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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람들 - 인류학의 지형을 획기적으로 넓힌 피그미 탐사 보고서!
콜린 M. 턴불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숲 사람들"은 콩고 이투리 숲에 사는 '밤부티 피그미족'들의 삶을 3년간 더불어 생활하며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삶, 그들의 생각,그들의 의식 등 모든 것이 "숲"과 연결된 '숲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 늦게 우리 곁에 온 것 같군요. 1961년 출간될 당시에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만한 이야기들이었겠지만 오십여년이 다 된 지금은 '내셔널 지아그라피'를 비롯한 여러가지 다큐물들을 통하여 비슷한 이야기들을 접해본 것 같기 때문입니다. 피그미족의 삶도, 아프리카 열대우림 속의 여러 원시부족의 삶도 간간이 우리는 tv를 통하여 듣고 봐왔지 않았던가요. 하여 이 책을 읽으며 감탄이나 놀라움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일은 적었던 듯 합니다.
그렇지만,그러하기에 더욱 이 책은 눈여겨 보아야 할 책입니다. 읽는 내내 인종에 대한 편견없이 세밀한 관찰을 하고 그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작가의 성실성도 배울 바이지만 그를 통하여 듣게되는 '밤부티 피그미족'들의 삶과 생활, 그리고 무엇보다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의 숨결, 숲에 대한 생각들을 배우치기위하여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만 할 책인 것입니다.
피그미가 다른 사람보다 더 완벽한 존재라고 말하는 건 물론 아니다.그 삶이 편하고 수월한 것도 아니다.~~~ 피그미는 숲을 그저 살만한 곳 이상으로 만들어주는 무언가,그러니까 고난과 비극,무한한 기쁨과 아무 걱정 없는 행복으로 이루어진 그곳의 삶자체를 찾아낸 이들이었다. - '1장 숲속 세계' 에서
이야기에 들어가며 요약되는 위 이야기가 이 책이 내용을 잘 압축하고 있다할 것입니다. '숲'과 '피그미'족의 이야기는 여러 장으로 나뉘어져 이야기되지만 그들의 삶은 '숲'속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평화 공동체'라 할 수 있읍니다. 부족내의 다툼과 여러가지 일들 - 죽음,결혼,축제,성인식,사냥,이동 등등 -은 누구 한 사람의 독단으로는 결코 이뤄지지 않고 반드시 여럿이 모여 회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으니....
그리고 그들은 그들 주변의 세상과의 연결고리인 흑인들과도 실용적으로만 관계할 뿐 그들의 삶은 언제까지나 '숲'에 있는 것입니다.
피그미들은 별 상관없는 부분에서는 흑인의 관습을 따랐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하고 싶은 순간에는 또 거리낌 없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우리가 숲의 자식이라면 두려워 할 것이 뭐가 있나요? 우리는 숲 바깥의 것만을 두려워합니다."
그들의 축제인 '몰리모'에 대한 긴 이야기에서도 숲속에서 숲과 교감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 일상이고 ,그렇지 않을 좋지 않을 때에도 숲을 깨워 함께 행복을 나누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축제는 특정한 재례적 대상을 갖지 않으며 일상을 넘어선 특별한 재례 행위도 없다.~ 중요한 것은 피리가 내는 소리이다. ~~ 노래하고 먹고,다시 노래하고 먹고 하는 것이야말로 몰리모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겉모습 이면에는 걷잡을 수 없이 들뜨고 기대감에 찬 분위기가 있다.
이 부분은 평소 제가 이야기하는 "紅익人間 飮酒歌舞"와 똑같습니다. - 하루 일을 마치고 기분좋게 모여 술 한잔씩하며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즐겁게 노래부르고 춤추는 일은 옛 조선때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꿈이 아닐런지요^^ -
숲에서 생활하며 살아가는 그네들의 여러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결론은 "숲"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요즘 왠만한 여행지에 가면 산자락에 팬션이랍시고 현대식 건물을 떡하니 지어들 놓았습니다. 이 또한 잠시나마 숲 근처라도 가서 숲 사람이 되어 보겠다는 우리들의 욕심이 지어낸 허상이 아닐런지요.
계속 개발되는 자연과 더불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며 그 속에서 부대껴야 할 숲과 숲의 정신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줄이면 결국 '밤부티 피그미족', 그들의 이야기인 "숲 사람들"에서 "그들의 삶 자체가 더불어 숲이 된 이야기"라고 말하렵니다.
2007 . 11. 26 새벽녁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