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선생님도 깜짝 놀란 집요한 과학 교과서 1 - 인류, 과학의 길을 열다, 집요한 과학씨의 과학만점 프로젝트 01 집요한 과학씨의 과학만점 프로젝트 1
고윤곤 글.그림, 현종오 감수 / 웅진주니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과학 선생님도 깜짝 놀란'  [집요한 과학 교과서]라는 긴 제목이 그대로 어울리는 책이다. 만화책이라고 평가절하할 분도 있겠으나 이 책은 일반적인 학습만화랑은 분명히 차이가 난다.  이야기의 전개에서 만화의 그림체와 대사까지 잘 고르고 가려뽑은 명품 학습만화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까지 들어가면서부터 책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 까닭은 만화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교양만화 혹은 학습만화라 하면서 억지로 짜맞춘 듯한 이야기 전개가 많은데 이 책은 본보기처럼 아주 재밌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다가 그림체도 그 당시의 시대에 맞춘 듯 고전(!)스럽다. ^^
 
 그림을 옮겨 보여주며 설명하지 못함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그리고 그런 재미있는 만화를 읽다가 자연스레 만나는 "집요하게 살펴보는 초등과학 교과서" 와 "집요하게 살펴보는 생활 속 과학 원리"를 통하여 석기, 불, 농경, 온도, 금속, 바퀴 등의 유래 및 활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익힌다. 그리고 또 문득 등장하는 "돌발퀴즈"까지. 오밀조밀하게 짜여 있다.
 
 '인구'란 말은 '사람의 입'이란 뜻에서 나왔어. / '식구'란 말도 '먹는 입'에서 나왔지. (人 사람 인, 口 입 구, 食 먹을 식)  (34)
 
 담금질로 단련(鍛鍊)한 철을 단철 또는 연철이라고 해. ( 鍛 쇠 불린 단, 鐵 쇠 철, 鍊 쇠 불린 연) (87)
 
 이처럼 그림에 더하여 상세한 풀이가 이어지니 만화만 보아도 기본적인 상식은 따라온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에는 "과학교과서를 통째로 꿀꺽"이라는 정리란이 따로 있어서 교과서와 연결된 부분들을 쪽 수까지 기록하여 찾아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러니까 내용부분을 차지하고라도 이러한 책의 구성만으로도 만족하는 것이다. 
 
 이 책, '1권'은 인류의 시작인 석기의 발견과 발명 등에서 시작하여 과학의 기초인 나사, 지레, 바퀴, 도르래의 발명까지 다뤄지고 있다. 앞으로 출간될 2,3,4 ….권에서는 근대 도시 문명의 발달과 현대 과학 기술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마땅히 기대해도 좋으리라.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과학 교과서가 될 수 있는 만큼 '집요하게' 만나 봐도 좋으리라. 
 
 
2009. 9. 2. 새벽, 찬바람이 반가운 날입니다.
 
들풀처럼
*2009-20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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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왕 온세계 1 : 실크로드 편 - 사회가 쉽고 즐거워지는 통합사회 학습만화
인디안 지음, 현보 아트스쿨 그림, 정선 감수 / 서울문화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바야흐로 학습만화가 넘쳐나는 시절이다. 교양과 재미, 아이와 어버이의 눈높이가 서로 어우러져 만나는 접점이 바로 교양만화 또는 학습만화이다. 범위는 역사에서 과학을 넘어 이제는 사회, 지리 같은 일반 학습만화들도 많이 등장한다. 이 책 역시 실크로드의 여정을 따라가며 '사회' 과목을 익힐 수 있도록 기획된 "통합사회 학습만화"이다.
 
 '명랑 쾌활 소년' 주인공 '온세계'가 친구들과 함께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데 그 장소가 바로 실크로드이다. 실크로드를 따라가며 만나는 다양한 문물들에 더하여 "모험왕 비밀수첩"에 등장하는 '관련 교과 과정'에 대한 설명과 배울 거리는 아이들을 자연스레 학습으로 이끌어간다. 한 과정이 끝나면 다시 실마리를 쫓아 다음 행선지로 넘어간다.  
 
