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2만리 아셰트클래식 1
쥘 베른 지음, 쥘베르 모렐 그림,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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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이맘때 온 가족이 아주 재밌게 보았던 영화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였다. 영화의 원작은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이었다. 방금 손에서 내려놓은 [해저 2만 리]의 지은이랑 같은 인물이다. 그리고 어릴 적 내 가슴을 뛰게 하였던 소년들의 모험담 [15 소년 표류기] 역시 쥘 베른의 작품이다. 인제야 알게 되었지만 쥘 베른은 한 시대 이상을 앞서 살았던 상상력의 보고이자 이야기꾼이었다. 아, 아직도 기억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의 뗏목여행도 [15 소년 표류기]의 모방이 아니었던가....... 
 

 '원전을 완역하고 작품 속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한 일러스트를 더한 프랑스 최고 출판그룹 아셰트의 역작'이라는 띠지의 선전문구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시대를 앞선' '걸작 SF소설!'이라고 한마디로 이 책을 말할 수 있다. 물론 어린 시절 이 책을 보았을 것이지만 이번에 만난 이 책은, 책을 보고 있으면 주인공을 따라 해저를 실제 항해하는 듯한 착각에 몇 번씩 빠져들 만큼 화려한 삽화가 특징이다.  책의 모양새만으로도 기존의 번역본들과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사진으로 책 속 몇 장면을 옮겨보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파리 자연사박물관 교수 아로낙스 박사와 그 하인 콩세유, 작살잡이 네드 랜드잠수함 노틸러스호의 주인공인 네모 선장이 해저 2만 리를 여행하며 겪게되는 갖가지 해양 생물들과 바다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고 화려하다. 아마도 요즘 기술로 다시 영화를 만든다면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능가하는 멋진 해양영화가 탄생할 것이다.
 
 바다 속의 풍광과 현실의 인간들과의 어우러짐과 엇갈림이 빚어내는 이야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넘쳐나는 바다 생물들에 대한 설명과 소개, 그림까지 모두 궁금하고 맛깔스러운 것이었다. 이 책에서 많이 설명되고 보이지만 요즘의 CG 기술이라면 더욱더 풍부하고 현실감 있는 영상을 만날 수 있을 터이니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Ⅱ]를 당연히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돌풍으로 말미암아 네모 선장과 헤어진 아르낙스 박사 일행은 다시는 네모 선장의 뒷이야기를 듣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다행히 네모 선장의 정체를 알 기회가 있다. 5년 후 출간 된 [신비의 섬]에서 폭풍우 속으로 사라졌던 네모 선장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그 섬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닐까? - 다행히 1,2,3권으로 출간되어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야만인?" 네모 선장은 빈정거리는 투로 대꾸했다.  "이 지구의 육지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야만인을 발견한 게 놀랍습니까? 야만인이 없는 육지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당신이 야만인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들이 다른 야만인보다 더 야만적이던가요?" (219)
 
 이 지구상에 고통받는 사람들과 억압받는 민족이 있다는 걸 내가 모르는 줄 아십니까? 도움이 필요한 불행한 사람들과 원수를 갚아주어야 할 희생자들이 있다는 걸 내가 모르는 줄 아세요?  (367)
 
 이런 말을 던질 줄 아는 지식인, 네모 선장이 왜 세상을 등지고 해저 세계에만 머물렀던 것일까? 그가 가끔 만나는 육지인과의 연계는 또 무엇일까? 바다를 사랑하고 사람을, 원주민을 사랑할 줄 아는 네모 선장이  왜 육지인들에게는 가혹하리만치 냉정한 보복?! 을 하는 것일까? 이 모든 궁금증을 풀려면 [해저 2만 리]를 거쳐 [신비의 섬]에 도달해야 하리라. 자, 그러니 어서들 이 배에 오르시기를…. 
 
