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인 살인범을 찾는 7일

경계인
김민현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2월

죽음은 호사와 급사, 돌연사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베테랑 저승사자인 우진은 예상치 못한 종류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심상치 않은 죽음을 인도하게 되었다. 이일을 할때마다 순순히 저승길로 따라오지 않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이번 죽음이 그런 경우였다. 사실 현장이 조금 많이 처참했다. 평안하지 못한 사체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팔 다리, 몸통이 서로 다른 봉투에 담겨져 물이 쏟아지는 수도꼭지 맞은편에 놓여져 있었고, 사체의 주인공인 주현은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다. 평범하게 살아온 생전의 기억속에 살해된 날의 기억은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현은 자신이 저승에 가기전 잠시 시간을 달라고 했고, 일반적으로 사후 머무는 사흘이란 기간을 갖는 G1비자에서 G2비자(7일의 기간)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되고, 저승과 이승의 중간쯤 경계에 있는 사람인 경계인인 흡혈귀 수부타, 이승 이름 최성민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죽음이 생긴 날을 되짚어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현의 죽음은 처참했다. 자신의 온몸이 조각나 비닐봉투에 놓여진 모습을 보는 모습이란 얼마나 충격적이고 억울할지, 하지만 주인공은 침착했고, 자신의 마지막을 조사할 기회를 얻게 된다. 저승에 가지 않는 몽마의 등장, 경계인인 흡혈귀가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 주현의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 등 7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특히 주현의 자취방에서 사라진 명품 브랜드의 넥타이가 사건의 중요 단서가 되었을 수 있었던것, 주현의 기억에도 희미했던 동창 동혁과의 질긴 악연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몽마가 끊임없이 가지고 싶어했던 비밀이 주인공의 죽음이 풀리고 사건이 마무리될때쯤 다시한번 나타나는데, 이 소재로 2권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싶었다. 그만큼 현장감 넘치고 긴박하게 7일을 잘 이끌어간 소설이었고 뒷 이야기가 궁금한 소설이었다. 나를 죽인 범인을 찾아헤매는 이야기, 흥미로운 소재를 마지막장까지 손에 땀나게 이끌어준 소설이기에 줄거리가 끌린다면 강력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