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는 캡슐 하나를 먹고 의료용 침대에 누웠다. 캡슐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나노봇이 뇌로 이동하여 꿈꾸듯 구현한 AI 기술로 어린 자신을 만나게 된다고 했다. 정말 가능할지 의심을 하며 눈을 감게 된다.자아 안정 테스트라고 했다. 우주에 나가기 전 우주 대원은 필수적으로 거치는 코스였다. 분쟁이 나지 않게 팀원들 가족과 다같이 여행을 떠나거나 싸웠던 인간들과 화해도 하고 취미로 다른 일을 찾는 것까지 우주 대원들은 모든 것을 훈련화하고 있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 외로운 자기 자신과 만나는 일이라고 했다. 그렇게 공효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외로움이 극심했던 그 시기로 돌아가 어린 자신과 만나게 된다.해발 고도 3,914미터의 카라쿠리호에 어린 공효와 함께 도착하는 것이 임무였고, 어릴 적 유난히 까칠했던 자신은 지금의 자신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은 없지만 고집은 셌고, 상상력이 뛰어났으며, 외로운 엄마를 안타까워했던 옛날 기억이 떠올랐다.무한하게 넓은 우주에 갇힌다는 표현이 특별했다. 가장 외로움을 잘 느끼는 곳에 가면 어릴 적 자신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고 했다. 화해하지 못한 어린 시절과 화해하기 위한 AI 기술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누구나 어린 시절은 자신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 결핍이 있다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걸 많은 연구로 알 수 있는데 작가는 그런 어린 시절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노을이 침범해 붉게 변한 집에 홀로 있는 것을 싫어하던 아이,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작은 거미가 어떤 것보다 무서웠던 그 시기로 돌아가 자신과 화해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AI 기술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나도 한번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어릴 적 나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