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장난 - 유병재 삼행시집
유병재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평점 :
유병재님의 블랙코미디를 읽고 따뜻한 웃음과 공감을 얻었던 기억이 났고 3년만에 새로운 삼행시집이 나왔다고해서 선택하게 된 책이었다.
차례대로 읽어주기를 바란다는 목차에대 한 설명과 함께
책은 순한맛, 중간맛, 매운맛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새벽이라는 두글자보고 밤새 생각으로 지새우는 내 모습이 생각났다. 모든 고민들이 벽돌처럼 내 머릿속을 가득채워 새벽을 보내는 모습을 담아냈던것이 인상적이었다.
민낯이란 단어는 민망을 넘어 낯선 나의 모습, 그리고 나를 보는 타인의 모습이 생각나서 웃음이 났고, 희망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망해도 괜찮을거라는 희미한 기대라는 말이 뭔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정말 괜찮을거라는 그런 단어같이 느껴졌다.
시대를 담은 비대면이라는 삼행시는 우리가 몸은 떨어져있찌만 면년 후에 추억할 수 있는 웃으면서 떠올릴 날이 될거라는 희망적 메세지가 마음에 와 닿았고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이어트에 관련된 단어들도 기억에 남는데, 탄수화물이라는 단어로 원하는건 많지만 또 계속 먹고 있는 내모습을 사찰당한것 같아서 뜨끔했고, 방금 먹었는데 또먹는 지방에 대한 이야기도 날카로웠다. 덕질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삼행시, 시대를 담은 줄임말에 대한 삼행시등 가볍게 읽지만 가볍지 않게 생각할거리는 던져준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번에도 유병재님만의 블랙코미디를 재밌게 즐겼던것 같다.
3년이란 시간만에 돌아온만큼 알찼고, 이번에도 팬으로써 만족스럽게 읽었다. 쉽지 않은 날카로운 말을 유머로써 승화시켜 바르말해주는 그의 입담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주는 그의 행보만큼이나 다음 책도 벌써 기대가 된다.