 
2009. 12. 16.  꽁꽁 추워도 바다 속은 따듯하겠지요. ^^*
 
들풀처럼
*2009-250-12-08
 
 
*책에서 옮겨 둡니다.
 물론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느끼고 경험했든, 실제로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항상 남아 있다.!  (22)
 
 ~ 바다, 그 미지의 심해에는 태초의 거대한 동물이 아직 남아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일 년 전이나 백 년 전이나 천 년 전이나 한결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그 거대한 종의 마지막 변종을 바다가 가슴속 깊이 감추고 있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는가? (23)
 
 자연은 어떤 일도 거꾸로 하지 않습니다. (45)
 
 나는 아예 모든 희망을 버리고 가장 깊은 절망 속에 빠지려고 애썼지만, 끝내 희망을 버릴 수가 없었다. 있을 성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63)
 
 인간의 동작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낸다고 말한 디드로의 주장은 정곡을 찔렀다. (72)
 
 "바다를 사랑하시나보군요, 선장."
 "사랑하고 말고요! 바다는 아주 중요합니다. 바다는 지구의 10분의 7을 덮고 있지요. 바다의 숨결은 건강하고 순수합니다. 바다는 드넓은 황무지이나, 여기서 인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사방에서 고동치는 생명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바다는 거대하고 초자연적인 존재가 살 수 있는 환경입니다. 바다는 움직임과 사랑 그 자체예요.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바다는 살아 있는 무한입니다. ~ " (99)
 
 바다는 아름답고 하늘은 맑았다. 길쭉한 배는 넘실거리는 물결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가벼운 동풍이 수면에 잔물결을 일으켰다. 안개가 걷혀서, 끝없이 이어져 있는 수평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129)
 
 이 해초들은 실로 창조의 기적이며, 세계 식물계의 경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에서 가장 작은 식물도 가장 큰 식물도 모두 해초다. (162)
 
 "이 바다를 보세요. 박사, 바다야말로 진정한 생명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러워지는 순간도 있지 않습니까?  어제는 바다도 우리처럼 잠들었지만, 평화로운 밤을 보내고 이제 다시 깨어나고 있군요!" (173) 
 
 아아, 그 광경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왜 우리는 느낌을 서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일까? 왜 우리는 유리와 금속으로 만든 이 가면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가? 왜 서로에게 말을 할 수 없는가? 왜 우리는 물에 사는 물고기처럼 살 수 없는가? 하다못해 땅과 물을 오가는 양서류처럼 살 수는 없을까? (252) 
 
 이 만족할 줄 모르는 지식욕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된다 해도, 아직껏 아무도 보지 못한 것들을 마저 보고 싶다!  (258)
 
 "그 인도인은 억압당한 나라의 주민입니다. 나는 그 사람의 동포이고, 내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그 사람의 동포일 겁니다!" (298)
 
 "화산 근처에서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하에 있는 불은 아직도 지구를 만들어가고 있지요. ~ "  (341)
 
 "주인님 말씀이 옳습니다." 콩세유가 말했다. "벽은 과학자를 괴롭히기 위해 만들어진 겁니다. 벽은 어디에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426)
 
 내가 그 소식을 전했을 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주인님이 원하신다면"이 전부였다. (431)
 
 "아닐세. 누구 목숨이든 귀중한 건 다 마찬가지야. 너그럽고 친절한 사람보다 더 훌륭한 인간은 없네. 자네는 너그럽고 친절해."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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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남자 차이의 구축 과학과 사회 8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외 11명 지음, 배영란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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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일요일 밤,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유행어로 뜬 이 말,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얘기는 요즘 일어나는 남녀 간의 역차별에 대한 풍자를 배경으로 한다. 남자가 만날 때마다 영화비, 밥값까지 다 내고도 괄시당하는 세상에 대한 비꼼은 뜻밖에 많은 이들의, 물론 남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이러한 웃음의 배경에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인정하는 세태를 넘어선 경제적인 차이도 많이 반영된 듯하다. [여자, 남자 차이의 구축] 이라는 이 책에는 11편의 남녀간의 차이에 관한 원인 규명 및 분석글이 소개되고 있는데 논지의 대부분 남녀간의 태생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믿음, 설화 등을 바탕으로 '여자는 ~~해서는 안된다.'라는 금기의 이야기가 여태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신경 생물학은 남성과 여성이 유사한 활동을 할 때 남녀 모두에게서 뇌의 동일 영역이 영향을 받음을 입증했고, 여기서도 개인의 차이가 성별로 인한 차이 점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
 
