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 이야기 1 - 아사키유메미시
야마토 와키 지음,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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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는 일본의 헤이안 시대 중기, 즉 11세기 초에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녀가 쓴 54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로 ~ 3대에 걸쳐 70년 동안에 전개되는 이 방대한' ('역자의 글'에서) (262) 이야기를 만화로 만날 수 있다니…. 원작의 엄청난 분량과 이야기들이 만화로 어찌 전개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게다가 나처럼 원작을 만나보지 못한 이들까지 끌어당기려면 상당한 매력을 뿜어내야만 하는 데….
 
 개인적으로, 장기! 연작 만화로는 아직도 연재중인 [맛의 달인]시리즈 - 100권이 넘어버렸다 - 와 국내에서 번역발행된 전권을 소장하며  읽고 또 읽는 [시마과장]시리즈 - '사원시마-주임-과장-부장-이사-상무-전무 - 를 만나고 있지만 이 책이 그만한 재미와 흥미로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염려하며 만난 그 첫 권이었다.
 
 첫 장을 넘기니 눈에 확 들어오는 그림이 낯설지가 않다. 어릴 적 주변의 여학생들이 보는 만화책을 많이 빌려보았던 내게는 익숙한 투의 그림들,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물'같은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익숙하게 다가온다.
 
 나는 어머니를 알지 못합니다.  가엾고 소녀와 같고… 투명할 듯이 아름다운 분이셨다고 합니다. 사랑을 위해서만 살고 그 생명을 끊은 것도 또한 사랑이었다…고 합니다. (4)
 
 첫머리부터 '사랑'이야기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 첫머리의 문장들이 [겐지 이야기]의 핵심이 된다. 어릴 적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새엄마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고, 이루지 못할 사랑으로 많은 여인들에게 허투루 연애질을 해대는 주인공, 황실의 핏줄, 겐지는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한마디로 '한량'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풍겨와 어우러져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웃음을 머금고 진행되는 청춘의 헛발길질은 얄미울정도로 부드러운 그림체와 잘 어우러진다.
 
 게다가 "역자의 글"과  이 작품의 작화가의 "인터뷰"가 뒷부분에 더하여져 낯선 이 이야기의 배경과 시대적인 설명을 보충하여주고 있다. [겐지 이야기]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없는 이들이라면 이 부분부터 먼저 읽고 작품으로 들어가는 것이 이 만화를 단지 '시대극+ 청춘 로맨스물'로 바라보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변형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인 새엄마에 대한 사랑조차도 여기서는 추하거나 눈뜨고는 못볼 불륜같이 그려져있진 않지만 과연 모든 사랑은 다 아름다운 것인가라는 질문을 생각나게 한다. 주인공 겐지의 이 위험한 사랑은 이미 진행중인데 천년 전 이 시대는 이들의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디까지 끌어안을 것인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야기들을 남겨둔채 1권의 막은 내린다. 
 
 그 꽃그림 속을 따라가며 이야기는 계속되는데…. 
 
 
2009. 4.4. 저녁, 30여년 전 울며 보았던 "캔디"가 생각나던….
 
들풀처럼
*2009-09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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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정진규 외 지음 / 작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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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는 지난 한 해동안 발표된 시들중 가려뽑은 작품들로 이 책 한 권이면 우리 시단의 흐름을 일별(一瞥)할 수 있다. 음악으로 치면 모음집에 해당하는 풍성한 시의 향연인 셈이다. 그럼 우리 시의 흐름을 만나러 가보는데….
 
 가려 뽑은 시들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주제나 제제별로 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나눔은 사실상 힘이 들기에 여기서는 그냥 시인의 이름에 따른 책의 분류를 따라 시를 만난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이 왜 시인의 이름에 따른 나눔인가? 굳이 분류기준이 필요하다면 시인의 이름보다는 발표된 시점 - 시집이나 문학지의 출간일 - 에 따른 구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계절에 따른 향취라도 조금이나마 더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시의 제목에 따라 정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어쨋거나 모처럼 시를 만나며 여러가지 생각이 오간다.
 
 때가 봄이라 그런지 만나는 시들 가운데 봄처럼 밝고 환한 시어(詩語)들이 먼저 눈속으로 달려든다.
 
