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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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가에 사는 9살 소년 자이는 <경찰 순찰대><범죄의 도시> 같은 드라마를 보는 호기심 많고 용기 있는 소년이다. 어느 날 친구 바하두르의 어머니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바하두르의 행방을 찾는 모습을 보게 되고 친구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5일째가 지나서도 행방이 묘연하자 경찰에게도 도움을 청하지만 경찰도 주변 사람들도 단순 가출로 여기고 사건 진행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고 자신이 직접 친구를 찾기 위해 친한 친구들과 탐정이 되기로 하면서 사건의 상황은 진척을 보이기 시작한다. 여러 의심 가는 상대들을 조사하고 바하두르의 행적을 조사하며 아이가 유령 시장에 다녔다는 것과 아르바이트로 전자기기들을 고쳤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바하두르의 여동생이 오빠가 언제나 마날리로 도망갈 거라고 이야기했었다는 사실을 수상히 여겨 자이는 엄마의 비상금까지 털어서 보라선 전철 표를 구입하고 기차역에서부터 수사를 시작해나가는데, 바하두르의 행방을 알아 내기도 전에 안찰, 찬드니, 무슬림 남매, 그리고 자이의 누나 루누까지 연이어 사라지며 마을은 불신과 근심, 그리고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인도에서는 하루에 180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실종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는 경우는 무서운 범죄일 때만 해당한다고 한다. 이런 심각한 사실을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무거운 주제일 수 있는 이야기인데, 어린 자이의 시선이기 때문에 더 진실되고 가감 없이 담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가난하고 힘없는 시민에게 오히려 협박과 악행을 일삼는 경찰의 모습들이나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는 어른들의 평소의 인식들이 인도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어른들이 나서지 않자 아이들이 스스로 탐정이 되어 친구들을 찾아헤매며 어린아이들이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 얼마나 인도에서는 위험한 일인지 어린이 복지 협회의 관계자의 이야기를 통해 잘 알게 되었다. 자이와 친구들의 활약으로 사건의 흐름이 긴박감 넘치게 흘러가는 추리소설이자 성장소설이었다. 오랜만에 뭉클한 감정으로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지고 읽었던 그리고 마지막이 굉장히 현실적이라 가슴 아팠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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