 그러니까 발달한 최근의 연구결과로 보더라도 개인적인 차이가 성별의 차이보다 더 두드러진다는 이야기인데 어찌 된 셈인지 우리 사회에는 아직 남녀 간의 차이와 구분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앞서 얘기한 개그의 소재로 사용되는 사례들에도 여자니까 남자들이 챙겨주는 대로 받아먹고 시키는 대로 살아야한다는 믿음이 깔린 말이다. 그러니 오히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이제는 제발 독립! 하라고 두 손 들고 외치고 있는 게 아니던가?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방법 - '유전학 · 유기학 · 심리학 · 사회학 · 정치학 · 인류학 등 모든 측면에서 성별 차이의 구축에 관한 문제를 다' (17)루고 있는데 그 결론이 가르키는 지점은 일정하다. 남녀 간의 태생적인 차이는 없다는 사실.
 
 부모는 아이에게 주고 권하는 것을 통해 아이의 성별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태도를 장려한다.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오며 자아 생성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상호작용에 따라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법을 배운다. 상황이 이러한데 성별 행동이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에 놀랄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33)
 
 결국 우리는 자라나며 남자, 여자의 차이가 구축됨을 다시 한 번 이 책을 통하여 깨닫는다. 그럼 우리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관점은 무엇일까? 일상에서도 부딪히는 남녀 직원의 차별에서부터 아이를 키우며 만나는 차이에 이르기까지 남자, 여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말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아니함을 가르치고 일깨워야 하는 걸까? 
 
 하지만, 다들 느끼고 있다시피 '평등'이라는 말이 깔리면 기득권을 쥔 남자들이 좀 더 피곤해진다. 그래서 아직도 남녀 간의 100% 평등은 요원한 것이리라. 아이들이 자라나며 우리 세대보다는 그 차이의 벽이 줄어들기야 하겠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릴 때부터의 교육이 그 차이를 지속시키고 있다. 하여 조금 더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갖는 의미를 축소하고 그 차이를 없애는 쪽으로 삶의 모든 방향을 초점을 맞추어야 하리라.  
 
 그리고 우리는 일상의 작은 부딪힘에서부터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깨뜨리는 쪽으로 자잘한 시간을 보내어야 한다. 그러니까 '새로운 방식으로 평등하게 살아가는 즐거움' (166)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부부 사이에서 한쪽이 다른 쪽을 동등하게 다루고 그가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는 것을 성공할 때마다 아주 미약할지라도 그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존중 속에서의 평등은 경제적인 평들을 대체하는 즉각적인 목표가 되었다." ( 시어도어 젤딘, <르 몽드 북센션>에서 ) (167)
 
 
2009. 12. 12.  살림살이, 좀 나아져야 하는데…. ^^;
 
들풀처럼
*2009-249-12-07
 
 
*책에서 옮겨 둡니다.
 이 책에서는 유전학 · 유기학 · 심리학 · 사회학 · 정치학 · 인류학 등 모든 측면에서 성별 차이의 구축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17)
 
 이 모든 생식 방법의 공통점은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유전정보가 전수된다는 점이다. (20)
 
 관점에서 보자면 수컷은 기생하는 존재쯤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수컷은 생식의 대가는 치르지도 않은 채 자신의 유전자임을 암컷의 자손에 반쯤 섞어두지 않았던가. 이 같은 기생 방법이 유용한 이유는 이방법을 통해 매번 새로운 결합의 생산이 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면 진화에는 새로운 형질의 출현이 가속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1)
 