 차근차근 따라가며 하나씩 배울 수 있도록 체계는 잘 잡혀 있는 셈이다. 이제 남는 것은 그 이야기 전개의 자연스러움이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잘 따라만 간다면 이 책은 교양 학습만화로서 성공한 셈이 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적지않은 학습만화를 즐겨온 아이가 이야기를 따라가다 놓쳐버리는 것이다. 서너 번을 보았다는데 이 만화의 줄거리를 제대로 쫓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무지 이상하여 아이를 다그치며 같이 만화책을 넘겨보니 기획의도에 몰두하다 보니 이야기가 조금 급하게 전개되는 부분이 있다. 좀 더 상세하고 설명이 더해져야 할 부분들이 실마리라는 이름으로 훌쩍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map 04. 바다의 출발점, 시안"에서 "map 05. 황하의 도시, 란저우"로 넘어가는 과정이 그러하다. 시안에서 황하로 가는 장면은 나오는데 왜 그곳이 란저우여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이렇게 훌쩍 넘어가다 보니 이야기의 맥이 끊기는 것이다.
 
 배워야 할 이야기는 "모험왕 비밀수첩", "모험왕 퀴즈" 등을 통하여 알차게 전개되지만, 이야기의 얼개가 매력적이지 않다 보니 그만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화를 먼저 즐기고 그다음에 만화 속 학습내용을 익혀야 하는데 그 순서에 접어들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물론 내 아이의 경험만으로 이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이런 구성상의 결함은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었으니,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먼 천리길이니......
 
 
2009. 9. 1. 어디로든 떠나고픈 가을밤입니다.
 
들풀처럼
*2009-20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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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람들 - 인류학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넓힌 피그미 탐사 보고서!
콜린 M. 턴불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숲 사람들"은 콩고 이투리 숲에 사는 '밤부티 피그미족'들의 삶을 3년간 더불어 생활하며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삶, 그들의 생각,그들의 의식 등 모든 것이 "숲"과 연결된 '숲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 늦게 우리 곁에 온 것 같군요. 1961년 출간될 당시에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만한 이야기들이었겠지만 오십여년이 다 된 지금은 '내셔널 지아그라피'를 비롯한 여러가지 다큐물들을 통하여 비슷한 이야기들을 접해본 것 같기 때문입니다. 피그미족의 삶도, 아프리카 열대우림 속의 여러 원시부족의 삶도 간간이 우리는 tv를 통하여 듣고 봐왔지 않았던가요. 하여 이 책을 읽으며 감탄이나 놀라움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일은 적었던 듯 합니다.
그렇지만,그러하기에 더욱 이 책은 눈여겨 보아야 할 책입니다. 읽는 내내 인종에 대한 편견없이 세밀한 관찰을 하고 그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작가의 성실성도 배울 바이지만 그를 통하여 듣게되는 '밤부티 피그미족'들의 삶과 생활, 그리고 무엇보다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의 숨결, 숲에 대한 생각들을 배우치기위하여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만 할 책인 것입니다.

피그미가 다른 사람보다 더 완벽한 존재라고 말하는 건 물론 아니다.그 삶이 편하고 수월한 것도 아니다.~~~ 피그미는 숲을 그저 살만한 곳 이상으로 만들어주는 무언가,그러니까 고난과 비극,무한한 기쁨과 아무 걱정 없는 행복으로 이루어진 그곳의 삶자체를 찾아낸 이들이었다. - '1장 숲속 세계' 에서

이야기에 들어가며 요약되는 위 이야기가 이 책이 내용을 잘 압축하고 있다할 것입니다. '숲'과 '피그미'족의 이야기는 여러 장으로 나뉘어져 이야기되지만 그들의 삶은 '숲'속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평화 공동체'라 할 수 있읍니다. 부족내의 다툼과 여러가지 일들 - 죽음,결혼,축제,성인식,사냥,이동 등등 -은 누구 한 사람의 독단으로는 결코 이뤄지지 않고 반드시 여럿이 모여 회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으니....
그리고 그들은 그들 주변의 세상과의 연결고리인 흑인들과도 실용적으로만 관계할 뿐 그들의 삶은 언제까지나 '숲'에 있는 것입니다.

피그미들은 별 상관없는 부분에서는 흑인의 관습을 따랐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하고 싶은 순간에는 또 거리낌 없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우리가 숲의 자식이라면 두려워 할 것이 뭐가 있나요? 우리는 숲 바깥의 것만을 두려워합니다."

