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사회 : 사자, 개미, 마모셋원숭이 과학과 사회 6
기 테롤라즈 외 지음, 이수지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아니, 웬 동물들의 사회, 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으시겠다. 그렇다. [과학과 사회 06]은 [동물들의 사회]에 관한 이야기? 논문?! 세 편이다. 우리가 동물들의 사회를 연구하는 까닭은 아마도 그들의 모습을 통하여 우리 인간들의 과거-현재-미래를 분석하려 함이 아닐까?
 
 자연의 진화를 '행동생태학적 분석'(6)을 통하여 밝혀보며 우리 '사회성의 진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돌이켜보는 과정은 흥미로우리라 생각하며 덥석 문 책이었다. 그런데 이번 책은 <과학과 사회> 시리즈 중 처음으로 나를 좌절케 한다. 글의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짐은 물론 이야기를 통하여 얻어갈 나의 재미! 도 적어서 안타깝다. 그래도 고르고 가려뽑은 글들이니 어찌 배울 바가 없으랴. 일어나 "동물들의 사회" 속으로 씩씩하게 다시 돌아간다.
 
 그런데 첫 번째 글에서 만나는 사실부터가 조금은 충격적이다. '진화론적 논거는' 모든 생명의 움직임이 '이익의 최대화라는 동기에 근거를 둔다' (65) 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집단의 이익이나 뚜렷한 목적성과는 무관한 '자연선택'의 결과물이 서로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미나 벌들의 조직화한 행동들은 어떤 목적성 아래 움직이는 높은 지능의 행동이 아니라 개체들의 반응이 자연스레 모이고 쌓여서 나타나는 결과물이라는 이야기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자연선택'은 놀라운 것이다. 
 
 자연선택은 우리를 끝도 없이 놀라게 하고 미처 예상치 못한 곳에서조차 협동을 보여줄 것이다. ( "1장 자연선택과 동물사회 : 협동하기, 의사소통하기, 싸우기....함께 살기"에서) (59)
 
 동물들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집단생활은 '스스로를 보호하기'와 '자원 찾기'라는 두 가지의 이점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의 선택과 헤쳐 모여에도 적정한 규모와 유지 규칙이 있음을  " 1장 …함께 살기"를 통하여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다양한 짝짓기 체계'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2장에서 만난다.
 
 현장에서 이루어진 연구 결과들을 보면 여러 종의 짝짓기 체계는 특히 경제적 논리를 따른다.  수컷들의 잠재적인 일부다처 능력은 암컷들이 독점할 수 있는 자원일 때 더욱 수월하게 실현된 것이다. 암컷들이 독점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닐 때에는 일부일처나 어쩌면 일처다부까지 더 적절한 대안이 있을 것이다. ( "2장 사회 조직과 유성 생식 : 다양한 짝짓기 체계는 환경이 부과한 제약에 대한 적응"에서 ) (78)
 
 이어지는 '유일한 암컷과 유일한 수컷이 결합하는 것이 자연에서는 보기 드문 짝짓기 체계'(95)라는 지적은 조금 놀랍지만 '포유류에서는 일부일처가 규칙보다는 예외현상이다. 포유류는 전체의 5퍼센트에 해당하는 종만이 일부일처와 관계된다' (98)라는 말은 아주 많이 놀랍다. '늑대, 코요테, 샤칼 같은 육식동물' 일부만이 일부일처라는 말은 '늑대 같은'이라고 나쁜 남자들을 부르는 우리의 언어체계가 '늑대'의 입장에서는 '가소로운' 일임을 깨닫게 한다. 늑대처럼 일부일처 하기 힘든 이 세상에 말이다. 
 
 "3장 곤충 사회의 집단 지능 : 자기조직화 과정을 통한 곤충들의 집단 지능 계발"에서 우리는 개체가 전체를 위하여 움직이지 않지만, 결국엔 전체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집중하게 되는 놀라운 선택의 결과들을 만난다. '집단 지능'이라 일컬어지는 이 상호작용들은 애초 누군가에 의하여 의도된 바가 아님에도 개체들의 활동이 중첩되어 불필요한 일들은 배제되고 필요한 일로만 곤충들의 노동이 집약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참으로 놀라운 자연의 섭리이다. 모든 일을 주관하는 특정 신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 이러한 진화의 방향성에 대하여는 존경심을 멈출 수가 없다. 
 
  이러한 진화와 연구의 결론은 무엇일까? 다행히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내용임을 생각해서인지 책의 끝에 "총체적 결론"이 있다. 핵심만 요약하여 만나보면 아래와 같다. 그리고 이 말들을 줄이고 더 줄이면 '자연선택은 개체 차원에서 환경을 고려하고 반영하여 이루어지며 이러한 선택의 결과물이 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게 한다."이다. 
 
 사람으로 빗대어 말하자면 조직이나 집단이 먼저가 아니라 개인이 먼저이고 우선이라는 이야기 아닐는지. 책을 덮으며 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위기가 재론되고 있는 이즈음에 동물들의 사회에서조차 개체의 우선됨 혹은 중요성이 바탕이 됨을 만나니 반갑고도 아쉬웠다.
 
 
2009.8.30. 그저, 늑대처럼! 일편단심 하렵니다. ^^*
 
들풀처럼
*2009-203-08-31
 
 
*"총체적 결론"을 요약하여 옮겨둡니다.  (137~140)
 
 동물사회는 개체 수가 유한한 조직을 형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첫 번째 원칙, 집단 내 개체들의 행동에 경제적 접근법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자연선택이 집단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체별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두 번째 원칙, 번식을 위한 사회 조직을 이해할 때 적용된다. 단순히 번식을 중시하는 수컷과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암컷의 근본적인 불균형이 일부다처를 조장하지만, 자연에서는 자원의 시공간적 배분과 부모의 보살핌을 베풀어야 할 필연이 더불어 상호작용한다.
 
 세 번째 원칙, 구성원들의 개별적 행동들이 더해져 생긴 복잡한 구조물들이 집단 차원에서 출현하는 원인을 설명한다. 여기에는 자기조직화와 자연선택의 명료한 단순성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