 접근 방식은 다양하나 결국 모든 건 한곳으로 귀결된다. (26)
 
 어쨌든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성별 발생 과정에도, 우리의 유전자에도, 자궁 내 성 분화의 과정에도, 뇌 기능 속에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34)
 
 불평등은 오직 관념의 세계 안에서만 구축되는 것이며 이러한 정신적 구조는 우리 조상들의 눈에 보인 사실들에 의미를 부여라기 위하여 발전시킨 것이며 세대에서 세대로 어렵지 않게 전수되어 우리 시대 전체에 배어 있다. (34)
 
 이런저런 유기체가 특히 우수하다거나 튼튼한 게 중요하나기보다는 이 유기체가 유전정보를 효율적으로 전수한다는 게 중요함을 알 수 있다. (55)
 
 생물학자의 눈에는 수컷이 암컷에 시생하는 존제로 보인다. ~ 일부 조류 같은, 수컷이 새끼를 먹여 살리는 데에 필수적인 종을 제외하고는 아버지가 자신의 자식을 절대 돌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자식을 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대개는 아버지가 자식을 먹어치워 버리기 때문이다.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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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지성
노아 D. 오펜하임 외 지음, 김규태 외 옮김 / (주)하서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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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한 편집과 제본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하루에 한쪽!이라는 읽기의 목표도 적당하고 뒤에 첨부된 "365일 체크리스트"도 맘에 든다.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하루에 한 편씩이라도 제대로 읽고 소화시켜나간다면 우리는 책 제목처럼 [경건한 지성]을 마땅히 갖출 수 있으리라.
 
  세심하게 정리된 "찾아보기"에는 '작품명'으로 구분된 항목도 있어 나중에 다시 찾아보기도 수월하게 되어 있다. 자, 그럼 책의 모양에 대하나 칭찬은 이쯤하고 내용에 대한 탐구에 들어가 보자.
 
 매일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에 한쪽씩 만나도록 잘 편집된 이야기는 [ 월요일=역사 / 화요일=문학 / 수요일=미술 / 목요일=과학 / 금요일=음악 / 토요일=철학 / 일요일-종교 ]로 구분되어 있다. 차근차근 읽어나가며 온갖 분야에 관한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다. 요일마다 전문적인 '글쓴이'가 따로 있고 '감수자'까지 별도로 존재한다. 그러니 내용중 사실성에 대한 믿음은 가져도 될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혹은 조금은 궁금한 부분이 몇 군데 눈에 띄는데 그 이야기를 하여보자. 먼저 "글쓴이"는 요일별 전문가 일곱인데 감수자는 '종교'를 뺀 여섯이다. 그러니까 종교는 특별한 분야니까 손대지 말라는 뜻인가 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글쓴이와 감수자에 대한 소개가 전혀 없다. 원저(原著)의 탄생지인 미국에서는 유명하신 분들이겠지만 여기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아마 나 한 사람의 무지(無知) 탓만은 아니리라. 뒤쪽에 이분들의 약력 정도는 간단히 더해져야겠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는, 일주일을 나눈, 분류 문제인데 요즘의 시대 흐름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7일 중 '문학, 미술, 음악'은  다 같이 '예술'로 묶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며 현대사회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넓은 개념인 '문화'가 들어갔어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무엇보다 인문사회과학이라고 부르는, 지금, 여기의 시대인 현대를 읽고 해석해내고 바꿔나가는, 학문에 대한 소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정말 큰 아쉬움이다. 이 책을 4주차까지 읽어 나가며 드는 생각을 심하게 표현하자면, 그냥 먹고 살 만한 사람들끼리 앉아서 차 한잔 하면서 혹은 공연 감상을 하시면서 나눌 때, 양념으로 필요한 이야기들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런 자리에서 딱 하나의 금기어가 있지 않는가? '정치' 이야기 말이다. 세상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아귀다툼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담긴, 그 '정치''인문사회과학'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다.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지만, 개별 내용은 딱 하루치에 알맞게 잘 정리되고 요약되어 있다. 심지어 나는 1주, 제2일째 '문학' 편에서 <율리시스>를 읽고 마음이 동하여, 미뤄두었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이번 주 드디어 구매하고 말았다. 1300여 쪽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두께에,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무게까지…. 책을 받자마자 질려버리긴 했지만 [경건한 지성]의 교양 강의를 통하여 그 책을 다시 바라볼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실제로 내가 [율리시스]를 다 읽고 말고 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이고. ^^* 
 