 오토바이 백미러가 환해지도록 - 강형철, '이슬비 사용법' 에서 (12)
 
 심장이 탕탕탕 망치질하는 봄 - 길상호,'적선'에서 (21)
 
 기억의 저편을 걸어 나오는 환한 누군가가 있다. - 김선태, '말들의 후광'에서 (29)
 
 뿌리 깊은 그릇이 되어 눈부셨다 - 박라연, '상황그릇'에서 (64)
 
 햇살 푸지도록 환한 날 - 양문규, '그늘 속에는' (101)
 
 이처럼 '환한' 시간들 속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꽃 피운 목련나무 그늘에 앉아 / 누군가가 부쳐온 시집 펼쳐놓는다 - 이재무, '낮잠'에서 (142)
 
 이처럼 봄날, '목련나무 그늘에 앉아' '시집'을 읽을 수 있는 날들만 넘쳐난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환한' 봄날만큼 우리를 다잡는 시련의 날들도 있는 것이다.
 
 너무 무서워서 자꾸만 자꾸만 술을 마시는 것 - 김사인, '박영근'에서 (28)
 
 깊은 잠을 설칠 때 / 들녘에 집 잃고 헤매는 - 김완하, '외로워하지 마라'에서 (40)
 
 가야 할 곳에 가지 못해 / 나의 발은 하루 종일 바빴다 - 맹문재, '피곤한 발을 언제쯤 풀어줄 수 있을까?'에서 (58)
 
 희망과 절망이 오가는 뻔한 삶, 이 지리멸렬함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래, '이 생은 도무지 떼어낼 수가 없는 것일까,' (127)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많다. - 장석주, '몽해夢海 항로' 에서 (158)
 
 사라진 것들이 왜 이리 많은지 - 천양희, '사라진 것들의 목록' 에서 (176)
 
 더 똑똑해지면 사라지리라 / 사라지리라, 사라지리라 ~ - 황동규, '삶을 살아낸다는 건' 에서 (187)
 
 사라지고 또 사라지는 말들, 그 너머로 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이러한 시어(詩語)들의 출렁거림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세상을 만나고 뒤척인다. 그리고 시가 우리에게 안겨주는 향취로 또 하루를, 나날을 버팅기는 것이다. 하여 이렇던 저렇던 우리는 시를 부둥켜안고 함께 이 봄을 건너면 되리라. 한 뼘도 아니고 딱 '반뼘'만큼의 여유를 가지고 말이다.
 
  반뼘
 무명 록 가수가 주인인
 모 라이브 카페 구석진 자리엔
 닿기만 해도 심하게 뒤뚱거려
 술 쏟는 일 다반사인 원탁이 놓여있다
 기울기가 현저하게 차이지는 거기
 누가 앉을까 싶지만 
 손님 없어 파리 날리는 날이나 월세날
 은퇴한 록밴드 출신들 귀신같이 찾아와
 아이코 어이쿠 술병 엎질러가며
 작정하고 매상 올려준다는데
 꿈의 반뼘을 상실한 이들이
 발목 반뼘 잘려나간 짝다리 탁자에 앉아
 서로를 부축해 온뼘을 이루는
 기막힌 광경을 지켜보다가 문득
 반뼘쯤 모자란 시를 써야겠다 생각한다
 생의 의지를 반뼘쯤 놓아버린 누군가
 행간으로 걸어들어와 온뼘을 이루는
 그런
       *손세실리아, <월간중앙 8월호>에서, 다시 옮김 (83)
 
2009. 4.4. 한줌 빗줄기 그리운 가문 새벽입니다.
 
들풀처럼
*2009-09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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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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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먼저 '책' 자체에 대하여 말하련다. 이 책의 편집, 제본, 그리고 무엇보다 화려한 컬러도판들, 우리 눈을 매혹적으로 끌어당긴다. 무조건 권할만하다. 디지털 시대의 책이란 무릇 이렇게 만들어져야한다. 한 눈에 읽는이를 끌어당기는 힘을 갖춘 이런 책, 앞으로도 많이 만나고 싶다.  평균 2쪽의 설명과 1쪽의 컬러풀한 도표, 도표만 보아도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다 어서와서 보라고 추천하여야 마땅한 120%의 시각적 만족감을 주는 그런 멋진 책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내용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는게 이 책을 보며 갖는 딜레마다. 완벽한 구성과 편집, 제본이 내용과는 부조화를 나타내다니, 어찌 이런 일이.  '벌채와 조림의 실제 효과' (220) 와 '급격히 늘어나는 종이 소비' (223)의 불편한 진실을 만나기 위하여 이처럼 고급스런 재질의 종이로 된 책을 만지고 있는 기분이라니…. 책의 질감이 만족스러울수록 껄끄러워지는 책의 내용들이라니….

