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남자 차이의 구축 과학과 사회 8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외 11명 지음, 배영란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최근 일요일 밤,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유행어로 뜬 이 말,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얘기는 요즘 일어나는 남녀 간의 역차별에 대한 풍자를 배경으로 한다. 남자가 만날 때마다 영화비, 밥값까지 다 내고도 괄시당하는 세상에 대한 비꼼은 뜻밖에 많은 이들의, 물론 남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이러한 웃음의 배경에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인정하는 세태를 넘어선 경제적인 차이도 많이 반영된 듯하다. [여자, 남자 차이의 구축] 이라는 이 책에는 11편의 남녀간의 차이에 관한 원인 규명 및 분석글이 소개되고 있는데 논지의 대부분 남녀간의 태생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믿음, 설화 등을 바탕으로 '여자는 ~~해서는 안된다.'라는 금기의 이야기가 여태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신경 생물학은 남성과 여성이 유사한 활동을 할 때 남녀 모두에게서 뇌의 동일 영역이 영향을 받음을 입증했고, 여기서도 개인의 차이가 성별로 인한 차이 점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
 
 그러니까 발달한 최근의 연구결과로 보더라도 개인적인 차이가 성별의 차이보다 더 두드러진다는 이야기인데 어찌 된 셈인지 우리 사회에는 아직 남녀 간의 차이와 구분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앞서 얘기한 개그의 소재로 사용되는 사례들에도 여자니까 남자들이 챙겨주는 대로 받아먹고 시키는 대로 살아야한다는 믿음이 깔린 말이다. 그러니 오히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이제는 제발 독립! 하라고 두 손 들고 외치고 있는 게 아니던가?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방법 - '유전학 · 유기학 · 심리학 · 사회학 · 정치학 · 인류학 등 모든 측면에서 성별 차이의 구축에 관한 문제를 다' (17)루고 있는데 그 결론이 가르키는 지점은 일정하다. 남녀 간의 태생적인 차이는 없다는 사실.
 
 부모는 아이에게 주고 권하는 것을 통해 아이의 성별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태도를 장려한다.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오며 자아 생성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상호작용에 따라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법을 배운다. 상황이 이러한데 성별 행동이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에 놀랄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33)
 
 결국 우리는 자라나며 남자, 여자의 차이가 구축됨을 다시 한 번 이 책을 통하여 깨닫는다. 그럼 우리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관점은 무엇일까? 일상에서도 부딪히는 남녀 직원의 차별에서부터 아이를 키우며 만나는 차이에 이르기까지 남자, 여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말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아니함을 가르치고 일깨워야 하는 걸까? 
 
 하지만, 다들 느끼고 있다시피 '평등'이라는 말이 깔리면 기득권을 쥔 남자들이 좀 더 피곤해진다. 그래서 아직도 남녀 간의 100% 평등은 요원한 것이리라. 아이들이 자라나며 우리 세대보다는 그 차이의 벽이 줄어들기야 하겠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릴 때부터의 교육이 그 차이를 지속시키고 있다. 하여 조금 더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갖는 의미를 축소하고 그 차이를 없애는 쪽으로 삶의 모든 방향을 초점을 맞추어야 하리라.  
 
 그리고 우리는 일상의 작은 부딪힘에서부터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깨뜨리는 쪽으로 자잘한 시간을 보내어야 한다. 그러니까 '새로운 방식으로 평등하게 살아가는 즐거움' (166)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부부 사이에서 한쪽이 다른 쪽을 동등하게 다루고 그가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는 것을 성공할 때마다 아주 미약할지라도 그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존중 속에서의 평등은 경제적인 평들을 대체하는 즉각적인 목표가 되었다." ( 시어도어 젤딘, <르 몽드 북센션>에서 ) (167)
 
 
2009. 12. 12.  살림살이, 좀 나아져야 하는데…. ^^;
 
들풀처럼
*2009-249-12-07
 
 
*책에서 옮겨 둡니다.
 이 책에서는 유전학 · 유기학 · 심리학 · 사회학 · 정치학 · 인류학 등 모든 측면에서 성별 차이의 구축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17)
 
 이 모든 생식 방법의 공통점은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유전정보가 전수된다는 점이다. (20)
 
 관점에서 보자면 수컷은 기생하는 존재쯤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수컷은 생식의 대가는 치르지도 않은 채 자신의 유전자임을 암컷의 자손에 반쯤 섞어두지 않았던가. 이 같은 기생 방법이 유용한 이유는 이방법을 통해 매번 새로운 결합의 생산이 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면 진화에는 새로운 형질의 출현이 가속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1)
 
 접근 방식은 다양하나 결국 모든 건 한곳으로 귀결된다. (26)
 
 어쨌든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성별 발생 과정에도, 우리의 유전자에도, 자궁 내 성 분화의 과정에도, 뇌 기능 속에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34)
 
 불평등은 오직 관념의 세계 안에서만 구축되는 것이며 이러한 정신적 구조는 우리 조상들의 눈에 보인 사실들에 의미를 부여라기 위하여 발전시킨 것이며 세대에서 세대로 어렵지 않게 전수되어 우리 시대 전체에 배어 있다. (34)
 
 이런저런 유기체가 특히 우수하다거나 튼튼한 게 중요하나기보다는 이 유기체가 유전정보를 효율적으로 전수한다는 게 중요함을 알 수 있다. (55)
 
 생물학자의 눈에는 수컷이 암컷에 시생하는 존제로 보인다. ~ 일부 조류 같은, 수컷이 새끼를 먹여 살리는 데에 필수적인 종을 제외하고는 아버지가 자신의 자식을 절대 돌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자식을 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대개는 아버지가 자식을 먹어치워 버리기 때문이다.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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