 첫 주의 소제목만 소개하자면 < 알파벳, 율리시스, 라스코 동굴 벽화, 복제, 음악의 기초, 현상과 실재, 토라> 이다. 각 소제목에 대한 축약된 내용과 이야기가 등장한다. 일 년을 하루같이 매일매일 만난다면 분명히 우리는 [경건한 지성]을 갖출 수 있으리라. 개인적인 바람은 앞서 제기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반영한 <우리나라 編>이 출간되는 것이다. 
 
 주저리주저리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였지만, 이 책으로 나날의 교양과 지식을 부담없이 저축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하여 중고생에서부터 어른까지 책읽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에게 두루두루 권하여 읽을만함을 밝혀둔다. 이로써 내겐 1996년刊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에 더하여 2009년刊 [경건한 지성]으로 나날의 양식을 보장받게 되었다.
 
 
 
2009. 12. 11.  콜록콜록, 감기 조심하세요. ^^;
 
들풀처럼
*2009-248-12-06
 
 
*책에서 옮겨 둡니다.
 통치자가 백성을 다스리는 법률을 임의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조항은 혁신적인 개념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법률에 대한 존중은 성공적인 정부의 기본적인 특징 중 하나다. ( 월요일, 2주, 제1일, <함무라비 법전>에서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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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민음의 시 157
서동욱 지음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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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특이한 詩 읽기이다. '우주'라는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다니…. 우리가 우주 속 한 개의 점보다 작은 존재임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詩語로 쓰이니 그 느낌이 너무도 다르게 다가온다. 
 
 '아아, 이 우주가, 이 시시한 실패가 나였으며…..'  ( '비광 또는 이하의 마지막 날들'에서 ) (13) 라는 감탄이나 '세계가 저무는 그의 눈동자'  ( '과오의 본질'에서 )  (90) 라는 표현에서 만나는 크낙한 범위와  '삶은 나만 잘못하고' ( ' 잃어버린 중국집'에서 ) (105) 라고 읊조리는 섬세함에 놀라게 되는 詩라니….
 
 어떻게 보면 각각의 시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한목소리를 내는 한 사람의 시집 같지 않다. 들쑥날쑥한 느낌으로 다가오며 읽는 이를 당황하게 한다. 아래에 詩, 두 편을 차례로 만나보자.
 
 시계를 보려고 손목을 들었는데
 시계 유리에 동그랗게 떠 있는 하늘
 범선의 돛대처럼 초침은
 저녁 구름 위를 천천히 떠가고
 시계를 보려고 손목을 들었는데
 시계는 간데없고
 저무는 하늘의 풍경 주위로
 반짝거리며 나타나
 회전하는 수억 개의 톱니바퀴
 
 ~ ~ 
 
 언젠가 멈출 시계 같은
 다른 보행자들의 슬픔을 반짝이는 초침으로 밀고 가며 계속
 우주는 째깍거리고
 우주는 째깍거리고
 시계들은 애통해 울고
 별들은 톱니를 맞춘다
 - '우주는 째깍거리고 별들은 톱니를 맞춘다'에서  (80)
 
 범선, 별, 우주, 시계, 톱니바퀴의 묘한 어울림이 '째깍꺼리며' 귀에 들리는 듯하다. 그렇게 시간은, 우주는 흘러가는데….
 
