
'아인슈탄인은 바람둥이'라던가 '톰크루즈는 신학교 제적생의 문제아 였다'라는
이야기들은 솔깃하지만 읽고 나면 그 뿐 돌아서면 잊혀질 얘기거리에 불과하다.
 
"심심한 두뇌를 위한"불량지식의 창고 라는 긴 제목이 그래서인가?
세상사에 바쁜 이들이 짬을 내어 읽어나가기에는 너무 벅찬 이야기들이 많아
부담스럽다. 차라리 끝에 찾아보기를 두어 일종의 "잡학사전"처럼 활용함이 
오히려 이 이야기들의 쓰임새가 더 있을 듯하다.
 
"개념어 사전"을 보며 처음 듣는 낱말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자랑하던
내 얕은 지식은 이 책의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물론 저자들은 이 많은 이야기들의 근거를 갖고 펴낸 책이겠지만
읽으면서도 설마 그럴리야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 하여 독자인 내가 그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니 
뭔가 찝찜한 기분이 계속 드는 것이다.
 
하여 이 책은 제대로 활용하려면 진짜 심심할 때 한 번씩 꺼내어 '어,그래
이런 일도 있었구나!'정도로 읽고 넘어가는 것이 좋으리라.
 

결국 제목대로 "심심한 두뇌를 위한"책임은 확실하다. 

 2007.1.24

 
덧붙임: '공자'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서자출신이라는 이야기가
        왜 <자만>의 장에 들어가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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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리안 - 상 - 환족, 그 머나먼 원정 길
윤정모 지음 / 파미르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먼저 글쓴이가 독자에게 하는 얘기를 들어보자.

"5천 여 년 전에 탄생한 수메르는 인류 사상 최초로 역사 시대를 열었고
문자 사용과 도시 국가를 건설한 이야기를 문자로 남겼다.
최초의 법전까지 만들고 고도 문명을 가진 나라였으나
그들이 어디서부터 와서 어떻게 멸망하였는지에 대한 구체적 근거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수메르 인들은 자신들의 신화를 통해 수메르의 시조가 ‘
검은 머리의 사람’임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주변 중동의 민족과는 다르게 교착어를 사용하고 순장이 강요되었으며
청회색 토기 문화를 갖고 있었던 나라였다는 기록도 있다.
이와 같은 기록을 통해 어떤 학자들은 이들이 동방에서 온
우랄 알타이어 계통의 종족이었음을 추정한다.

그 대답은 뜻밖에도 한국에 있었다.
즉 그들은 환인의 자손이었고,민족이동기에 수메르로 건너갔다.
‘수메르’라는 국호도 ‘소머리’에서 변형되었으며 그 어원은 성스러운 하늘의 강,
또는 소머리강(송화강)에서 유래되었다 했고,

고대 사학자 문정창 선생은 수메르 최고의 신 엔릴도 천자의 명을 받고
메소포타미아로 건너가 5개 도시를 정복한 소호국의 영웅이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학자 우에노上野景福조차 수메르에서 사용한 설형문자는
태호 복희의 팔괘부호와 흡사하다고 증언했고(『한민족의 뿌리사상』),
대만 학자 서량지徐亮之도 『중국전사화中國前史話』(246쪽)에서
중국의 역법曆法도 그 시조는 동이東夷며, 태호太昊에서 비롯되어 소호에서 계승,
역정관歷正官을 두어 크게 발달시켰다고 했으니,
수메르인들이 사용했던 태음력이나 60진법이 소호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고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우리의 고기古記에도 ‘
환국은 12개국으로 동서가 2만 리고 남북이 5만 리며,
그중엔 수밀이국과 우르국도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환족이 건너가 쐐기문자와 교착어, 참성단(지구라트)을 세웠다는 것을
또 누구라고 극구 부인할 수 있겠는가.

해서 나는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소설을 이루는 거의 전부다.

수메르 신화에 짜맞추기한듯한 이름이나 이야기 전개 등등.

수메르 신화와 우리신화의 연관성을 찾아 왔던 내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야기였다.

수메르 신화의 발원을 우리 겨레 옛이야기로 꾸며놓은 적극적인 상상력은
높이 살 만 하지만 어느정도 근거가 있는 얘기가 되어야 했었다.

그래서 나는 좀 더 근원의 이야기들을 찾아 나가고자
발 길을 완전히 수메르로 돌렸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
"시친의 지구연대기 1부 - 수메르,神들의 고향 1,2"에서는
더욱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지는데…

-------------------- to be continued  

2007.1.17

[인상깊은구절]
우리의 고기古記에도 ‘
환국은 12개국으로 동서가 2만 리고 남북이 5만 리며,
그중엔 수밀이국과 우르국도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환족이 건너가 쐐기문자와 교착어, 참성단(지구라트)을 세웠다는 것을
또 누구라고 극구 부인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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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초등 낱말편 1
김경원 외 지음, 오성봉 그림 / 열린박물관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월평균 도서구입 5권 가량 혹은 그 이상,
그 중 완독 2~3권,통독 1~2권,장식용 전락(!) 1~2권"

무슨 책 많이 사서 재는게 자랑이야고 할 지 모르겠지만 책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고쳐지지 않는,고칠 수도 없는,고칠려고 하지도 않는 나의 오래된 병이다.

