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항상 기다려지는 단편집 시리즈물이다. 읽다 보니 대체적으로 취향이 맞는 단편 소설들이라서 이번에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었다.역시 이번 신간도 나오자마자 읽어볼 수 있었는데 평소와 달리 많이 어려웠다.이해할만하면 다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처음으로 돌아가다 보니 진짜 얇은 책 두께인데도 완독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3개의 단편 중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은 '마그 눔 오푸스'였다.주인공 양계진씨는 작은 비밀이 있다고 했다. 아기가 찾아올 징조라고 불리는 손자의 태몽을 꾼 것인데, 이 기쁜 소식이 비밀인 이유는 내용 때문이었다.꿈의 장소는 어릴 때부터 지내온 고향 늪이었다.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늪 속으로 들어가 반짝이는 노란 물고기를 발견하게 된다. 어느 태몽처럼 그녀는 그 물고기를 잡게 되고 잡자마자 어디선가 놓아달라는 음성이 들리게 된다. 귀한 물고기를 놓아 줄 수 없어 그 음성을 거부했고, 벼락같은 호통으로 물고기를 달라고 했다. 행복한 태몽은 호통 같은 소리를 거부하고 물고기를 안은 채로 깨어났고 이 꿈이 후 손자가 태어났으나 양계진씨는 노인이 되어서까지 태몽의 연속적인 꿈을 꾸게 된다.가장 소중한 선물 같은 손자를 내줄 수 없는 할머니의 사랑도 느껴졌고, 작가님이 말하는 건 그것보다 더 심오한 것일 테지만 마지막은 좀 더 열린 결말로 양계진씨의 오랜 무게감을 벗어던질만한 이야기로 마무리되어 왠지 가장 편안한 내용이지 않았나 싶었다.과학과 음악 속 주술론적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맞을 만한 단편집이 아닐까 싶었다. 모든 사람의 취향을 찾아가는 시리즈물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트리플 시리즈를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