 주점의 문을 밀며
 동전 한 닢처럼 떨어져 있을지 모를 
 행복한 한 조각을 기대한다
 ~ ~
 죽고 싶다는 유혹에 사로잡히는
 참을 수 없는 저녁이 찾아오면
 시끄러운 소리 반가운 
 주점의 문을 밀며  - '주점의 문을 밀며'에서 (96)
 
 그러다 불쑥 들어선 '주점'에서 '행복' '한 조각을 기대하'는 모습에서 이 땅에 발 딛고, 자잘한 나날 속에 뒤척이며 살아가면서도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는 시인을 만난다. 삶이란 이런 게 아니던가. 꿈과 현실 속에서 버둥거리는 그런 거 말이다. 
 
 시집을 관통하는 느낌은 시인이 표현하는 큰 범주의 크기와 반비례하게 섬세하게 잡아낸 구절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느낌이다. 마치 '우주' 속에서 저 멀리 빛나는 별 몇 개를 발견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쩝... 겨우 이 정도로 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 서평 작성 전 시집 뒤의 해설은 읽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도움을 받지 않고 읽다 보니 군데군데 맘에 드는 구절들은 넘쳐나는데 그 생각과 표현들을 하나로 이어줄 실과 바늘을 찾지 못하고 만다. 그러나 어쩌랴, 이 또한 나의 詩 읽기인 것을...
 
 그래서 이런 시집을 만나면 당황하면서도 결국엔 입맛에 맞는 詩를 찾아보게 된다. 처음 만난 시인의, 쉰여 편가량의 詩에서 마음에 드는 詩를 두어 편 건질 수 있다면 이런 詩 읽기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리라. 
 
 배우가 죽던 날
 경야(經夜)하는 수녀들처럼
 노량진의 학원들 앞에선 오래도록 담뱃불들이 깜박였을 것이고
 조문객을 내려놓고 또 태우고 가는 긴 시내버스의 행렬이
 밤늦게까지 도로를 막아섰을 것이고
 취한 재수생들은 술집 문을 잡고 통곡했으리라 - '장국영'에서 (28)
 
 장국영이라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를 보내는 청춘 송가로서 이만한 절창(絶唱)을 만나기는 쉽지 않으리라. 잠시나마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詩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 바로 이런 거 아닐까?  아래에 소개해 드리는 詩는 잘 빠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꽃잎의 낙화를 색다른 시각으로 포착해낸 시인의 눈을 통하여 우리는 또 다른 詩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을 소개하며 이 시집에 대한 모자란 글을 줄이련다. 여러분도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의 결말이 궁금하시면 놀러 와 보시라
 
 
 모든 것이 깨어날 때
 의자의 위치를 확인한 후
 꽃잎은
 어디가 자신의 가장 올바른 자리인지
 작은 마당을 수없이 둘러보며
 수천 번 골똘이 생각했다가 지우며
 정성과 시간을 들여
 한 번뿐인 공기 중의 나선형 계단을
 어느 날의 시상식처럼 
 걸어 내려온다
 - '새벽의 여배우' 全文
 
 
2009. 12. 6.  가을에서 겨울로 달려가는 밤입니다. ^^;
 
들풀처럼
*2009-247-12-05
 
 
*책에서 옮겨 둡니다.
 이보게 친구,
 지구인들에게 해코지 좀 그만하게
 꿈을 잃어버리는 법을 배우게 -  '슈퍼맨의 비애'에서 (20)
 
 빨간 신호등 앞에서 무한정 짜증 내며 공전의 리듬이 깨어진 별들
 우주의 퇴근 시간입니다. - '나의 미용사'에서 (32)
 
 희망은 이렇게 집요하게 자신을 지킨다 - '새우소년'에서 (37)
 