 

 


 
 
 하지만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들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많은 사실들을 한방에, 확실하게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묻는다. 어찌할 거냐고? 이렇게 세계는 '불편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아니, 이런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는 하느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그대는, 아니 우리들은 이 책이 던지는 질문에 뭐라 답할 것인가? 아프리카,서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에 집중된 빈곤과 난민, 참혹한 전쟁과 내전의 상처들을 우리와는 상관없다며 그냥 그런 사실을 알게된 것만으로도 '찝찝해하며' 이 책을 덮을 것인가?
 
 세계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 농촌에서는 많은 여성이 빚 때문에 마치 노예처럼 취급받고, 아랍 가정에서는 아시아 출신 여성들이 식모로 일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강제매춘에 신음하며, 세계 곳곳의 채석장과 카펫 공장에서는 아동노동이 성행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308)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은 '불편한 진실'들이 넘쳐나는 이 책, 과연 우리는 이 책을 만나고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질문은 계속되지만 답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저 잘 쓰여진 책 한 권 만난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되리라. 지은이가 바란 것도 그 다음 행동이리라. 마지막에 "곤궁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대"(349)를 통하여 들려주는 자국(독일)의 사례들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이러한 움직임들이 있다는 정도로 가볍게 손을 건네고 있다. 우리는 그 손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단체이든 - 유니세프 등 - 우리 나라의 구호단체이든 조금씩, 조그많게라도 움직여서 한걸음씩 내딛는 길만이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리라. 급여의 1% 기부운동이라도 다함께 벌여야 할까보다. 끝으로 다들 알고 계시는 분의 말씀 한자락 나누며 이 책을 덮는다.
 
 "인간의 의무는 세계 어딘가에서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돕는 것이다. 그 밖의 것들은 사치이고 사소한 것들 뿐이다." ( 오드리 헵번,  [워너비 오드리]에서 )
 
 
2009. 4.3.  밤, 좀 더 착하게 살겠습니다, 다짐하는
 
들풀처럼
*2009-09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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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생활 창비시선 270
이병률 지음 / 창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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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제목이 멋있어서 손에든 이 시집은  
 내게 쓰디 쓴 이별의 추억만을 되새김질한 것일까? 
 그것 뿐이었을까,시를 읽는 내내 내 가슴에 방망이질 치던 그의  
 고통과 아픔이 한때는 내게도 있었음을 깨닫고는 마흔의 나이에 
 이별의 끝까지 가버린 그를 보며 나를 위로한 것은 아니었을까? 
 
 스스로를 '이리(李離)'라고 부르는 그의 글에서 
 이 땅의 이별과 관련된 모든 낱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너무 많아 시 제목은 빼고 시구절들만 읊어본다. 
 '당신은 그만 손가락을 잘랐다' 
 '검고 고요한 저 소실점을 향해 가는 일' 
 '누군가 내 집에 다녀갔다' 
 '나는 집이 싫어 오래 한데로 떠돌았다' 
 '혼자이다가 내 전생이다가 저 너머인 당신은' 
 '한 사람에게 스민 전부를 잊을 수 있으면' 
 '잊어주길 바라네' 
 '사랑하였다 / 무의미였다' 
 '아무것도 아니며 그 무엇이 되겠다는 듯' 
 '아니다,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소리치던 밤'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산다' 
 '잘 모른다' 
 '자꾸 먼데를 보는 습관이 낸 길위로 사무치게 사무치게 
  저녁은 옵니다'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한 번 등을 보이면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고래처럼 모인 마음들이 파도처럼 잘못 왔다가 되돌아가는' 
 '저 바깥은 황혼이 울어대는 소리' 

 

 대충 건진 시어들이다. 
 한 권의 시집에서 이처럼 많은 이별관련 어휘들을 그러모을 수 있다니. 
 요즘말로 폐인이라 할만하지 않은가.나는 그를 이별폐인이라 부르리라. 

 

 시인은 어떤 이별을 하였기에 그 많은/깊은 상처들을 토해내며 
 '모든 별이 떨어져 죽은 그 벼랑에'서 울부짖는 것일까? 
 하여 '추운 밤 사이 강물도 얼었'을 때 '고래 한 마리'- 물론  
 고래도 '얼어 있다'-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한 천년쯤 아무 일도 없을 
  어두운 밤을 차'리려 하는걸까? 
 그의 심장에서는 그리움의 독들이 '좌심방과 우심실 사이,독(毒)  
 만드는 공장'이 되어 '슬픔의 질통이 마를까봐' 
 '잘못했으니 다 내 잘못이었으니,산 늪에 몸을 들여 서러워지고  
 늪이 다 마르고 몸 갈라져도, 구더기 복받쳐나오는' 
 '심장을 벌려 얼굴을 묻은 채로 안 볼'작정인가? 영원히? 
 
