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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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살 남교사 준후의 불륜 상대는 자신의 18살 제자 다현이었다. 어린 다현은 준후의 따뜻한 품을 원했고 갑갑한 현실 속에 사는 준후는 다현이란 존재가 자신의 막힌 숨통을 트이게 한다고 생각했다. 위험천만한 두 사람의 관계는 대충 봐도 상당히 깊어 보였다.

사건이 발생한 그날 야근 근무를 하는 준후에게 다현이 몰래 찾아왔다. 아무에게도 들켜서는 안되지만 비밀스러운 만남은 늘 환영하는 준후는 다현을 내치긴커녕 해서는 안 되는 은밀하고 못된 불장난을 또 한 번 더 하게 된다. 비밀이 계속되게 하기 위해 야간 경비 아저씨를 따돌리고 다현이 학교 밖을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돕다가 이상한 느낌에 다시 돌아온 교실에서 목을 메고 숨을 쉬지 않는 다현을 발견하게 된다. 순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조금 전 은밀한 행위로 자신의 흔적이 남아있을 다현이의 몸, 그리고 현장에서 자수하면 모든 화살이 자신에게 돌려질 것을 생각한 준후는 차가워진 다현을 학교 밖으로 빼돌려 가장 가까운 삼은 호수에 수장시켜버리게 된다. 언젠가 떠오를 시체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길 바라고, 다현을 죽인 진짜 범인을 궁금해하면서...

입소문으로 유명한 소설이라 읽어야지 마음만 먹다가 해가 지나가 버렸다.
반전으로 유명한 소설이라길래 뭐 얼마나 반전이 있겠어 싶었는데, 읽고 나니 떠오르는 글 사이사이 뿌려놓은 떡밥들이 마지막에 순식간에 회수되는 놀라움으로 소름이 쫙 돋았다.

살인사건에 있던 준후는 스스로가 다현을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소설은 첫 장부터 '다현을 누가 죽인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별거 아닌 이 부분이 뭔가 내 정신을 쏙 빼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봐도 가장 의심스러운 사람은 준후였다. 하지만 내용이 깊어질수록 준후의 행적이 뚜렷해지면서 의심은 점차 다른 인물에게 넘어가고 알리바이가 조금씩 틀어진 주변 인물을 독자가 탐색하게 만드는 작가님의 능력이 굉장히 놀랍게 느껴졌다.

'무조건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한 부분에서의 예상치 못한 결말과, 내가 이렇게 막혀 있는 사람이었다니에 대한 편견에 대한 반전까지 예상치도 못한 부분이 2개 이상이었기에 완독 후 흥분된 마음을 주체 못 했던 것 같다.

작가님은 곳곳에 단서를 많이 남겨 놓았는데, 이번에도 추리소설을 생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읽었구나 하며 반성하게 했다.

매번 기대 이상을 보여주셔서 다음 작품도 벌써부터 기대되게 하는 작가님의 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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