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진상 - 인생의 비밀을 시로 묻고 에세이로 답하는 엉뚱한 단어사전
최성일 지음 / 성안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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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맨 앞장의 사용설명서의 설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이유는 책이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인데,
우선 제목 없는 시를 읽고 나서 (주제 혹은) 제목을 유추해 보고 뒷장에 제목 없는 시의 제목으로 된 에세이를 즐기면 되는 구성이라고 했다. 사실 전에 본 적 없는 구성이라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다. 
왜냐하면 시가 엄청나게 유머러스한 반면 시 다음에 등장하는 에세이는 엄청 진지한 이야기들이어서 생뚱맞지만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덕분에 금방 책의 매력에 빠져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제목 없는 시 중 하나를 소개해 보자면
니가 아무리 몸부림 쳐봐야 
나의 눈을 가릴 수는 없다.
니가 아무리 짓밟아 봐야 
나의 입을 막을 수는 없다
너의 나태와 오만을 
무책임함 삶의 무게를 
나에게는 숨길 수는 없다
너는 결코 
나를 속일 수 없다.
너는
너는 53, 61, 82, 105 ... <11P>

라고 설명했던  제목 없는 시가 있었다. 
첫 장부터 난감했고 굉장히 진지해서 뭔가 싶었는데
정답은 저울이었다.
생각해 보면 저울 앞에 선 우리는 아무리 감추려 해도 (몸무게를) 감출 수 없고, 우리가 싫어하고 미워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숫자(몸무게)를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아니꼽고 맘에 차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나의 몸무게, 뭔가 읽고 나니 진지하게 읽었던것 치곤 굉장히 빵 터지게 되어서 첫 장 이후 힘 빼고 웃으며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굉장히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글감이 되는 단어를 이용해서 작가님의 경험과 생각들로 단어를 설명하는 방식 외에도 
시->에세이 순서 뒤에 꼭 독자의 의견을 쓰는 칸을 따로 준비하고 있어서 마무리는 독자 스스로 단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 부분 때문에 독자와 함께 책을 다시 만들어나가는 느낌을 갖고있어 이 부분도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졌다.
(빈칸들을 채우다 보니 왠지 글쓰기 교본이라는 생각도 들 만큼 활용도가 다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빵 터져 읽었던 저울 이외에도 작가님이 살아가면서 겪어온 이야기를 여러 단어들을 통해 통쾌하게 답을 내려주고 있었는데, 여러 희망적인 메시지들이 많았고 재미뿐 아니라 감동적이기도 해서 여운을 남겼던 것 같다.

여러모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흔히 알던 단어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줘서 신선했고, 살아온 삶의 방법에 대해 여러 조언들이 담겨 있었다. 덕분에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고민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책이었다.
단어의 진상이자 단어의 잔상을 남겨주는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라고 소개하며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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