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들러리 소원라이트나우 3
김선희 지음 / 소원나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령"을 위하여 - [1의 들러리]


'1의 들러리'라는 제목이 너무 빤한 거 같아 망설이다 만난 책, 하지만 손에 들자마자 책장은 넘어가고 230여 쪽의 이야기가 서너 시간도 안되어 막을 내렸다. 그리곤 두어 주, 바쁜 일들에 치여 잊고 지냈다.


'나는 유령이다. 내가 언제부터 유령이 됐는지는 모른다. 어쩌다가 유령이 됐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존재'하게 됐다. (122)


'유령'이란 말이 공포물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지만, 기실 현실은 그 어떤 스릴러보다 두렵고 참담한 것은 아닌지, 하여 책에서 만나는 고등학생들의 현실 이야기가 오히려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게 아닌지.

평생을 '범생이'로 살아온 나는 모르던, 어쩌면 모르고 지나쳤을, 도드라진 '갑'과 '을'의 관계가 학생들 사이에서도 존재함을, 이제는 당연히 아는 바이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위태롭고 위험하면서도 생생하다. 그 속에 '유령' 같은 존재가 되어 다른 길을 모색하는 이들도 있는 이야기.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거나 지나온,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짬을 내어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이다. 물론, '1의 들러리'가 될 것인지, '유령'이 될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함을 잊지 말고.

"전 진실을 원해요.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면 그다음에는 세상에 파단을 맡기는 거예요. 우리가 판결을 할 영역이 아니에요. 가해자든 피해자든 우리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판단할 문제인 거죠." (180)

꽃길'도' 걷자, 아이들아.

( 190710 들풀처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라보는 맛을 위하여' -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뉴턴을 생각하는' 자신을 그려달라 주문하고 뉴턴의 저서를 옆에 두고 포즈를 취한 페랑 부인. 비로 ㄱ그것이 자신의 교양 수준을 과시하기 위한 그야말로 포즈에 불과했을지라도, 그 '교양적 포즈'를 취하려는 생각이 또 하나의 교양. 속물성을 담고 잇을지라도 일종의 교양적 커뮤니케이션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술잔은 비워야 맛이라지만 책은 반드시 읽어야만 맛이 아니다. (79~80)


책을 읽는 그림 속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며 펼쳐지는 시대와 역사 이야기가 흥미롭게 때로는 설레며 다가오는, 신선한 시도의 책이다. 쏟아지는 일거리와 피로 덕분에 읽다가 지쳐 딩굴러리면서도 손에서 놓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으니, 방학을 맞아 조금은 한가해진 랑랑에게 책을 낭독하게 하는 것이다. 아내는 요즘 유발 하라리의 "인류 3부작"을 읽느라 겨를이 없고, 나는 소파에 누워 랑딸이 낭랑하게 들려주는 그림 속 책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



평론가 김현이 말했다. "책 읽기가 고통스러운 것은 책 읽기처럼 세계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책 읽기가 행복한 것은, 책 읽기처럼 세계를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책 읽기의 고통도 행복도 세계와 책 사이 결코 견딜 수 없는 간격에 있다. 그 간격의 사다리 위에 선 책벌레 노인은 지금 더 없이 행복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72~73)



누워서 생각했다. 산다는 거 한 순간인데, 나는 왜 책에 대해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왜 다 읽지도 못하면서 곁에 자꾸 두고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하는 것일까? 그러다 문득, 지금의 이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다는 생각이...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아내와 누워 랑딸의 낭송을 듣고 있는 나와 책을 들고 읊조리듯 그림 속 책 이야기를 읽어가는 랑딸의 모습, 내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면 바로 이 장면을 그려서 이야기의 마지막에 놓아두고, 이 책의 끝 문장을 덧붙이리라.

감히 말하기를, 쓰기를 주저하지 말 일이다. (286)

그리고 '감히', 또 말할 것이다.
책도, 술도 바라보는 순간이 더 맛남을.

( 190708 들풀처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건과 인물로 본 임시정부 100년
문영숙.김월배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춘망春望


나라가 망해도 산과 강물은 그대로이고,
성 안에는 봄이 깊어 나무와 풀만 무성하도다.
시절이 슬퍼서 꽃을 보아도 눈물이 흐르고,
이별을 슬퍼하니 새소리에도 깜짝 놀란다.
봉홧불은 석 달째 계속 타오르니,
집에서 보낸 편지는 만금보다 비싸지네.
흰머리는 긁어서 더 짧아지니,
다 끌어모아도 비녀를 꽂기 어렵겠네.

* 두보, "'시성 두보 기념관에서 '춘망'을 읽다"(235)


나라를 잃고 떠도는 심정이야 겪어보지 않고는 결코 헤아릴 수 없는 절망과 아픔이지만 '시성'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두보는 '봄의 소망'으로 시공간을 넘어 그 절절함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최초의 임시정부 대한국민의회와 통합 임시정부의 역사와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인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이 시가 당시의 우리 상황과 맞물려 깊이 다가오는 까닭은 안창호, 안중근, 최재형, 그리고 신민회, 러시아 연해주에서 시작된 독립의 염원이 익히 아는 바대로 2.8 독립선언, 3.1만세운동을 거쳐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지고 한인 애국단, 이봉창, 윤봉길, 그리고 한국광복군, 김구와 조선의용대, 김원봉까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그 사적지와 기념관들을 충실히 답사하고, 정제된 사실과 사료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임시정부수립의 과정과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의의와 감동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부록'형식으로 정리된 "중국 내 임시정부 기념관"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연표"는 100년의 역사를 다시 이어가야 할 우리에게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다. 하여 우리는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야 한다. 이 노래를.

( ~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돈다.
이 땅을 잊지마라.

시원의 바람인 듯
홍익인간의 영혼인 듯
이 땅에서 순국한 선열들 넋인 듯
우리 곁을 스쳐간 솔빈부의 명마들
순간순간 내 가슴에 발행의 바람이 되어
뜨겁게 뜨겁게 갈기를 세운다.

* 문영숙, "발해성터에서" (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 마음껏 볼 수 있게해주세요, 물론 영화도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속에서 - 수채 컬러링 북
다나 폭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불광출판사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랑 함께, - [숲속에서 - 수채 컬러링 북]



처음부터 저보다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랑딸을 위하여 만난 책이었습니다.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영혼과
어린아이와도 같은 상상력을 가진
모든 이에게' (5)

쉽고 상세한 설명을 따라 한 장씩 칠하다 보면 어느새 이쁜 그림을 스스로 완성할 수 있는 단계까지 다다르는군요, 물론 아래의 채색은 모두 랑딸의 습작이지요. 머지않아 랑딸의 온전한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저는,

중간고사 끝난 랑딸을 조르고 있습니다. 용돈으로, 영화 관람으로, 등등..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