그들의 축제인 '몰리모'에 대한 긴 이야기에서도 숲속에서 숲과 교감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 일상이고 ,그렇지 않을 좋지 않을 때에도 숲을 깨워 함께 행복을 나누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축제는 특정한 재례적 대상을 갖지 않으며 일상을 넘어선 특별한 재례 행위도 없다.~ 중요한 것은 피리가 내는 소리이다. ~~ 노래하고 먹고,다시 노래하고 먹고 하는 것이야말로 몰리모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겉모습 이면에는 걷잡을 수 없이 들뜨고 기대감에 찬 분위기가 있다.
이 부분은 평소 제가 이야기하는 "紅익人間 飮酒歌舞"와 똑같습니다. - 하루 일을 마치고 기분좋게 모여 술 한잔씩하며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즐겁게 노래부르고 춤추는 일은 옛 조선때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꿈이 아닐런지요^^ -

숲에서 생활하며 살아가는 그네들의 여러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결론은 "숲"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요즘 왠만한 여행지에 가면 산자락에 팬션이랍시고 현대식 건물을 떡하니 지어들 놓았습니다. 이 또한 잠시나마 숲 근처라도 가서 숲 사람이 되어 보겠다는 우리들의 욕심이 지어낸 허상이 아닐런지요.
계속 개발되는 자연과 더불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며 그 속에서 부대껴야 할 숲과 숲의 정신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줄이면 결국 '밤부티 피그미족', 그들의 이야기인 "숲 사람들"에서 "그들의 삶 자체가 더불어 숲이 된 이야기"라고 말하렵니다.

2007 . 11. 26 새벽녁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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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코레아니쿠스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글 싸움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에게 이길 사람이 없다면,
말싸움에서 유시민 씨에게 이길 사람은 없어 보인다."
라는 어느 네티즌의 말처럼 진중권의 글은 정말 잘 쓴 글이다. 

구체적인 상황과 세심한 분석,그리고 빠뜨리지 않는 충고까지.
그의 글을 보노라면 가슴 한 쪽이 서늘해짐을 느끼곤 한다.

- 이 리뷰를 쓰기전 다른 독자들의 리뷰를 훑어보니 이러한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하는 개인적인 판단은
제각각 이었다.-  

하여 나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의 뻔한 요약보다는
이 책을 통하여 바라보는 나의 희망사항에 대하여
몇 자 이야기하련다. 

때론 부끄럽기도 하면서
때론 자랑스러워지는 한국인의 습속들에 대한 
그의 글에서 나는 또 다른 희망의 한자락을 본다. 

예전에 - 아마도 백낙청 선생이 얘기했으리라 기억하는데 -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에서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에 난 한 표를 던지고 있다.

비록 아직 그 구체적인 징후들을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몇가지 사례들을 통하여 한반도에서만 
존재하는,발생하며 자라가는 제 1,제 2, 또는 제 3의 길이
아닌 새로운 하나의 길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자본주의도,사회주의도, 사회민주주의도 아닌 
또 다른 길에 대한 사상이나 길이 50여년을 이어가는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열릴 것이라는 기대는 
그냥 꿈일런지도 모르지만 우리 사회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 징후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사소하지만 특수한 우리의 사례가 되지 않을까? 

첫 번째, 앞서 얘기한 분단의 특수성이다.
제 겨레끼리 싸우고도 강대국들의 이권에 의해 갈라진지 50년이 넘었다.
이러한 특수성 속에서 세계사를 이끌어갈 보편성이 
오히려 샘솟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무리인가? 

두 번째, 종교에 대한 자유로운 포용력이다.
세계 곳곳에서 종교로 인한 혹은 종교를 빙자한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즈음에 이 곳은 
할아버지는 유교, 아버지는 무(無)교, 엄마는 무(巫)교,
사위는 카톨릭, 며느리는 불교, 아이는 기독교에 빠지고도 
큰 탈없이 잘 지내고 있다. 

물론 어떤 가정은 종교로 선을 그어 튼튼한 자기네만의 
성역을 확보하고 있지만 큰 흐름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난해인가 카톨릭 수녀님,원불교 교무님,불교의 여스님이 함께
세계 성지 순례를 다녀온 적도 있지 않은가?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하고도 처음 있는 일이었을게다.
새로운 사상이 태동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 다양한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다.
낯선 것들을 합쳐 하나로 만들어내는 용광로 같은 습속이 우리에겐 있다. 

