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책' 자체에 대하여 말하련다. 이 책의 편집, 제본, 그리고 무엇보다 화려한 컬러도판들, 우리 눈을 매혹적으로 끌어당긴다. 무조건 권할만하다. 디지털 시대의 책이란 무릇 이렇게 만들어져야한다. 한 눈에 읽는이를 끌어당기는 힘을 갖춘 이런 책, 앞으로도 많이 만나고 싶다.  평균 2쪽의 설명과 1쪽의 컬러풀한 도표, 도표만 보아도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다 어서와서 보라고 추천하여야 마땅한 120%의 시각적 만족감을 주는 그런 멋진 책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내용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는게 이 책을 보며 갖는 딜레마다. 완벽한 구성과 편집, 제본이 내용과는 부조화를 나타내다니, 어찌 이런 일이.  '벌채와 조림의 실제 효과' (220) 와 '급격히 늘어나는 종이 소비' (223)의 불편한 진실을 만나기 위하여 이처럼 고급스런 재질의 종이로 된 책을 만지고 있는 기분이라니…. 책의 질감이 만족스러울수록 껄끄러워지는 책의 내용들이라니….

 

 


 
 
 하지만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들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많은 사실들을 한방에, 확실하게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묻는다. 어찌할 거냐고? 이렇게 세계는 '불편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아니, 이런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는 하느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그대는, 아니 우리들은 이 책이 던지는 질문에 뭐라 답할 것인가? 아프리카,서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에 집중된 빈곤과 난민, 참혹한 전쟁과 내전의 상처들을 우리와는 상관없다며 그냥 그런 사실을 알게된 것만으로도 '찝찝해하며' 이 책을 덮을 것인가?
 
 세계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 농촌에서는 많은 여성이 빚 때문에 마치 노예처럼 취급받고, 아랍 가정에서는 아시아 출신 여성들이 식모로 일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강제매춘에 신음하며, 세계 곳곳의 채석장과 카펫 공장에서는 아동노동이 성행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308)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은 '불편한 진실'들이 넘쳐나는 이 책, 과연 우리는 이 책을 만나고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질문은 계속되지만 답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저 잘 쓰여진 책 한 권 만난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되리라. 지은이가 바란 것도 그 다음 행동이리라. 마지막에 "곤궁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대"(349)를 통하여 들려주는 자국(독일)의 사례들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이러한 움직임들이 있다는 정도로 가볍게 손을 건네고 있다. 우리는 그 손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단체이든 - 유니세프 등 - 우리 나라의 구호단체이든 조금씩, 조그많게라도 움직여서 한걸음씩 내딛는 길만이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리라. 급여의 1% 기부운동이라도 다함께 벌여야 할까보다. 끝으로 다들 알고 계시는 분의 말씀 한자락 나누며 이 책을 덮는다.
 
 "인간의 의무는 세계 어딘가에서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돕는 것이다. 그 밖의 것들은 사치이고 사소한 것들 뿐이다." ( 오드리 헵번,  [워너비 오드리]에서 )
 
 
2009. 4.3.  밤, 좀 더 착하게 살겠습니다, 다짐하는
 
들풀처럼
*2009-09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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