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크리크
앤지 김 지음, 이동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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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민자 박과 영이 운영하는 미라클 서브마린의 산소 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압산소탱크로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HBOT으로 부르는 의료기기는 자폐, 뇌성마비, 불임, 크론병, 신경장애 등을 가진 사람들에게 고용량을 산소를 투여하여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치료로 보통 병원에서 치료하는 방법이었는데 비용이나 활용성의 이유로 미라클 서브마린 같은 비인가 시설에서도 치료를 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 화재로 산소 탱크 안에 있던 아이 2명과 함께 있던 부모가 사망했고, 그 안에 같이 있어야 할 한 아이의 엄마가 유력한 용의자가 되어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소설의 시작으로 화재가 일어나기 전 산소 탱크 치료가 시행되는 장소에서 관리자로 근무 중인 박과 영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파악하고 자신들이 진술해야 할 부분에 대한 사소한 거짓말과 다급함을 알려주며 시작했기 때문에 재판에서는 다른 사람이 용의자였지만 소설 속에서는 이민자 부부를 의심하게 하고 있었다.

타지에서 기적 같은 새 출발을 꿈꾸며 시작했지만 고독하고 외로운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는 박과 영, 그리고 두 부부의 희망이자 자신의 부모의 선택으로 낯선 타지에서 힘들게 적응해야 하는 메리 유의 모습, 그리고 자폐아의 엄마가 되어 일상적인 육아를 해보지 못하고 남들과 다른 행복점을 찾아야 했던 HBOT을 찾던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시선을 맞추고 있었으며 개개인의 불행 또한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자신의 자폐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는가? 사랑하지 않았는가? 헨리를 대하는 방식과 양육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시선과 화재가 나던 날 엘리자베스의 평소와 다른 알리바이들이 그녀를 범인으로 몰아가게하지만 점점 밝혀지는 사실들로 실제 진실의 방향에 대해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고, 누가 범인인 것인가?라는 시점보다 누가 더 죄가 없는 것인가?를 생각하며 읽어나갔던 것 같다. 그들에게는 개인적 이유와 서사가 있었고, 진실은 개인들의 이야기에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물론 마지막엔 진실이 밝혀졌지만, 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객관적 사실에만 눈을 돌렸던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기적을 바라던 치료자들에게 기적은 나타나지 않지만, 희망이라는 단어는 기적처럼 등장해서 모든 사건을 해결 해내고 있었다. 법정에서 범인을 밝히는 소설 답게 범인은 정해져 있었지만 그것을 밝히는것과 선악을 넘어서 굉장히 여러 부분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소설의 전개에 굉장히 감탄하며 읽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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