 고아가 된 나는 조용히 마지막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이다 태양계 최후의 별처럼 포장마차는 은은한 빛으로 밤을 밝히고, 그런데 포장마차 장막을 걷으며 꿈만같이 고교 시절의 그녀가 들어서는 것이다. -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에서 (51)
 
 파도 위에 뜬 노을을 바라보고 싶어요? 노랫소리 들리는 술집에 밤이 깊도록 앉아 있는 일은 어때요? 비 오는 창가는? ……이제 노을 지는 바닷가도, 비 오는 창가도 우주에는 없어요, 그런 별이 많을 줄 알았더니……  - '후일담'에서 (69)
 
 그녀들 어깨의 모피 코트처럼 보드라운 우리의 꿈은
 낡은 화차처럼 밭은 기침을 하면서
 쉬지 않고 어디론가 달려가며 무엇인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 희망과 욕정의 기적 소리
 꿀꿀 울리며 무엇인가 한번
 제대로  
 
 ~ ~
 지구가 시간이 다 된 목마처럼 회전을 멈추고 
 - '마음도 영혼도 없이, 때로 예쁜 인형같이'에서 (72)
 
 전문적인 술꾼처럼, 정말이지 맹세코 남김없이 마셔 버렸고, 더 이상
 절망하는 자가 아니라 예술가처럼 술병을 내던졌다. - 카프카 (79)
 
 나뭇잎 그림자라도
 잠시 닿았다
 바람에 밀려 사라지면 
 그리워 참지 못하고
 바람 지나간 자리 주름을 만들며
 부르르르 떠는 고인 물  - '고인 물'에서  (85)
 
 자신을 용서할 기회를
 모르는 척 슬쩍
 버렸다  
 
 꿈은 핥아먹기도 전에 얄미우리만치 빨리 증발해 버리고, 몇 번 입지도 않은 옛날 옷들은 무섭게 작아졌는데  - '괴로왕'에서  (93)
 
 아무리 안달해도 뺨은 처지고 허리는 굵어져요. 세상을 다 가진들 뭘 하겠어요? 젊은애 하나 뜻대로 못 하는 것을….  - '캔디'에서 (98)
 
 여관 창문으로
 먼지를 잔뜩 묻히고
 비듬처럼 날아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 '시장길 여관 또는 존재의 저편'에서 (100)
 
 완전한 형식에 비하면
 살고 웃고 연애하고 가슴 설레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 - '라헬의 언니 또는 야곱의 아내, 그리고 연애의 끝'에서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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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별에 관한 절절한 이야기가 넘쳐 나리라 기대했었다. [좋은 이별]이라니…. 세상에 좋은 이별이 어디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한번 만나 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별이 가져다준 상처를 보듬고 다듬어 남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은 어떠할는지…. 무척이나 궁금한 책읽기였다.
 
 우리가 만나는 이별은 크게 나누어 두 가지다. 죽음으로써 떨어지는 이별과 서로의 만남이 끝남으로써 갈라서는 이별이다. 어느 쪽이든 살아남은 이에겐 큰 상처가 된다.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이별이 '좋은 이별'이 될 수도 있음을, 되도록 이끌어가야 함을 지은이는 차근차근 상세하게 일러준다. 
 
 최근에 학계에서 정설이 되어가는 이론이 있다. 만 12세 이전에 사랑하는 대상을 잃거나 사랑의 감정을 박탈당하면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문제를 안은 채 청년기를 무사히 넘긴다 하더라도 중년의 입구에서 정신이 붕괴되는 중증 우울증과 맞닥뜨리게 된다. (36)
 
 어릴 적 받은 상실감은 평생을 간다는 말, 어릴 때 부모님을 잃거나 큰  아픔을 겪고 나면 키도 자라지 않고 몸도 정체된다는 이야기가 사실임을 나는 안다. 아우 녀석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다행히 녀석은 엇나가지 않고 잘 자라 주었지만, 키도 몸도 그다지 자라지 않았다. 평균 이상으로 자란 나나 누이동생과 비교하면 말이다. 
 