이제 그 문화현상의 최첨단이 내 생각엔 "찜질방"이다.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요즘 OPEN한 큰 찜질방에 가면
'게임방','DVD방','노래방' 그리고 '식당'은 기본이고
'술'까지 판매하고 즐기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새벽에 찜질방에 가보시라.
낯선 남녀들이 - 물론 혼숙은 아니지만 - 둘셋씩 짝을 지어
바닥에 등을 대고 이불 하나 덮고 함께! 잠을 자는 장엄한 장면을 보면, 
어쩌면 우리는 원시시대를 현대에 재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前근대의 모습이 근대의 모습과 어우러져 脫근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네 번째, 글쓴이가 이 책에서 계속하여 반복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 현상,습속들에 대한 분석에서 
나는 새로운 사상,새로운 길의 뿌리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전근대-근대-탈근대(포스트 모던)가 하나로 어우러져 나타나는 수많은 사례들,
대표적인 IT강국인 대한민국의 모습들,
전 국민이 IT분야에서는 '얼리어답터'인 모습들... 

아직은 글쓴이의 지적처럼 
조금은 부끄럽고 유치하고 모자란 부분이 있을지라도 
그 모자라는 부분까지 끌어안고 함께 나아가는 포스트모던의 습속들... 

이는 분명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양식들이며 
이 혼란과 섞임의 덩어리를 거쳐서 우리는 다시 前근대의 문맹으로 후퇴하거나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 상상력'을 갖춘 미학적 신체를 
 갖춘 21세기형에 맞는 예술가형 인간들의 출현] 

[미래의 생산은 제품의 생산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의 생산이다] 

[미래의 생산은 엔지니어,아티스트,인문학자의
 컨소시엄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다.]  

"꿈꾸는 과학 예술가"라고 
그가 표현하는 미래 사회의 예술가형 인간들의 출현은 
한 분야에 올인한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고 
동시에 다른 영역들에 대해 폭 넓은 식견을 가진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이 지금 
"뜨겁게(hot),끓고 있는(dynamic)" 
이 한반도에서 새로운 사람,새로운 길,새로운 사상이
탄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 보는 것이다.  

이 역시 단지 나만의 바램일까? 꿈이라도 부디 이뤄지기를... 

2007. 4. 3.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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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사회 : 사자, 개미, 마모셋원숭이 과학과 사회 6
기 테롤라즈 외 지음, 이수지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아니, 웬 동물들의 사회, 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으시겠다. 그렇다. [과학과 사회 06]은 [동물들의 사회]에 관한 이야기? 논문?! 세 편이다. 우리가 동물들의 사회를 연구하는 까닭은 아마도 그들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 인간들의 과거-현재-미래를 분석하려 함이 아닐까?
 
 자연의 진화를 '행동생태학적 분석'(6)을 통하여 밝혀보며 우리 '사회성의 진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돌이켜보는 과정은 흥미로우리라 생각하며 덥석 문 책이었다. 그런데 이번 책은 <과학과 사회> 시리즈 중 처음으로 나를 좌절케 한다. 글의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짐은 물론 이야기를 통하여 얻어갈 나의 재미! 도 적어서 안타깝다. 그래도 고르고 가려뽑은 글들이니 어찌 배울 바가 없으랴. 일어나 "동물들의 사회" 속으로 씩씩하게 다시 돌아간다.
 
 그런데 첫 번째 글에서 만나는 사실부터가 조금은 충격적이다. '진화론적 논거는' 모든 생명의 움직임이 '이익의 최대화라는 동기에 근거를 둔다' (65) 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집단의 이익이나 뚜렷한 목적성과는 무관한 '자연선택'의 결과물이 서로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미나 벌들의 조직화한 행동들은 어떤 목적성 아래 움직이는 높은 지능의 행동이 아니라 개체들의 반응이 자연스레 모이고 쌓여서 나타나는 결과물이라는 이야기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자연선택'은 놀라운 것이다. 
 
