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고 복수를 꿈꾸는 소녀와 곰인형에 영혼이 갖힌 소년의 이야기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야무시의 집값은 치솟고, 노후된 도시 전체를 싹 다 밀어버리고 에코 프렌들리 교육 도시를 만들겠다는 국토부 도시계획이 발표되었다.
이런 환경에서도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존재했고, 화영이 그런 처지였다.
다행히 야무시 월평동의 레인보우 아파트는 여러 악명 높은 소문 덕에 사람들이 꺼리는 곳이 되어버렸고, 덕분인지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월세의 월세를 내며 살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이 공간이 화영의 유일한 쉼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월세를 수금하는 레인보우 아파트의 실 소유주 영진이 일주일 전 화영에게 낚시(가출 청소년들을 미끼로 중고거래 사이트나 랜덤 채팅창에서 사람을 낚는 일)를 제안했고, 위험함을 감지하고 재차 거절하자 월세를 올리겠다 협박을 해온다. 엄마의 복수를 위해 돈을 모으는 화영에게 돈은 무엇보다 소중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낚시에 합류하게 된다.
낚시 현장에서 영진이 자신이 생각하는 일이 아닌 진짜 사람의 신체를 난도질하는 미친 변태 사이코에게 자신을 팔아버린 것을 알아채고 위기에서 탈출하는데, 며칠 전 쓰레기 더미에서 주은 해피 스마일 베어가 사람처럼 움직여 자신을 도와주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되고, 영진의 레인보우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상한 거래에 대한 의문의 단서인 낚시터 창고 와 변태 사이코가 남긴 말에 저수지 밑에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직감으로 해피 스마일 베어와 함께 추적을 시작한다.


화영의 어머니는 생전에 입주 가정부였는데, 세상을 떠들썩하게한 꿀떡 사건으로 인해 도현이란 아이와 함께 꿀떡을 먹고 사망한 것으로 처리 되어져 있었다. 평소 꿀떡을 싫어하던 어머니의 식성을 아는 화영으로 어머니의 죽음이 납득 가지 않았고, 꿀떡 살인마가 범행 직후 자신의 위치를 당당히 밝혔을 때 복수를 위해 찾아간 범인의 집에서 진짜 킬러를 만나게 되고, 꿀떡 살인마가 아닌 진범을 찾아 어머니의 복수를 의뢰하지만, 2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소리를 듣고 복수를 위해 악착같이 돈을 구하는 화영의 복수의 내막이었다.

여기서 감초 역할인 해피 스마일 베어는 사실 한도하란 인물이었는데, 한번도 전교 5등 밖으로 벗어나 본 적 없는 우등생이지만, 집안에서는 천재인 사촌형에 비교당하며 살아왔다.
이 날 역시 한 문제 실수 때문에 또 사촌 도현과 비교 당했고, 아버지가 화를 주체 못하고 도하를 화장실에 가두었던 그 시간에 문 앞에 누군가 꿀떡을 놓아두고 가게 되는데,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그 꿀떡을 먹고 사망하게 된다. 같은 아파트의 큰아버지댁 사촌형 도현도 이 사건으로 사망하게 되는데, 크나큰 상심으로 가족이 없어진 큰아버지 정혁은 도하를 양자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 집에서 도현의 흔적을 지우지 못하고 살다 뭔가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고 눈을 떠보니 해피 스마일 베어가 되어 버린 자신의 모습을 쓰레기 더미 위에서 발견한다.


꿀떡이 굉장히 중요해 보이지만 그건 아니었고,
일단 이 사건은 야무시 그린동의 최고의 아파트로 뽑히는 씨더뷰 파크로부터 사건이 시작되었다는 걸 후반쯤 알 수 있었다. 그린동은 실제 이름이 육사동이었고, 고기육에 버릴 사를 써서 고기를 버리는 장소라는 뜻으로 과거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생매장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사실 아파트 설립 당시 이곳에 한 맺힌 자들의 유골이 발견되었음에도 공사를 진행한 덕에 한 맞힌 영혼들이 도현의 이름으로 도현의 아버지 정혁을 이용했고, 그래서 도하가 해피 스마일 베어가 되어버렸다는걸 알게 된다.

레인보우 아파트의 아이들이 낚시를 갔다가 사라지는 일이 왜 벌어졌는지, 저수지와 영진의 장부에는 무엇이 표시 돼있는지, 그리고 큰아버지 정혁은 왜 도하를 자신이 키우겠다고 선뜻 데려왔는지 이유가 마지막에 모두 나타나 있어서 조금 소름 돋았던 부분이었다.


인간의 탐욕은 생과 사를 넘나들고, 욕심은 끝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린아이의 복수를 돈으로만 생각하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남의 행복은 철저히 부셔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그린동의 최고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해피 스마일 베어만 현실성이 조금 떨어질 뿐 씨더뷰 파크나 레인보우 아파트의 내용들, 그리고 돈 없는 사람들의 아픈 일상과 현실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담아내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고, 마지막 결론도 아름다운 동화 같진 않았지만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었다고 생각이 들어 만족스러웠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