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나라
이쓰키 유 지음, 김해용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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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케는 자살 방지 상담을 하는 단체 <레테>를 만든 인물로 전직 은행원이었다. 은행원이라면 누군가 목을 매고 죽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상사의 위로에도 도저히 가슴과 머리로는 납득이 되지 않아 은행원을 그만두고 자격을 갖춰 레테에서 일하게 된다.  최근 레테에서 상담하던 히로유키가 목숨을 끊은 일에 책임을 느껴 계속 그의 사망을 뒷조사하기 시작한다.

구루미는 현재 재수생으로 엄마는 어릴 적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망 후 사이가 멀어졌다고 했다. 마음을 터놓던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대학에도 떨어진 후 더욱 외톨이가 되어가는 자신을 견디지 못하고 발등을 칼로 긋는 자해 버릇까지 생겨나 최근 아버지의 걱정을 끼치고 있었다. 여러 SNS 계정으로 친구들에게 좋아요를 누르거나 자신의 트위터에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하던 중 최근 트위터에서 알게 된 붕장어 연어라는 사람에게 은빛나라에 대해 소개 받게 되고 가장 최근에 접속하게 되는 인물이다.

추는 천재 게임 개발자로 고스케의 친구이다. 한참 업계에서 전도유망한 인물이었다가 자만한 그를 시기한 동료가 빠뜨린 함정에 빠져 아동 포르노물 소지자가 되어 게임 개발자 세계에서 추방되어버렸다. 최근 고스케가 신경 쓰여하는 히로유키가 죽기 전까지 계속 함께한 VR 게임에 대해서 전문가로서 조언과 조사를 부탁받게 된다. 

시오리는 좁은 공간 안에 갇혀 사는 것을 참지 못하며, 늘 도망갈 궁리를 하는 사람이었다. 간단한 일이라도 우두커니 앉아있거나 좁은 곳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면 시작한 지 며칠 만에 그만둬 버리기 때문에 이번에도 다시 아르바이트를 찾기 위해 구직 사이트를 뒤지게 된다. 그러다가 꽤 괜찮은 아르바이트 면접을 발견한다. 무려 호텔 라운지에서 면접이라니... 좋긴 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자리란 생각에 시간이 지날수록 도망가야 한다는 신호가 머릿속에 끊이지 않고 있었고 실행에 옮기기 직전, 면접자가 시오리에게 접근하게 된다.

죽기 직전까지 히로유키는 하루 종일 자신의 방문 안에서 VR 게임을 했다고 했다. 함께 살던 누나와 사이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VR 게임을 한 이후에는 VR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 날카로워진 동생이 낯설어 누나는 공포심까지 들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점차 대화가 단절되어버렸고, 회사도 그만두고 VR에 빠져 집도 나간 상태였다고 했다.  죽기 전 히로유키는 호텔 객실에 머물렀는데 그곳에 그가 남긴 VR에는 게임 영상이 남아있었고, 고스케는 러시아에서만 130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자살 게임으로 유명했던 푸른 고래가 VR 게임으로 나온 게 아닐까 걱정스러워 추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억에 남는 게 많은 소설이었다. 
자살 상담하는 레테라는 비영리 단체에 상담을 하는 주인공 고스케는 항상 자신의 상담능력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인물로, 자신에게 이 직업의 적성을 가르쳐준 첫 내담자 히로유키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으로 느껴져 그를 죽음으로 몬 VR 게임을 계속 조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에서는 하루 100명이 자살을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역시 자살률이 높은 편이다. 소외감과 외로움 그리고 우울증을 갖게 된 사람들을 보살펴줄 사회 안전망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책에서는 그 사람들이 은빛으로 가득한 VR 세상에서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만족을 느끼고 단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무서운 계획하게 된 은빛나라를 창조자는 누구인지? 어떤 목적인지? 수많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스케와 여러 사람들이 뭉쳐서 사건을 더 깊게 조사해가는 모습이 긴박한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어서 속도감 있게 빠져들어서 읽었던 것 같다. 
사회적 문제인 자살과 계속 발달해 가는 VR이나 메타버스 기술을 소재로 해서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줬다. 정신이 나약해졌을 때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이런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배포한다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미리 경고하는 소설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갖게 했고, 흥미로운 전개와 캐릭터들의 사연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이야기가 해결되고 있어서 유독 빠져서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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