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버지니아 울프 -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수사네 쿠렌달 지음, 이상희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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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처음 책을 시작할 때는 공감하지 못하던 표지의 문구가 다 읽고 나서는 온전히 이해가 되어졌다.

버지니아 울프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각각 재혼이었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셋째 딸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딸들을 손수 가르쳤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시대의 지식인 다운 방대한 서재를 가지고 있었고, 저녁마다 책을 읽어주고 (버지니아가) 읽을 책도 골라주는 아버지였다. 하지만 버지니아의 감수성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서로의 감정을 제대로 주고받지 못한 부녀는 상당한 오해가 쌓여버렸고, 어린 시절이후에는 그다지 친해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버지니아가 13살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극에 달했다.
어머니의 죽음에 집안사람 모두가 슬픔에 잠겼지만, 슬픔이란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본인의 모습에 당황스러워했고, 주변사람들은 그런 그녀에게 꽤나 냉담하게 반응 했다.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여러 정황으로 보여졌음에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것 같았다. 항상 온몸으로 슬픈 감정을 표출하는 그녀만의 방식이었으나 주변인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보여졌다, 이 당시 감정을 후에 작품을 통해 표현해 내기도 했는데 이런 예민한 기질이 버지니아를 있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이것외에도 당시 여성들이 결혼하는 나이에, 버지니아는 결혼대신, 첫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다채로운 사람들과 우정 혹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사람들게 이해받지 못한 애정을 나누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자유롭지만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외로움을 타는 모습이 위태롭게 보였다.
책을 읽기 전 내 상상속 버지니아는 당차게 자신이 할 말을 다 해내는 여성이었는데, 끊임없이 자신을 학대하고, 의심하고, 애정을 갈구하는 나약한 모습이 계속 등장하자 삶 전체가 불안정해보였던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면으로는 굉장히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누구보다 지적이고 열정적인 학구열을 가졌지만, 당시 여성은 남성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하는 존재였고, 학업조차 허락되지 않던 시절의 사람이었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시대상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그런데 어떻게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표현해낼 수 있었는지가 대단했다고 생각되었고, 절로 존경스러워졌다. 

여성도 재능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몸소 모여준 천재 작가의 이야기, 평생을 자신 내면의 어둠과 싸웠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다루고 있어, 집필한 작품의 시기에 버지니아의 상황을 연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그림책이었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책 한 권에, 특히 그림책으로 다룬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버지니아처럼 예민하고 영특한 예술가의 기질을 다 담아내는 건 더욱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시대를 거슬러 살아 숨 쉬는 버지니아를 만날 수 있게 도와준 책이었고, 그 시절 버지니아를 만나고 싶어 작품을 더 찾아 읽고 싶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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