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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ㅣ 걷는사람 에세이 8
홍명진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평점 :
부모님의 손맛이 나의 입맛이 되버렸을때, 입맛이 떠오르는 추억을 담은 책
어머니가 10여년전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머니를 잃은 마당에 어머니가 보내주던 밑반찬들을 맛볼 수 없다는걸 아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여동생은 돈주고 사먹으면 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의 손맛을 그대로 재현하는건 쉽지 않다는걸 알것 같았다. 그래서 에피들마다 그리움이 절실히 느껴졌던것 같다.
1부와 2부 모두 음식과 관련된 추억이 담겨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2부가 기억에 남는다. 바닷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육지에 살던 내가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래서 책속의 그림과 설명들을 상상하며 읽어나갔는데, 읽다보니 왠지 내가 그 음식들이 그리워졌다.
민물이 닿으면 상품 가치가 없어져 그날 채취한 물미역은 그날 손질해야하며, 미역귀를 부각처럼 해먹는다던지, 억센 미역대조차 바짝말렸다가 무쳐주면 맛이 일품이라는 설명에 입에 침이 돌았다. 바다의 맛을 가장 잘 담은 음식이 아닐까, 그래서 한번 먹어보면 더 그리운 맛이 아닐까 싶었다.
학창시절 부반장을하며 찬조를 할 수 없는 집안 형편때문에 많은 서러움을 당한일과 같이 기억되는 홍합, 자연산 홍합은 내가 알던 홍합과 다르다는걸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어른 주먹만하게 큰 홍합은 얼마나 귀할까? 그런 홍합을 먹고 탈이 난적이 있어서 싫어하는 작가님이 엄마가 손에 쥐어줘서 선생님을 가져다 준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절친했던 친구 S가 좋아했던 문어조림, 친구들과 학창시절이 떠오르는 추억이 담긴 음식이라고하니 문어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왠지 문어조림이 먹어보고 싶었다.
참도박, 군소 이런것도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는 음식이었다. 해녀 어머니아래서 어릴때부터 남들이 먹어보지 못한 바다의 음식을 맛본 작가님이 부러웠다. 그만큼 어머니가 그리울것 같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고향의 맛을 글로 전해준 작가님이 고마웠고, 실제로 음식들을 접하게 된다면 이 책이 생각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