 자연선택은 우리를 끝도 없이 놀라게 하고 미처 예상치 못한 곳에서조차 협동을 보여줄 것이다. ( "1장 자연선택과 동물사회 : 협동하기, 의사소통하기, 싸우기....함께 살기"에서) (59)
 
 동물들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집단생활은 '스스로를 보호하기'와 '자원 찾기'라는 두 가지의 이점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의 선택과 헤쳐 모여에도 적정한 규모와 유지 규칙이 있음을  " 1장 …함께 살기"를 통하여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다양한 짝짓기 체계'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2장에서 만난다.
 
 현장에서 이루어진 연구 결과들을 보면 여러 종의 짝짓기 체계는 특히 경제적 논리를 따른다.  수컷들의 잠재적인 일부다처 능력은 암컷들이 독점할 수 있는 자원일 때 더욱 수월하게 실현된 것이다. 암컷들이 독점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닐 때에는 일부일처나 어쩌면 일처다부까지 더 적절한 대안이 있을 것이다. ( "2장 사회 조직과 유성 생식 : 다양한 짝짓기 체계는 환경이 부과한 제약에 대한 적응"에서 ) (78)
 
 이어지는 '유일한 암컷과 유일한 수컷이 결합하는 것이 자연에서는 보기 드문 짝짓기 체계'(95)라는 지적은 조금 놀랍지만 '포유류에서는 일부일처가 규칙보다는 예외현상이다. 포유류는 전체의 5퍼센트에 해당하는 종만이 일부일처와 관계된다' (98)라는 말은 아주 많이 놀랍다. '늑대, 코요테, 샤칼 같은 육식동물' 일부만이 일부일처라는 말은 '늑대 같은'이라고 나쁜 남자들을 부르는 우리의 언어체계가 '늑대'의 입장에서는 '가소로운' 일임을 깨닫게 한다. 늑대처럼 일부일처 하기 힘든 이 세상에 말이다. 
 
 "3장 곤충 사회의 집단 지능 : 자기조직화 과정을 통한 곤충들의 집단 지능 계발"에서 우리는 개체가 전체를 위하여 움직이지 않지만, 결국엔 전체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집중하게 되는 놀라운 선택의 결과들을 만난다. '집단 지능'이라 일컬어지는 이 상호작용들은 애초 누군가에 의하여 의도된 바가 아님에도 개체들의 활동이 중첩되어 불필요한 일들은 배제되고 필요한 일로만 곤충들의 노동이 집약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참으로 놀라운 자연의 섭리이다. 모든 일을 주관하는 특정 신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 이러한 진화의 방향성에 대하여는 존경심을 멈출 수가 없다. 
 
  이러한 진화와 연구의 결론은 무엇일까? 다행히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내용임을 생각해서인지 책의 끝에 "총체적 결론"이 있다. 핵심만 요약하여 만나보면 아래와 같다. 그리고 이 말들을 줄이고 더 줄이면 '자연선택은 개체 차원에서 환경을 고려하고 반영하여 이루어지며 이러한 선택의 결과물이 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게 한다."이다. 
 
 사람으로 빗대어 말하자면 조직이나 집단이 먼저가 아니라 개인이 먼저이고 우선이라는 이야기 아닐는지. 책을 덮으며 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위기가 재론되고 있는 이즈음에 동물들의 사회에서조차 개체의 우선됨 혹은 중요성이 바탕이 됨을 만나니 반갑고도 아쉬웠다.
 
 
2009.8.30. 그저, 늑대처럼! 일편단심 하렵니다. ^^*
 
들풀처럼
*2009-203-08-31
 
 
*"총체적 결론"을 요약하여 옮겨둡니다.  (137~140)
 
 동물사회는 개체 수가 유한한 조직을 형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첫 번째 원칙, 집단 내 개체들의 행동에 경제적 접근법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자연선택이 집단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체별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두 번째 원칙, 번식을 위한 사회 조직을 이해할 때 적용된다. 단순히 번식을 중시하는 수컷과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암컷의 근본적인 불균형이 일부다처를 조장하지만, 자연에서는 자원의 시공간적 배분과 부모의 보살핌을 베풀어야 할 필연이 더불어 상호작용한다.
 
 세 번째 원칙, 구성원들의 개별적 행동들이 더해져 생긴 복잡한 구조물들이 집단 차원에서 출현하는 원인을 설명한다. 여기에는 자기조직화와 자연선택의 명료한 단순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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