 그런데 이별을 겪는 과정 중에 아무리 슬퍼도 눈물은 따로였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대학교 2학년 때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보다 3학년 때 지도교수님 돌아가셨을 때 더 많이 울었었다. 책을 읽다 보니 어머니의 죽음은 내면으로 잠재되어 두고두고 샘솟는 슬픔으로 머무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교수님의 죽음은 집단심리와 관련이 있었음도….
 
 울음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눈물은 한 사람의 가장 위대한 용기, 고통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용기가 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 빅터 프랭클 (212)
 
 하여 이 책을 통하여 죽음이든 사랑이든 아픈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에 따라 우리의 남은 삶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음을 조금 더 알게 된다. 각 이야기의 장마다 "Recipe"라는 "처방전"이 우리에게 소개되는데 이 처방전만 제대로 따라 하여도 적지 않은 위로가 되리라. 예를 들면 '애도 일지 기록하기',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룬다.' 와 같은 조언들과  멈출 수 없는 슬픔의 감정 속에서도 '통제할 수 없는 일은 내버려두기',  '용기 있게 살아가기' 등을 실행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쏟아지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할 때에도 우리가 믿고 의지할 무언가는 없을까? 지은이는 거기에 대하여도 답을 건네준다. 어쩌면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약'이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라는 이야기, 그리고 이별에 대한 집착과 환상 등을 버리라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까 감정의 흔들림과 통제 불능에 대하여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로 대처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나날의 삶에서 신성을 찾는 일은 대체로 더하기보다는 빼기의 문제였다." - 라마 수리야 다스 (251)
 
 '강에 가서 말하기'(252)라는 지은이의 처방을 보면 '떠난 사람을 마음으로부터 떠나보내는 자기만의 의식'을 '강이나 산, 무덤 등'에 가서 치르고 '모든 과거를 그곳에 두고 오'라고 한다. 그렇게 아픈 추억들을 어떤 곳에 묻는 것이 자신의 기억 속에 잘 재워두는 것이리라. 지은이가 직접 겪었던 우울증과 그 극복 과정도, 이별을 제대로 다루는 법에 대한 여러 가지 처방전도 조금은 놀랍고, 많은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래,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위로받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런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치료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니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우리도 '강에 가서' 이야기를 하자. 답답한 마음이든 하소연이든 떠나보내자. 그 강에 나도 너도 서 있을 테니….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황인숙, <강> 전문 
 
 
 
2009. 12. 5.  가을에서 겨울로 달려가는 밤입니다. ^^;
 
들풀처럼
*2009-246-12-04
 
 
*책에서 옮겨 둡니다.
 우리는 대체로 머리로는 죽음을 이해하지만 그것을 가슴으로 내려 보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멀쩡하게 장례를 치른 다음, 한두 주나 한두 달쯤 지난 후에야 비로소 머리에 있던 상실감이 가슴으로 내려온 것을 알아차린다.  (56)
 
 다른 편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통과하는 것뿐이다. - 헬렌 켈러 (68)
 
 "저 모퉁이를 돌다가 무슨 일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야." (141)
 
 멀리 떠나는 사람들은 먼 길을 돌아와서야 비로소 알아차린다. 그렇게 해도 마음의 문제, 삶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145)
 
 상담 치료의 핵심도 내면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이다. 언어는 모든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온건한 방법이다. (217)
 
 술자리가 어김없이 2차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이유 역시 노래를 통한 간접적인 자기표현이 목적이었다. (226)
 
 동일시, 내면화, 통합은 이별 후 시행하는 애도 작업의 도구만은 아니다.  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영원히 사용 가능한 유용한 생존법이자 성장 방법이다. ~ 성장을 통해 우리 내면은 관대하고, 강하고, 아름다워진다.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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