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식탁 -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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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스페인에서 지낸지 2달쯤 지난 어느날 어느 고기 어떤부위인지 가늠되지 않은 요리를 받고 돈키호테에 나온 음식이라고 받아들고 의문에 돈키호테를 읽기 시작했다고 했다. 조금 황당했지만 스페인을 여행하고 지내다보면 그럴만도 하겠다 싶었다. 여러곳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돈키호테의 이야기속 음식들, 특히나 그날의 추억을 더듬어가며 완독한 돈키호테 속 음식은 그때먹은 문제의 발톱요리가 아니라 콩과 베이컨을 넣고 끓인 요리였다고 했다. 정확히 그 요리의 이름이 뭐였을지 다시 그곳으로 가서 확인하기 위해 여행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우선 스페인음식과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지만 작가님의 추억의 음식이 돈키호테의 요리와 이야기와 함께 하고 있었고 우리네 향토음식과 뭔가가 매치가 되어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한 소설이었다.
돈키호테는 기사도와 아름다운 여인과의 러브라인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말은 번지르하나 처자식도 없이 어린 조카딸과 나이든 가정부의 보살핌을 받는 오십줄의 작위도 없는 시골양반이라고 했다.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기사가 되기로 결정하게 되는데 하필 그날이 7월의 뜨거운 여름을 그대로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날이었다고 한다. 낮부터 여행길에 올랐기에 추레한 몰골로 드디어 찾아 들어간 객주집에 먹을것을 청하는데, 하필 육식을 금하는 금요일인지라 말린 대구 몇토막과 불리지도 않고 간도 안밴 염장 댁 한접시와 빵 한덩이를 받았다고 한다. 허름하게 조립한(?) 투구의 구조상 벗지도 못하고 남의 도움으로 다 흘려가며 거지꼴로 먹는 와중에도 돈키호테의 특별한 능력이 발휘되는데, 맛없는 식사도 최고급 요리로 상상하며 먹는 능력이었다. 왠지 엉뚱하지만 천진한 그의 매력이 느껴져 여기부터 빠져 읽어갔던것 같다. 돈키호테의 기사가되기로하고 먹은 첫번째 요리만큼이나 기억에 남는건 작가님 어머니의 추억의 맛인 북어 무곰 이야기와 스페인의 대구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돈키호테의 동반자인 산초만큼이나 많이 나온다는 둘시네아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데, 둘시네아는 달콤하다는 뜻의 둘세에서 파생된 단어로 달콤하고 맛있는걸 먹었을때 무이 둘세라고 말한다고 했다. 달콤한것을 좋아하는 스페인사람들의 입맛을 알게한 이야기, 그리고 돈키호테의 실제 둘시네아인 알돈사 로렌소의 강력한 포스와 밀과 소금을 다룰줄아는 상여자인 그녀의 매력을 볼 수 있던 에피도 기억에 남는다.
사자와 대결하여 기사인 자신의 용기를 보여주려다가 투구에서 뇌수처럼 흘러내리는 레게논 치즈때문에 사자도 돌아선 에피와, 산초가 빵에 적셔먹었으면 좋겠다던 스페인 축체의 음식 온갖 고기가 들어간 고기 국 푸체로, 스페인 전통 꿀 과자 사르텐 등 눈앞에 그려지는듯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한 돈키호테의 모험 그리고 스페인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먹는것에 진심이 없어보이지만 말하는것만 보면 항상 천상의 음식을 대접받는것 같은 기사 돈키호테, 기사로써 떠나는 모험에서 만나게되는 스페인의 음식과 작가님의 추억의 음식의 무언가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즐거운 음식여행을 떠나는듯한 재미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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