 쓸쓸하고 또 쓸쓸하다, 외롭기 그지없다. 
 그 아픔과 번민과 고뇌의 한 복판에 처연한 사랑이야기가 피어난다. 
 
 견인 
 올 수 없다 한다 
 태백산맥 고갯길,눈발이 거칠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답신만 되돌아온다 
 분분한 어둠속,저리도 눈은 내리고 차는 마비돼 꼼짝도 않는데 재차 견인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산 것들을 모조리 끌어다 죽일 것처럼 쏟아붇는 눈과 
 눈발보다 더 무섭게 내려앉는 저 불길한 예감들을 끌어다 덮으며 
 당신도 두려운 건 아닌지 옆얼굴 바라볼 수 없다 
 
 눈보라를 헤치고 새벽이 되어서야 만항재에 도착한 늙수그레한 견인차 기사  
 안 그래도 이 자리가 아니었던가 싶었다고 한다 
 기억으로는 삼십년 전 바로 이 자리, 
 이 고개에 큰길 내면서 수북한 눈더미를 허물어보니 
 차 안에 남자 여자 끌어안고 죽어 있었다 한다 
 
 세상 맨 마지막 고갯길,폭설처럼 먹먹하던 사랑도 견인되었을 것이다 
 
 진종일 잦은 기침을 하던 옆자리의 당신 
 그 쪽으로 내 마음을 다 쏟아버리고 
 나도 당신 품을 따뜻해하며 나란히 식어갈 수 있는지 
 
 
 그래서 '나란'히 '식어갈 수' 있다면 영원할까……. 
 그 "바람"같은 사랑의 "사생활",  
 
 
 덧붙임: 
 
 그러니 설레는 일 없도록 다 내려놓아야겠는데 
 팔뚝에 불을 질러 연기를 피우는 천막밖의 저 큰 나무 
 큰 나무 아래 몸에서 몸 위로 까무러치는 수천의 달[月] 
    - <거인고래>에서 , 이병률 "바람의 사생활"중 
 
  어디에도 가 닿지 못하고 헤메다 땅거미와 함께 쓰러져 누울 때  
 이마에 닿는 서늘한 손,모래 언덕과 맞닿은 하늘로 떠오르는 달 
 
  마른 창호지처럼 거듭 허물어지는 나를 밤새워 등에 업고 천년을  
 가는 데 발 밑에서 서걱이며 흐르는 모래,문신처럼 새겨지는 발자국 
 
  발 밑으로 흐르는 괴로움의 소리  
 나는 네 목마름 달래지 못하는 혹덩인데  
    - <사막> 전문 , 구광본 
 
 나는 왜 이 두 시구절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는걸까? 
 둘 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랑이야기라서? 

 젠장,어쨌든 눈물난다. 

 

 2007. 2. 3.

 가슴속에 이별이야기가 넘쳐나는 낮에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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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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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에 <배려>라는 책을 보았다.
그리고 어제 <청소부 밥>이라는 책도 보았다.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비슷한 이야기들, 
과다한 업무와 이로 인한 가정의 불행을 유력한 조언자-멘토에 가까운-가
나타나 하나씩 개선시켜나가며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아간다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심정을 울리나보다.
마치 유행가 가사처럼. 두 권 모두 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라 
아직도 자기계발류의 서적들 중에서는 잘 나가는 책들인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야기들의 주인공은 밖에서 보기에 일정 정도 성공의 
단계에 오른 사람들이고 그들이 난관이랍시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일상사에서 우리들이 늘 겪고 있는 문제의 절반에도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만큼 중요한 것(?)이 얼마나 더 있겠냐마는  
나는 이런 바람탐이 싫다. 일상의 생활에서 부딪혀가며 남을 위한 배려,
자신을 위한 재충전,가족에 대한 원칙적인 사랑을 지켜나가는 것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는 또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얘기이니까.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들을 나름 재미있고 쉽게 두어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꺼리'로 글을 전개하는 지은이들에게는 경의를 표한다.
 
