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M 위픽
김유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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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걸그룹으로 데뷔했고 배우로 전향해 조연배우로 나름 유명세를 치르던 신지우가 2년 전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 환경보호 활동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며 집안의 쓰레기를 완벽하게 분리배출하는 모습이 큰화제를 끌면서 그녀는 비건 전도사, 에코 셀럽으로 여러 미디어에서 호명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신지우의 투룸 오피스텔로 일주일에 두 번씩 출근하던 연순은 신지유의 오피스텔 구석구석에 손닿지 않은 곳 없이 쓸고 닦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알길 없이 그 연출된 모습의 신지유에 열광을 했다. 그 결과 각종 친환경 제품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었고 주말 드라마의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신지유는 서울숲을 지척에 둔 한강이 보이는 방 세 개짜리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연순은 풀타임으로 주5일제 근무로 페이도 원래 받던 것보다 올려 받으며 신지유의 유튜브를 위해 그녀의 집을 쓸고 닦는 일을 전업하게 된다. 그사이 연순의 딸은 간호사를 그만두고 원래 꿈꾸던 가방 디자이너로 진로를 변경했지만 가짜 명품을 만들어 전국으로 유통한 사실이 적발되며 상표법 위반에 지적재산권 침해에 해당되어 형사들의 추적을 받게 된다. 딸의 자취방을 찾아 행방을 헤맸지만 알 수 없었는데, 어느 날 신지우의 새로운 남자친구인 이선호의 작업 서류들 사이에서 입주자 신상명세서에 연순의 딸 하나의 증명사진과 신상정보를 보게 되고 그들의 프로젝트인 ' 스페이스 M'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된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땅덩어리에 내 집하나 없는 서러움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스페이스 M은 본인 몸을 10분의 1로 줄여주는 기가 막힌 기술력으로 서울 한복판에 내 공간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지낼 수 있게 만든 마법같은 신기술을 자랑하는 이야기였다. 이건 몸만 줄인 게 아니라 의식주 모두를 줄여줘서 인류의 모든 걱정거리를 한방에 해결할 만한 기가 막힌 상상력이었다. 일단 남의 눈을 속이며 비건, 에코, 환경보호를 앞장서는 여자친구를 둔 스페이스M의 개발자의 만남이 아이러니 자체였고, 처음엔 스페이스M을 최고의 공간이라고 이야기했던 하나와 연순의 입장이 바뀐 감정의 변화도 꽤 볼거리였다고 생각한다. 명품을 카피한 비싼 가죽 가방보다 에코백이 비싼 사회, 공간보다 위치가 집의 가격을 정하는 현대 사회를 제대로 비판하는 느낌이라 지금 현재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위픽 시리즈였지만 짧지 않게 느껴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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