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을 채우는 사랑 연시리즈 에세이 3
윤소희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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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을 만져주는 문장들이 담긴 책

첫 장에 여기저기 여백에 숨겨 놓은 문장들이 책으로 묶였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는데, 이 책은 작가님의 날마다의 기분과 생각들이 묶여져 여백을 채웠다는 이야기 같아서 뭔가 제목이 와 닿았다. 

1부~ 4부까지 잔잔하게 감정의 고조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1부의 글들이 마음에 오래 남았던것 같다.

말에 관한 이야기인 <말과 침묵 사이>란 글이 기억에 남는다.
글을 읽으니 하루종일 수많은 말들이 쏟아져 내렸던 상황이 생각이 났다. 작가님은 말을 탄알을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었는데, 사방으로 쏟아져내리는 산탄에 맞아 쓰러지는것, 칼의 좌상보다 심한 상처를 남기는 말의 위험성이 느껴졌다. 하루가 전쟁터 같고, 말로 상처받고 상처주는 일이 너무 버겁게 느껴지던 어느 날이 생각나던 글이었다. 차가운 침묵이 어느때는 독이 되는 그 순간을 이야기하던 글이라 오래 남았던것 같다.

<어떤 말은 눈처럼>이란 글에서도 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은 가족을 두고 다른 삶을 떠난 아버지를 만난 상황이었다. 악다구니 쓸수록 상처를 내고 곪고 진물나는 상황을 겪고 가족은 뿔뿔히 흩어졌다고 했다. 10년만에 만난 아버지와의 재회는 이산가족 상봉같은 분위기가 아니었고 손님같은 자신과 아버지의 관계가 타인처럼 낯설었다고 했다. 자신에겐 친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같은 버팀목이 되어준 다른 아버지의 존재가 생각나게한 친아버지란 존재, 그리고 가슴에 쌓인 말을 쏟아내지 못하는상황을 두고 어떤 말은 할 수록 전해지지 않는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순간을 남겨두고 싶어서 아무 말 없이 사진한장 찍었다는 그 날의 상황과 이야기가 전달이되어 이 글도 먹먹함에 오래 남았던것 같다.

이 글들 말고도 담양 대숲에서 자신의 못전할 말을 담고 온 이야기, 책의 제목인 여백을 채우는 사랑에서는 책갈피 속에 숨겨놓은 말들을 몇년 후에 받은 이야기, 사랑이라는 여러 다른 의미들을 담은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았다.

짧은 글들이 많아서 금방 읽을거란 생각과 달리, 생각보다 오래, 기간을 꽉 채워 읽은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작가님의 감성의 공감과 글의 여운이 오래간직 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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