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7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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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청소년 소설을 좋아한다. 읽다보면 십년단위로 흘러버린 그 시절 감성과 기억들을 생각나게해서일 수도 있고,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가 묘하게 비슷해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자음과 모음의 숏컷편이 읽기도 전에 기대 되었던것 같다.

6개의 단편 모음집이었다.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고민할법한 문제들이 담겨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던 이야기는 제목이랑 같은 숏컷편이었다.

주인공의 머리는 숏컷이었다. 숏컷을 했던 처음의 목적은 단순했다. 같은 학원의 남학생에게 색다른 인상을 남겨주고 싶어서 선택한 숏컷이었는데, 어느 날 숏컷의 강렬한 인상이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렇게 친하지 않았던 다연이의 고민상담을 부탁했고, 남자애들끼리 노래방에서 놀다가 교묘하게 편집한 영상이 친구들사이에서 은밀하게 돌아 걱정과 근심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게 힘들게 부탁을 들어줘야하는 의무감이 생길때쯤 주인공은 관심갖던 남자애에게 대쉬를 받게 되고, 다연이를 괴롭게 했던 남자애들과 자신의 남자친구, 그리고 어느날 붙은 페미니즘 모임에서 붙인 대자보 사건으로 남자대 여자의 대결구도인 페미니즘에 대한 일반적 시선을 숏컷때문에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사귄지 얼마 안된 남자친구는 페미니즘이 아니라면 머리를 길라고 강요하고, 다연의 편집된 동영상도 다연의 원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겪게 된다. 이 문제는 요즘 주변에서는 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인터넷에선 쉽게 볼 수 있는 대결문제이자 사회적 이슈인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였다.
페미니즘이 무엇이 문제일까?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조금만 찾아봐도 남성혐오와는 같지 않은 단어인데, 어쩌다보니 혐오와 동격인 단어가되어 사람들의 분노를 이끌어내는 키워드가 되어버린것 인지 아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안산선수의 페미니즘이야기도 이 사건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는데, 숏컷이 페미니즘이라는 얼토 당토한 갖다붙이기식 이야기가 오히려 황당함을 느끼게 했던것 같다. 마지막쯤에 어짜피 같이 살아갈거라면 문제를 없는척 덮어두는건 아니라고 했다.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공감을 느낀 여성들과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분노를 했던 몇몇의 사람들, 그리고 안산 선수를 보며 분노의 댓글을 써내려간 사람들에게 다시한번 주인공의 입장에서 공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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