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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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꿈에 소홀해지게 된다. 

일상에 치여서 그렇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나눠버리는 어른의 눈을 장착해버리기 때문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어른들이었다. 

21살 여성복 판매원인 도모카는 그중 한 명이었다. 지금의 회사는 별생각 없이 지원한 회사였다고 한다. 30군데쯤 줄기차게 떨어지고 진이 빠질 무렵에 합격 통지를 받아서 '여기로 하자!'라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탈출하자는 생각으로 취업한 곳이고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직장이 아니었기에 앞으로의 꿈도 지금 직장에 대한 미래도 확실치 않았다. 그러던 차에 친하게 지내던 안경원 직원 기리야마군의 추천으로 구민센터 컴퓨터 교실이 있다는 걸 듣게 된다. 홈페이지에 강좌를 신청하고 교재 대신 추천받은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실에 들어가게 된다.

도서실에 사서 고마치 사유리는 엄청나게 덩치 큰 사람이었다. 겨울잠 자는 백곰으로 보이기도 하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베이 맥스 같은 모습이기도 하며, 신비로운 관음상 같은 사람이기도 했다.

도서실 한곳에 더 없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그녀는 오는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게 된다. 다들 고민스러운 현실의 속내를 숨기고 책을 추천받는데, 추천받은 책 이외에 엉뚱한 책을 한 권씩 더 추천해 주게 되고, 생뚱맞은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던 꿈에 연관된 해석을 찾게 된다. 

모두의 물음에 정해진 답을 주지 않는다는 게 참 마음에 들었다. 사서는 책을 추천했을 뿐인데 모두 본인들이 책 속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냈다. 사유리 역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해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데, 아직 젊은 나이인 21살의 사유리나 65세의 정년퇴직자인 마사오에게까지 기적 같은 삶의 변화를 가져다준 따뜻한 이야기들이 여러모로 마음에 남았다.

사서 사유리처럼 책을 추천하기는 어렵겠지만 신년에 새로운 다짐을 할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스스로의 꿈을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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