아래의 내용들은 전부 책에 나오는 내용 그대로이며 친절하게도 별도의
색깔로까지 강조 된 부분들이다. 
모두들 살아가며 한번쯤 가슴에 새겨볼 만한 얘기들이라 여겨

수고스럽지만 손으로 일일이 옮겨 보았다.
 
==============================================================
남들에게 많은 가치를 안겨줄수록 돌아오는 가치도 늘어납니다.
남을 위하는 마음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지요.
 
내 자신을 심하게 탓하고 남을 가볍게 책망하면 원망을 멀리하게 된다.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는 게 즐기는 겁니다.
즐겁게 일하면 어려움이 있어도 그것마저 즐거운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은 주고받는 것이란다.받은 다음에야 주려고 하면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
 
1.행복의 조건 : 스스로를 위한 배려 "솔직하라!"
세상이치는 시험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하면 풀리지 않는 일이란 없다.
 
사람이 둘만 모여도 서로를 위해 해야 할 것이 있는데,그것은 곧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씨라는 겁니다..
그렇게 위하는 마음이 바로 인입니다.
 
사람들은 큰일에 감동하지 않아.예상 밖의 큰일이 생기면 오히려 놀랄
뿐이지.사람들은 의외로 작은 것에서 감동을 받거든.
 
살아간다는 것은 책임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을 만나가면서 인연을 맺고 그들에 대한 자신의 존재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이익이라는 것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네.우리 이익은 고객사들에게
달려 있지.그렇다면 고객사들의 이익을 높여줄수록 우리 이익도
커지는 것 아니겠나.
 
경쟁력은 자기 경쟁력을 뜻하는 거라네.고객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부단하게 자기를 이겨내는 것을 경쟁력이라고 하는거야.
 
리더는 스스로가 뛰어나다는 점을 굳이 입증하려 할 필요가 없어.
출중한 부하들에게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기회만 만들어주면 
되는 거야. 유능한 부하들과 일한다는 것 자체가 뛰어난 리더라는 점을
증명하는 거라고.
 
네가 이렇게 한다면 남들이 어떤 불편을 겪을까? 또 남들이 너한테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너는 어떨까? 남들이 어떨지를 잘 생각하고 
행동하면 매일매일이 즐거워진단다.
 
사람들은 작은 일에 감동을 받는다.작은 것이지만,그 안에는 커다란 
마음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한다면 먼저 남을 대접하라
 
2.즐거움의 조건 : 너와 나를 위한 배려 "상대방의 관점으로 보라!"
3.성공의 조건 : 우리 모두를 위한 배려 "통찰력을 가져라!"
우리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엄청나게 큰 일들이 아니다.
평소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던 사소한 것들이 때로는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변수로 등장한다.
 
배려.나를 넘어서는 도약대.그래서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연결고리.
배려는 경쟁자까지도 넘어설 수 있다.경쟁자의 관점에서 보고,경쟁자를
앞지르고,마침내 경쟁자를 더 나은 길로 인도한다.
 
배려와 경쟁은 이율배반적인 것이지만,우리의 삶을 지탱시켜주는 게임의
기본 룰이야.마치 인내하고 포용하는 인(仁)의 정신과 판단하고 배척하는
의(義)의 정신이 공존해야 하듯 말이야.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남에게 배푼 배려로 자신을 지키는 거야.
 
배려의 조건 : 배려는 선택이 아니다.공존의 원칙이다.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배려로 자신을 지킨다.
             사회는 경쟁이 아니라 배려로 유지된다.
*배려의 다섯가지 실천 포인트
1.배려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2.배려는 받기 전에 먼저 주는 것이다.
3.배려는 날마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4.배려는 자연스럽고 즐거운 것이다

5.배려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것이다. 
=========================================================
(2007.1.26. 저녁 1시간가량만에 아주 재미있게 책을 보다.)
밥 아저씨가 전해주는 여섯가지 삶의 지침
첫 번째 지침 : 지쳤을 때는 충전하라.
두 번째 지침 :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세 번째 지침 :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네 번째 지침 : 배운 것을 전달하라.
다섯 번째 지침 :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여섯 번째 지침 :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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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긴글이라 수정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군요.)
하지만 이러한 좋은 책들을 보기만하면 또 무엇하겠습니까?
오늘도 나는 생각없는 나의 실수로 사람들을 맘아프게 하고
두루 불편하게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역시 아무리 지나쳐도 지나치지 않은 것입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내일을 위한 '재충전'하러 이제 퇴근하렵니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를….
 
2007. 1.27.   흐리고 추워지는 날씨속에서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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