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불의 딸들
야 지야시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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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아가 태어난 날 컴파운드 숲에 불길이 일어 얌 일곱 그루를 잃었다고 했다. 맹렬히 타오르다 사라진 불처럼 밤불의 아이로 불리는 에피아를 낳은 어머니 바바는 젖이 나오지 않았고, 둘째 부인에게 젖동냥을 하며 자라났다. 아기를 사랑해주라는 아버지의 명령같은 부탁에도 어머니의 학대는 이어졌고, 그러다 꽃같이 피어난 시기 정해진 약혼자와의 결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던 에피아에게 어머니의 계략으로 제임스 콜린스라는 흑인들을 노예로 팔아는 일을하는 케이프코스트 성의 총독인 백인 남자에게 시집을 가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에피아에겐 생모가 따로 있었다. 그녀 역시 노예였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겁탈당해 에피아가 생겨났고, 에피아를 낳은 뒤 불을 지르고 도망가며 그녀에게 남긴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검은색 돌을 남기고 간다. 에피아는 제임스 사이에서 퀘이라는 아들이 태어나게되고, 판티족과 백인 사이에서 태어난 퀘이는 노예무역의 가교 같은 역할을하다 도망쳐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했으나 그의 노력에도 그의 딸에게 형벌은 대물림되어, 그들의 가족에 가족으로 형벌같은 삶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야기는 두가지 가지로 이어지는데 다른 한가지는 에피아의 생모인 마메에게 또 다른 딸의 이야기였다, 에시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이었으나 전쟁으로 적의 포로가 되어버렸고, 끔찍한 케이프코스트성 지하감옥을 거쳐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보여졌다. 그녀역시 아들 코조를 낳았고 코조는 애나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으나 노망 노예 송환법의 통과로 달란한 가정의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우며 또다른 이야기가 계속된다.

검다는건 좋아하는 노래도 함부로 불를 수 없으며, 검다는건 다른 피부색의 남편을 만나 사랑하는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검다는건 자유가 된 증서를 가지고도 노예로 팔려갈 수 밖에 없으며, 검다는건 길거리에서 백인 여자를 쳐다본것만으로 그들이 위협을 느꼈다면 범죄가 되어 처벌을 받아야했다.

뿌리부터 느껴지는 그들의 한이 느껴졌다. 흑인노예무역의 끔찍함과 그들의 이익을 위해 같은 인간이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잔혹성이 소설이 아닌 현실이었다는것이 믿기지 않았다.
평화로움을 깬 한번의 악행은 악으로 낳는다고 그랬다. 한사람의 고통이 자신의 삶과 미래 후손들의 삶속에 그림자 드리우게 되는일, 그리고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는것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던것 같다. 자유를 갈망하던 그들의 몸부림, 마지막 등장하는 마커스와 마조리가 느끼는 자신들의 자유에 대한 느낌, 과거 그들이라 칭하는 그분들의 흔적을 느끼고 다시 기억하는것에 대한 그들의 감정을 이해해보고, 7세대에 걸친 광활한 이야기를 통해 뿌리는 이어져있다는걸 검은 돌을 매개체로 이어나갔다는것이 대단하다 느껴졌다. 슬픈역사의 현실을 잘 보여준 소설로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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