어릴 때 보고 싶은 책이 많고 많았으나 형편상 부모님은
무제한 읽고픈 책을 공급해주시지 못하셨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나름대로 땡기는 여러분야의 책들을
가끔은 무모하게도 구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10살짜리 딸아이의 아빠다.
아이가 원하지 않아도 읽히고 싶은 책은 일단 구입해놓고
언젠가는 볼 것이라 기대하며 설득과 협박(용돈으로^^)을
병행하며 책을 보게 하고 있지만
그런 아빠의 요구에 반발이라도 하듯 딸아이는
아빠가 있는 곳에서는 별로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별도로 주 1회 책 대여를 통한 읽기와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보고 있을 때 정도이다.

이번 "어린이 국밥"도 아빠가 먼저 권하고 함께 읽기를 시도하였으나
딸아이는 방학이 되자 책은 접어두고 놀이에만 집중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이종사촌 조카 둘(11살,10살)이 와서 집에서 놀고 있었다.
나는 셋이서 함께 어린이 국밥의 퀴즈를 풀며 재미있게 읽어보라고 설득하였다.
설득이 통했는지 다른 놀이가 없었는지 아이들은 흔쾌히 책을 손에 들었다.

11살난 조카가 그래도 언니라고 문제를 읽고 딸아이는 문제를 풀었다.
두시간 이상 지나자 문제 푼 것을 맞네,틀리네 하며 정답을 비교하고 있었다.
그때서야 가만히 지켜보던 내가 나서서 틀린 낱말은 한 번 더 보고
그래도 모르겠거든 책내용을 가만히 읽어보라고 해주었다.

나중에 느낌을 물어보니 재미있고 또 새로운 뜻을 많이 알게되었다고 하였다.

결국 아이의 이 책에 대한 접근은 나처럼 제목부터 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퀴즈풀이''를 통하여 문제를 풀어보고 모르는 부분은
다시 찾아 읽어보며 개념을 잡아나가는 것이었다.

훨씬 재미있고 빨리 그 낱말의 개념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터득한 셈이다.

이번 책읽기를 통하여 아이에게 무조건 많이 읽으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책내용에 맞는 독서법을 가르쳐주고 함께 옆에서 도와주며 읽어 나가는 길만이
의식적,반사적으로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책을 더 가깝게 할 수
있다는 깨달을음 얻게 되었다.

2권이 나오면 이번에는 내가 같이 낱말풀이를 하며 딸아이랑 책을 읽어야겠다.  

2007. 1. 13

[인상깊은구절]
밑-사물의 아랫부분이나 거의 붙어 있는 곳을 가리킨다. 그 사물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예) 나무밑,의자 밑
아래-어떤 사물에서 아래쪽으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이고,그 사물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는다.
예)산 아래 마을,발 아래 보이는 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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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미 문학과지성 시인선 320
문태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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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1970년,경북 김천産 , 이제 겨우! 서른대여섯의 나이에
이런 글들을 쓸 수 있다니…
스스로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치밀어 오르는 순간이다.
시인은 이 밖에도 이 두 시집으로 많은 상을 휩쓴 수상이력까지 보태었다.

여러사람들의 서평들을 보니 공통적인 것이 눈에 보인다.
''참된 서정성'',''서정시로서의 전형성 혹은 균질성'',''어렵지 않으면서
서정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다는 글들이다.

처음 "맨발"을 올해의 시로 접하였을 때 생각이 난다.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를 통하여 나의 맨발, 우리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글에서
왈칵 치미는 감정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가재미"다.
암투병중인 여인- 아내(?) 혹은 어머니인-을 통하여 바라보는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
''그 겨울 어느 날'' 결국 나는 울먹이며 시집을 잠시 덮을 수 밖에 없었다.
비슷하게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서 시작하여 이 순간
모든 아픈 이들에게까지 울림이 번져간다.
"가재미 3"에서야 ''그녀는 나로부터도 자유로이 빈집이 되었다''라고 그는 얘기한다.

비어있는,욕심부리지 않지만 모든 감정을 품어안는 ''극빈의 시학은 사물과 인간의
수평적 관계에 대한 사유와 만나며''''겸손한 서정성''(이광호)이라 불릴만 하며
''이 겸손한 시적 자아는 어떤 아름다움도 소유하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느껴지는 것이리라.

시집을 고르는 기준은 여러가지지만 좋은 시집은 얼마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시인의 수만큼도 시집이 팔리지 않는 시 과잉의 시대에
제대로된 시집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 여겨진다.

모처럼 서울까지 출장가서 아무런 이벤트도 없이 돌아오던 밤,
흔들리는 KTX에서 나는 흔들리지 않는 아름다운 서정을 만나 행복하였다.

思慕
-물의 안쪽
바퀴가 굴러간다고 할 수 밖에
어디로든 갈 것 같은 물렁물렁한 바퀴
무릎은 있으나 물의 몸에는 뼈가 없네 뼈가 없으니
물소리를 맛있게 먹을 때 이(齒)는 감추시게
물의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네
미끌미끌한 물의 속살 속으로
물을 열고 들어가 물을 닫고
하나의 돌같이 내 몸이 젖네
귀도 눈도 만지는 손도 혀도 사라지네
물속까지 들어오는 여린 볕처럼 살다 갔으면
물비늘처럼 그대 눈빛에 잠시 어리다 갔으면
내가 예전에 한번도 만져보지 못했던
낮고 부드럽고 움직이는 고요

: 그래 그대 눈빛에 ''여린 볕처럼 살다 '',''잠시''라도 ''어리다 갔으면''
참 행복하리라, 비록 쓸쓸하여도…  

2006.12.27

[인상깊은구절]
물속까지 들어오는 여린 볕처럼 살다 갔으면
물비늘처럼 그대 눈빛에 잠시 어리다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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