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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 -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
서지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음식은 추억을 담는다는 말을 좋아한다.
작가님의 어릴적부터 현재까지 마음속 허기를 달래준 음식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맛이 담긴 책이었다.
아들 둘 딸 하나, 막내딸로 태어난 작가님은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난 고명딸이었다. 어릴적 어머니가 과수원에서 일하고 돌아오실때면 상품가치가 없는 바닥에 떨어진 흠있는 복숭아를 잔뜩 가져오셨다고 했다. 온전하지 못하고, 구석이 깨지고 흠이 보였지만 맛만은 일품이었다고, 잔뜩 가지고 오느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넘어진 어머니 허벅지에 복숭아의 붉은 빛 점 같은 멍이 어머니 무릎과 허벅지에 있던 모습을 본 이후 복숭아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과일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학창 시절 3교시가 땡하면 약속한듯 학교 앞 정원 벤치에서 보온 도시락을 까먹곤 했는데, 도시락을 열면 나는 밥의 비릿하고 고소한 냄새와 짭쪼롬하고 매콤한 도시락 반찬 냄새가 학창시절을 떠올리게했고 , 현재 남편이 연애때 만들어준 김치볶음밥은 어떤 맛난 음식보다 환상이었다는 이야기, 미식의 세계를 열어준 진한 육수의 맛,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집밥의 맛, 자취로 늘 배가 고프던 시절 과외 하는 학생 집 어머니가 차려주던 집밥 한상차림 등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나이가 한살씩 차면서부터 언제부턴지 인스턴트 음식보다 집밥을 선호하게 되었다. 수 많은 음식점 사이에서도 맛집이라고하는 한식집을 수소문해서 찾아가곤 했는데, 엄마를 떠나서 타지에 살다보니 그리운 맛을 찾는구나 싶었다. 책은 작가님의 인생과 맛에 대한 이야기였다.
음식은 냄새와 맛으로 여러 기억과 감각을 소환하곤 하는데 먹지 않고 읽는것 만으로도 함께 허기를 채워가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작가님의 추억의 음식을 상상할때마다 우리 집에서만 전매 특허로 만들어주시는 어머니표 음식들이 하나둘씩 떠올려 졌다. 집에 가고 싶어지게하는 맛, 읽을 수록 묘한 포만감을 느끼게하는 그런 즐거움이 있던 책이었기에 타지에서의 공복감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